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ject Chain: 사물이 움직이는 방향

조재展 / JOJAE / 朝在 / mixed media.installation   2017_0830 ▶ 2017_0912 / 월요일 휴관

조재_Mass on Blue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18.3×91cm×3_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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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7_0830_수요일_05:00pm

스페이스 선+ 주최 신진작가展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월요일 휴관

스페이스 선+ Space Sun+ 서울 종로구 삼청로 75-1(팔판동 61-1번지) B1 Tel. +82.(0)2.732.0732 www.sunarts.kr

쓰여지고 버려지고 또다시 소비되는 서울의 생태계 ● 거리를 활보한다. 오늘도 작업 속의 등장인물을 물색하기 위해 길 위에 서있다. 수많은 상점들은 화려한 간판, 홍보물을 앞세워 경쟁을 한다. 그런데, 그날따라 한 켠에 놓여 버려진 아치 물통이 눈에 띈다. 골목 골목을 거닐다 보면, 낡아 빠진 빗자루, 쓰레받기, 화분 등 처음에는 새것으로 주인의 마음을 밝히던 물건들이 하나 둘 하찮게 놓여있거나 버려져 있다. 그러나 나는 그 고운 빗자루 색이 너무나 아름다워 보인다. 더럽고 어두운 골목을 밝히는 초록빛의 빗자루는 유난히 빛이 난다. 그때 마침 골목 옆으로 골동품을 수거해가는 어르신이 유유히 지나간다. 오늘 거둘 수확을 어르신께 양보하기로 하고 집으로 돌아온다.

조재_오브제의 방향_혼합재료_가변크기_2017

평소 나의 작업은 도시 풍경을 바라보며 예쁘고 소유하고 싶은 부분을 훔쳐오는 방식으로 제작된다. 그리고 그것들을 재조합하여 누가 봐도 소유하고 싶을 법한 또 다른 오브제를 만든다. 작업 제작의 전 과정은 철저히 본능적이면서 직관적으로 이루어진다. 이것은 하나의 자연세계처럼 나는 거리에 흩어진 이미지들의 순간을 포착하고 그것을 예술적 시선과 교차시키곤 하였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채집과 수렵을 연상시키는 이 작업 방식은 나에게 도시에 대한 또 다른 시선을 경험하게 하였다. ● 도시 안에선 모든 것이 신속하게 움직인다. 수많은 물건들은 대량으로 생산되고 소비되며 빠르게 버려지게 된다. 하나의 큰 소용돌이와 같은 서울의 잔인한 생태계는 나로 하여금 소름 끼치게 하는 것 이상의 경이로움을 경험케 한다. 자연계에서 목격되는 선한 균형과 순환의 도시, 그 중에서 서울이라는 이미지와 교차하면서 나는 그저 정이 없음을 연상하게 된다. 이 어두운 생태계의 한 켠에서 어르신과 나는 어떤 이유로 혹은 이유 없이 버려진 그 물건을 차지하기 위해 보이지 않는 경쟁을 하고 있었다.

조재_기다란 덩어리_혼합재료_가변크기_2017

소비되고 버려진 도시의 파편들은 나의 손을 거쳐 재조합되어 전시장으로 옮겨진다. 도시 안의 작은 도시, 서울의 풍경은 그렇게 생성된다. 전시장이라는 하나의 실험실에서 버려진 파편들은 서로 결합과 분해를 반복하며 하나의 새로운 생명체로 진화한다. 그리고 이 생명체들은 의미 있는 존재로서의 지위를 유예 받은 채 전시장을 부유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역시 먹이사슬의 일환으로 최종소비자에게 흡수되고 말 것이다. 누가 이 작품을 먹어치울 것인가?

조재_서울의 먹이사슬_혼합재료_가변크기_2017_부분
조재_서울의 먹이사슬_혼합재료_가변크기_2017_부분

나는 일상 속의 사물을 해체하고 재조합하여 오브제를 제작하고 그것을 새로운 네러티브 속으로 놓아두려고 한다. 여러 파편들은 모이고 흩어지기를 반복하면서 매우 직관적인 찰나의 순간에 하나의 덩어리로 탄생하게 된다. 물론 이 덩어리들은 매우 아슬아슬하며 약한 결합의 구조물이며 언제든지 다시 붕괴될 위험에 놓여있다. 하지만 그 불완전성 속에서 나는 새로운 맥락을 던지려고 한다. 그들은 자신이 속했던 원본으로 다시 돌아가려는 동경과 새로운 존재로서의 탄생에 대한 기대와 같은 이중적인 마음으로 움직임의 잔재를 내포한다. 이처럼 극적으로 대비되는 이중성은 불안하게 그리고 즉흥적으로 나의 순간적인 손길을 만나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다. 나는 이런 활력이 넘치는 현장을 관람객들이 조각을 지탱하는 정형적인 받침대 없이 자유롭게 관람하길 바란다. 관람객들은 마치 자신들이 불안정한 조각이 된 듯이 조심스럽고 유연하게 관람을 해야 할 것이다.

조재_서울의 먹이사슬_혼합재료_가변크기_2017

서울의 풍경을 배경으로 한 여인이 나타나 악기를 연주한다. 서울의 거리에서 음악은 빠질 수 없는 존재다. 수집된 악기를 통해 연주가 시작되고, 소리를 배경으로둔 조각과 원본의 이미지 그리고 조각에서 느껴지는 움직임의 잔재들이 전시장 위에서 충돌하게 된다. ■ 조재

Vol.20170830f | 조재展 / JOJAE / 朝在 / mixed media.instal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