even void exists 없어짐은 없다.

신은영展 / SHINEUNYOUNG / 申恩暎 / drawing   2017_0302 ▶︎ 2017_0315

신은영_기억-Fusion 4_캔버스에 잉크_100×80.3cm_2016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신은영 인스타그램으로 갑니다.

초대일시 / 2017_0304_토요일_05:00pm

관람시간 / 10:00pm~06:30pm

핑크갤러리 Pink Gallery 서울 서초구 반포대로 33(서초동 1460-21번지) 2층 Tel. 070.8887.6388 www.pinkgallery.org

요즘 현대인들은 자신이 소유하고, 자신과 연결이 되어있는 인연들에 대한 많은 집착과 함께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자신의 주변인들이 떠날까 걱정하고 연이 끊어질까 항상 긴장감 속에서 사람들은 삶을 살아가고있다. 나 또한 주변인들에 대한 애착과 떠난 이에 대한 미련을 가지고있다. 이런 애착과 미련들이 모여 '선' 작업으로 이어졌다.

신은영_Index 3_캔버스에 혼합재료_170×120.2cm_2015
신은영_Index_종이에 잉크_49.5×70.7cm_2015
신은영_Index 2_종이에 잉크_100.5×70.7cm_2015

모든 생물체는 영혼과 영혼이 담긴 껍데기(그릇)로 존재한다. 내가 생각하는 죽음은 영혼과 그 흔적(껍데기)의 소멸이다. 영혼의 그릇은 선으로 빽빽이 채워져 하나의 면으로, 면에서 형체로 만들어져 존재한다. 선은 껍데기(영혼의 그릇) 구성요소의 제일 기초가 된다. 영혼이 생명을 다해 소멸하는 순간, 껍데기의 선들은 영혼을 붙잡지 못하고 느슨하게 풀려버린다. 풀려버린 선은 죽은 영혼을 잡지 못하고 쓸쓸히 부서지고 무너져 내린다. 작업 초반, 선을 반복해서 그리는 행위는 영혼의 사라짐을 막기 위한 붙잡음이었다. 그물 같은 선은 형체의 소멸을 막고, 만약 소멸을 막지 못해도 그 존재의 흔적을 남겨두려 했음이었다. 계속해서 선을 반복적으로 그려 화면을 채운 것은 마지막 순간까지 영혼의 소멸이 두려웠고 그 영혼에 대한 미련이었다.

신은영_Agave attenuata_종이에 잉크_108×78cm_2014
신은영_Liver_종이에 잉크_108×78cm_2014

현재도 문득 '필연적인 죽음이 그간의 모든 흔적들을 지워버리지는 않을까?' 라는 생각을 계속하게 된다. 하지만 계속해서 질문하고 작업을 진행하다 보면 죽음은 완전한 소멸이 아님을 알게 된다. 꼭 떠나버린 한 사람들 떠올릴 때에 그 사람의 눈, 코, 입 등의 모습을 또렷하게 떠올리지 못하더라도 그 사람에 대한 분위기와 느낌, 감정 등은 선명하게 떠오른다. 빛이 사라가지고 어둠으로 채워지는 것처럼, 빈 병과 통에 공기로 가득 채워지는 것처럼 죽음은 눈앞의 형제가 사라질지언정 그 존재의 흔적은 주변 곳곳에 공기처럼 남아있다. 시간의 흐름(작업과정)에서 깨달음과 함께 작품에는 선으로 붙잡으려 했던 구체적인 형체는 사라지고, 선들 사이로 보이는 영혼의 흔적들이 분명히 설명할 수 는 없는 어떠한 형태로 존재하고 있다.

신은영_기억-Fusion 2_캔버스에 잉크_100×80.3cm_2015
신은영_美花(Mom)_캔버스에 잉크_91×116.8cm_2015
신은영_기억-Fusion 3_캔버스에 잉크_80.3×100cm_2016

난 말하고 싶다. 형체의 없어짐이 두려워 붙잡으려 안간힘 쓰지 않아도 좋다고, 그 존재가 준 더욱 소중한 흔적들이 당신의 마음과 주변에 남겨져 있을 것이라고, 완전한 없어짐은 없다고. ■ 신은영

Vol.20170303e | 신은영展 / SHINEUNYOUNG / 申恩暎 / draw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