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CE

김은강展 / KIMEUNKANG / 金垠岡 / sculpture   2017_0426 ▶ 2017_0502

김은강_Trace1701_조형토, Cone8 산화소성_45×15×35cm_2017

초대일시 / 2017_0426_수요일_06:00pm

관람시간 / 11:00am~06:00pm

갤러리 도스 GALLERY DOS 서울 종로구 삼청로7길 37(팔판동 115-52번지) B1 Tel. +82.(0)2.737.4678 www.gallerydos.com

Trace 흔적: 시간의 기록다시 작업을 시작하며 다시 작업을 시작한 것은 2011년 겨울이다. 작업실에 다시 들어서는 것은 무척 큰 용기가 필요했다. 내가 아직도 작가인가? 하는 질문이 들면 스스로 얼마나 부끄러웠는지 모른다. 그렇지만 잠시 머물게 된 캘리포니아 버클리에서 우연히 좋은 작업장을 발견하였고 그곳의 작가들은 아무렇지 도 않게 나에게 자리를 내어주었다. 함께 전시도 하고 모임도 하면서 다시 작가로서의 삶이 시작된 것이다. 이렇게 갑자기 작업을 시작 할 수 있었던 것은 그동안 살아온 이야기들이 쌓여 있었기 때문이다. 하고싶은 말이 쌓여 있으니 그것을 작품으로 옮기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캘리포니아에 머무는 2년여 시간동안 넓고 시원한 자연을 보았다. 여행중 목격한 짧은 순간이 이번 전시의 시작이다. 숲속에서 만난 생명체는 강한 인상을 남겼는지 기억속에 오랫동안 남아 있었다. 사진이라도 찍어 둘 걸 하는 후회가 들었다. 우리는 지나간 순간을 아쉬워하며 시간의 흐름을 인식한다. 지난 시간을 결코 되돌릴 수 없다는 것은 인간으로서 가장 안타깝고 두려운 일이다.

김은강_Trace1702_조형토, Cone8 산화소성_62×19×46cm_2017
김은강_Trace1703_조형토, Cone8 산화소성_45×10×16cm, 58×20×35cm_2017
김은강_Trace1704_조형토, Cone8 산화소성_51×13×34cm, 40×12×33cm_2017
김은강_Trace1705_조형토, Cone8 산화소성_40×20×20cm, 45×15×38cm_2017

시간의 흐름을 가시화함 ● 오랜 공백 후에 갖는 이번 전시에서 나에게 주어진 과제는 시간의 흐름을 가시화 하는 것이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가장 강하게 존재하는 시간을 어떻게 가시화 할 것인가? 여행중 마주쳤던 짧은 순간을 반복해서 기억해 내며 나는 시간의 흐름을 인식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렇게 지나간 사건의 흔적과 기억을 찾아가는 것이 시간을 가시화 하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우리가 지나온 시간은 그냥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어떤 형식으로 든 그 흔적을 남긴다. 그렇더라도 지나온 시간은 결코 다시 되돌릴 수 없다. 시간은 앞으로만 흐른다. 무한대로 커지는 숫자처럼 분명한 방향과 인과 관계를 지니고 있다. 시간의 흐름에 맞서 사람들은 사진을 찍기도 하고 글을 쓰기도 한다. 아름다운 장면, 행복했던 순간들의 흔적을 글이나 사진으로 남겨 불멸하게 하려는 것이다. 극단적이긴 하지만 어떤 사진 작가(크리스티앙 볼탕스키. Chriatian Boltanski)는 사진이 찰칵 하고 찍히는 순간을 죽음에 비유 하기도 했다. 사진이 찍히는 순간은 삶의 한순간이기도 하지만 죽음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이렇게 사진으로 글로 삶의 한 순간을 기억하려 하는 것처럼 나는 흙으로 빚고 구워 내는 작업 속에 내가 지나온 시간의 흔적을 남기고자 한다.

김은강_Trace1706_조형토, Cone8 산화소성_35×13×11cm, 32×13×10cm_2017
김은강_Trace1707_조형토, Cone8 산화소성_43×12×30cm, 37×10×10cm_2017
김은강_Trace1708_조형토, Cone8 산화소성_33×15×20cm, 27×20×10cm, 20×10×15cm_2017

반복되는 선 ● 작업의 시작은 흙띠를 만들고 거기에 손가락으로 드로잉 하듯 일정하게 반복되는 선을 세겨넣는 것이다. 마치 연필 드로잉이 무수한 선들로 이루어 지는 것처럼 내가 만드는 조형작업은 흙속에 세겨진 무수한 선들로 뒤덮여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흙 띠들을 말아 올려 덩어리(Mass)를 만든다. 하나하나의 흙띠는 얇고 가늘 지만 이 띠를 나선형으로 말아 올리면 얼마든지 튼튼한 구조물을 만들 수 있다.

김은강_Trace1709_조형토, Cone8 산화소성_40×15×10cm, 32×20×15cm_2017
김은강_Trace1710_조형토, Cone8 산화소성_48×23×12cm_2017

Sequence 연속된 사건들 ● 작업은 보통 두개씩 짝을 이루고 있다. 하나는 어쩐지 불완전 한 것 같고 둘은 되어야 완성된 느낌이 든다. 아마 둘사이의 관계가 형성되어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 내기 때문인 것 같다. 순차적으로 만들어진 작품을 늘어놓고 보면 서로 다분히 연관성이 있어 보인다. 만드는 과정에서 하나는 다음 하나에게 영감을 준다. 마치 소설속의 이야기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것처럼 작업은 순차적으로 이어진다. 이렇게 연속된 사건들 속에 시간의 흐름이 가시화 된다. 작품에는 일련 번호가 주어지고 이는 이야기의 전후 관계를 명시한다. 소설가 처럼 구체적인 스토리를 제시하진 않지만 분명한 방향을 가진 일련의 작품들을 보며 관람객들이 각자의 이야기를 상상하길 바란다. 지나간 흔적을 찾는 것이 과거의 시간을 인식하는 것 이라면 이야기가 연속되는 것은 미래를 향한 것이다. 앞으로 전개될 이야기가 궁금해 진다. (2017년 작가노트) ■ 김은강

Vol.20170526a | 김은강展 / KIMEUNKANG / 金垠岡 / sculp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