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산책 Promenade

유근택展 / YOOGEUNTAEK / 柳根澤 / painting   2017_0817 ▶ 2017_0917 / 월요일 휴관

유근택_어떤 도서관 Some Library_한지에 수묵채색_206×194cm_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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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근택 홈페이지_www.geuntaek.com

작가와의 대화 / 2017_0825_금요일_03:00pm

진행 / 이동국(예술의전당 서예부 수석 큐레이터)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갤러리 현대 본관 GALLERY HYUNDAI 서울 종로구 삼청로 14(사간동 82-1번지) Tel. +82.(0)2.2287.3500 www.galleryhyundai.com

갤러리 현대는 2017년 8월 17일부터 9월 17일까지 한국화가 유근택(b. 1965)의 개인전 『어떤 산책』을 개최한다. 한지에 수묵으로 그리는 전통적인 한국화에 현대적인 표현법과 소재를 적용하여 한국미술사의 새로운 시대를 개척하고 있는 유근택 작가의 이번 개인전은 2015년 베를린에서 작업한 작품을 비롯하여 2017년에 제작된 근작들까지 총 37점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도서관의 풍경 위에 여러 가지 이미지를 중첩시킨 「도서관」 시리즈, 성북동 성곽길을 따라 산책하며 마주한 풍경을 그린 「산책」 시리즈, 모기장이 매달린 실내를 묘사한 「방」 시리즈 등으로 구성된다. 전체 전시를 아우르는 주제는 '산책'으로, 보는 이가 자신 스스로를, 주변과 풍경을, 그리고 지나간 시간을 들여다보는 일종의 인문학적인 산책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전시장을 구성하였다. 익숙함 탓에 손쉽게 지나쳐버리는 삶의 한 순간순간의 소중함을 종이의 구조 속으로 밀어 넣는 유근택의 작업들이 어떻게 읽힐지 기대가 된다. 기존의 관념산수화에 '일상'이라는 파격을 끌어들인 작가, 유근택 ● 1991년 첫 개인전(26세)을 시작으로 유근택 작가는 새로운 한국화의 가능성을 보이며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한국화의 새로운 물결의 상징으로 자리잡았다. 작가는 관념적이고 사변적이었던 한국화를 손에 잡힐 만큼 가깝고 밀접한 것으로 만들고자 '일상'이라는 개념에 주목하였다. 작가에게 '일상'이란,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소소한 순간들의 연속을 넘어, 끊임 없이 변화하는 현대 사회 속에서 점차 희미해지는 리얼리티, 즉 견고한 일상 뒤에 숨겨진 무게에 대한 이야기이다. 작가는 '일상'을 주제로 내세움으로써 기존의 한국화가 답습해온 관념적인 공간이 아닌 현재 우리가 사는 세계를 되돌아보자고 하는 의도를 드러낸다. 또한 호분, 템페라, 철솔과 같은 재료를 이용해 두꺼운 마티에르를 표현하는 등 실험적인 면모를 보이지만 '먹'이 지닌 정신성, 시간과 공간을 한 폭의 그림으로 담아내 본질을 성찰하는 한국화의 핵심적 요소를 놓치지 않는다. ● 이번 전시는 기법적인 면에서 큰 변화를 보여주는 유근택의 작품들을 처음으로 선보인다. 작가는 작업과정에서 먹과 호분을 섞어가면서 화면에 시간을 쌓아나가는 작업을 하는 도중, 이런 점을 좀 더 직접적으로 확장하고 한지에 깊이감을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였다. 전시작 중에서는 모기장을 그린 「방」 시리즈와 빼곡한 책과 일상의 사물이 공존하는 「도서관」 시리즈 등이 새로운 기법을 사용한 작업이다. 2mm도 안 되는 한지를 철솔로 일으켜 세워 한지가 마르기 전에 다시 붓으로 그려나가야 하는 이 작업들은 재료의 물성과 공간에 직접적인 개입을 가능케 했다. 일단 작업을 시작하면 꼬박 13시간을 넘게 그려야 하는 이 작품들은 수없이 많은 밑 작업과 실패를 거쳐 탄생하였다. 특히 하늘거리는 모기장을 그린 「방」 시리즈는 존재론에 대한 작가의 물음을 더 직접적으로 보여준다. 유독 청색에 가까운 녹색을 사용하는데, 작가가 사용하는 청색에는 색채 자체의 철학적인 면과 밤과 새벽 사이와 같은 심리적인 간격이 내포되어 있다. ● 2015년 베를린에 6개월가량 머물 수 있는 기회가 생겼을 때 작가는 의도적으로 한지를 제외하고는 재료를 아무것도 챙기지 않고 떠났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여 새로운 재료와 부딪혀 보고 싶었던 작가는, 기본적인 물감이나 붓부터 전부 독일 현지에서 구했으며, 동양화 붓이 아닌 유화 붓으로 풍경을 그리기 시작하였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풍경 작업 또한 유화 붓을 사용한 작업으로 작가의 성북동 작업실 뒤편의 성곽길을 그린 이 그림들은 철솔을 사용하지 않은 신작이다. ● "오후엔 하고 있는 '봄' 작업을 완성할 것. 대지, 꽃, 울림을 종합한 완전한 작업을 완성하고 싶은데, 단지 바람이란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완전한 새소리, 사람소리, 바람소리가 비 온 후의 성곽길에 봄 공기가 가득하다." (유근택 일기장 '성곽길 산책' 중에서, 2016. 4. 22. 8:04) ● 2012년 개인전 이후, 갤러리 현대에서 두 번째로 개최되는 이번 유근택의 전시는 화면에 시간이 쌓이고, 역사와 사건이 쌓이는 사적인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전한다. 우리 생활의 터전이자 역사의 현장이 되고 있는 일상적 공간에 사물을 어지럽게 흐트러뜨리고, 초현실적 구성을 통해 대상이 지닌 강렬한 에너지를 담아내고, 의도적 왜곡과 변형을 통해 작가는 우리가 주변 풍경에 익숙해지고 무뎌지기 전, 그것을 처음 접했을 때 느낀 섬광과 같은 에너지를 표현해 내고자 한다. ● 특히, 전시기간 중 8월 25일(금) 오후 3시 전시장에서 '작가와의 대화'를 개설하여 예술의전당의 이동국 수석 큐레이터와 유근택의 작품에 대한 이야기와 현재의 한국화에 대해 토론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더불어 다음 달 8일에 성곡미술관에서 유근택 작가의 제1회 광주화루 작가상 수상을 기념하여 신작뿐만 아니라 구작까지 감상할 수 있는 개인전이 개최될 예정이다.

유근택_어떤 도서관-아주 긴 기다림 Some Library-Very Long Wait_한지에 수묵채색_244.5×203cm_2017

"「어떤 도서관」 시리즈에서는 책이나 책장, 구름이나 그림자 등과 같은 대상들이 등장한다. 촘촘하게 화면을 채우고 있는 이러한 모티브들은 반복적이고 유사한 형태를 지니고 있어 완전히 닫혀있는 가상적이고 허구적인 회화적 공간을 연상하게 한다. 호흡이 곤란할 정도로 비좁고 규정할 수 없는 공간적 환영이 생성됨으로써 어떠한 내적 연관성도 가지지 않는 온갖 물건들이 그 속에서 비논리적인 혼란을 야기한다. 세심한 관찰력을 가진 감상자라면 다양한 대상들이 이상하리만큼 상이한 시점으로 그려져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각각의 사물들을 둘러싼 환경 역시 혼란스럽고 불안정하며 비이성적인 공간을 만들어 낸다." (로랑 헤기, 「유근택의 공감적 내러티브」 중에서)

유근택_방 The Room_한지에 수묵채색_145×145cm_2016

"모기장을 그리는 것은 존재론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싶어서이다. 모기장이 줄에 매달려 있으니 형태를 가지고 있는 것이지, 그 줄을 놓으면 뚝 떨어지지 않는가. 마치 영혼이 툭 떨어지는 것 같은 허무함도 느껴졌다. 그런 감각을 표현하고 싶었다. 모기장의 하늘거리는 천의 느낌을 표현하였다. 그 가벼운 천의 느낌을 존재론과 연결시키면 굉장히 흥미롭고 강한 에너지가 나올 수 있을 것 같았다. 그 느낌을 어떻게 끌어낼 수 있을까를 계속 생각했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그 가벼운 모기장의 표현이 더 격해지게 되었다. 분명 그 가벼움을 표현하고 싶었는데 말이다. 가벼움을 표현하고 싶었는데, 더 강해지는 느낌... 그 느낌을 앞으로도 회화적으로 더 발전해서 표현하고 싶다."

유근택_산책 Take a Stroll_한지에 수묵채색_147×152cm_2016

"이번 전시의 가장 커다란 맥락은 '어떤 산책'이라는 개념이 많이 들어있습니다. 내가 나를 들여다보고, 풍경을 들여다보고, 우리 시대의 지나간 시간들을 들여다보는 일종의 인문학적인 산책을 하듯이 전체 전시장을 구성할 생각입니다. 우리가 흔히 느끼고 살아가고 있는 삶의 한 순간순간들의 소중함 들을 종이의 구조 속으로 밀어 넣는 작업들이 어떻게 읽힐 지가 궁금합니다."

유근택_분수 The Fountain_한지에 수묵채색_145×145cm_2017

"처음 분수 작업을 시작한 것은 2001년이었습니다. 점심시간에 가끔 앉아 군인들이 만들어 놓았을 것 같은 연못과 물이 세 줄기가 올라가는 분수가 있습니다. 그곳의 벤치에서 간혹 그 분수를 바라보고 있으면 무척 흥미로운 풍경을 발견하게 되는데, 그 물줄기로 인해 예기치 않게 풍경에 진동을 만들어 내고, 풍경을 분해하고, 자르기도 합니다. 사실, 분수는 동양적인 사고로 본다면 매우 이질적인 주제입니다. 동양의 물의 철학은 순리는 따르는 물을 관조하면서 폭포를 그렸습니다. 동양적인 사고는 폭포는 그릴 생각은 해도 분수를 그릴 생각은 하기 어렵거든요."

유근택_방 The Room_한지에 수묵채색_168.5×145cm_2017

"목욕을 하면서 느껴지는 공포가 있습니다. 샤워기를 트는 순간 몸이 굉장히 긴장합니다. 심지어 목욕하는 순간에 온갖 생각들이 뒤섞이는 체험을 할 때가 있는데, 그런 느낌을 그림으로 끌어내고 싶었습니다." (유근택 인터뷰 중에서) ■ 갤러리 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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