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쉼표 하나, 여가의 시작

2017_0406 ▶ 2017_0618 / 월요일 휴관

초대일시 / 2017_0405_수요일_05:00pm

참여작가 강효명_김태헌_박예지나_박정기_신창용 이미주_이상원_이태강_최보희&한지원_황선태

관람료 일반 5,000원 / 학생 4,000원 / 문화예술인패스 3,000원 문화가 있는 날 2,000원/ 20인 이상 단체,고양시민 1,000원 할인 * 2세 이하, 65세 이상, 국가보훈대상자 및 장애인 무료(본인만 해당)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고양아람누리 아람미술관 Goyang Aram Nuri Aram Art gallery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중앙로 1286(마두동 816번지) Tel. +82.031.960.0180 / 1577.7766 www.artgy.or.kr

쉼… ● 우리 모두에게는 자신 만의 삶의 방식과 형태가 있다. 그 가운데 공통된 것 중 하나는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위해 반드시 휴식, 즉 쉼이 필요하다는 사실이다. 쉼은 사람의 몸과 마음에 여유를 되찾아주고 위안과 활기를 선사하는 더 없이 소중한 존재다. 세익스피어는 '인간은 휴식이 주는 젖을 먹고 자란다'며 쉼의 필요성을 역설하기도 했다. ● 당신에게 쉼이란 어떤 것인가? '쉼'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는가? 편안함, 여행, 휴식……. 듣기만 해도 설레는 단어들이 뇌리를 스칠 것이다. 바쁜 일상의 반복 속에서 잠시 숨을 고를 시간이 절실하지 않은가? ● 지금 대한민국은 너무, 바쁘다. 학업과 일에 치여 오롯이 나 자신만을 위한 시간이 쉽게 주어지지 않는다. 어렵게 짬을 내 모처럼 여유 시간이 생긴다고 해도 그 시간에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막연하기만 한 사람들도 많다. ● 『봄, 쉼표 하나, 여가의 시작』전은 쉼이 필요한 많은 사람들에게 여가의 시작을 알리는 전시다. 바쁜 시간을 쪼개 마련한 나만의 시간을 보다 의미 있게 보내기 위해서는 이 전시가 '딱'일 것이다. 이번 전시에는 10명의 작가들이 참여해 다양한 여가의 모습과 의미를 담은 작품들을 선보인다.

최보희&한지원_Zwischengnger_여행가방, 스피커, 사운드설치_가변크기_2013

먼저 전시장을 들어선 순간 왼쪽에서 웅성웅성 소리가 들릴 것이다. 이는 최보희의 작품으로, 이 작품을 마주한 순간 우리는 여행의 시작이라는 설렘을 느낄 수 있다. 수십 개의 가방이 아직 비행기에서 나오지 못한 사람을 기다리듯 서있고, 그 가방들 사이로 기차역 소리, 안내 방송 소리, 다양한 언어로 말하는 소리 등이 들린다. 이 공간에 서있는 순간 우리는 새로운 세계로 여행을 떠나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된다. 지금부터 여행을 시작해 보자.

김태헌_놀자_캔버스에 유채_72.5×53cm_2016

여행의 시작을 알리는 최보희 작가의 방을 지나면 김태헌의 「연주야 출근하지마」 연작 시리즈를 만날 수 있다. 직장인이라면 누구든 출근을 뒤로 하고 여행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한번쯤은 해봤을 것이다. 작가는 매일 시계추처럼 회사를 의미 없이 다니는 아내에게 회사를 그만둘 것을 제안했다. 작품에 나오는 연주가 바로 아내의 이름이다. 아내는 직장을 그만 두는 것에 대하여 몇 년을 고민한 끝에 결정을 내렸으며, 부부는 동남아시아 여행을 105일 동안 떠나게 되었다. 누구나 꿈을 꾸지만 그 꿈을 실현하기란 매우 어려운 일임을 우리는 알고 있다. 이것이 곧 나의 현실이 되기를 꿈꿔보며 화첩을 한 장 한 장 들춰보자.

이태강_구름처럼 고래처럼_혼합재료, 특수조명, 사운드, 바람_가변설치_2016_부분

이태강은 우리가 어떠한 목적지를 향해 떠나야만 여행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각자의 '이상향'에 향해가는 우리는 이미 여행 중에 있는 것이라고 작가는 말한다. 스스로 여행 중이라는 사실을 잊고 사는 우리들에게 잠깐의 휴식을 제공한다. '구름'과 '고래'를 비추는 빛의 색은 햇빛의 색이 변하듯 서서히 바뀌어가고, 내 귀에는 바람, 파도, 물의 소리가 떠다닌다. 이 공간 안에서 느꼈던 여유로움과 편안함을 다시 떠올리고 싶을 때 가던 길을 멈추고 하늘을 바라보자.

이상원_The Crowd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200×200cm_2016

이상원은 여가를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을 포착한다. 그는 가족, 연인,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그렇게 만들어진 추억으로 우리는 살아간다고 말한다. 이러한 시간을 통해 재충전을 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새해 첫날 색색의 풍선에 각자의 소망을 담아 하늘로 날려보내는 풍경, 물놀이를 즐기는 사람들, 뮤직 페스티벌에서 잔디밭에 돗자리를 깔고 음악을 듣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은 매우 원색으로 표현되어있다. 삶의 재충전을 위해 여가를 즐기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 그들과 함께 재충전을 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박예지나_염원 시리즈-2_패널에 한지 콜라주 및 수채_33.4×24.2cm×3_2016

박예지나는 돌을 수집하는 취미가 있다. 여행을 가서 사진을 남기기보다는 눈에 보이는 자연을 수집한다. 이렇게 수집된 돌, 나뭇가지는 그저 자연의 일부로 남겨지는 것이 아니라 작가의 추억이 담긴 오브제가 된다. 작가는 한 장소, 한 시간에 자신이 수집했던 돌을 꺼내지 않고 온전히 자신만의 기억에 따라 그림을 그려 나간다. 따라서 그림에는 그때의 분위기가 담겨지게 된다. 작가는 나의 시간을 추억할 수 있는 무엇인가를 수집해보는 취미를 시작을 안내하는 듯하다.

이미주_dancing girl3_종이에 색연필_50×35cm_2015

내가 꼭 무엇인가를 해야만 여가시간이라고 할 수는 없다. 이미주는 어떤 행동을 했을 때 그것이 순수한 즐거움으로 시작되었다면 모든 활동이 여가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이미주 작가의 공간에는 작가가 순수하게 즐겼던 모든 순간이 그림, 조각, 드로잉으로 표현되어있다. 다양한 일상의 이야기가 펼쳐진 이 공간을 둘러보면서 나의 일상 속 여가에 대해 생각해 보면 좋을 듯하다.

신창용_Nicholas Hoult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17×72cm_2016

일본어 오타쿠에서 파생된 언어인 '덕후'는 어떤 분야에서 마니아 이상의 열정과 흥미를 가지고 있는 사람을 뜻한다. 최근 들어 성공한 덕후라는 말을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다. 신창용은 일명 '덕질'로 그의 작업이 시작된다. 자신이 빠진 게임, 영화, 만화에서 중요하게 회자되는 장면을 포착하고 이를 보고 그대로 그리는 것이 아니라, 그 장면을 촬영했던 그 현장에서 누군가 찍은 파파라치 사진을 찾아 이를 다시 캔버스에 담는다. 그는 이러한 자신의 작품의 장르를 '덕아트'라고 명명하였다. 작품의 소재는 팝아트와 유사하지만, 그림은 전통적인 회화의 기법으로 표현한다. 신창용이 바로 앞서 말한 성공한 덕후일 것이다.

황선태_빛이 드는 방_강화유리에 샌딩, 유리전사, LED_53×71×4cm_2015

대부분의 사람들이 여가시간을 가장 많이 보내는 곳이 바로 자신의 집일 것이다. 집에서 우리는 휴식을 취하고, TV를 보며,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낸다. 황선태는 나와 가장 가까운 주변을 그리는 것이 바로 나의 이야기라고 한다. 선과 빛으로 이루어진 방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따뜻한 공기를 머금고 있는 그 공간 안에 내가 있는 듯 한 착각에 빠지게 되고, 햇빛에 비치는 먼지조차 내 눈에 보이는 듯 하며, 창가에 걸린 커튼의 흔들림이 느껴지는 듯하다. 그리고 이 공간은 영원의 공간으로 탈바꿈하게 되며 나만의 사색에 잠기게 한다.

강효명_shoe shine project_의자, 박스, 혼합재료_가변설치_2017

강효명은 여가의 시간이 나눔의 시간의 되기를 희망한다. 쉼의 시간에 나눔을 하게 되면 이는 나를 위한 시간뿐 아니라 남을 위한 시간이 된다. 그녀는 Shoe shine 프로젝트를 통해 겸손과 섬김의 정신을 전달하고자 한다. 공간에는 10여개의 의자와 신발을 닦는 재료들이 깔려있다. 연인, 가족, 친구들은 이 공간에 들어와 서로의 신발을 닦아주게 된다. 작가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서로의 신을 닦아주며 평소에는 쑥쓰러워 전달하지 못했던 사랑과 존경의 마음을 표현하기를 바란다.

박정기_정원(모델)_대나무, 잔디, 선풍기, 스피커, 조명 등_30×150cm_2010

박정기는 자신의 내면을 다시 보기 위한 여가를 제시한다. 인공적인 도시공간에서 인간은 스스로 정신을 고양시킬 공간적 토대를 상실하였다. 이러한 상황속에서 작가는 와유의 개념을 작품에 녹였다. 와유는 중국 남북조 시대 송나라의 화가 종병(宗炳, 375-443년)은 산을 유람하기를 좋아했으나, 나이가 들어 산에 오르기 힘들자 자신의 방 벽면에 산수화를 그려놓고 상상 속에서 산을 돌아 다니며 자유롭게 노닐었다는 데서 유래하였다. 누워서 유람한다는 와유 사상은 정신은 육체가 가지고 있는 시공간적 한계와 사회 현실을 벗어나 자유롭게 자연을 거닐 수 있다는 것이다. 눈앞에 그림처럼 펼쳐진 인공정원의 모습을 바라보며 자신의 내면의 정원을 거닐며 정신을 회복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 10명의 작가는 여행을 시작하는 설렘부터 자기 내면의 회복까지, 다양한 여가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다시, 첫 질문으로 돌아가 당신에게 '쉼'이란 어떤 것인가를 생각해보자. 이번 전시를 통해 자신이 바라는 진정한 쉼이 무엇인지,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쉼이 무엇인지 그 실마리를 찾았다면 지금부터 주저하지 말고 지금부터 그것을 찾아 떠나기 바란다. ■ 고양아람누리 아람미술관

Vol.20170408b | 봄, 쉼표 하나, 여가의 시작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