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른 데서 핀(pin)하다.

정진경展 / JUNGJINGYEONG / 鄭晉敬 / printing.installation   2017_0713 ▶︎ 2017_0809 / 월,일,공휴일 휴관

정진경_너른 데서 핀(pin)하다._OHP필름에 실크스크린_유리벽면에 설치_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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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경 홈페이지_jungjingyeong.jimdo.com

초대일시 / 2017_0713_목요일_06:00pm

2017 CR Collective Summer 전시지원 공모展

주최 / 재단법인 일심

관람시간 / 12:00pm~06:00pm / 월,일,공휴일 휴관

씨알콜렉티브 CR Collective 서울 마포구 성미산로 120 일심빌딩 2층 Tel. +82.(0)2.333.0022 cr-collective.co.kr

정진경은 전시장 전체를 풀이자 털 같기도 핀(pin)같기도 한 이미지로 채워 관람객에게 촉각적인 감각 돋는 공간, 감각하는 존재적 시간을 제안한다. 그녀가 푸른 잔디를 상상하며 초록, 회색, 붉은 펜으로 끄적인 30×30cm의 작은 종이드로잉과 판화작업은 수 천 장이 되었다. 서울의 비좁아 답답하고 외로운 자취방의 작은 창문을 통해 상상하는 푸른 잔디는 작가에게 그리운 고향집, 대자연을 생각나게 하는 달콤한 위안이었다. 한 장 한 장 반복과 섬세함에 담겨진 작가의 기억과 정서는 전시장 전체를 통해 관람객에게 고스란히 전해지는데, 각박하고 불안정한 현대사회에서 작가가 바라는 이상향이자 유토피아의 구현임과 동시에 회색도시, 붉은 상처로 대변되는 자극을 함께 공유함으로써 동시대적 상실을 향유, 스스로를 치유하고 있는 것이다. 이 유토피아 공간에는 푸른 자연과 함께 회색의 털 같기도 빨간 핀 같기도 한 것이 공존하여 자취방의 아련한 추억과 함께 힘들고 절박한 작가의 감정들을 전달한다. 이는 『마주하다』(2011)전시에서 부분적으로 잔디를 짧은 선들로 구성하여 전시장 한 벽만을 가득 채웠던 작업의 연장, 확장 선상에 있다. 또한, 환경에 대한 관심은 자연에 반하는 문명의 또 다른 그림자인 재활용품을 실로 만들어 오브제화 했던 전시, 『푸르름을 담다』(2012)로 거슬러 올라간다.

정진경_너른 데서 핀(pin)하다_종이에 실크스크린_30×30cm×2410_2017
정진경_너른 데서 핀(pin)하다_종이에 실크스크린_벽면에 설치_2017

판화를 전공한 정진경은 이번 전시에서 판화작업만이 아닌 드로잉과 함께 장소 특정적 전시를 기획하였다. 드로잉 및 물감의 회화적인 효과를 이용하여 제작된 이미지는 선뜻 기존의 판화가 주었던 고정된 이미지와 내용의 전달 방식을 채택하지 않는다. 동시에 작가의 화면에는 이미 판들이 존재함을 알리는 흔적인 플레이트 마크가 존재하지도 않는다. 특정 매체나 기법에 강박되어 있지 않고 자유로운 존재방식, 실천방식에 대한 고민의 흔적들이 화면을 채운다.

정진경_너른 데서 핀(pin)하다_종이에 실크스크린_벽면에 설치_2017

이전 작업을 살펴보면, 다양한 판화의 판종을 실험하던 작가는 사물을 인식하는 데 중요 매체가 되는 선과 면이 쌓이는 레이어 층을 단계적으로 노출시키기 위해 실크스크린 기법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붙잡아야 할 때는 언제이며, 기억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에서 작가가 이미 실크스크린의 결과로 야기되는 레이어 층의 투명도와 깊이감에 집중했다면, '마음을 비우다'와 '마음을 채우다' 혹은 '순환'작품에서는 작가의 마음 혹은 자신의 마음을 투영시키는 사물들의 비움과 채움에 대한 고민과 함께 옅은 것부터 진한 부분 까지 구별되는 레이어 층을 통해 사물의 깊이감과 투명성을 조절한다고 볼 수 있다. 마치 연필로 혹은 물감으로 그린 드로잉 같은 그녀의 실크스크린 작업은 이번 전시에서 반복적이고 섬세한 노동을 요하는 얇은 종이 위 펜 드로잉과 함께 만나 복제의 기능과 사물의 존재를 일깨우는 정서에로 집중, 재전용 된다.

정진경_너른 데서 핀(pin)하다_OHP필름에 실크스크린_공간 내 설치_2017

작가는 '생각과 마음으로 그림을 그리고 작품을 제작하다 보면 어딘가 치유되는 느낌을 받는다.'고 말한다. 매체에 대한 시도와 함께 도시와 자연의 이분법을 해체하는 작가의 정서가 이번 전시를 통해 소통, 공유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 오세원

정진경_너른 데서 핀(pin)하다_종이에 실크스크린_30×30cm_2017

'너르다'에 '핀(pin)하다'를 접목시켰습니다. 너르다는 단어 그대로 공간이 두루 넓다는 뜻과 마음을 쓰는 것이나 생각하는 것이 너그럽고 크다라는 뜻입니다. 제가 현재 지내고 있는 곳이 자연과 함께 있는 넓은 곳이고 생각도 넓어지는 것 같아 그 느낌을 씨알콜렉티브의 공간에 시원하게 풀어놓는다는 내용입니다. 핀(pin)하다는 경상도 사투리로 편하다는 뜻입니다. 거기에 얇은 선을 여러개 반복해서 그리는 이미지가 가시같은 핀 형상이라 접목시켰습니다. 가시같은 작은 핀이 넓은 공간을 만나면서 어떤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올지 상상해봅니다. ■ 정진경

Vol.20170713c | 정진경展 / JUNGJINGYEONG / 鄭晉敬 / printing.instal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