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경와유(點景臥遊)-조용한 소통

임택展 / LIMTAEK / 林澤 / painting   2017_0404 ▶ 2017_0430 / 월요일 휴관

임택_點景山水171_한지에 잉크젯 프린트, 수묵_170×60cm_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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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월요일 휴관

트렁크갤러리 TRUNK GALLERY 서울 종로구 북촌로5길 66(소격동 128-3번지) Tel. +82.(0)2.3210.1233 www.trunkgallery.com

임택 작가가 이번 개인전을 통해 선보일 「점경와유_조용한 소통」 전에 출품 작품은 조선 시대 전통 정원을 직접 연구하고 답사하면서 채집한 사진으로 구성된다. 이것은 그의 대표작 시리즈인 「옮겨진 산수」처럼 산수 작업에 대한 또 하나의 실험이며, 과정과 결과로 보인다. 지금까지 작가는 다양한 매체로 폭넓은 실험을 거듭했지만 대부분 미술관 속에서의 화이트 큐브를 상정한 결과물이었다. 다시 말해, 산수를 말 그대로 실내공간으로 끌어들이고 재구성하여 와유하고자 한 것이다. 하지만 이번 작업은 전시장 등의 실내가 아닌 야외에 정원을 만드는 작업계획의 중간 과정이라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임택_點景山水172_한지에 잉크젯 프린트, 수묵_170×60cm_2017
임택_點景山水173_한지에 잉크젯 프린트, 수묵_60×90cm_2017

작가의 기존 산수 작업을 이루는 것은 삼원법과 같은 전통적인 시점과 그것을 처리하는 화법을 넘어서 전통미학과 미술사를 아우른다. 예를 들어, 송대 전통회화이론과 철학이나 조선 시대 작품인 강세황의 「영통동구도」,「송도기행첩」등으로부터 모티브로 삼아 「옮겨진 산수」 등과 같은 설치작품을 만들었다. 이 작업은 전시장을 방문한 관람객이 직접 작품 사이를 거닐도록 했다. 나는 이 작품에서 임택이 선택한 산수화의 여러 전통과 심미 특징을 작가가 역설적으로 표현한 것이 흥미롭고, 그것을 비교적 명확하게 드러내는 것에 의미를 찾고 싶다. 예전의 사인(士人)들은 산수 자연과의 거리를 설정하면서 여기서 생긴 관념과 기술을 통해 산수화를 그리며 그들의 담고자 했던 문제에 대한 답을 찾아갔다. 그러나 오히려 임택 작가는 전통이라는 현재와의 거리를 자유롭게 활용하여, 관람객에게 전시장에서 산수를 적극적으로 체험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다가갔다. 더욱이 그는 수묵의 정신적인 가치를 탐구한 회화, 입체작품으로 구성한 설치 작품, 자신의 설치작품을 배경으로 여러 시대가 병존하거나 가상의 이미지를 조합한 사진기법을 이용한 작품 등 매체를 넘나들며 제작해왔다. 그러므로 그가 산수화의 현대적인 여러 실천적인 고민을 효과적으로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고 생각된다. ● 하지만 이번 작업은 조선 시대를 대표하는 유명한 민간정원과 산수정원을 연구하고 직접 답사하면서 작가가 탐구해온 것들을 또 다른 방식으로 심화시키고자 했다. 이와 관계된 향후 계획된 작업 순서를 살펴보면, 먼저 그가 전통기법으로 완성한 정원 설계도를 정원을 조영할 장소에 프로젝션하게 되며, 이후 실제 정원을 조성하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것은 지금껏 산수를 여러 매체로 재구성해온 그의 작업과는 달리 실재 자연의 풍광을 다룸으로써 확연히 다른 전개할 것처럼 보인다.

임택_點景山水174_한지에 잉크젯 프린트, 수묵_58×90cm_2017
임택_點景山水175_한지에 잉크젯 프린트, 수묵_170×60cm_2017

기존 작업과는 다른 것은 이번 전시 「점경와유_조용한 소통」 작품을 보면 화면 속에 흑백사진이 마치 한 폭의 수묵산수화를 소환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것은 화면의 구도가 산수화의 문법을 따르기도 하고, 정자나 나무의 구성에서 보이는 정취 때문일 수도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가장 중심이 되는 육중한 바위산 형상의 특이한 모양이 눈길을 끈다. 그러나 거대해 보이는 바위산들은 사실 작은 바위와 그 부분이다.

임택_點景山水176_한지에 잉크젯 프린트, 수묵_84×170cm_2017

이것은 임택 작가가 전통정원의 산수정원과 가산(假山)에서 모티브를 얻은 것을 토대로 하여, 제주도 광치기 해변 바위와 서산 간월암 주변 바위들을 촬영하고 이후 사진에 나무와 정자를 배치한 것이다. 마치 이것은 풍경에 작은 인물이나 동물 등을 배치하는 것, 즉 '점경(點景)'의 효과로 상대적으로 자연의 광대함을 강조하는 효과로 보인다. 작은 바위지만, 작품 속에서는 마치 거대한 산수로 전환되었다. 그리고 당연히 우리는 전통정원의 기암괴석이 거대한 산수 자연을 은유하는 것이 떠올린다.

임택_點景山水178_한지에 잉크젯 프린트, 수묵_60×90cm_2017

알려진 것처럼 산수화의 발흥과 융성 시기에는 사인들의 삶의 태도가 자연에서 은거하던 것에서 출사하고 그들의 정원을 조성하는 것으로 전환되는 경향을 보인다. 그들은 자신들의 정원을 통해 그들의 마음을 맡기고 이상향을 그렸다. 다시 말해 정원은 산수 자연 속에서 찾아낸 질서와 원리를 찾고 자신의 삶 속에 투영시켜 체득함으로 자연과 합일하고자 하는 공간이자 그들의 미학이라고 할 수 있겠다. 또한 당시(송대) 그들이 그림을 통해 추구한 것은 심원함과 한적함이며, 시는 평이함과 담백함을 중시했으며 사 역시 맑고 텅 빔을 숭상했다.

임택_點景山水1710_한지에 잉크젯 프린트, 수묵_54×90cm_2017

임택은 아마도 이 장면을 마음 속에 그리고 상상하며 한지 위에 흑백프린트와 수묵을 사용하여 만들었을 것이다. 그리고 작가는 이전 작품에서는 볼 수 없었던 화면 속 여백을 강조하고자 했고 여백을 통해 정원에서 느꼈던 조용한 소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한다. 이전 작업에서 전시장에 배치된 설치 작품 사이의 공간과 사진 작업에서 보여주는 상반된 이미지들의 긴장감을 통해 보여주었던 것과는 다른 방식의 공간(여백)을 설정한 것이다. 이 여백의 공간을 통해 임택작가가 소통하고 싶어 하는 것은 무엇일까?

임택_點景山水1711_한지에 잉크젯 프린트, 수묵_50×103cm_2017

임택 작가는 이번 작업을 통해 산수에 대한 연구와 창작 활동의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그에 대한 적극적 실천의 방안으로 전통 정원에 대한 아름다움과 가치를 조사하고 심지어 현실 속의 정원을 만들고자 한다. 전통적인 산수화 창작과 감상의 태도와는 다른 실천을 통한 앞으로의 역동적인 시도들이 기대된다. ■ 임종은

Vol.20170404e | 임택展 / LIMTAEK / 林澤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