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ONY 아이러니

이채展 / LEECHAE / painting   2017_0701 ▶︎ 2017_0710

이채_Blue Irony_캔버스에 유채_120×90cm_2017

초대일시 / 2017_0701_토요일_06:00pm

관람시간 / 03:00pm~08:00pm

아트랩_반 artlab_ban 서울 마포구 와우산로 114 4층 www.facebook.com/artlabban

2017년 7월 1일부터 10일까지 '아트랩 반 artlab_ban'에서 이채의 전시 『Irony:아이러니』가 열렸다. 이채의 작품을 처음 접했을 때 추상미술, 추상표현주의, 색면회화, 모노하 등 미술사의 유사한 미술사조와 연결 시 켜 읽어보려 하였지만 그것은 별 의미 없는 행위였다.
 이채의 작품은 전시 제목인 아이러니라는 단어에 귀결된다. 작품의 분석과 감상을 할 때 작품에 대한 직관적인 감상뿐만 아니라 작품의 의도도 중요한 조각을 이룬다. 이채의 작품은 색, 구성, 행위라는 키워드로 읽을 수 있다. 색은 '파랑'을 사용한다. 기하학적인 도형이나 점, 선, 면 등 조형의 기본단위로 화면을 배치하는 구성을 활용하며, 그것을 그리고 지우는 행위를 반복한다. 이 과정을 통해 계속해서 새로운 화면을 구성하는 조형적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화면과 색의 구성은 모두 '행위'와 깊은 관계를 맺는다.

이채_Blue Irony_캔버스에 유채_33.3×24.2cm_2017

이채가 얘기하는 본인의 작업 방식은 '무엇'을 그리거나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보다 우선되는 목표가 있다. 예술이 가지고 있는 창조성이 완결성을 가질 수 있는가, 한 화면이 완성된다면 다음 작품의 화면과는 독립적인 위치에 있는가, 창작 활동이라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이 아닐까라는 의문에서 시작한다. 즉 작품들이 가지고 있는 맥락의 연속성이 각각의 작품이 완결을 얘기할 수 있는지 중요한 의문을 던진다. 그 과정에서 자신이 바른길을 가고 있는지, 길을 잃지는 않았는지, 곱씹어 보는 모든 과정을 하나의 화면, 그리고 그것을 넘어서 작품의 전반에 담고 있다.

이채_Blue Irony_캔버스에 유채_116.5×91cm_2017

이채의 작업은 예술창작이 가지는 창조와 파괴라는 아이러니를 작품 안에서 수행한다. 그렇기에 어떤 대상을 그리거나 아름답게 표현하거나 직접적인 스토리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예술의 한 속성을 그대로 담 아내는 연습이다. 그 방식으로 룰을 만들고 제약을 심어놓는다. 마치 조형 놀이를 즐기는 듯하다. 그 장치들은 현재 확정된 것이 아니다. 언제든 변화할 수 있다. ● 이런 작업을 하는 것은 이채의 연구 방식과 떨어뜨려 생각할 수 없다. 학부에서 실기를 전공하고 대학원에서 미학을 전공한 것이 예술의 속성에 대해 연구를 하게 된 계기가 되진 않았을까? 예술이란, 미란 무엇인가에 대한 탐구의 시간이 작품의 과정과 닿아있다.

이채_Blue Irony_캔버스에 유채_145×97cm_2017

그렇다고 모든 것이 명확한 것은 아니다. 작가 본인이 파란색에 정신성이라는 의미를 부여한 것, 그것을 그리고 지우는 과정에 예술의 속성을 부여한 것, 이것들을 아이러니라는 단어로 정리한 것이 아주 깔끔하게 연결되지 않는 느낌을 가진다. 그런 얘기들을 하지 않더라도 이채의 작품은 그것 자체로 꽤 그럴듯한 완성도를 지닌 추상작품으로 다가온다. 직관적으로 작품을 접했을 때 느낀 감성과 작가의 의도를 읽었을 때의 불일치 함 혹은 반전이라면 반전이 그다지 신선하고 논리적으로 체계를 갖추진 못한다. 하지만 그것들을 차치해 두더라도 이채의 작품에서는 주목할 점은 충분히 있다.

이채_Blue Irony_캔버스에 유채_53×33cm_2017

작가의 얘기를 빌리자면 파란색은 정신성을 표현하는 색이다. 작가의 '심연'과 닮은 '블루홀'이라거나 파란색이 가진 '우울'의 느낌도 정신성을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 작가의 주관적 경험이나 사회적 코드들에서 영향을 받을 수 있겠지만 주목하고 싶은 이채의 아이러니는 이 부분이다. 파란색에 대한 정신성이라는 주관적 감성이-작가에겐 논리적 틀이 있겠지만-채우고 그리는 행위의 규칙성을 통해 표현된다. 어찌 보면 작가가 발견한 예술의 아이러니를 통해 예술의 본성을 얘기하고자 하는 메타적 성향에 집중하여 작품의 제작 방식조차 아이러니해진 듯 보인다. ● 이채에게 가장 기대하는 부분은 지금의 작품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부분이다. 언젠간 지금의 방식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새로운 작품을 들고나올 수 있다. 그 작품을 할 때도 지금과 같이 수많은 고민을 통해 자신만의 룰과 표현방식을 설정할 것이다. 그것이 예술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철학적 고민과는 여전히 닿아 있을 것이다. ■ 조제

Vol.20170703g | 이채展 / LEECHAE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