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급소나기 2017

잘 나가는 젊은 작가들의 대작프로젝트展   2017_0425 ▶ 2017_0501

신선미_다시 만나다16_장지에 채색_119×162cm_2016

초대일시 / 2017_0425_화요일_06:30pm

참여작가 구지은_권유경_권혁재_김광현_김썽정_김아름 김원옥_김은아_남지형_박빙_박성란_박하늬 신선미_양우창_양현준_윤혜정_이령희_이우수 이원주_이원주_이현희_임세현_장수은_전하린 정도영_정문식_조성훈_천유리_최민영_하리_홍차

후원 / (주)대흥종합엔지니어링건축사사무소

관람시간 / 10:00am~07:00pm

울산문화예술회관 ULSAN CULTURE ART CENTER 울산시 남구 번영로 200 (달동 413-13번지) 제1,4전시장 Tel. +82.(0)52.275.9623~8 ucac.ulsan.go.kr

특급소나기: 개인의 체험의 문제로서의 미술"진정한 창조자는 '예술가-생산자'가 아니라 지각하는 자라는 것이다." (그레고리오 울마르)

구지은_무지개섬 군락지 Rainbow Island Colony_패널에 아크릴채색_130.3×162.2cm_2017
권혁재_saturated space-the swan_혼합재료_가변설치_2016
김광현_관음천왕4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200×150cm_2016
김은아_control C_혼합재료_130.3×162.2cm_2017

1. 전국에서 자체적 선정기준을 적용해 선발된 31명의 작가 작업이 『특급소나기』展이란 제목으로 전시된다. 동시대 현대미술의 여러 정황들을 다양한 매체, 형식으로 보여주는 30~40대 작가들이 대부분이다. 개별 작가들의 경력은 이들의 활동이 상당한 이력을 거느리고 있음을 방증한다. 사실 좋은 작가란 생물학적인 나이나 경력에 좌우되기보다는 기존의 관습적이고 상투화된 시선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선, 낯선 감각을 안겨주는 그 지점에서 의미를 지닌다. 참여 작가들은 현 단계 한국 현대미술의 자장 안에서 각자 '미술'을 고민하고 있어 보인다. 미술 역시 구체적인 시간과 공간 속에서의 문제고 결국 자신의 삶과 긴밀히 연동되어 있다. 결국 모든 작가들의 작업은 자기 자신의 현실적 삶, 자기 시대의 미술에 대한 인식 속에서 발아한다. 그러니 모든 작업은 당대의 소산이고 한 개인의 삶의 파생물이다. 그것이 바로 현대미술, 컨템포러리아트일 것이다.

김썽정_낙서금지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80×116.7cm_2017
남지형_symbiosis_캔버스에 유채 혼합재료_60×100cm_2017
박빙_유일한 사람들_나무에 아크릴채색_15×8×8cm×6_2017

1860년대 인상주의는 그 이전의 서구전통미술과 결별하면서 새로운 감각을 발생시켰고 그 이후 지속해서 그런 정신, 태도가 진행되었다. 모더니즘미술이 그것이다. 1960년대를 지나 그 모더니즘미술을 넘어서고자 하는 경향이 바로 포스트모더니즘미술이었다. 한편 1980년대를 거치면서부터는 다원주의란 이름으로 동시대 미술의 여러 양상을 포괄적으로 지칭하고 있다. 더 이상 특별한 사조, 거대 담론이나 이론이 지배적이지 않은 시대인 것이다. 간추려 말하자면 컨템포러리 아트는 동시대미술 전반을 지칭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인상주의 이후 전개된 미술에 대한 새로운 개념, 새로운 생각을 지속적으로 밀고나가는 그 흐름에 국한해서 지시하는 수사이기도 하다. 그런 속성을 내포하고 있는 작업에 한해서만 '컨템포러리아트'라고 부른다는 얘기다. 단지 현재라는 시간, 공간 안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작업을 망라해서 부르지는 않는다. 따라서 진정한 의미에서 컨템포러리 아트를 제대로 하기는 참 어려운 일이고 쉽지는 않아 보인다. 기존의 익숙하고 관례화된 지배적 미술언어에서 벗어나 가능한 자신의 독자적인 감각, 안목으로 미술을 사유해보거나 자신의 구체적인 생활체험 속에서 미술을 길어 올리려는 시도가 그 길에 근접하는 일인 것 같다.

박성란_이종_1156190376_0094_종이에 콘테_360×220cm_2016
박하늬_wedding_혼합재료_34×44cm_2017
양현준_adult child (Boston Terrier)_한지에 아크릴채색_90×72cm_2017
윤혜정_CITY-지나침의 흔적_캔버스에 유채_300×200cm_2014

이번 전시에 참여한 31명의 작가들의 작업은 사실적 재현주의, 일러스트레이션과 디자인적 구성이 혼융된 이미지, 환상과 동화가 뒤섞인 다분히 초현실적 장면 연출, 추상적 패턴, 평면위에서 오브제의 적극적 개입으로 이룬 저부조/촉각적 화면, 콜라주적인 입체구성, 전통적인 도상을 차용한 작업, 일상에 대한 관찰자적 시선이 깃든 작업 등으로 대략 구분해 볼 수 있을 것도 같다. 이런 피상적 구분도 자칫 위험할 수는 있다. 전체적으로 자신의 삶에서 연유하는 복잡한 단상들에 대한 고민의 그늘이 상징적 이미지를 빌어 표현되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또는 현재 한국미술계에서 미술로 칭해지는 작업에 대한 이해의 수준을 일정 부분 반영한다. 그리고 평면회화, 입체, 영상 작업 등 다양한 매체의 활용도 눈에 띈다. 그만큼 다채로우면서도 다기한 양상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자리다. 전체적으로는 수작업에 의지한 그리기가 여전히 압도적인 편이다. 그만큼 평면회화가 주는 매력이 크다는 얘기이기도 하고 동시에 다소 제한된 회화의 방법론에 머물 수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아울러 작업의 내용이 다소 관념화될 수 있다는 점, 시각적 효과가 우선될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는 점, 그리고 다양한 매체의 사용이 곧바로 새로운 감각, 주제를 대체해주는 것은 아닐 수 있다는 생각, 또한 기존의 매체사용과 다른 감수성으로 그것을 활용하는 '태도'가 중요하다는 점 등을 지적할 수 있을 것 같다. 가능한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부분이 좁고 정밀하게 포착되었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개념어에 의지하지 않고 자신의 구체적인 체험, 경험에서 우러나는 그것을 진솔하게, 가능한 관습적인 제작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고유한 방법론에 의지해서 표현하고자 하면 되지 않을까?

이원주_신윤복, 미인도-5 1758년 호랑이 띠_캔버스에 실사출력, 부조에 유채, 혼합재료_126×63×7cm_2016
이우수_달보드레한 맛_2채널 영상_00:00:56_2016
이현희_Symdrome_캔버스에 유채_72.7×60.6cm_2015
정문식_남천동 비치 타운1_캔버스에 유채_112×162cm_2016

2. 예술은 우리로 하여금 저마다 개별적인 존재가 될 수 있는 것에 대해 고민하게 한다. 우리가 미술작품을 향유하는 궁극적인 이유는 나와 다른 이가 지니고 있는 감정, 삶의 체험, 감수성, 그리고 그가 바라보고 이해하는 세계에 대한 인식이 추체험일 것이다. 내가 타자가 되어 보고 그에 기생해나가는 일이자 타자를 숙주 삼아 새롭게 환생하는 일이 그것이다. 예술의 중요한 덕목 중 하나는 이처럼 나와 다른 이의 사유, 감각, 감수성을 접촉시킨 다는 점이다. 그러니까 인문학과 예술을 통해 우리는 타자와 만나는 연습을 할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타인의 모든 것을 총체적으로 읽어내고자 해야 한다. 그렇게 해서 나를 넘어설 수 있는 지점을 발견하거나 나와의 차이를 인식하고 그 사이를 생각해보는 한편 타자를 통해 자신이 변모될 수 있는 영역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 미술작품이란 결국 작가들마다 사물과 세계를 보는 다양한 관점, 감각을 보여주는 하나의 거울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자신이 보는 한정된 관점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계기를 접한다. 미술은 고정된 시각, 감각을 강제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 수많은 작가들마다 자신의 해석에 따른 또 다른 세계상을 가설하는 일이 미술작품을 만드는 일이다. 관자들은 그들이 만든 작품을 통해 그만큼 다채로운 세계를 경험하고 깨닫게 된다. 자신의 관점에서 벗어나 타자의 관점을 공유하고 새로운 감각을 향유하게 된다. 타자의 감각과 그가 사물과 세계를 보는 시선, 감각을 경험하고 공유해보는 일이 바로 미술 감상이고 체험이다. 하이데거의 말처럼 어떤 것을 경험한다는 것은 "우리를 기습하는 것, 우리를 맞히는 것, 우리를 덮치는 것, 우리를 넘어뜨리는 것, 우리를 변모시키는 것"이다.

정도영_토요일 PM 200_컷아웃 플라스틱에 핸드페인트_45×185×4cm_2016
조성훈_I was more worried about the croc than the people_캔버스에 유채_130.3×193.9cm_2017
하리_북가좌동삼거리_캔버스에 유채_60×300cm_2015
홍차_놀게둬_캔버스에 유채_162.2×112cm_2017

예술이란 특정한 체제 안에서 행해지는 제도적 산물이기에 앞서 무엇보다도 '개인의 체험의 문제'(홍명섭)이다. 그 구체적인 체험을 어떻게 시각화, 물질화시키느냐 하는 것이 작업의 핵심적인 문제가 된다. 컨템포러리 아트, 일반적으로 현대미술이란 동일화되는 감성의 표준과 불화를 일으키는 일이고 그것으로부터 벗어나는 일이다. 누구나 다 좋아하는 일반화된 아름다움에 대한 동질적 감성, 지배적 가치에 함몰되어 있으면서 창의적 예술, 현대미술을 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그림은 우리의 일상적 비전과의 투쟁'(서동욱)이 된다. 가장 진보적인 이는 바로 예술적 사유를 창출하는 사람이고 그가 진정한 의미에서 현대미술가가 된다. 삶에 변화를 초래할 이견이나 관점, 감각을 창출하는 일, 그러한 존재가 바로 진정한 의미에서의 현대미술이고 현대미술작가라는 것이다. 이처럼 미술에서의 현대적 개념이란 시각보다는 비판적 태도의 유무에 달려있다고 본다. 알다시피 오늘날 미술 작업은 비평의 수준이 되어 우리의 사유 방식에 영향을 끼치는 기능적 차원에서 작동하고 있다. 그것은 장식물을 만들거나 키치, 인테리어적인 차원의 사물을 공들여 제작하는 일, 멋지고 경이로움과 같은 시각적 효과를 만드는 재능의 세계와는 무척 다른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비평적 사유란 한 작품이 우리로 하여금 사물과 세계를 보는 눈을 새롭게 지각시키고 낯선 감각을 발아시키고 묘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동시에 익숙한 감수성을 흔들어주는 그런 표면, 물성을 시각화시키고 구현하는 일이기도 하다. ■ 박영택

Vol.20170425c | 특급소나기 2017-잘 나가는 젊은 작가들의 대작프로젝트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