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조화의 조화(Harmony Of Mismatch)

김현기展 / KIMHYUNGI / 金賢記 / video   2017_0912 ▶︎ 2017_0917

김현기_부조화의 조화 Harmony Of Mismatch_단채널 비디오_00:48:00_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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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7_0912_화요일_07:30pm

관람시간 / 10:30am~06:30pm / 주말_01:00pm~06:30pm

사이아트 도큐먼트 CYART DOCUMENT 서울 종로구 안국동 63-1번지 Tel. +82.(0)2.3141.8842 www.42art.com

부조화의 조화, 그 모순과 역설의 메타포에 관하여 ● 김현기 작가가 이번 전시의 주제로 제시한 것은 부조화의 조화이다. 이렇게 전면적으로 어울릴 수 없는 두 단어를 접붙여 형용모순의 상태를 만들어 놓은 것을 보면 그의 작업 역시 단순한 체계가 아니라 무언가 뒤틀어 놓은 구조가 있을 것이라는 예상을 하게 만든다. 그가 이번 전시에서 보여주는 작업들에는 몇 가지 카테고리가 있다. 졸업앨범, 선생님, 부조화의 조화, 속, 그리고 Napitalism이 그것이다. 작가의 말에 의하면 이 작업 속 이미지들은 일상으로부터 모티브를 가져온 것이라고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평범한 일상이 아니라 작가가 발견한 일상 속의 모순적 요소를 부각시킨 것이거나 혹은 일상을 몽타주 하거나 변형함으로써 모순적 상황으로 만든 것들임을 발견하게 된다. 즉 작가는 모순이라는 프레임 안으로 일상의 이미지들을 끌어들이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의문스러운 것은 작가가 '왜 부조화라는 단어에 조화라는 단어를 덧붙이고 있는가'라는 점이다.

김현기_부조화의 조화 Harmony Of Mismatch_단채널 비디오_00:48:00_2016

작가는 그의 작업노트에서 '졸업앨범'이라는 작업이 중학교 시절 괴롭힘을 당했던 기억으로부터 시작된 것임을 언급한 바 있다. 이 작업은 친구일 수 없었던 이들과 한 학급 안에서 친구로 있어야 하는 상황에 대한 것이었다. 그런데 이 모순적 상황은 다른 카테고리의 작업들에도 조금 다른 방식일 수 있으나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일련의 작업들은 사회적 위계나 권위의 문제이거나, 시각적이며 관념적 문제이기도 하고, 자연과 자본 그리고 가치의 문제와 관련된 것들이기도 하다. 작가는 이 문제들이 그가 살아가는 사회의 일상 속 한 단면들일 수 있지만, 그 문제들은 경우에 따라 작가 개인에게 있어서는 결코 일상적일 수 없는 상황들도 있을 수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는 작업을 보여주고 있다.

김현기_Napitalism_단채널 비디오_00:04:03_2016
김현기_Napitalism_단채널 비디오_00:04:03_2016
김현기_Napitalism_단채널 비디오_00:04:03_2016

그러한 의미에서 그가 발견한 상황 혹은 만들어낸 이미지들은 사실 그 출처가 일상임에도 전혀 일상일 수 없는 이미지들이라고 말할 수 있다. 왜냐하면 그 이미지들에서는 단순히 일상이 아닌 모순이라고 명명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한 지점들이 그 이미지들간의 상호관계 속에서 읽혀지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흔히 '졸업앨범'이라는 작업에서처럼 도저히 친구 혹은 학우라고 불리고 싶지 않은 상황에 처하게 되는 경우에도 이를 저항하지 못하거나 정확히 인식하지 못하고 그대로 받아들여, 이른바 타자에 의해 주어진 수동적 '조화' 속에 머물러 있어야 할 경우를 접하게 될 때가 있다. 다시 말해 부조화의 상태에서 명목상의 조화 상태를 부지 불식간에 혹은 억압적 방식으로 수용하게 된다는 말이다. 모순적인 상황을 모순이라 거부하려면 모순임을 정확히 판단하여 인식하여야 하고 또 그것을 거부할 수 있는 힘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판단능력과 실행능력이 미비할 경우 모순의 상태, 부조화의 상태에 무능력하게 병합되어 버린다. 특별히 타인들이 이를 '조화'라고 지칭하고 받아들일 것을 강요할 경우와 같은 일종의 억압 상태의 경우에도 이를 받아들일 수 밖에 없게 된다.

김현기_속 Inside_단채널 비디오_00:01:33초_2015
김현기_속 Inside_단채널 비디오_00:01:33초_2015

그러한 의미에서 김현기 작가의 작업은 단순히 모순을 드러내는 작업이라기 보다는 모순의 상태 부조화의 상태를 판단하지 못하거나 거부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조화로 지칭되는 상황에 편입되거나 함몰될 수 있는 더 큰 모순적 상황에 대한 메타포를 드러내거나 또는 이 아이러니 자체를 연출해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그의 작업은 역설적으로 인간 사회에 있어서 여러 차원에서의 판단과 실행의 능력, 다시 말해 정보와 권력을 가진 개인 혹은 집단에 대한 비판일 수도 있으며 동시에 인간 사회의 모순적 구조에 대한 비판일 수도 있다.

김현기_졸업앨범 Graduation Album_자가출판_29.7x21cm_2016
김현기_졸업앨범 Graduation Album_자가출판_29.7x21cm_2016
김현기_선생님 Teacher_단채널 비디오_00:01:00_2017

어떤 이에게 일상은 아름답고 편안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어떤 이에게는 같은 일상이 매우 불편하고 모순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것은 '일상에서 무엇을 보게 되었는가', 혹은 '무엇을 느끼게 되었는가'와 관련이 되어 있을 것이다. 일상에서 조화로운 부분들에 집중하며 그 조화를 만끽하며 살아갈 수 있지만, 그 일상의 조화에 역행하는 부분들에도 관심을 갖고, 동시에 무엇이 더 큰 조화일 수 있는가에 대해 늘 생각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왜냐하면 그렇지 않을 경우 인간은 김현기 작가의 작업에서 볼 수 있듯 결코 조화로운 것일 수 없는 것에 타자의 방식에 쉽게 편입되어 버리거나 함몰되어 버릴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 이승훈

Vol.20170912m | 김현기展 / KIMHYUNGI / 金賢記 / vid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