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빈 풍경 Empty Scene

한조영展 / HANJOYOUNG / 韓照永 / painting   2017_0411 ▶ 2017_0430 / 월,공휴일 휴관

한조영_텅빈 풍경 Empty Scene 30P2_캔버스에 바니쉬, 아크릴, 라인테이프, 프린트 미디어 콜라쥬_91×65.5cm_2017 © 2017 Han Joyoung /doros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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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7_0413_목요일_05:00pm

관람시간/ 12:00pm~06:00pm / 화,수요일_03:00pm~09:00pm 일요일_12:00pm~05:00pm / 월,공휴일 휴관

도로시살롱 圖路時 dorossy salon 서울 종로구 삼청로 75-1(팔판동 61-1번지) 3층 Tel. +82.(0)2.720.7230 blog.naver.com/dorossy_art

한조영 HAN Joyoung은 불빛으로 깜박이는 고층건물과 이를 감싸고 있는 어두운 밤하늘이 드리워진 도시 풍경으로 주목받고 있는 젊은 작가이다. 한조영의 도시 풍경은 때로는 적막하고, 때로는 화려하지만, 언제나 공허하고 쓸쓸하다. ● 도시풍경이 공허하고 쓸쓸한 것은 사실 현대인에게, 그리고 도시 속에서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그다지 특별할 일은 아니다. 많은 문학 작품이, 많은 영화가, 많은 회화작품이, 그리고 그밖의 많은 예술작품들이 현대 도시 문명의 비인간성, 물질만능주의, 소외 등에 대하여 이미 끊임없이 다루어 왔고,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조영은 여기에 개인적인 경험을 투영한다. 그에게 도시 야경은 바로 끊임없이 자신을 괴롭히고 있던 현실과 존재에 대한 알 수 없는 불안의 이유를 깨닫는 순간 눈앞에 펼쳐져 있던 풍경이었다. 순간 작가는 반짝이는 도시의 빛들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고 느꼈고, 그렇게 빛들은 그 중요한 순간의 '목격자'가 되어 주었다. ● 불안이 해소되지는 않았지만, 불안을 이해하게 되었던 순간으로 작가에게 시각적으로 각인된 고층건물 유리창 밖 야경은 이후 자연스럽게 그의 작업 테마로 다루어진다. 한조영의 도시야경에서 유리창 불빛으로 반짝이는 고층건물로 가득한 도시는 때로 우리가 비행기에서 내려다 보듯 아득하게 발 밑에 펼쳐지기도 하고, 또 마치 우리가 높은 고층빌딩 안에서 유리창을 통해 바라 본 바깥 풍경처럼 눈 앞에 수직적으로 펼쳐지기도 한다. 그리고 그런 도시를 감싸고 있는 밤하늘이 화면에서 건물만큼, 혹은 건물보다 훨씬 더 큰 공간을 차지한다. 때로는 칠흙같이 어둡고, 때로는 붉게 타오르며, 또 때로 푸르게 빛나는 밤하늘은 빛깔은 다르지만 언제나 뿌옇게 흩뿌려진 모습으로 부드러우면서 모호하게 도시를 감싸 안는다. 일종의 신기루이며, 환영이다. 붙잡을 수 없고 이해할 수 없는 현실에 대한, 존재와 존재하지 않는 것에 대한 불안과 고민을 가지고 살아가는 우리의 현실이며, 또한 이상이기도 하다. ● 짙은 어둠과 반짝이는 빛이 아스라히 어우러지는 한조영의 도시 야경은 화려하지만 공허하다. 그의 도시는 현실이지만 현실이 아니고, 존재하지만 또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현대도시를 가장 잘 보여주는 하늘을 찌를 듯 높은 고층 건물로 가득한 한조영의 도시는 실재하는 도시 풍경에서 요소들을 차용하여 재구성한 실재하지 않는 도시의 풍경이다. 따라서 그 안에 우리는 있기도 하고, 또 없기도 하다. 그림을 그리는 작가는 그 풍경을 바라보고 있지만 그 풍경 안에 존재하지 않는다. 현실적이지만 비현실적인,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텅 빈 풍경이다.

한조영_텅빈 풍경 Empty Scene 60P9_캔버스에 바니쉬, 아크릴, 프린트 미디어 콜라쥬_130×89.5cm_2017 © 2017 Han Joyoung /dorossy
한조영_텅빈 풍경 Empty Scene 60T7_캔버스에 바니쉬, 아크릴, 라인테이프, 프린트 미디어 콜라쥬_120×100cm_2017 © 2017 Han Joyoung /dorossy

한조영의 작업에서 도시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어둠과 빛이다. 그가 깨달음을 얻는 순간 유리창 밖으로 펼쳐진 어둠 속에서 반짝이던 도시의 빛들은 또다른 방식으로 – 예를 들면 오로라와 같은 – 그의 작업에서 등장한다. 그의 작업에서 빛은 캔버스 위에 바로 칠한 것이 아니라 종이에 색을 칠해 오리고 잘라 붙이거나 혹은 스티커로 인쇄된 디지털 이미지나 라인테이프를 잘라 붙인, 일종의 콜라주이다. 이런 빛의 조각들은 디지털 이미지를 구성하는 픽셀과 같이 이해될 수도 있다. 아날로그적 회화와 디지털 그래픽 프린팅 간의 고민이 접목된 것이며, 나아가 이러한 콜라주 작업은 손에 잡히지 않는 빛이라는 소재에 3차원적 성격을 부여한 것으로, 평면과 입체작업 사이의 고민이 접목된 것이다. 게다가 에어브러쉬로 표현한 바탕과 하늘은 붓으로 칠하는 일반적 회화(작가는 전통적인 회화라고 표현했다)의 제한성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시도이다. ● 2007년 경부터 한조영은 이렇게 도시 야경을 주제로 어둠과 빛, 현실과 비현실, 존재와 실재, 그리고 존재하지 않는 것에 대한 고민을 화면에 풀어왔다. 그러나 지금까지 이러한 갈등의 경계를 넘나들며 공허함과 불안이라는 작가의 내적 심리를 대변해주던 도시야경은 이제 조금씩 작가에게 현실로 인식되고 인정되어간다. 멀리서 관조하던 도시는 이제 바로 창 밖에서 보는 듯 우리 눈 앞에 보다 가까이 와 있고, 어둠과 공존하는 빛의 비중은 점차 어둠보다 커져가고 있다. 칠흙 같이 어둡던 검은 하늘은 이제 도시의 불빛을 흡수하여 초록 빛이 감도는 신비로운 터키블루로 그윽하다. 아직 도시는 여러 번 덧칠하여 맑게 반짝이는 투명한 바니시막으로 표현된 유리창 밖에 거리를 두고 자리하지만, 도시야경은, 도시의 빛들은 더 이상 작가를 내려다 보던 저 멀리 있던 목격자가 아니다. 작가를 괴롭히던 불안과 공허를 대변해주던 빛과 어둠의 랩소디는 조금씩 마지막 악절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 도시의 밤이 조금씩 짧아지는 4월, 도로시 살롱이 마련한 화려하지만 적막한, 익숙한 듯 낯설고, 낯설지만 익숙한 한조영의 『텅빈 풍경 Empty Scene』을 통해 작가가 경험한 현실과 비현실, 불안과 공허의 인식에 우리 스스로의 경험을 더하여 새로운 풍경과 무의식을 읽어내며 우리의 삶과 일상을 돌아보는 '나만의 그림을 찾아가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 임은신

한조영_텅빈 풍경 Empty Scene 60T8_캔버스에 바니쉬, 아크릴, 라인테이프, 프린트 미디어 콜라쥬_120×100cm_2017 © 2017 Han Joyoung /dorossy
한조영_텅빈 풍경 Empty Scene 60T10_캔버스에 바니쉬, 아크릴, 프린트 미디어 콜라쥬_60×120cm_2017 © 2017 Han Joyoung /dorossy

텅빈 풍경 ● 현실에 존재하는 나는, 내가 바라보는 풍경 안에 존재하고 있지 않는다는 공허함이 늘 함께한다. 공허한 심리는 불안한 정서를 야기하며 현실로부터 도피하듯 또 다른 세계를 상상하게 한다. 그 세계는 현실을 닮아 있지만 곧 실재 현실이 아님을 알게 된다. 분리된 듯 겹쳐 보이는 이 두 세계는 결국 나에게 신기루와 같은 환영에 불과하며 그 어디에도 내가 존재하고 있지 않음을 깨닫는다. ● 작업은 캔버스 위에 에어브러시와 인쇄 매체를 콜라주 하여 평면회화를 전개한다. 인쇄 매체는 광학적인 디지털 매체의 컬러 이미지를 접착력이 있는 스티커용지 위에 인쇄한 것이다. 이것을 가위나 칼을 사용해 픽셀과 같은 작은 단위로 분절하여 빛을 재현한다. 이런 방식은 물질성으로 측량할 수 없는 대상인 빛을 질료 삼아 그 양을 계산하여 입체감으로 나타내는 행위를 통해 구현된다. 즉, 비물질적인 빛을 2차원적인 평면에 물감을 대신한 물질성으로 3차원의 입체감을 취하게 되는 것이다. 그 위에 여러 번 덧입혀진 바니시의 투명한 코팅 막은 보조제로서 존재하지 않고 투명한 유리창과 같은 오브제로서 조건을 취한다. 이로써 관람자는 바니시의 투명한 코팅 막을 통해 자신의 모습이 투영되는 경험을 하며, 이미지의 환영에 적극적으로 개입되지 못하는 공간의 분리를 체험한다. 그런 관람자는 2차원의 평면에 머물게 된다. 이러한 시도는 극도의 집중력을 필요로 하는 반복적인 행위와 회화의 또 다른 물성과 맞물려 새로운 시각적 경험을 극대화한다. 이를 통해 회화의 제한된 조건 안에서 확장 가능한 실험을 전개한다. (2017.03.) ■ 한조영

Vol.20170411b | 한조영展 / HANJOYOUNG / 韓照永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