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의 무게 weight of the fog

김찬송展 / KIMCHANSONG / 金讚頌 / painting   2017_0826 ▶ 2017_0907 / 일,공휴일 휴관

김찬송_resonance_캔버스에 유채_80.3×116.8cm_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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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7_0826_토요일_03:00pm

관람시간 / 10:00am~06:00pm / 토요일_10:00am~04:00pm / 일,공휴일 휴관

갤러리 엘르 GALLERY AILE 서울 강남구 역삼동 652-3번지 혜전빌딩 B1 Tel. +82.(0)2.790.2138 www.galleryaile.com

익숙한 공간에서 찾은 낯선 시간 Unfamiliar - Intro ● 낯설다. 생소한 것, 익숙하지 않은 것, 기억에 없는 것을 우리는 낯설다고 말한다. 익숙한 공간, 일상 같은 시간 속에서 익숙하지 않은 것, 쉽게 생각해 본 적 없는 것을 찾는다는 건 나 자신이 스스로를 찾아가는 작은 Journey 이다. 매일같이 찾던 작은 카페, 같은 자리에 앉아 항상 마시던 아인슈페너에 묵직한 베이스가 가슴을 울리는 익숙한 재즈 팝을 즐기는 시간은 모험을 떠나기 전의 준비과정이다. 나에게서 내가 아닌 나를 찾아보는 시간,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며 오늘은 낯설어 본다, 낯선 시간을 찾아 나선다.

김찬송_pieces of glass_캔버스에 유채_162.2×112.1cm_2017

익숙한 공간에서 찾은 낯선 시간 ● 테라스에 드리운 햇살, 선선한 바람에 나부끼는 하얀 실크커튼, 언제부터 어디까지 읽었는지 모를 프랑스인이 지은 책이 놓인 테이블, 모두 그곳에 있었고 있어야 했지만 발걸음을 멈춘 이 공간에 서 있는 나만은 낯설어 보인다. 언젠가 내가 나를 온전히 순수하게 바라본 적이 있었던가. 거울 속 곳곳에 담긴 나의 일부들은 여전히 나의 것 이었지만 점차 의식을 의식하지 않는 아이러니한 순간 그 틈을 쫓아 나는 다른 이의 일부를 느끼게 되었다.

김찬송_green island_캔버스에 유채_80.3×116.8cm_2017

스스로에게 겨눠진 제3의 시선 ● 작가는 홀로 타이머를 맞추고 화면 속으로 걸어간다. 그녀는 자신의 신체 혹은 일부의 것들을 카메라에 담아내는 작업부터 시작한다. 얼굴이 제외된 채 수백 장, 수천 장의 반복되어 촬영된 신체는 어느 순간 나 자신이 아닌 낯선 존재로 느껴져 간다. 카메라의 렌즈를 통해 투과된 그녀의 시선은 타인의 존재를 감지한 듯 낯설고 어색하다. 이내 그녀의 시선은 자신의 곳곳에 제3의 시선을 겨누며 실재하는 신체와 낯선 몸의 경계를 단정짓고 분리를 시도하기로 한다. 여기서 작가가 표출하고자 한 낯선 무엇은 어쩌면 낯선 시선에 머문 나의 것 일수도 있으며, 작가의 눈과 카메라의 렌즈, 그리고 제3의 시선의 의도 혹은 의식에 따라 각기 다른 낯선 순간을 경험하게 된다.

김찬송_a common wall_캔버스에 유채_162.2×112.1cm_2017

뒤엉킨 의식 속 자아와 감정의 표출 ● 작가 본인의 주체와 화면 속 낯선 신체를 분리하는 과정은 스스로의 의식과 시선의 혼재 속에 끝내 명백히 분리되어 지지 않음을 깨닫게 되며, 이러한 끊임없는 감정의 변화들 속에 그녀는 자신의 곳곳을 화폭에 담아내기 시작한다. 작가는 자신의 의식과 제3의 시선, 즉 화면에 담긴 낯선 것의 모호한 경계 속 뒤엉킨 감정들은 거칠고 두꺼운 마티에르를 통해 표출되고, 묵직하면서도 부드러운 색채의 흐름은 몸의 일부가 되어 화면 위로 재구성되고 우리의 시선에 닿으며 그녀(작가)가 아닌 이방인의 존재로 다가온다.

김찬송_canvas in gray_캔버스에 유채_162.2×112.1cm_2014

불안한 감정 사이 자아와의 만남 ● 작가는 그렇게 화면 속 낯선 순간과 함께 서서히 스며든다. 작가에게 인물화는 그대로를 담아내는 섬세한 묘사가 아닌 단정되지 않는 어떤 순간 ‘낯익지만 낯선 존재’로 담아내고 있다. 그녀는 자신의 중요한 요소들이 분리되어 있다는 느낌과 그에서 비롯된 불안한 감정들을 표출하며 작업에 의도된 낯선 순간을 고조시키고, 곳곳에 배치된 사물 – 의자 또는 식물과 같은 일상의 낯익은 것들 – 을 통해 화면 속 고조된 긴장감을 불쾌하지 않을 정도로 적절히 미화하며 스스로에게 어떤 위안과 차분한 안도감을 주고 있다. 낯설게 느껴지던 자신의 일부와 친숙한 – 있어야 할 곳에 있는 - 사물은 낯선 환경에서 느낄 수 있는 불안하고 어두운 감정들이 섞여있는 틈으로 숨을 쉬고, 친숙함과 편안함을 찾을 수 있는 장치로 적절히 묘사되어 있다.

김찬송_I found that leaf_캔버스에 유채_40×40cm_2017
김찬송_I found that branch_캔버스에 유채_40×40cm_2017

Unfamiliar ● 우리가 숨쉬는 익숙한 공간과 삶 속에 내가 바라본 시선이 다시 누군가의 시선이 되어 나를 바라본 다는 있을 수 없는 경험에서 낯설다는 감정을 느끼게 된다. 오늘도 항상 그곳에 내가 있겠지만 어느 순간 거울을 통해 바라 본 나의 모습에서 낯선 나의 얼굴을 보게 된다면 나 역시 불안감과 복잡한 감정을 느끼며 스스로가 가져온 익숙한 것들을 찾게 될 것이다. ● 작가의 작품을 접하며, 그리고 작가와의 만남을 통해 나 스스로에게 내재된 낯선 무엇을 고찰하게 되었으며, 일상의 익숙한 순간에 느끼는 색다른 감정을 접하게 되었다. 이 글은 나 자신이 작가의 시선이 되어 시도하고 경험한, 그리고 함께 했던 낯선 순간을 토대로 서술하였다. ■ 양자윤

김찬송_the garden of existence_캔버스에 유채_72.7×90.9cm_2017
김찬송_green anxiety_캔버스에 유채_53×72.7cm_2017

어느 날 나 자신을 촬영하였다. 혼자 타이머를 맞추고 촬영하기에 의도하지 않았던 우연으로 화면 속에는 얼굴이 제외된 몸만 남아있었다. 그리고 얼굴이 사라진 몸은 낯선 이방인으로 나를 응시하고 있었다. 때로는 그 신체가 그저 덩어리로 느껴지기도 했다. 그 때 그 몸은 어떤 경계 바깥에 있다고 느꼈다. 가장 가까운 존재라 믿었던 자신이 낯설게 느껴졌던 찰나의 경험은 불편한 생경함과 동시에 매혹적이었다. ● 화면 밖 촬영의 대상인 내가 있다. 그리고 사진 속 낯선 몸은 주체를 흔드는 대상이다. 그것은 이질적이며 불안정하다. 안정된 주체성을 확보하기 위해 그것을 위협하는 것들을 화면 속으로 추방시킨다. 그리고 그 곳으로 내몰린 덩어리들은 여전히 모호한 경계 주변에 남아있다. 추방된 것들은 계속 경계를 허무는 시도를 하고 주체는 그것들을 끊임없이 거부하는 과정에서 경계가 유지되며 오히려 주체는 이 위협을 통해 더 곤고한 위치를 만든다.

김찬송_This moment_캔버스에 유채_97×145.5cm_2015

여기서 회화를 통해 한번 더 신체를 변형시켜 화면 안과 밖의 신체를 분리하고자 하는 시도를 한다. 먼저 작업 초기 단계에서 사진을 수백 번 반복하여 촬영한다. 그 과정을 거치며 주체는 처음과는 달리 사진의 대상-몸이라기보다는 사물의 역할-로 소비된다. 그리고 회화를 통해 부분이 끊기기도 하고 왜곡되기도 하며 주체는 점점 누구의 몸인지 알 수 없는 채로 남겨진다. 하지만 결국 주체와 화면 속 신체는 뒤엉켜 그것이 완벽히 명쾌하게 분리될 수 없는 시도였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그 몸은 그 모호한 경계 어딘가에서 주체와 함께 정지한 순간으로 남는다. 그 과정에서 그 속에 내재되어있던 불안한 타자가 경계를 흐리며 드러나기 시작한다. ■ 김찬송

Vol.20170826c | 김찬송展 / KIMCHANSONG / 金讚頌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