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이런 걸 소설이라 한단다.

2017_0415 ▶ 2017_0430 / 월,공휴일 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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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7_0415_토요일_05:00pm

참여작가 곽상원_권혜경_김윤섭_김정은_서민정 이주원_정서윤_조민아_최희승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월,공휴일 휴관

써드플레이스 The 3rd Place 서울 중구 동호로17길 178(신당동 432-1915번지) Tel. +82.(0)2.2633.4711 www.facebook.com/3rdplace2016

이 전시는 한 권의 책이자 여러 명의 작가들이 써 내려간 소설의 모음집이다. 이 이야기들은 마치 시간을 멈춰 놓은 듯 한적한 남산의 전시 공간 한 자락에 내려 앉았다. 이곳에 발을 들여놓은 이들은 방을 하나하나 지남에 따라 여덟 개의 장면을 마주하고, 여덟 편의 소설들을 읽어나가게 될 것이다.

곽상원_내일도 어두운풀은 자란다._장지에 아크릴채색_145×210cm_2017
권혜경_도시의 유령_Three Blocks, Painting installation, Acrylic, Enamel on Canvas, Plastic chain_45.5×38×10cm(3 in a set)_써드플레이스_2017
권혜경_도시의 유령_써드플레이스 권혜경_Wall with stripes2_캔버스에 에나멜, 아크릴_35×27cm_2016 권혜경_Wall Tiles_캔버스에 에나멜, 아크릴_27×22cm_2017

아마도 당신의 상상과 다른 점이 있다면, 작품을 '쓴' 작가들이 회화, 조각, 설치, 영상으로 이야기하는 시각예술가들이라는 점일 것이다. 자신의 경험이나 관심사, 그리고 철학을 주제로 삼아 다른 방식으로 풀어내는 여덟 명의 작가들-곽상원, 권혜경, 김윤섭, 김정은, 서민정, 이주원, 조민아, 최희승-은 어떤 계기로 한 자리에 모이게 되었고, 전시에 관한 대화를 하게 되었으며, 그렇게 이 이야기는 시작이 되었다. 대화의 과정에서 이들은 자신들의 작업들이 갖고 있는 개별성을 인정했다. 그리고 각기 다른 그들의 작업들이 여덟 개의 장면(scene)들을 보여준다는 전제 아래, 이것이 제시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storytelling)의 가능성을 전시 방식을 통해 구현해보기로 했다. 본디 시각예술과 문학이 예술(藝術)이라는 이름 아래 본질적으로 하나이되, 삶에 대한 통찰이 '물질과 형태'를 빌어 표현되느냐 '문자'를 빌어 표현되느냐에 따라 나뉘는 것임을 걸 상기해본다면, 충분히 가능한 생각이다. 이 과정에서 그들은 보여주기 방식에 견고함을 더하고자 기획자인 정서윤에게 또 한 명의 작가가 되어줄 것을 요청했다. 그는 작가들이 제시한 여덟 개의 소제목들과 공간에서 보게 될 장면들을 단서로 상상력을 더해 짧은 호흡의 소설(conte/mini fiction)로 창작함으로써 아홉 번째 작가가 되었다.

김윤섭_300이하 맛세이 금지 sky blue_캔버스에 유채_45.4×53.3cm_2017
김윤섭_당구장 옷걸이_캔버스에 유채_53.3×45.4cm_2017
김정은_1,셀프맵핑: 점의 이동(2016.01 /2017.01)_단채널 비디오_비디오 스틸컷_00:02:45_2017 김정은_2,셀프맵핑:#1시간의조각들(2015.10/2015.11/2015.12/2016.01/2016.02)_ 우레탄 경질, 우레탄 페인팅_가변설치(5in set_15×10×6cm, 8×9×7cm, 7×5×5cm, 8×9×6cm, 2×2×6.4cm)_2017
김정은_셀프맵핑: 점의 이동(2016.01 /2017.01)_써드플레이스

보여주기 방식에 대한 이와 같은 시도는 작품이 놓이게 될 The 3rdPlace남산의 공간적 특수성과도 적절히 맞물리는 지점이 있다. 주택을 개조해 만든 전시공간은 직육면체 모양의 작은 방들이 입구들을 통해 서로 연결되며 다닥다닥 붙어있는 모양새다. 작가들은 분산된 공간에서 보여지는 여덟 가지의 다른 장면들이 우리의 삶을 닮은 무수한 이야기들이 쓰여지는 단서가 되기를 바랐다. 앞과 뒤도, 원인과 결과도, 읽는 순서도 정해져 있지 않은 여덟 개의 장면이기에 무한한 이야기가 따로 또 얽히며 탄생할 수 있을 것이다.

서민정_Formalin For Names_콘크리트, 나무, 플라스틱 이름표_40×40×50cm_2017
서민정_Mute Name_디지털 프린팅_54.7×42cm_2017
이주원_바다사슴 화석_동물 두개골 외 혼합재료_가변크기_2016
이주원_바다사슴_폴프로프 오염_돌연변이(비디오 스틸), 비디오_00:02:32_2016
조민아_escape with_장지에 혼합매체_116×78cm_2017
조민아_escape with_장지에 혼합매체_116×78cm_써드플레이스_2017

오래된 다락방 한 켠에서 뜻밖에 발견한 낡은 선집 속 이야기를 들춰보는 것만큼 설레는 일은 없을 것이다. 때로는 의도치 않게 펼친 책 한 권, 그 속의 낱개의 소설 속에서 우리는 우리가 있는 세상보다도 더 커다란 세계를 마주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소설이란 숨가쁘게 일상을 사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여유를 허락하는 동시에 세상을 관찰하는 눈을 제공하는 선물과도 같을는지 모른다.

최희승_기울어진 방_fabric, electric air pump, timer power switch and mixed media_ 가변크기_써드플레이스_2017
최희승_기울어진 방_fabric, electric air pump, timer power switch and mixed media_가변크기_2017_부분
정서윤_어떤 소설들_41p_종이에 인쇄, 무선철_써드플레이스_2017
정서윤_어떤 소설들_41p_종이에 인쇄, 무선철_2017

전시는 여덟 작가의 작품들을 소설이라는 형식을 빌어 제시함으로써 삶 속에 존재하는 다양한 모습들을 보여주고자 하였다. 이곳에서 보게 될 소설들은 어디에선가 일어날 수 있을, 또는 이미 일어나고 있을지도 모를 이야기이며, 누군가와는 전혀 상관이 없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바로 오늘의 일화일 수도 있는 '어떤' 사건과 장면에 관한 이야기들이다. 그렇기에 이곳을 방문하는 관람객이라면 그 누구든 환영 받는 독자인 동시에 이야기의 주인공이다. 독자 여러분이 이 전시를 통해 잠시 호흡을 고르고 작은 즐거움 한 조각을 얻어갈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 정서윤

Vol.20170415c | 사람들은, 이런 걸 소설이라 한단다.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