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측량

Measuring Time展   2017_0309 ▶︎ 2017_0420 / 주말 휴관

초대일시 / 2017_0309_목요일_05:00pm

주최 / 코오롱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주말 휴관

스페이스K_대구 SPACE K 대구시 수성구 동대구로 132(황금동 600-2번지) 2층 Tel. +82.(0)53.766.9377 www.spacek.co.kr

코오롱의 문화예술나눔공간 스페이스K_대구에서 기획전 '시간의 측량(Measuring Time)'을 개최한다. 주관적인 기억과 추억으로 측정될 수밖에 없는 인간의 한정적 시간들에 대한 예술가들의 시각적 접근법을 흥미롭게 조망한 이 전시에는 김기성, 김원진, 신승재 등 세 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시간의 측량展_space k_대구_2017
시간의 측량展_space k_대구_2017
시간의 측량展_space k_대구_2017

김기성은 오늘날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 점차 유물화 되어가는 서책의 위상과 가치를 제고하는 사진작업을 선보이며, 김원진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망각되고 변이되는 기억을 주제로 기억 그 자체에 대한 형이상학적이고 철학적인 탐구를 조형적 언어로 시각화 한다. 한편 신승재는 역사적 사건과 개인적 경험 그리고 양자의 인과적 관계들을 서로 다른 지정학적 • 시간적 좌표에 배치하여 역사와 일상, 세계와 자아의 경계를 넘나드는 평면 작업을 보여준다. ● 이들은 흐름이자 운동으로서 어느 순간에도 머무르지 않는 시간을 주제로 회화, 사진, 설치 등 다양한 작품을 통해 시간과 기억을 마주하며 그 너머에 있는 감정들에 집중한다. 과거라는 이름으로 끊임없이 현재를 지연시키는 시간의 아이러니 속에서 작가 저마다의 방식으로 가시적이며 가촉적인 양태로서 가공된 시간의 풍경 속으로 관람객들을 초대한다.

김기성_시간의 측량展_space k_대구_2017
김기성_시간의 측량展_space k_대구_2017
김기성_The Silent Books#1-03_디지털 C프린트_75×75cm_2012
김기성_The Silent Books#1-08_디지털 C프린트_189×150cm_2012

김기성의 작업은 오늘날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 점차 유물화 되어가는 서책의 위상과 가치에 대한 사유에서 출발한다. 그는 베를린 유학시절 어느 고가구점에서 우연히 발견한 낡은 백과사전에서 뿜어져 나오는 특별한 아우라를 경험한 이후부터 책을 다양한 방식으로 가공한 작품들을 선보여왔다. 그의 대표작인 「침묵의 서책들」은 우리나라와 독일의 헌책방의 여러 책과 서가 현장을 대형 카메라로 기록한 일련의 프로젝트 작업이다. 이 작품에는 책등을 뒤로한 채 진열된 서가의 풍경을 통해 제목과 저자를 포함한 책에 대한 핵심 정보가 은폐되어 오직 책에 대한 물성만이 강조되어 있다. 누군가의 손때가 묻은 책의 단면들이 헌책방의 독특한 구조와 맞물려 장관을 이루는데, 시간의 흐름과 함께 누르스름하게 빛 바랜 서책들 에서 시간의 깊은 흔적이 전해진다. 작가는 범람하는 정보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을 헌책방 속으로 소환하여, 축적된 시간 속의 삶의 가치를 되묻는다.

김원진_시간의 측량展_space k_대구_2017
김원진_시간의 측량展_space k_대구_2017
김원진_Stratal Landscape(지층적 풍경) #101_장지에 색연필_97×97cm_2017 김원진_Stratal Landscape(지층적 풍경) #101_장지에 색연필_97×97cm_2017_부분
김원진_시간의 측량展_space k_대구_2017

김원진의 작업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망각되고 변이되는 기억을 주제로 한다. 작가는 일반적으로 개인적인 영역에 집중하기 쉬운 기억이라는 주제적 속성에 얽매이기 보다는 기억 그 자체에 대한 형이상학적이고 철학적인 탐구에 좀 더 몰두한다. 그는 자신이 매일 읽고 작성한 기록물과 이를 태운 재와 책을 작업 재료로 삼는다. 이번 전시에서 작품 「오늘의 연대기」는 폐기된 헌책들을 쌓고 일부를 뜯어내어 터널 같은 형태로 만든 뒤, 이로 인해 생성된 내부의 공간을 네거티브 캐스팅하여 설치 작업으로 표현한다. 또 다른 작품 「순간의 연대기」는 가로로 길게 선을 그어 지면을 채우고, 이를 세로 방향으로 1mm 두께로 길게 잘라낸 뒤 미세한 균열을 주어 한 가닥씩 다시 붙여가며 화면을 만든다. 이렇게 만들어진 화면은 마치 지층이 균열된 것처럼 원래의 화면과 다르게 변이되어 새로운 형상을 창출한다. 이처럼 '연대기'라고 표현된 제목 그대로 축적된 시간 속의 기억을 작품으로 기록하는 김원진은 시간에 흐름에 따라 상실되고 변이된 기억을 공간과 화면에 구축함으로써, 보이지도 않고 붙잡을 수 없는 시간과 기억을 반추하는 단서들을 관람객들에게 남긴다.

신승재_시간의 측량展_space k_대구_2017
신승재_시간의 측량展_space k_대구_2017
신승재_가족 기도(Family prayer)_캔버스에 유채_150×150cm_2016
신승재_이주민(Immigrant)_캔버스에 유채_141×90cm_2016

신승재는 공적인 기록으로 남겨진 역사와 달리 그와 같은 역사 속에 유실된 개인사에 주목한다. 과거의 역사적 기록과 그와 동시대에 존재했던 개인의 기억을 병치하는 작업을 선보이는 그는 역사에 편입되지 못한 작가 자신을 비롯한 개인의 개별적 기억과 그 순간을 역사에 삽입한다. 작은 나무 판 위에 프린트된 역사적 사건을 배경으로 개인사의 순간들을 회화로 그려내어 이 둘을 나란히 배치한 그의 작품에는 서로 다른 지정학적 혹은 시간적 좌표의 틀 속에서 역사적 사건과 개인적 경험이 인과 관계를 이루면서 사진과 프린트, 디지털 이미지와 문헌 등을 통해 변화무쌍하게 여과되고 변형된다. 오랜 과거로부터 소환한 역사적 이미지들조차 지금의 시점에서 보면 불분명하고 낯선 풍경이자 사건이듯, 현재의 삶 속에서 마주하는 공간이나 시간 또한 이해할 수 없는 모호함이 넘쳐흐르는 그의 작업은 오늘의 우리에게 역사와 일상, 세계와 자아의 경계를 넘나드는 사유의 길을 안내한다. ■ 스페이스K_대구

Vol.20170309i | 시간의 측량 Measuring Time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