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의 유희를 꿈꾸다 하루 A Dream of Playing Fantasy Day

위성웅展 / WISEONGWOUNG / 魏聖雄 / mixed media   2017_0426 ▶ 2017_0502

위성웅_판타지의유희를꿈꾸다-하루_유리구슬, 혼합재료_150×244cm_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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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7_0426_수요일_06:00pm

관람시간 / 10:00am~07:00pm

G&J 광주·전남 갤러리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35-4(관훈동 196-10번지) 인사동마루 본관 3층 Tel. +82.(0)2.2223.2545~6 art.jeonnam.go.kr/home/main.cs

위성웅의 재귀반사 회화, 유리구슬 통한 일상의 재발견 ● 그림 전체가 반짝인다. 몽환적이고 꿈속 풍경 같은 장면들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그림 속 풍경들은 분명 처음 보는 것임에도 어딘가 모르게 낯설지 않은, 오히려 몇 번 봤거나 경험한 적이 있는 듯하다. 마치 데자뷔(deja vu) 현상을 마주한 듯 묘한 잔상을 남긴다. 전체적으론 지극히 평범하고 잔잔한 느낌인데, 동시에 특유의 생동감과 도시적인 화려함까지 연출되는 작품이다. 실제와 환영 그리고 구상성과 추상성의 서로 대립 혹은 상반된 느낌이 혼재한다. 그렇게 보이는 이유가 무엇일까? ● 위성웅 작가의 작품에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을 찾는다면, 단연 '반짝임'을 빼놓을 수 없다. 그것은 '유리구슬'로 연출된 것이다. 흔히 '비즈(beads)'라고 불리는 장신구 혹은 실내 장식 등에 쓰이는 작은 구슬 크기의 '유리구슬 알갱이'가 그림 전체를 덮고 있다. 그래서 그 반짝임으로 인해 첫인상은 '여성스러운 섬세함과 부드러움'을 연상시킨다. 또한 바라보는 각도나 조명의 차이에 따라 신비감을 동반한 시각적 효과가 두드러진다. 이러한 현상은 유리구슬로 인한 '재귀반사[retro-reflection, 再歸反射] 효과' 때문이다.

위성웅_판타지의유희를꿈꾸다-하루_유리구슬, 혼합재료_122×122cm_2016
위성웅_판타지의유희를꿈꾸다-하루_유리구슬, 혼합재료_122×122cm_2016_부분

" 평소 매체[media, 媒體]―시각 미술에서 표현 혹은 전달 양식으로 선택된 모든 물질적 재료ㅡ의 표현기법 대한 관심이 많아 다양하게 연구해왔습니다. 그 결과물로 지금의 작품시리즈를 완성하게 된 것이지요. 작품에 사용된 '유리구슬'의 물성, 즉 빛의 흐름과 연관 되어진 시각적 다변성이 작품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라 생각됩니다. 유리구슬 효과로 인해, 평면에서 보이는 고정성에서 '다변성으로의 전환'이 가능해진 것이 아닐까요." ● 위성웅 작품에 쓰인 '재귀반사' 효과는 우리 주변의 일상생활에서도 볼 수 있다. 도로 위의 안전지킴이 복장에 붙은 '희게 빛나는 테이프'라든가, 도로 표지판 등에 쓰인다. 재귀반사는 곧 '입사한 광선을 광원으로 그대로 되돌려 보내는 반사효과'이다. 이 현상의 가장 큰 특징은 빛이 어느 방향이나 각도에서 들어오더라도, 그 빛의 출발점인 광원(光源)의 방향으로 다시 빛을 반사해준다는 것이다. 자동차 운전자가 한밤중에 전조등의 빛을 비춰 도로의 표지판 내용을 읽는 원리와 같다. 그런 측면에서 위성웅 작가의 작품은 '재귀반사 회화'라 할 수 있겠다.

위성웅_판타지의유희를꿈꾸다-하루_유리구슬, 혼합재료_80×80cm_2017
위성웅_판타지의유희를꿈꾸다-하루_유리구슬, 혼합재료_110×97cm_2016

현란한 시각효과에 비해, 작품의 제작과정은 의외로 단순하다. 작품제작의 첫 단계는 일반적인 회화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캔버스 틀에 천을 씌운 화면에서 출발한다. 밑칠 작업을 마친 화면에 아크릴 물감으로 기본적인 도상을 그린 후에 유리구슬 알갱이를 붙인다. 이때 유리구슬의 특성상 미세한 움직임과 균형감에도 예민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극도의 긴장감과 정교함을 요구하게 된다. 적당한 높이에 수평으로 놓인 캔버스 화면에 최종적으로 붙여지는 유리구슬 수량은 엄청나다. 약 100호(160×130cm) 크기의 화면에 무려 20만개의 유리구슬 알갱이가 얹어진다. 웬만한 소품이라도 최소 수 만 개의 유리구슬 옷을 입는 셈이다. ● 위성웅 그림에서 유리구슬은 결정적 역할을 한다. 수만 혹은 수십만 개의 유리구슬이 입혀진 화면은 볼수록 '환상적인 화려함'을 자아낸다. 그래서 작가도 작품제목에 일괄적으로 '판타지의 유희를 꿈꾸다'를 포함해서 사용한다. 제목에 작품을 통한 작가적 의도가 분명하게 드러난 것이다. 그래서일까, 관객 역시 위성웅 회화에서 '판타지(fantasy)ㆍ유희(遊戲)ㆍ몽환(夢幻)…' 등 다소 비정형적이고 유기적인 감성적 표현의 키워드들을 쉽게 떠올린다. 당연히 그것은 유리구슬로 인한 시각적 효과이며, 그로 인해 현실보다는 '꿈 속 이상계'의 인상을 전해준다.

위성웅_판타지의유희를꿈꾸다-하루_유리구슬, 혼합재료_100×100cm_2017
위성웅_판타지의유희를꿈꾸다-하루_유리구슬, 혼합재료_150×122cm_2017

"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이들이라면 일상과 비일상을 넘나들며 삶을 영위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그렇게 살아가야할 숙명처럼 받아들이게 됩니다. 그림은 결국 작가 자신과 타자의 일상적인 삶의 모습을 통해, 그들이 드러내는 희로애락의 스토리텔링을 담백하게 담아내는 창구라 생각합니다. 작품에 표현된 이미지는 작가자신의 분신이나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그런 이미지들과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서로 오버랩(overlap) 되면서 작품의 주제가 우러난다고 여겨집니다. 여기에 유리구슬이 더해져 제각각의 사연들은 스스로 빛을 발하기 시작하는 것과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 지금의 유리구슬을 활용한 작품은 대략 10여 년 전에 시작되었다. 초기인 2007년부터 2009년 전후는 주로 식물의 이파리 부분을 선묘(線描)로 클로즈업한 형상이 자주 등장한다. 엉겅퀴 혹은 민들레 이파리처럼, 흔한 들판에서 자주 만나는 식물이어서 더욱 친근하다. 2009년과 2010년 사이엔 기하학적으로 단순화된 인물 도상들이 등장한다. 구체적인 묘사보다는 부유하듯 공중에 떠다니는 연출은 다소 동화적인 느낌도 전달한다. 또 다른 특성은 올려다 본 시점의 나무형상을 활용해 화면의 시각적 효과를 크게 확장하려는 노력이 엿보인다는 점이다.

위성웅_판타지의유희를꿈꾸다-하루_유리구슬, 혼합재료_52×52cm_2017
위성웅_판타지의유희를꿈꾸다-하루_유리구슬, 혼합재료_80×80cm_2016

나무의 실루엣 이미지를 전면에 내세우는 형식은 2012년까지도 지속된다. 이 시기의 차별성은 인물들의 묘사가 보다 구체화 됐다는 점이다. 마치 19세기 조선시대 풍속화의 주인공이 현 시대로 나들이 나온 것처럼, 혜원 신윤복 풍의 그림 속 인물 도상들이 주인공으로 차용된다. 하지만, 2013년엔 다시 인물표현은 단순화 되고, 인물의 형상에 따라 화판 자체를 오려낸 실험적인 작품도 선보인다. 아마도 자연이란 환경적인 요소의 무대를 고정으로 두고, 그 안에 다양한 배역의 배우들을 초대하는 과정에 비유할 수 있겠다. ● 위성웅 작가의 최근 작품형식이 안정을 찾은 것은 대략 2014년 이후부터라 볼 수 있겠다. 이 시기도 물론 기본 아크릴 회화에 유리구슬을 덧입힌 형식이었다. 하지만 가장 큰 차이는 무대의 주인공이 확정되었다는 점이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그 주인공은 '익명의 대상'이었다. 일상생활 속에서 스쳐지나가는 몇몇 혹은 군중이다. 이런 익명의 주인공을 포착하기 위해 위 작가는 드론(drone)을 활용한다. 공중에 드론을 띄워 무작위의 일반 군중 속에서 '선택된 우연'을 그림 속 장면으로 옮긴 것이다.

위성웅_판타지의유희를꿈꾸다-하루_유리구슬, 혼합재료_80×80cm_2016

최근 작품에서 위성웅의 인물표현 방식을 보면, 그가 그림에서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은 지를 짐작할 수 있다. 드론에 의해 우연히 포착된 인물들은 구체적인 형상들임에도 이목구비는 자세히 표현되지 않았다. 철저하게 익명성을 통해 그 대상을 존중하면서도, '객관화된 군중'으로 우리 사회의 보편성을 이야기 한다. 누구에게나 평범하지만, 그 어느 것보다 소중한 '일상의 평화로움과 행복'이 결국 위성웅이 그려내고 있는 판타지의 중심이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 최근 작품에 접어들면서 그 이전 작업에서 강조됐던 이파리나 나무 등 자연적 요소의 표현은 화면의 실루엣 처리로 가름했다. 그 환상적인 선율이 넘쳐나는 자연의 배경에서 무명의 주인공들은 너무나 포근하고 안정된 평화로움을 만끽하고 있다. 마치 꿈속에서의 몽환적인 일상여행을 즐기듯, 그들의 '평범한 행복함'에서 희망의 기운이 물씬 풍긴다. 작은 씨앗이 너른 나무그늘을 만들고 큰 숲을 이루듯, 소소한 일상의 편린이 모여 인생의 대서사시를 이룬다. 그래서일까, 위성웅의 그림에서 우리 자신의 모습이나 가족, 이웃의 모습들을 발견하게 된다. 위성웅의 유리구슬 재귀반사 회화는 평범한 일상의 재발견이다. ■ 김윤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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