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해빙 解放解氷 Liberation · Thawing

한기애展 / HANGIAE / 韓基愛 / photography   2017_0411 ▶ 2017_0423 / 월요일 휴관

한기애_항아리와 철조망_피그먼트 프린트_50×150cm_2017

초대일시 / 2017_0411_화요일_06:00pm

관람시간 / 11:00am~07:00pm / 월요일 휴관

공간 291 SPACE291 서울 종로구 백석동길 93(부암동 29-1번지) Tel. +82.(0)2.395.0291 space291.com

한기애는 마치 강신재의 소설, 「해방촌 가는 길」의 주인공 '기애'를 따라가듯, 그리고 이범선의 소설, 「오발탄」의 송철호의 절망적인 걸음을 기억하듯 해방촌 언덕길을 수없이 오르며 전경과 후경을 바라본다. 때로는 송철호가 들렸을 법한 '신흥시장'의 어둑한 평상 앞에 우두커니 서 있기도 하고, 막다른 골목의 벽과 마주하기도 한다. 소설의 주인공이 경험한 흔적들과 해방촌에 묶일 수밖에 없었던 그들의 시간을 추체험하며, 다시 그들의 시선에 응답하며, 작가는 역사적 기억 속에 들어 있는 언캐니한 이미지를 발굴한다. 손길의 자취(노동의 흔적)로 가득한 상품들, 오래된 물건, 잊혀진 것들, 숨어있는 실체들을 촬영하며 현재가 과거로 소환되는 초현실적인 경험을 했을 것이다. 할 포스터(Hal Foster)는 그의 책, 『욕망, 죽음, 그리고 아름다움』에서 언캐니(uncanny)가 초현실주의 작품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고, 나아가 초현실주의의 일반적인 개념들의 핵심적인 요소라고 주장한다. 그가 말한 언캐니는 억압되었던 것이 통합된 정체성, 미적규범, 사회질서 등을 파열시키면서 회귀하는 것을 보여주는 사건들에 대한 관심과 관련되어 있다고 설명한다. 한기애는 해방촌에서 발견한 파편적인 이미지들을 몽타주 방식으로 제시하고 있는데, 이는 도상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라 관객이 오로지 읽어내야 할 몫으로 남겨둔 초현실주의적인 전략의 한 방법이라 할 수 있다. 해방이 되어 월남한 이들이 정착한 꿈의 마을 해방촌에는 채 '해방의 봄'을 맞이할 겨를도 없이 다시 잠이 들 수밖에 없었던 사람들의 꿈의 이미지 위로 70여 년의 시간이 덧대어 있다. 그들이 한때 간직했던 그러나 이제는 상실해버린 꿈들과, 화려한 자본의 봄이 되었지만 동토에 묻혀 잠재된 것들, 꿈의 상징물이 해체되어 실현되기도 전에 파괴되어가는 상황을 작가는 동시에 보았을 것이다. ■ 최연하

한기애_해방촌 가는 길_피그먼트 프린트_120×40cm2016
한기애_봄봄_피그먼트 프린트_35×95cm_2016
한기애_해바라기 여인_피그먼트 프린트_40×84cm_2015
한기애_스웨터와 불닭_피그먼트 프린트_35×95cm_2016
한기애_신흥시장_피그먼트 프린트_35×95cm_2016
한기애_안녕 喜_피그먼트 프린트_35×95cm_2016
한기애_해방촌디아스포라 연근_피그먼트 프린트_42×59.4cm_2016
한기애_해방촌디아스포라 경섭_피그먼트 프린트_42×59.4cm_2016
한기애_해방촌디아스포라 아민_피그먼트 프린트_42×59.4cm_2016

Han Giae looks at the foreground and the background while climbing up the hills of Haebangchon numerous times, like she follows the main character 'Giae' of Kang Shinjae's novel 「The Road to Haebangchon」 and memorizes the main character Song Cheolho's hopeless step in Lee Beom Sun's novel 「A Stray Bullet」. Sometimes, the artist stands vacantly before the low wooden bench of 'Sinheung Market' Song Cheolho might stop by and faces the wall of a dead alley. By re-enacting the traces of the main characters and their time that was inevitably tied in Haebangchon, the artist replies to their gaze again, then discovers uncanny image in historical memories. The artist might have a surrealistic experience of recalling the past from the present by taking some pictures of products leaving touch(traces of labor), old objects, forgotten things, and hidden objects. Hal Foster states in his book 『Compulsive Beauty』 that uncanny played an important role in surrealistic works, and further it is a key factor of general concepts of surrealism. According to him, uncanny is linked to the interest in the cases where suppressed things are returning by breaking integrated identity, aesthetic norm, social order, and so on. Han Giae presents fragmentary images found in Haebangchon through a composite sketch, and this is not a thing that can be identified using an icon but one of the surrealistic strategies left only for the audience to read. In Haebangchon, a village of dreams and a settlement of defectors who came from North Korea after liberation, 70-year time is covered over the image of the people who could not but fall asleep again without even time to celebrate 'the spring of liberation'. At the same time, the artist might see the dreams they once kept but has lost now, the latent things buried in frozen soil although the spring of fancy capital has come, and the situation where the symbol of dreams are dismantled and being destroyed even before it is realized. ■ Choi Yeonha

Vol.20170411c | 한기애展 / HANGIAE / 韓基愛 / photograp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