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나 La Habana, Cuba

이동준展 / LEEDONGJUN / 李東俊 / photography   2017_0404 ▶ 2017_0416 / 월요일 휴관

이동준_아바나 La Havana_피그먼트 프린트_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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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30am~06:30pm / 월요일 휴관

류가헌 ryugaheon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 106(청운동 113-3번지) Tel. +82.(0)2.720.2010 www.ryugaheon.com blog.naver.com/noongamgo

쇠잔한 것들의 아름다움 ● 파란 벽 앞으로 생길 때부터 그 자리에 있었던 양 단단히 선 계산대가 있다. 먼지가 수북하고 여기저기 떼가 꼈다. 위에 얹어진 카드와 명함 따위들도 낡고 바랬다. 그러나 서랍 안 새 지폐와 옆에 쌓인 동전은 쇠잔한 몸을 갖고도 여전히 계산대가 계산대로서의 역할을 꿋꿋이 해내고 있음을 말해준다. ● 쇠잔하고 낡은 것은 사물뿐만이 아니다. 칠이 벗겨지고 빛이 바랜 벽과 기둥, 창살들이 거리를 따라 이어진다. 엔진 소리가 유난히 큰 구식 자동차들은 도로를 달린다. 낡음 보다는 늙음이 더 어울리는, 늙어서 남루하기 보다는 늙어서 고매한 도시, 쿠바 아바나의 풍경이다.

이동준_아바나 La Havana_피그먼트 프린트_2013
이동준_아바나 La Havana_피그먼트 프린트_2013

사진가는 영화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을 보고 처음 아바나를 마음에 새겼다. 십여 년이 지나 영화 속 '라이 쿠더'처럼 말레콘을 가로질러 올드 아바나로 들어갔을 때, 그는 벅차오르는 감흥에 어찌할 바를 몰랐다. 수백 년 전의 건물들, 거리를 누비는 형형색색의 자동차, 길거리에 울려 퍼지는 음악과 춤, 럼과 시가의 향기는 그를 단번에 매료시켰다. 낡고 무질서하게 보이지만 그 속에는 자유와 낭만이 있고 나름의 질서가 있었다. 시간을 입은 아바나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기 시작했다. 사진디자인을 전공하고, 다큐멘터리 사진을 시작으로 패션과 광고까지 사진의 여러 다양한 분야를 두루 체득한 사진가 이동준이다.

이동준_아바나 La Havana_피그먼트 프린트_2013
이동준_아바나 La Havana_피그먼트 프린트_2014

처음 아바나를 찾은 이후 여러 번 더 아바나를 찾았지만 시각과 청각, 후각이 주는 새로운 자극들에 대한 감응과 흥분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았다. 다만 아바나에서의 시간이 길어질수록 이동준은 더 섬세한 눈을 갖게 되었다. 작은 사물하나, 거리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표정 하나에서도 아바나의 시간과 정서를 읽게 된 것이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사소한 것들까지 모두 단단히 아바나를 말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의 카메라에는 사물들과 사람들이 자주 들어왔다. 계산대, 자동차 번호판, 머그컵, 저울 등 낡았지만 제 역할을 하고 있는 것들. 시가를 문 노인, 문에 기대 선 소녀, 현관에 주저앉은 여자 등 저마다 다른 표정을 한 사람들.

이동준_아바나 La Havana_피그먼트 프린트_2014
이동준_아바나 La Havana_피그먼트 프린트_2014

『아바나』는 이런 사소하고 일상적인 삶에 대한 기록이다. 쇠잔한 아바나의 모습들 뒤로 흐르는 열정과 활기는, 굳이 끄집어 내지 않아도 사진에 자연스레 배어난다. 카메라의 기술로 낡음을 감추거나 포장하지 않았기에 더 아름답고 견고한 사진들이다. 이동준은 아바나의 고유함을 담은 이 사진들을 사진집으로 묶어 세상에 내보인다. ● 갓 출간된 사진집과 책 속에 담긴 오리지널 프린트를 함께 만날 수 있는 류가헌 사진책전시지원 이동준 『아바나』는 2017년 4월 4일부터 16일까지 열린다. ■ 류가헌

도서명_아바나 La Havana, Cuba || 지은이_이동준 || 판형_192×234mm || 쪽수_208쪽 분류_사진 || 발행일_2017년 3월 || ISBN_977322-33-6 03660 || 도서출판 호미

아바나는 라틴 아메리카에 위치한 작은 섬나라, 쿠바의 수도이다. ● 눈부시게 발전하는 자본주의 물질문명에서 벗어나 반세기 넘게 시간이 멈춰버린 도시 아바나는 세월의 흔적과 끈질긴 삶의 시간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공간이다. 우리들의 기억에서 추억과 그리움으로만 간직되었을 그 모습은 지나온 시간의 존재 앞에 더욱 처연한 아름다움을 띠고 있다. ● "모든 것은 그것만이 지니고 있는 아름다움이 있다. 그러나 누구나 그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아바나 차이나타운의 어느 건물 벽에 큼지막하게 적혀 있는 공자 말씀이 아바나 도시 속 무대에서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대변하는 듯하다. ■ 이동준

Vol.20170404b | 이동준展 / LEEDONGJUN / 李東俊 / photograp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