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을뚫다 金石爲開

차기율_최익진 2인展   2017_0414 ▶ 2017_0429 / 일,공휴일 휴관

차기율_불의 공제선_종이에 콘테, 연필, 아크릴채색_43×34cm_2016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2:00pm~06:00pm / 일,공휴일 휴관

Art Gallery 2ND AVENUE 서울 서초구 방배동 796-13번지 Tel. +82.(0)2.593.1140 blog.naver.com/gallery2ndavenue

중국 주나라 때, 활을 잘 쏜 웅거자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하루는 밤길을 가다가 길가의 바위를 보고 호랑이가 엎드려 있는 것으로 생각하여 활을 쏘았더니 바위에 화살의 깃털까지 뚫고 들어가 깊이 박혔습니다. '웅거자는 그의 정성을 다했으니 단단한 바위를 열 수 있었습니다[熊渠子見其誠心而金石爲之開].' 마음을 다해 강한 의지로 화살을 쏘아 목표물을 맞히면 돌까지 뚫는다는 뜻으로, 열성을 다하면 딱딱한 돌이라도 그 마음이 통하므로 성심성의를 다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 여기 초대된 두 작가님의 예술에 대한 실천의지에 경의를 표하는 마음으로 "돌을뚫다(金石爲開)"를 전시 타이틀로 정했습니다. 차 기율 선생은 "순환의 여행, 방주와 강목 사이"라는 명제로 30년 넘게 이어 온 생명 탐구에 대한 작업을 오브제, 드로잉과 사진을 통해 볼 수 있으며, 최익진 작가의 "뒤엉킨 여기" 연작 역시 내부로 열려 있는 창(거울)을 통해서 혼란스러운 오늘의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실험들을 보여줍니다. ● 시절로는 4월의 완연한 봄의 기운을 느끼면서 온 정성을 다해 바위 뚫는다는 심정으로 정일 집중(精一執中)하는 이 둘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 Art Gallery 2ND AVENUE

차기율_불의 공제선_종이에 콘테, 연필, 아크릴채색_43×34cm_2016
차기율_불의 공제선4_혼합재료_2015
차기율_불의 공제선_드로잉, 자연석_가변설치_2017
차기율_순환의 여행-방주와 강목사이_동물뼈, 에폭시, 레진, 수술용 도구, 책, 철_15×30×30cm×3, 가변설치_2004
차기율_순환의 여행-방주와 강목사_사진에 혼합재료_50.5×34cm_2008

순환의 여행 프로젝트는 인간 본성의 문제와 과거와 현재를 통해 보여지는 인류의 문제를 다시 한번 확인하고 되짚어 보는 예술과 인문학의 탐구다. ● 오랫동안 작품의 주제로 삼아온 '순환의 여행/ 방주와 강목 사이'는 작품의 범위와 여정을 함축적으로 제시한다. 즉, 방주는 대홍수 이후 살아남은 노아의 방주로 서양문명을 상징하며, 강목은 한방에서 쓰이는 약초나 약재의 기록서인 본초강목(本草綱目)에서 따온 것으로 동양 사상을 상징한다. 이는 서양으로 상징되는 '문명'과 동양으로 상징되는 '자연'과의 융합을 나타내는 것이며, 인간과 자연의 순환 구조 속에서 존재의 본질에 귀속된 시공의 기억들을 인류의 수직적 성장과정과 수평적 연대과정 속에서 추적하고자 하는 예술적 스펙트럼을 보여주는 것이다. 또한 인간과 자연의 진정한 소통을 통해 문명과 자연의 진정한 화해를 꿈꾸는 것이다. 자연과의 진정한 소통 없이는 인간과 인간의 창조적이며 긍정적인 관계도 불가능하고, 예술은 선험적 모험과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는 동력을 상실할 것이기 때문이다. ● 그리고 인간을 그리고 개인을 중심에 두려는 현대 미술의 구조에 반하여 자연과 인간의 상호 보완적, 순환적 관계를 통해 인간의 본질과 태도를 성찰하려하며 존재 그 자체의 문제보다 존재의 근거를 통해 정제된 이치와 본성을 지속하고 보존하고자 한다. ■ 차기율

최익진_뒤엉킨 여기 Entangled spot_석분, 나무에 먹, 염료, 흑경_45×45cm_2016
최익진_뒤엉킨 여기 Entangled spot_석분, 나무에 먹, 염료, 흑경_60×60cm_2016
최익진_뒤엉킨 여기 Entangled spot_석분, 나무에 먹, 염료, 흑경에 스크래치_45×45cm_2014
최익진_뒤엉킨 여기 Entangled spot_석분, 나무에 먹, 염료, 흑경_45×45cm_2014
최익진_광장의 벽화 Agora's Mural Painting_ 나무에 먹, 염료, 유리에 아크릴채색_72.7×50.2cm_2009
최익진_검은 유리-광장의 벽화(2008), 어긋난 시선2(2011), 검은 촛불(2008)_ 디지털 프린트_40×60cm_2017

"뒤엉킨 여기" 시리즈 ● "뒤엉킨 여기" 연작은 광장의 벽화, 어긋난 시선 연장선에 있는 실제(實際) 내 주변 환경 변화를 주제로 한 것이다. 2000년대 초 중반 인터넷과 모바일의 일상적 보급으로 인하여 생기는 개인의 환경 변화, 물리적 거리의 소멸, 공간의 재구성 등을 보여주고자 한 작업이다. 물리적 거리가 거의 없는 새로운 네트워크 양식들이 폭발적으로 증대되면서 우리의 삶이 공간적으로 분명 가까워졌으면서도, 심리적으로 다시 멀어지는 끊임없이 재구성되는 환경 속에 오늘날, 우리들의 모순적이면서도 역동적인 실재(實在) 현실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었다. ● 돌이켜 보면 우리들의 삶이 어느덧 강압적으로 들이 닥친 폭력적인 근대성을 넘어 이미 다문화적인 가치들이 각기 자기 독자 영역을 구성해가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어떻게 한국화를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계속된 고민의 결과였다. 이렇듯 쉼 없이 파괴되고 다시 재구성되어온 우리 현실적 삶에서 과연 진정한 "실재"는 무엇인지를 추구하는 과정이 "실경"의 모색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실경"은 단순히 현재의 상태 있는 그 자체만을 담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근대성의 시대에 있어 가장 궁극적인 질문은 과연 우리는 누구이고 진정한 우리 것은 무엇인가를 규정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무엇이 한국적인 것인가? 라는 질문 못지않게 과연 무엇이 "선 (good)"인지의 문제가 함께 고민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분명히 문화는 결코 고정된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다양한 삶의 조건 속에서 사람들에 의해서 끊임없이 재구성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오늘날 우리가 한국적인 것으로 생각하는 많은 것들 역시 근현대 역사 속에서 우리 의해서 자의 반 타의 반 선택적으로 재구성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소위 서구와 동양이란 편리한 구분을 만들었지만, 국제화가 이미 충분히 진행된 오늘날 과연 동양과 서양의 이분법적 구도는 우리의 현실적 삶을 이해하는데 적실성을 가지지 못한다. 지구촌의 너무도 다양한 삶의 방식을 접하게 된 오늘날 한국적인 것이란 단지 우리 앞선 세대들의 삶을 구성했던 방식이었다는 이유보다는 보다 현재 우리에게 "선(good)"에 더욱 근접한 삶의 방식을 모색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소통에 대한 열망을 바탕으로 구성된 내 작업은 기존의 동양화/서양화, 구상/비구상, 혹은 회화/설치 등 기존의 구분을 넘는 소통의 가능성을 모색하여, 한국화의 외연을 확대함으로써, 오늘날 한국적인 것이 될 수 있는 선이 무엇이냐는 진지한 고민과 맥이 닿아있다고 생각한다. ■ 최익진

Vol.20170414h | 돌을뚫다 金石爲開-차기율_최익진 2인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