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consciousness

이재헌展 / LEEJAEHUN / 李在憲 / painting   2017_0421 ▶ 2017_0427 / 월요일 휴관

이재헌_중독_한지에 수채_15×25.5cm_2015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후원,주최,기획 / 방진원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월요일 휴관

서진아트스페이스 SEOJIN ARTSPACE 서울 중구 동호로27길 30 Tel. +82.(0)2.2273.9301 www.facebook.com/seojinartspace www.seojinartspace.com

의식 속에서만 순환되던 감정들은 기억으로 기록되어 무의 속에 쌓인다. 무의식이라는 보관함에 잘 가두어 놓았다고 자신하는 보이지 않는 '그것' 들은 외부의 자극과 충돌하며 의식 된지 모른 체 추상적으로 떠오르며, 결국 의식의 수면위로 여전히 추상적으로 보이지 않은 체 잡히지 않고 존재하고 만다. 혹은 존재하게 되는 '그것'을 외부의 자극과 맞닥뜨려져 또 다른 의미로서 빠르게 혹은 느리게 의식의 공간에 재배열 된다. ● 잠재되어 있는 무의식은 캔버스 안 배경에서 나오며 맥거핀적 요소들로 사건의 실마리를 보여주게 된다. 하지만 '실마리' 는 관객의 시선을 묶어둬 아무것도 아님을 보이게 함으로써 관객은 무의식과 의식의 경계가 확실치 않는 상황을 목격하게 된다. ■ 이재헌

이재헌_중독_한지에 수채_25.5×15cm_2015
이재헌_의자.1_캔버스에 유채_80.3×145.3cm_2017
이재헌_의자.2_캔버스에 유채_103.3×162.2cm_2017
이재헌_서서히 혹은 빠르게_캔버스에 유채_162.2×130.3cm_2017

무수히 많은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다 보면 수용하고 부인하는 일이 반복 되고 또는 극단적으로 자아분열을 경험하게 된다. 자아분열은 자기의식을 와해시키고, 자기 자신을 인지할 수 없기 때문에 무의식으로 남게 된다. 무의식의 열등한 인격인 자아의 어두운 면을 융은 페르소나(persona) 로 규정한다. 페르소나는 외적 인격 또는 가면을 쓴 인격이라는 뜻인데, 자아가 사회와의 관계 속에서 내면세계와 소통하는 데에 반해 페르소나는 사회를 향해 자신의 역할을 수행한다. 작가는 어두운 면을 놓고 작품을 제작하고는 하는데, 화면 안에서 보이는 흔적들, 즉 질서되지 않는 오브제들이 간혹 나열하며 질서인 듯 무질서인 듯 카오스를 만들어낸다. 바라보는 관람객들이 이성적 질서라고 착각하는 요소들을 나열해나가며 알아차려야만 하는 사물들을 지나치고는 한다. 무의식이라고 치부하는 중요한 사건 속 트라우마는 의식의 수면위로 떠오르며 재배치시킨다. 트라우마 = 상처라는 장치를 벗어나게 애쓰지만 결국은 그 어떤 형체로 남게 된다. 그 형체를 사람들은 상처 = 트라우마, 기억, 소스 등 여러 가지로 해석하려고만 한다. 허나, 그 장치는 트릭이라고 간주한다.

이재헌_Banana, Fried Egg, Korean-Style-Bacon_캔버스에 유채_각 162.5×80cm_2017
이재헌_Pork Shoulder_캔버스에 유채_162.5×80cm_2017
이재헌_무의식_캔버스에 유채_162.2×130.3cm_2017

흔하게, 강한 트라우마는 가지각색 방어기제로 무의식이라는 보호막에 가둬 두려고 한다. 갇힌 무의식은 지극히 일상적인 삶을 사는 동시에 현실에서 벗어나는 환상적인 세계를 넘나들기도 하며, 때로는 어두운 사회적 사건 현장을 헤집고 다닌다. 상실된 기억의 파편을 대상과 공간을 통해 찾아 헤매고 있는 작가 내면의 집착적 심리상태로 해석해 본다면 잘못된 의견에 집착하여 진리를 깨닫지 못하는 상태의 무명(無明)에 적절하지 않을까 싶다. 작가는 당장이라도 버려질 것 같은 상태로 변질된 '그 무엇' 인가를 등장시키며 관찰하지 않으면 보이지 않았을 사물의 면면에 깃든 시간의 흔적을 그려온다. 인생의 덧없음을 암시하는 17세기 정물화 '바니타스'를 현상시키기도 한다. 그의 시선에서는 사물 혹은 풍경이 발화하는 상실된 기억에 대한 이야기로 확장된다. 또한 시각적 대리물로 치환된 상실된 기억은 그의 화면에서 공간의 형태로 존재하며 대상이 가진 중첩된 의미의 결을 드러낸다.

이재헌_unconsciousness展_서진아트스페이스_2017

대상의 의미가 갖는 단선적 해석의 진부함을 기억의 알레고리를 통해 다의적으로 확장 시키거나 무의식 어딘가에 자리잡은 특정기억과 교차시켜 데자뷰적 공간을 만든다. 작업 전반에 아우르는 어둡고 낮게 깔린 우울함의 정서는 그의 작업에서 드러나는 색의 특성을 가지고 무수한 중첩을 통해 조성하는 음습하고 불온안 대기로부터 전해져 온다. 특히 작가의 특유의 멜랑콜리 한 정서는 자연의 어두운 이면을 발견하게 된 이면의 사건, 즉 그가 마주했던 경험에서 비롯되었다. 그것은 경험적 차원을 넘어 그의 삶, 작업 전반을 아우르는 공감각적 심상의 원천이었으리라 짐작된다. 그에게는 익숙한 언어이지만, 관람객들에게 작가만의 어디에도 없는 세계, 낯선 세계를 새롭게 조직하거나 재편하려는 적극적 시도로서 읽혀진다. 꼭 다른 세계로의 이행만이 답이 아니라, 그만이 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언어로 만들어내는 기존의 세계 안에서도 충분히 확장시켜 나가며 보여주고 있다. ■ 전지민

Vol.20170421h | 이재헌展 / LEEJAEHUN / 李在憲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