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회 의정부예술의전당 신진작가 공모전

EXHIBITION UAC YOUNG ARTISTS展   2017_0714 ▶︎ 2017_0730 / 월요일 휴관

초대일시 / 2017_0714_금요일_05:00pm

참여작가 김여진_김원진_김채린_정열 조연주_최명숙_최민규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의정부예술의전당 UIJEONGBU ARTS CENTER 경기도 의정부시 의정로 1 Tel. +82.(0)31.828.5837 www.uac.or.kr

올해로 4회를 맞이한 의정부예술의전당 신진작가 공모전은 4년에 걸쳐 총 30명의 작가를 배출해 냈다. 지원하는 작가에 따라 외피의 정체성을 달리하며 4년을 유지해 온 신진작가 공모전이 젊은 작가들에게 기대하는 바는 무엇인가. ● 미술계에 패기 넘치게 뛰어든 젊은 작가들에게는 작품을 선보일 전시의 기회가 무엇보다 절실하다. 전시란 작품을 선보이기 위한 자리이면서 동시에 작가에게는 작품활동의 동기이자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2~3주간의 전시기간동안 전시장이라는 주관과 객관을 오가는 평가가 난무하는 공간에 작품을 던져 놓으면, 비로소 작가 자신이 작품을 객관화 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는 것이다. 신진작가란 전인미답前人未踏의 장소에 첫 발을 내디디고 치열하게 비예술적이라 판단되는 공백들을 제거하거나 혹은 여백으로 승화시키는 과정을 통해 하나의 세계를 잉태하기 위해 노력하는 자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기성세대가 이미 이루어 놓은 체제에 합류하거나 가치관을 계승하려는 자세보다 개척자 정신으로 도전하는 자들에게 보다 긍정적 평가가 이어지는 것이라 생각한다. ● 2016년의 워크숍에서는 타 장르 예술가들과의 협업을 진행하여 작업을 온전히 다른 예술언어 체계로 옮겨보는 시도를 하였다. 작품의 관성적인 구조에서 벗어나 순수한 본질에 회귀할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경험적 워크숍을 통해 열린 감각으로 작품 자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면, 올해는 비평워크숍을 개최하여 7명의 젊은 작가들이 작품을 대하는 태도와 작품을 이끌어가는 방향성에 관하여 점검해 보고자 한다. 우리는 신진작가에게 외피의 현혹적 완성도보다 작품 내부에 아직은 잠재되어 있으리라 판단되는 무언가에 보다 뜨겁게 매료된다. 훌륭한 교육시스템 덕분에 작가들은 잘 훈련되어 있고, 여느 때 보다도 미디엄을 다루는 기술과 감수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상태에만 머문다면 신진이라는 단어가 주는 안전한 방패막은 금세 사라지고 말 것이다. ● 예술을 향한 굳건한 의지만큼이나 사고의 유연함은 작가로서 중요한 덕목이다. 예술은 확고한 목적지를 향해 떠나는 여행이 아닌 미지를 향한 탐험에 가까우므로 자기객관화가 수반되지 않은 작품은 엉뚱한 방향으로 작가를 이끌어 독이 되곤 하는 것을 우리는 종종 목격한다. 이번 워크숍에는 4회 선정작가 뿐 아니라 다른 연도의 선정작가들도 참관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또한 작품이 놓인 전시장에서 직접 발표 및 질의응답을 함으로써 가급적 많은 타자의 시선에서 작품을 점검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하고자 한다. 이 워크숍을 통하여 작가로서 어떠한 태도를 견지하여야 할 것인가를 고민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 또한 이 워크숍을 통하여 얻은 결실을 토대로 2018년 5회 신진작가 공모전에 한층 성장한 모습의 작품을 출품하게 되길 기대한다. 표면에 착색된 얄팍함이 아닌, 서서히 내부로 스며들어 내·외부가 스스로 단단한 질서를 구현해내는 작가들의 치열한 성장과정에 우리는 응원을 보낸다. 작가들이 내어놓은 길을 따라 걸을 때 보여지는 풍경을 우리는 그들의 세계관이라 정의하고, 관객이 아닌 동반자로서 동참하기 위해 매년 신진작가 공모전에 주목하고 있다. ■ 김유리

김여진_분수_장판, 철_200×200cm_2017
조연주_삼일포_캔버스에 유채_91×116.8cm_2016

이제 막 미술계로 진입한 젊은 작가들에게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은 좋은 작가의 기준 같은 것들이다. 하지만 좋은 작가에 대한 원칙이나 기준이 있을 리 없다. 각종 지원 사업과 전시 공모 심사에 임하다보면 내가 가지고 있던 고정관념과 선입관이 허물어지는 걸 발견할 때가 많다. 다시 말하자면 좋은 작가란 교육자, 행정가, 이론가가 정의내리는 대상이 아니라 바로 작가가 스스로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현대예술이 개척해 온 길이다. 한편으로는 이러한 동시대 예술의 흐름이 현실적인 삶과 점점 더 멀어지게 하고 새로움의 요구가 스펙터클이 강한 전시와 과도한 정치적 예술을 양산한다는 비판은 세계화 시대가 처한 딜레마이다. 올해 4회를 맞이하는 의정부예술의전당 신진작가들은 입체설치 작업의 비중이 예외적일만큼 높은 점은 주목할 만하다. 올해 선정된 신진작가 7인은 최근 몇 년 동안 회자되던 청년 담론, 현실에 개입하고 침투하는 실천적 예술보다는 자신만의 은신처에서 끊임없이 어떤 세계를 산출 또는 재조합한다는 인상을 준다. 그렇다고 흔히 말하는 '덕후'의 모습을 찾아보긴 어려웠고 그보다는 자신의 세계-만들기에 매우 깊게 몰두하면서도 풍자나 위트를 놓치지 않은 점은 신선했다. ● 먼저, 대상을 받은 김여진의 관심은 우리가 살아가는 가장 보통의 삶과 그것을 구체화하는 물리적 조건과 환경이다. 작가는 자연의 표피를 모방한 인공물의 파생실재(hyper-reality)의 특성을 활용해 현실을 풍자한다. 대리석 시트지, 수영장 수면을 연상시키는 장판 등, 김여진이 찾아낸 일상의 사물들은 사라진 낙원의 희망을 품은 듯 영원히 빛나는 가짜 보석처럼 공허하다. 조연주는 일종의 혼합적 회화를 실험한다. 그녀는 전형적인 동양화의 준법(皴法)을 캔버스 위에 유화로 그린다. 산세와 골짜기의 주름은 영락없는 산수화의 모습이지만 간혹 낯선 색채와 점성이 느껴지는 윤기는 그것이 동양화를 가장한 서양화임을 가리키는 단서가 된다. 심지어 원형과 타원형 캔버스에 담은 동양화의 요소들은 키치적으로 보일 정도다. 두 작가는 관습이 된 전형적 세계와 대치되는 가치를 혼합하여 실재가 무엇인지를 질문한다.

김채린_우연의 조각_작업 후 나온 스티로폼 조각, 석분점토, 레터링_가변설치_2017
정열_당겨진 선들_철조망에 고무줄_200×350×300cm_2016
최민규_Permeate structureⅠ_폴리카보네이트, 스틸, 나무, 블랙미러, 볼트, 너트_25×100×50cm_2015

김채린은 감정을 교환할 수 있는 사물을 제작한다. 이 오브제들은 물리적 기능보다 감성적 기능에 초점이 맞춰져있다. 하나같이 비정형적인 오브제들은 사용자의 신체와 필요에 최적화된 형태와 질감을 갖는다. 규격화된 디자인 사물의 한계와 인체 조소의 재현성의 제한을 버리고 작가와 작업,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이 조각적 오브제는 몸과 체온을 나누는 매개체가 된다. 원래 디자인을 전공한 작가 정열은 기하학적인 선이 인상적인 장소 특정적인 조형 작업을 선보인다. 그는 실제 장소에서 발견한 지형지물에 탄성이 강한 다양한 형태의 형형색색 고무줄로 철저히 수학적 질서로 만들어진 기하학적 형태를 한시적으로 설치한다. 시간의 경과함에 따라 자연은 이 냉정한 인공물의 형태에 서서히 힘을 가한다. 자연에서 존재하기 어려운 인공미의 개입이 자아낸 대비가 인상적이다. 최민규는 도시 건축과 토목의 방법론을 적극적으로 작업에 반영하여 의외의 공간을 산출한다. 평면의 스테인리스 스틸로 구조화 된 이 공간은 건축 공학의 노하우로 완성되었으나 어떤 실질적 기능도 포함되지 않은 채 오로지 시각적 만족과 흥미로운 착시를 제공한다. 그가 가지는 건축에 대한 관심은 집을 짓기 위함이 아닌 시각적 환영을 자아내는 마술적 리얼리티의 장치에 대한 관심에 더 가깝다.

최명숙_그 즈음에_캔버스에 유채, 연필_32×140cm_2016
김원진_오늘의 연대기 The Chronicles of Today_네거티브 캐스팅_가변크기_2017

최명숙의 풍경은 식물과 나눈 교감의 결과다. 목탄, 연필, 유화와 아크릴 등으로 그려진 수없이 겹쳐진 선들은 광경으로서의 풍경이 아닌 시시각각 변화하는 자연의 생동감과 성질을 특화한다. "봄인가", "겨울 여닫기", "1월+5월", "가을 그 중심에서" 등과 같이 그녀의 그림들은 자신만의 멋진 이름을 달고 태어나는데, 감상의 또 다른 묘미를 주는 요소이다. 김원진의 작업은 반복적인 노동의 결과물이다. "오늘의 연대기"(2016)는 도서관에서 기증받은 책들의 한 가운데를 도려내어 얻어진 책의 파편들을 하나하나 쌓아올린 기둥으로 완성된 작업이다. 과연 책의 수명이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그것은 가치나 의미의 문제가 아닌 시대의 요구나 필요에 기인할 것 같다. 작가는 이처럼 반복적 행위로 비롯된 결과물을 축적하거나 재배치하여 비가시적인 '정신'의 의미를 되새긴다. 무용을 위한 노동이야말로 자본이란 권력에 대한 상징적인 저항의 실천이 아니겠는가. ● 어느 시대에도 예술은 거울에 비친 사회의 그림자와 다름없다. 그래서 동시대 작가들이 고민하고 포착하는 흔적들을 더욱 더 주목해야만 하는 이유도 분명해진다. 올해 의정부예술의전당 신진작가들은 비판의 강도보다는 즐거움의 강도를 보다 강하게 표출하는 듯하다. 작가 개개인의 세계가 잘 전개되는 전시만큼이나 서로의 교집합이나 공통의 질문 등이 자연스레 관계 맺어지는 전시로 구성되길 바란다. 더불어 결과물로서의 공모 전시의 한계를 넘어서서 작가들과 교류가 맺어지는 자리도 마련되길 당부한다. ■ 정현

Vol.20170714f | 제4회 의정부예술의전당 신진작가 공모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