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경계 위에서 On the edge of the time

박은영展 / PARKEUNYOUNG / 朴恩暎 / painting.video   2017_0706 ▶ 2017_0716 / 월요일 휴관

박은영_유희의 숲 #양_먹지 드로잉_21×33cm_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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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7_0706_목요일_05:00pm

주관 / 청주시립미술관_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CHEOUNGJU ART STUDIO 충북 청주시 상당구 용암로 55 Tel. +82.(0)43.201.4057~8 www.cmoa.cheongju.or.kr www.cmoa.or.kr/cjas/index.do

2017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는 입주기간동안 작품 성과물을 프로젝트 형식으로 선보이는 아티스트 릴레이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아티스트 릴레이 전시는 스튜디오 전시장에서 그간 작업했던 결과물에 대한 보고전시로 해마다 작가 자신의 기존의 성향과 틀에서 벗어난 새로운 감각과 역량을 보여주는 전시로 진행된다. 비평가, 큐레이터 등 외부 전문가들과 작가들 만나 작업의 다양한 면모를 풀어내고 나눠보는 어드바이져 워크숍을 통해 그간의 작업들을 정리하는 기회를 가져 작업에 대한 폭을 넓혔다. 이에 개인 작업에 집중하는 릴레이 전시 프로젝트로 체류하는 동안 기존 자신의 방법론을 어떤 방법과 의미들을 새로이 전달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춘 실험들을 선보인다. 개별 스튜디오에서 전개하는 독특한 아이디어의 기록과 실험적인 이미지, 불완전한 예술적 의미, 모호하고 불편한 상황들을 전시장에 잠시 머무르며 그런 첨예한 문제들을 관람객과 나눈다. 이에 현장을 찾는 관람객들에게 '우리에게 현대의 예술이란 무엇인가' 라는 질문을 통해 동시대의 미감을 교류한다.

박은영_유희의 숲 #양_먹지 드로잉_21×33cm_2017
박은영_유희의 숲 #음_종이에 먹지_140×600cm_2017
박은영_유희의 숲 #음_종이에 먹지_2017_부분
박은영_유희의 숲 #음_종이에 먹지_2017_부분

이에 첫 번째 릴레이전시로 박은영의 작품전을 개최한다. 근래 박은영의 작품은 먹지에 대고 무수히 채집된 형태를 복사하듯 그어내는 작업들을 진행하고 있다. 천천히 작업들을 살펴보면 자연 이미지들, 특히 식물의 이미지로 가득하다. 화면에 식물들의 선들은 첩첩이 겹쳐져 있고 때론 뭉개 엉켜져 있는 미세한 철사뭉치처럼 보이기도 하며 언뜻 기법으로 봐선 가는 니들로 긁어 만들어낸 에칭 판화 같기도 하다. 화면은 식물을 대상으로 쏟아낸 선들의 미시적인 전쟁터로, 온전히 그 식물의 외양을 그려내려 하는 것이 아닌 화면을 혼란스럽게 하려는 주체이거나 해체하려는 이미지로 다가온다. 화면에 나타난 직접적인 혹은 간접적인 이중적 드로잉은 어떤 시간적인 우연의 사태와 마주하는데 그리면서 지우는 혹은 나타나며 사라지는 운명을 지닌 극적인 선들이다. 이렇게 박은영은 특히 자신이 직접 채집한 식물의 이미지를 먹지에 대고 오밀조밀하고 움푹한 식물의 외형의 등고선을 따라 그어내며 안과 밖, 피부와 껍질 그 이면의 중층의 이미지를 자극하며 그 깊은 진동을 증폭시킨다. 먹지에 대고 무수히 그어낸 절속의 선들은 무수한 질서와 무질서의 사이에서 혹은 물질과 에네르기 사이에서 풍부하게 작동되는 특이성의 풍경이며 일종의 텍스트다.

박은영_유희의 숲 #흔적_트레이싱지, 나무, 알루미늄 설치_75×112×112cm_2017
박은영_유희의 숲 #양_먹지, 아크릴_25×20×3cm_2017

그가 이미지의 선을 따라 펜으로 그어낸 의도적 작업들은 부단한 작가적 개입을 중화시키는 또는 의도치 않은 자극이 숨겨져 있어 묘한 형태변이를 꿈꾸게 하는 불연속적인 이미지들이다. 이렇게 그어지고 다시 겹쳐져 지워지는, 어떤 흔적의 흔적으로 변종되어 존재하는 일종의 탈대상화의 작업으로 풀어내고 있다. 본래 만들어진 선명한 이미지를 꾹꾹 누르거나 때론 힘을 빼고 화면에 새기는 박은영의 시간의 흔적 만들기의 행위는 그림의 대상을 앞세워 그리기보다 그린다는 본질적 행위를 화면에 재현한다. 그 아래 너무 미묘하고 복잡하여 말로 다 할 수 없이 포착된 대상과 자신에게 흐르는 에네르기들의 주름을 텍스트처럼 기록하듯 그어내는 것이 박은영의 시간 드로잉의 맥락이자 작업의 계열이다. 박은영은 그리려는 대상의 가시적 재현을 넘어 다시 그 대상을 뜯어보고 그 대상의 교감을 기록하며 어떤 복잡함의 미묘한 법칙을 화면에서 지속적으로 드러내는 것이다. 박은영은 고정된 것에 대한 무한한 변이와 운동을 넣어 시간의 특이성을 사유하고, 다시 해체하여 새롭게 해석하려는 행위로 재편하는 것을 스스로가 즐긴다. 이런 음미가 박은영식의 붉은 먹지 회화로 지속되길 바란다. ■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박은영_유희의 숲 #양_먹지, 아크릴_설치_2017

작품과 함께 가고 있을 때 시간에 대해 감지하는 태도도 중요하지만, 물리적 거리를 어떻게 관계 맺는지도 중요하게 느껴진다. 요즘 작업하고 있는 6m의 작품은 작품과의 거리를 얼마나 두느냐에 따라 시간이 어떻게 감지되는지를 처음으로 경험하게 된 케이스다. 이렇게 긴 호흡으로 가야만 하는 대형 작품은 초기에 드로잉을 촘촘하게 쌓아갈 때와 마지막의 스트로크-'감정을 더할 때'의 시간과 거리의 결을 달리한다. 앞서는 작업에 매우 가까이 다가가 촘촘한 시간의 변화를 긴 시간 동안 느리게 감지한다. 이 때는 마치 시간이 눈앞에서 거의 멈춘 것처럼 보이는데 이 과정이 겨우 겨우 끝나고 드로잉에 즉흥적인 스트로크를 진행 할 때 시간은 갑자기 빠르고 힘있게 감지된다. 매우 찰나의 순간이며 당시 나는 시간의 속도를 인지하기 힘든 상태에 머무르며 스트로크 작업이 끝나야 뭔가를 알아차린다. 그것은 작품을 적당히 멀리서 바라봤을 때에만 비로소 느낄 수 있다. (2017.5.29.) ■ 박은영

Vol.20170706b | 박은영展 / PARKEUNYOUNG / 朴恩暎 / painting.vid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