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bidden Red

김수정展 / KIMSUJEONG / 金秀貞 / painting   2017_0413 ▶ 2017_0504 / 일요일 휴관

김수정_The moment two become one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98×150cm_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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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7:00pm / 일요일 휴관

갤러리 포월스 GALLERY 4WALLS 서울 강남구 논현동 248-7번지 임피리얼팰리스 호텔 1층 Tel. +82.(0)2.545.8571 www.gallery4walls.com

색의 유혹에 빠지다 ● " 나는 살아 있다." " 정말 살아 있는가?" " 그렇다면 어디 한번 증명을 해봐라!" 갑자기 막막해 진다. 눈을 깜박이고, 귀로 소리를 듣고, 코로 냄새를 맡고, 입으로 음식을 밀어 넣고, 손가락을 펴고 굽힐 수 있다는 게 살아있음의 증거라면 삶이 너무 누추하다. 그래서 똑같은 자문자답을 작가 김수정에게로 돌려본다. " 그녀는 살아 있다." " 정말 살아 있는가?" " 그렇다면 어디 한번 증명을 해봐라!" " 그녀는 색의 유혹에 빠져 있다." 그림쟁이에게 색의 유혹에 빠져 있다는 것만큼 확실한 존재의 이유가 또 어디 있을까!

김수정_Forbidden red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62.2×130.3cm_2016

나는 가만히 그녀가 빠진 유혹의 세계를 들여다본다. 화면 위에 펼쳐진 색의 세계는 화려하고 현란하기까지 하다. 하지만 그 화려함이나 현란함은 네온싸인 불빛에서 풍겨 나올 법한 통속적 반짝거림과는 좀 거리가 있다. 그 이면의 세계에는 뭔가 더 뜨겁고, 질척하고, 혼돈스러운 것이 꿈틀대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의 정체가 무엇인지 궁금하지만 얼핏 봐서는 잘 보이지 않는다. 그 정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더 깊은 심연의 세계로 내려가야 한다.

김수정_Self-portrait like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95×148cm_2017

우리는 알게 모르게 인간이 이성적 사유의 틀 속에서 산다는 착각을 하고 있다. 물론 나도 예외는 아니다. 그러나 우리의 내면은 차곡차곡 잘 정리된 서랍장 같지 않다. 일상에서 이성이 배반을 당하는 일을 수시로 경험한다. 현실의 불안이나 미래의 불확실성, 혹은 악마적 감성의 세계가 엄습하여 스스로를 잠식하는 동안 이성은 무기력하다. 혼돈이 증폭되면 끓어 넘칠 때가 있다. 작가는 그것을 캔버스에 고스란히 담아내는 것 같다. 용광로처럼 들끓는 욕망이나 채 삭지 않은 망상들, 머릿속을 떠도는 잡념들이 흘러나와 화면을 메우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들은 화면 위에서 생명력을 얻어 기다란 절지동물처럼 선이 되어 꿈지럭거리기도 하고, 색점의 벌레가 되어 스멀스멀 기어 다니기도 한다.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형상이나 이미지는 또 다른 신비의 세계를 만들어낸다. 그녀의 설명도 다르지 않다.

김수정_Movement of mind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30.3×162.2cm_2016

'주제나 정확한 형태를 정해두고 작업하지 않기 때문에, 작업 전에 상상했던 것과 작업 후 결과물이 차이가 있다. 결과물을 보면서 내 안에 존재하는 무의식의 감정들을 느끼기도 하면서, 다른 한편 전혀 예상치 못했던 또 다른 화면 속 생명체들을 만날 수 있게 된다. 여러 가지 생각과 해석을 불러 일으키는 추상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 작가가 말한 추상은 화면 위에서 현란한 색채의 향연을 벌인다. 이 색채의 향연은 보는 이들을 함께 색의 유혹으로 빠져들게 만드는 묘한 마력을 지닌다.

김수정_Heartbeat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62.2×130.3cm_2016

색채의 향연에 당신이 초대를 받았다면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색채의 현란함만 보고 그 아래 깊숙이 가라앉아 있는 검은빛을 보지 못한다면 향연을 제대로 즐기는 것이 아니다. 밝고 화사한 색의 향연을 한 꺼풀 걷어내고, 그 속살을 한참 동안 조용히 들여다봐야 한다. 그러면 저 밑바닥 어딘가에서 뚫고 올라오는 암흑같은 어둠의 검은빛을 만날 수 있다. 원색의 화려한 색채는 어쩌면 그 검은 그림자를 가리기 위한 예쁜 포장지일지도 모른다.

김수정_The night in flame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50×246cm_2017

하지만 너무 암울해 할 필요는 없다. 그 검은 빛은 화려한 불꽃이 남긴 그을음 같은 것일 수도 있으나, 반대로 석탄처럼 내면에 단단히 굳어 있어 화려한 불꽃을 일으키는 힘이 될 수도 있다. 아니, 틀림없이 힘이 되고 있다. 그 힘으로 작가는 다시 색의 유혹에 빠져든다. 색의 유혹이 가벼운 물감 장난에 그치지 않고 화면 위에서 생명을 얻어 유기체로 살아 움직이는 것은 그 때문일 것이다. 따라서 검은 빛 속에 스며 있는 것이 현실에 대한 환멸인지, 음울한 내면의 고독인지, 아니면 여성 특유의 복잡미묘한 심리세계인지는 그리 중요치 않다. 내가 보기에 그녀 자신도 그것의 실체가 무엇인지 정확히 알지 못한다. 그림들은 그녀 스스로 들여다본 내면 풍경일 것이다. 바깥에서 내려다본 우물 속 풍경은 그것이 깊으면 깊을수록 어둠의 색은 더욱 더 짙어 진다. 그러나 작가가 그 어둠의 색을 길어 올려 세상 밖으로 내미는 순간 그것은 다채로운 빛깔의 색으로 변모된다. 그저 단순히 변모될 뿐만 아니라 때론 영롱한 무늬와 오묘한 색으로 가공되기도 한다.

김수정_Listen to the inner sound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62.2×130.3cm_2016

때때로 화면 속 어딘가를 떠다니는 듯 보이는 이미지들을 발견하게 된다. 그것들은 작품 중심에 서지 못하고 주변에서 머뭇거리며 어른댄다. 여차하면 존재 자체가 어둠의 빛 혹은 화려한 색채 속에 묻혀버리거나 화면 밖으로 밀려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녀는 결코 그것들을 내치지 않고 실루엣처럼 화면 속에 붙잡아 둔다. 아마도 그 희미한 존재들이 좌표가 되어 어둠의 그림자 속에서 걸어 나올 수 있는 건지도 모른다. 늘 다채로운 색의 그늘에 가려져 있지만, 알고 보면 그 현란한 색의 향연도 그것들이 토해낸 오로라 같은 게 아닐까? 화면에 펼쳐진 색들에 마음이 끌린다면 가만히 다가가 말을 걸어보자. 그러면 그림은 그녀가 빠진 색의 유혹에 함께 깊숙이 빠져보지 않겠느냐고 당신에게 속삭일 것이다. ■ 장세현

김수정_Restore inward balance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62.2×130.3cm_2016

나는 그림을 통해 외부세계로 향하고 있는 시선을 의도적으로 내부로 돌려 마음이라는 내면의 정신세계가 물질과 세상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대상에 따라 어떠한 생각과 느낌, 감정을 생겨나게 하는지 관찰하고자 한다. 마음을 관찰한다는 인식은 마음이 움직이는 패턴을 전체 안에서 보게 하고, 내가 무엇에 집착하고 그 안에서 어떻게 한계 짓고 있는지도 알게 한다. 이러한 과정은 생각에 갇혀 있던 마음을 자유롭게 하고, 내부에 숨겨진 에너지가 여러가지 특별한 형태로 형성될 수 있게 해준다. 작업 과정에서 사용되는 색과 붓은 주된 물리적 도구로써 역할을 하며, 상황에 따라 색의 선택이나 물감의 농도, 붓의 크기, 붓질의 강도 등이 달라지게 된다.

김수정_Anger dream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41.5×179cm_2017

화면에 떠오르는 것들은 주변 환경과 관계들 속에서 생겨난 것들로 오래전 바라본 풍경에 대한 기억이거나 조금 전 마주친 누군가의 시선, 집착하고 있는 무엇, 붙잡지 못한 것들에 대한 욕망 그로 인해 생겨난 불안과 같은 것들로 나의 의식과 무의식 어딘가에 새겨져 어떤 구체적 이미지로 혹은 추상적인 관념들로 끊임없이 이어진다. 그런 생각과 감정은 화면 속에서 단지 색으로 표현되거나 무수히 많은 선으로 지시하듯 나타났다 다시 그것을 부정하듯 뭉개어지거나 거대한 형상이 되어 복귀하기도 한다. 바라보는 시선에 따라 그림은 내면의 지도를 그린 풍경화처럼 또는 자화상처럼 느껴진다. ● 마음이 끊임없이 변화하듯, 작업과정에서 얻어지는 것들 역시 대립과 갈등의 과정을 거쳐 조화롭게 발전하기도 하지만 그 모든 과정들이 혼재되어 나타나기도 한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은 결국 자기발견의 연속과 끊임없는 소통의 순간이 되어 기록된다. ■ 김수정

김수정_Flow of breath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60.6×50cm_2017

Observe the inner world of mind and free myself ● I intentionally return the gaze heading towards the external world through my painting internally and observe how the inner world of the mind reacts with the object and the world and what kind of thoughts, feelings, and emotions are generated depending on the subject. The perception of observing the mind allows me, as an observer, to see the pattern in which the mind moves and realize what I am attaching and how I am limiting it. These processes make it possible for freedom of mind confined to the thoughts, enabling the energies inside to be formed into various special forms. ● Before starting work, in the process of concentrating, I discover that there are certain images or feeling of emotions that cannot be explained are emerged inside. I visualize these things by observing how the things change. The colors and brushes used in this process act as the main physical tools and depending on the situation, the density of the paint, the size of the brush and the intensity of brushing will vary. ● Those floating on the picture is engraved somewhere in my consciousness and unconsciousness in the surroundings and relationships. They might be the memories of the scenery that I looked at in the past or the gaze of someone, something obsessed, unacquainted desires and the anxieties resulting from them, it extends constantly from concrete images to abstract notions. Such thoughts and feelings appear in the painting as just a color or as innumerable lines, and they are crushed as if they are denied, or they are returned as gigantic forms. According the line of sight I see, the picture looks like a landscape painting depicting a map of the inside, or like a self-portrait. ● Just as the mind constantly changes, the things that are gained in the process of work also develop in harmony through conflicts, but all of the processes may appear mixed. In the end, all of that is recorded as a series of self-discovery and a moment of continuous communication. ■ Sujeong Kim

Vol.20170413j | 김수정展 / KIMSUJEONG / 金秀貞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