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리타분(考梨妥粉)한 풍경

이현열展 / LEEHYUNYEOL / 李玄烈 / painting   2017_0402 ▶ 2017_0502 / 일요일 휴관

이현열_거제-대소병대도_한지에 수묵채색_135×65cm_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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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와의 대화 / 2017_0411_화요일_07:00pm

관람시간 / 11:00am~07:00pm / 수요일_02:00pm~07:00pm / 일요일 휴관

비컷 갤러리 B.CUT casual gallery & hairdresser's 서울 서대문구 연희로11라길 37-7 Tel. +82.(0)2.6431.9334 blog.naver.com/bcutgallery

고리타분 (考梨妥粉, 봄날을 생각하며 어우러지게 색칠하다) ● 4 월의 B.CUT 비컷 갤러 리는 이현열 작가의 시선을 따라서 풍경 보기를 제안한다. 작가는 꽃 피는 봄, 남도의 바다가 보이는 언덕에 앉아 화판을 펼치면서 무엇을 볼까? 굳이 화판을 펼쳐서 그림을 그리지 않더라도 누군들 볼 수 없을까? 짐작 가능하다. 봄 햇살이 잘게 부순 파도는 무수히 반짝이고, 넘실대어 우리를 그리운 장면 속으로 초대할 것이다. 저 멀리 보이는 농가의 앞 마당에는 백구와 아이가 뛰놀고 있고, 꼬불 꼬불 논둑길에는 엎치락 뒤치락 소년들이 달음박질하고, 흐드러지게 핀 벚꽃 그늘 아래서 만날 첫사랑은 저만치 걸어오고 있다.

이현열_정선절벽 스케치_ 한지에 수묵채색_60×45cm_2014
이현열_I love you_한지에 수묵채색_120×100cm_2014
이현열_봄이 오는 남해_ 한지에 채색_80×120cm_2014

얼마 전 헤이리에 있는 작가의 작업실을 방문했을 때, 작가는 친구가 자신의 그림으로 달력을 만들어 보자고 제안한 이유를 말하며 씁쓸히 웃었다. 「고리타분한 풍경화라서 사람들이 좋아할 거야」 물론, 그 친구는 친하니 한 말일 것이지만 작가는 서운했을 거다. 그래서 그 이야기를 내게 할 때는 대신 반박해 주길 바랬을 건데, 겨우 한 말이 고리타분하다는 건 좋은 의미로 편안하다, 친근감이 든다고 했으니, 너무 뻔한 말에 나도, 작가도 머쓱했다. 돌아 오는 길, 혼잣말로 계속 우기는 내 모습이 생각나 지금도 슬며시 웃음이 난다. 「고리타분한 풍경화가 어때서」, 「그 뻔한 느낌이 어때서」

이현열_여수농가_한지에 수묵채색_40×60cm_2015
이현열_벚꽃나무_한지에 수묵채색_85×65cm_2016
이현열_양구 펀치볼_한지에 수묵채색_120×240cm_2017

산을, 바다를, 시골 마을을, 나무를 그린 풍경화가 새로울리 없다. 어쩌면 우리는 영원히 새롭지 않기를 바라는지도 모른다. 자연이 내어주는 선물같은 그 뻔한 풍경이 변하지 않기를 바라며 작가는 정성스럽게 화폭에 담아 색칠하고, 우리는 그 풍경화를 보며 어릴 적 기억에서 잠깐의 휴식을 가진다. 아울러 산과 들에 나가 화판을 펴고 먹물을 찍어 그림을 그릴 때가 가장 행복하다는 작가도 그림에서 발견한다면 우리는 고리타분(考梨妥粉)한 그의 풍경을 온전히 즐긴 것이 아닐까 싶다. ■ 비컷 갤러리

Vol.20170408e | 이현열展 / LEEHYUNYEOL / 李玄烈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