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因緣에 대해서 A Mountain Never Meets a Mountain but an Artist Meets an Artist.

조일죽_이미래 2인展   2017_0306 ▶ 2017_0319

인연因緣에 대해서展_보스토크_2017

초대일시 / 2017_0306_월요일_06:00pm

관람시간 / 10:00am~12:00am

프로젝트 스페이스 공공연희 서울 서대문구 연희로25길 98 카페 보스토크 1층 Tel. +82.(0)2.337.5805 www.facebook.com/cafevostok

산은 다른 산을 만날 수 없지만, 예술가는 또 다른 예술가를 만난다. 이 말은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속담에서 차용한 것으로 '사람man'을 '예술가artist'로 바꾸어 이번 전시 상황에 맞춰 각색해 보았다. 쉽게 다시 풀어보면 이 세상에 살다 보면 사람 만나는 인연은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것이다. 이번 전시의 시작도 속담과 꼭 닮았다. 필자는 연희동 주민센터에서 우연히 외국인 유학생을 위한 카페 운영자를 만났고, 그녀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새 학기가 시작하는 시기에 맞춰 전시를 하면 좋겠다는 아주 우발적인 생각으로 세 사람이 운명처럼 만났다. 한국어를 배우기 위해 유학 온 대만 출신 작가 조일죽, '한국인되기 프로젝트'를 90일간 진행하고 있는 미국 출신 이미래 (현재 베를린에서 활동 중), 그리고 보스토크를 운영하는 필자. 아마도 영어로 소통했다면 이번 전시는 훨씬 더 빨리 진행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셋은 영어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최대한 쉬운 한국말로 서로의 생각을 공유했다. 시간이 많이 걸리고 답답하지만 연희동 근방에 사는 사람이니 산책하듯 모임을 갖고 회의하여 전시를 완성해갔다. ● 여행을 다니며 인물과 식물을 그리는 대만작가 조일죽은 중국 최고의 산으로 꼽히는 '황산'을 방문했고, 그 경치에 압도당하여 전통적 동양화 방식으로 산을 그렸다. 손바닥만한 화첩을 쭉 펼치고 우리에게 황산의 아름다움을 보여주자 이를 보던 작가 이미래는 중국 풍경을 이용한 포토몽타주 작품을 보여주며 화답하였다. 이렇게 전시는 시작되었다. 이미래 작가는 한국인이지만 미국에서 자라며 느낀 인종과 문화간의 이상한 현상들을 섬세하게 포착하여 작업하고 있다. 현재는 한국인이 되기 퍼포먼스로써 영어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한국말만 사용하여 마치 자신이 완전한 한국인(인종과 국적이 같은 상태)을 실현하고 있다. 그녀의 프로젝트 덕분에 우연히 만난 세 사람은 한국말로 서로 소통해야 하는 어려운 도전을 하였고 이 글을 쓰고 있는 필자도 그 동안 나눈 대화를 다 이해했다는 확신은 없지만 말이 필요 없는 그림과 사람이 만나 즐거운 준비시간을 갖는 것으로도 충분히 만족할만하다. ● 이번 전시는 작품보다 사람에 집중한다. 보통 전시를 계획한다면 전시 주제를 정하고 작가를 섭외하고 작품을 제작하여 전시를 완성한다. 이번에는 작품보다 먼저 사람간의 인연에 더 중요도를 두고 서로의 작품을 맞추고 한시를 번역하고 붓을 잘 사용하는 사람이 벽에 서예를 한다. 모두 처음 해 보는 시도가 서툴고 어색하지만 예상치 못한 새로운 것이 탄생할 것 같은 기대감은 가득 차있다. 전시 부재처럼 산은 서로 만날 수 없지만 예술가들이 만나면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르고 사람 사는 세상에 우리가 뭘 예견하고 확신할 수 있겠는가. 서로의 작품이 자연스럽게 전시장에 교차하듯 관람자도 물위에 유영하듯 편안하게 전시 관람하기 바란다. ■ 임성연

이미래_'타자'를 위한 드로잉 Drawings for Others_ 디지털 콜라주, 아카이벌 포토랙에 잉크젯 프린트_84×71cm×8_2009_부분
이미래_'타자'를 위한 드로잉 Drawings for Others_ 디지털 콜라주, 아카이벌 포토랙에 잉크젯 프린트_84×71cm×8_2009_부분

이미래 Mirae Rhee ● 한국에서 태어나 인종 차별이 심한 미시간 주 디트로이트 인근에서 자라났다. 그 안에서 잘못된 정체성, 문화적 어긋남, 페미니즘 등을 연구하며 이를 작품에 표현하였다. 이번 전시에서는 전통적 풍경화와 국가주의nationalism 간의 관련 있음에 착안하여 중국 풍경과 서양 이미지가 겹쳐진 포토몽타주를 제작하였다. 에드워드 사이드의 「오리엔탈리즘」에 영향을 받아 제작된 이번 작품들은 동양, 서양이 생각하는 스스로의 정체성에 의심을 갖게 하는 작품이다. 시카고 예술학교(School of the Art Institute of Chicago) 에서 학사 학위를, University of California-Irvine 에서 MFA를 취득하였다. 현재 모국어인 영어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한국어로만 90일간 소통하는 '한국인 되기 프로젝트'를 3개월간 실행 중이다. 주 거주지는 베를린이며, 디트로이트와 서울을 오가며 작업하고 있다.

조일죽_관시신 觀始信_중국황산 安徽黃山_종이에 수묵담채_20×27cm_2016
조일죽_군봉령 群峰嶺_중국황산 安徽黃山_종이에 수묵담채_20×27cm_2016
조일죽_기송생괴석 괴석출기송 奇松生怪石 怪石出奇松_중국황산 安徽黃山_종이에 수묵담채_20×27cm_2016

조일죽 曹一竹 ● 1987년 타이완에서 태어나 자랐다. 주로 인물 및 식물의 세밀화에 관심이 많다. 2008년 교수님, 동기들과 함께 인도로 여행을 떠난 두 번째 날, 사진기가 망가졌고 그때부터 스케치로 사진기를 대신했다. 하지만 그림을 통해 예상치 못한 많은 사람들과 여행 중에 인연을 맺게 되었다. 현재까지도 이러한 습관을 유지하고 있다가 2012년 타이완 가오슝 자셴의 재해 지역에 자원봉사를 가게 되었다. 재해 지역 주민들의 행복을 위해 초상화를 그리면서 그림을 그리는 일이 보다 큰 의미로 다가오게 되었다. 말로는 쉽게 표현할 수 없는 삶에서의 감정들을 예술창작을 통해 포착할 수 있는 경험을 하고 난 후 좋은 작품을 창작하려면 우선 의미 있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2016년 익숙한 삶에 한계를 느끼고 대만을 떠나 한국 유학을 결정한다. 새로운 언어에 대한 관심도 많았지만 한국인에 대해 정치, 스포츠 경기 등 사건으로 생긴 부정적 선입견을 질의하고(doubt) 한국 사람의 진짜 모습을 직접 확인하고 싶어서 한국에 왔다. ■

Vol.20170306a | 인연因緣에 대해서-조일죽_이미래 2인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