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풍경

임웅展 / LIMWOONG / 林雄 / painting   2017_0316 ▶︎ 2017_0327

임웅_바다와 배_캔버스에 유채_91×116.8cm_년도미상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주최,주관 / 광주시립미술관

관람시간 / 10:00am~07:00pm

G&J 광주·전남 갤러리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35-4(관훈동 196-10번지) 인사동마루 본관 3층 Tel. +82.(0)2.2223.2545~6 art.jeonnam.go.kr/home/main.cs

임웅은 남도화단의 화풍을 바탕으로 중앙무대에서 창작의 업을 쌓아가던 중 2010년 갑자기 타계함으로써 가까운 동료 미술인들 사이에서 뿐 아니라 고향 화단에서도 그의 미완의 삶을 크게 안타까워했다. 지역화단을 떠나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의 중심에서 묵묵히 버텨주었던 임웅은 선 굵은 강직함으로 실천적 예술가의 길을 간 작가였기 때문에 화단에 더욱 큰 아쉬움을 남겼다.

임웅_무등산_캔버스에 유채_37.9×45.5cm_1965

"내가 추구하는 자연은 자연을 그냥 베끼는 것이 아니라 몸과 마음으로 부딪치고 겪는 자연이다." ● 이 말은 임웅이 평소 자신의 작업을 언급할 때 하던 말이다. 자신의 말처럼 임웅은 늘상 자신의 고향 함평의 평범한 자연을 그렸다. 대체로 작가들의 발길이 머무는 곳은 산수가 아름답거나 웅장함에 마음이 붙들려지는 곳으로, 대상의 실경이나 마음의 이상향을 화폭에 옮긴다. 그런데 나무 밑둥이 다 드러난 언덕배기, 해질녘 황톳길, 까칠한 갯벌 등, 임웅이 그린 자연은 아름답고 풍요로운 풍경이라기보다 날마다 동네를 오고 갈 때 만나는, 삶 자체를 거두는 길이고 갯벌이다.

임웅_고목_캔버스에 유채_33.4×45.5cm_1999
임웅_물그림자_캔버스에 유채_130.3×162.2cm_2006
임웅_봄날은 온다_캔버스에 유채_145.5×112.1cm_2002

가지들이 뒤엉켜 범할 수 없는 신성체처럼 다가오는 늙은 나무의 버석거리는 표피는 세월의 풍화를 견뎌낸 흔적처럼 묵직하게 읽혀진다. 하지만 더 파고들면 그 표피 아래 연하고 순한 새 움을 묻어 놓고 있음이 감지된다. 경화되어 가는 생각의 두께를 벗겨내야겠다는 마음이 절로 움터 오른다.

임웅_자화상_캔버스에 유채_33.4×24.2cm_1974
임웅_지는 해_캔버스에 유채_72.7×90.9cm_2009

이처럼 화면과의 조응으로 묻어있는 이야기가 끌어올려지는 임웅의 작품은 고요함을 장치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임웅은 50년대 이후 남도 화단의 대표적 화풍을 이룬 인상주의의 붓터치 기법으로부터 벗어나고자 고민하였다. 그 결과 색의 병치보다는 소재를 치밀하게 묘사하지 않으면서 부드럽게 색을 운용하는 방식으로 정적이면서도 생명감을 불어 넣을 수 있었다.

임웅_해오름_캔버스에 유채_130.3×162.2cm_1999
임웅_황토길_캔버스에 유채_45.5×53cm_2008
임웅_회상_캔버스에 유채_60.6×72.2cm_1996

임웅은 일상에서 겪는 몸과 마음의 무게가 그대로 실린 풍경을 그리기 위해 줄곧 고민하고 시도해 오면서 마침내 자신만의 독자적 화법으로 따스한 온기가 스미는 남도의 정서를 효과적으로 담아냈다. 타고난 화가로서 작업에의 의지를 굽히지 않았으며, 제도권을 벗어나고자하는 문화운동에도 적극 동참하는 등 정의로운 일에는 언제나 마음을 보탰던 작가였다. 그래서 뜻을 같이하는 동료들에게 도움이 필요할 때 항상 제자리를 지켜주는 든든한 후원자였다. 타계하고 7년이 지난 지금도 그의 빈자리로 많은 예술인들이 크게 헛헛해 하지만 이번 전시를 통해 임웅 작가의 작품과 조우하고 그의 화업을 다시 일깨우는 기회가 될 것이다. ■ 황유정

Vol.20170316b | 임웅展 / LIMWOONG / 林雄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