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nock

김승영展 / KIMSEUNGYOUNG / 金承永 / installation   2017_0915 ▶ 2017_1025 / 월요일,10월 2~6일 휴관

김승영_노크 Knock_문, 기계장치, 혼합재료_380×270×660cm_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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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7_0915_금요일_05:00pm

김종영미술관 2017 오늘의 작가展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10월 2~6일 휴관

김종영미술관 KIM CHONG YUNG SCULPTUER MUSEUM 서울 종로구 평창동32길 30 Tel. +82.(0)2.3217.6484 www.kimchongyung.com

뱅크시라는 영국의 낙서 화가가 있다. 그는 얼굴 없는 화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의 실체는 익명성이라 할 수 있겠다. 이는 화가이기에 가능하다. 짐작하겠지만 전시장에서 관객을 맞이하는 것은 작가가 아니라 작품이기 때문이다. 아직까지도 대중들에게 화가는 내성적이기에 작업실에서 홀로 자신의 작품과 씨름하는 예민한 감성의 소유자로 인식되어 있다. 예로서 고흐가 그랬고, 세잔느, 그리고 자코메티가 그랬다. ● 그러나 피카소를 거쳐 앤디 워홀 이후 화가들도 지속적으로 언론에 노출되어 대중의 인지도를 관리하는 존재가 되었다. 제프 쿤스 같은 작가는 한발 더 나아가 혹평을 감수하면서까지 지극히 사적이고 은밀한 '천국에서의 생활'조차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도 하였다. 『Sensation』전도 이제는 더 이상 'Sensation'하지 않다. 한마디로 요즘 세태에 작가는 사교적이고, 작품은 자극적이어야 하는 거 같다. 모든 것이 상품이 되었기 때문인지 싶다. 이런 연유로 연예인 같은 작가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 김승영의 작업에 대해 살펴보아야 하는 글을 쓰면서 쓸 때 없이 요즘 세태를 운운하였다. 그는 필자와 자신의 작업에 관한 인터뷰를 하며 자신을 내성적인 성격의 소유자라고 소개했다. 남들 앞에 나서는 것을 어려워하는 거 같았다. 그러한 그가 20번째 개인전을 개최한다. 작품이라는 것이 작가가 자신의 생각을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게 장르의 형식 범위 내에서 시각화 한 것이라고 한다면, 그의 개인전 횟수를 통해 그가 관객들과 소통하고 싶었던 것이 얼마나 많았었는지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김승영_노크 Knock_문, 기계장치, 혼합재료_380×270×660cm_2017

이번 전시 제목은 『Knock』이다. 『Knock』라는 제목은 21년 전 그의 첫 개인전 때 출품했던 작품에서 비롯되었다. 김승영은 1996년 첫 개인전에 『Mind』라는 제목의 작품을 전시하였다. 모터에 의해, 떠낸 손이 설치된 문을 반복적으로 두드리는 작품이다. 그는 21년 만에 그 작품을 개작하여 1층 전시실에 전시를 하며, 이 작품 제목을 이번 전시의 제목으로 선택하였다. 필자는 그가 30대 초반의 청년시절 제작한 작품을 50대 중년이 되어 다시 전시한다는 점에 주목하고자 한다. 특히 이 전시가 회고전이 아니라 현재 진행 중인 『오늘의 작가전』이기에 더욱 그러하다. ● 김승영이 자신의 『마음』을 『노크』하기까지 21년이라는 세월이 걸렸다. 그 동안 개최한 개인전 제목들을 살펴보면 그는 '기억'에서 출발하여, '회상'해보고, '성찰'하기에 이르렀다. 제목의 변화에서 20년이라는 시간의 무게를 느낄 수 있다. 그동안 그가 다양한 매체와 형식을 통해 작업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전시 제목의 변화를 통해 그의 주된 관심이 일관되게 '되돌아보기'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그의 작업 소재도 몇 가지로 집약된다. 특히 그의 작업에는 '물'이 자주 등장 한다. 이번에도 물이 등장한다. 실제 물과 돌로 조각한 물이다. 또한 그는 오래 전부터 작업에 소리를 사용해 왔는데, 이번에도 문 두드리는 소리와 함께 비질하는 소리가 1층 전시장에서 들리고, 3층 전시장에서는 관객들이 바닥 전체에 깔린 잡석들을 밟고 거닐 때 발생하는 소리가 작품의 한 요소를 이룬다. 이번 전시에 출품하지는 않았지만 그는 작업에 자신의 모습을 많이 사용하였다. 그만큼 그가 자신을 '타자화他者化' 해서 객관적으로 살피는데 열심인 작가임을 알 수 있다. ● 이번 전시작품을 살펴보자. 1층 전시실 한 가운데에 출입문만 있는 방이 있다. 조그만 방이다. 닫힌 방에서는 계속해서 문 두드리는 소리가 난다. 관객이 호기심에 문을 여는 순간 그는 방 안에 아주 희미한 조명이 켜져 있는 유리 벽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된다. 그 순간 문 두드리는 소리가 멈춘다. 대신에 새로운 소리가 들린다. 비질하는 소리이다. 관람객은 어둠 속에서 유리 벽에 희미하게 비친 자신의 낯선 모습을 보며 생경한 비질 소리를 듣는다. 비질 소리로 인해 관객은 스스로를 바라보며 무엇인가 깨끗이 쓸어버려야만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것이다. 무엇이건 간에 말이다!

김승영_하모니 Harmony_과테말라석_2012

2층 전시장에는 돌로 깎아 만든 『물방울 Water Drop』이라는 제목의 연작이 있다. 작품 이미지가 몇 년 전 모 우유 회사가 우유의 신선함을 강조하기 위해 광고에 사용한 왕관 현상 이미지를 연상시킨다. 고요한 수면 위로 물방울이 떨어지면서 그 반작용으로 물방울이 솟구쳐 오르는 순간을 조각한 것이다. 육안으로는 확인 불가능하고 고속 촬영을 해야만 볼 수 있는 장면이다. 돌로 깎아 만든 작품이기에 가느다랗게 솟구치는 물기둥은 아주 미세한 충격에도 부러질 수 있다. 작가가 작품을 제작할 때도 그랬고, 관객도 관람하며 조심하게 된다. 참으로 긴장감이 감도는 작품이다. 가느다란 물방울 기둥은 육중한 입방체 돌에 수평으로 확산되는 동심원의 파문과 시각적인 대비를 이루고 있다. 한편 그는 흰 돌과 검은 돌을 사용하였다. 또 다른 대비이다.

김승영_Mind_물, 안료, 스테인리스 스틸, 기계장치_37×135×135cm_2017

3층 전시장에는 세 점의 작품이 있다. 『Are you free from yourself? 당신은 자신으로부터 자유로우십니까?』, 『마음 Mind』, 그리고 『감정의 괴 Bars of Feelings』라는 작품이다. 바닥에는 온통 잡석이 깔려 있다. 『당신은 자신으로부터 자유로우십니까?』 김승영이 관객에게 묻고 있다. 이 작품은 영어로 쓴 푸른 빛 네온 작품이다. 전시장에서 첫 눈에 보인다. 네온이기 때문이다. 푸른 네온이 멜랑콜리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작품 『마음』은 스테인리스 통 안에 작은 통이 들어 있고 통 전체에 물이 가득 차 있다. 작은 통 안의 물은 소용돌이가 치고 있으나 바깥 통 안에 물은 미동도 하지 않고 잠잠하다. 표리부동함을 극대화 시켰다. 전시장 한쪽에 『감정의 괴』라는 작품이 있다. 철창 속에 커다란 황금 괴가 가지런히 쌓여 있다. 감정의 상태를 나타내는 여러 단어들이 각각의 괴에 씌어 있다. 맥락 없이 괴에 새겨져 있는 각각의 단어는 익숙한 단어임에도 불구하고 몹시 낯설다. 관객들은 이 작품들을 보기 위해 전시장 바닥에 깔린 잡석들을 밟고 다녀야 한다.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잡석들의 날카로운 마찰음이 그들을 따라 다닌다. 과히 듣기에 편한 소리가 아니다. 그들은 자신들에 의해 발생하는 귀에 거슬리는 소음과 함께 전시된 '마음'과 '감정'을 살펴본다.

김승영_성찰 Reflection_벽돌에 글자 컷팅_혼합재료_2017

마지막으로 3층 전시장 바깥 테라스에는 국보 83호 『반가사유상』이 있다. 지저분한 유리 너머에 있어 어렴풋이 보인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무엇인가 낯설다. 부처의 오른 손이 눈물을 훔치는 것 같은 모습이다. 전시장 밖에서 슬퍼하며 고뇌하고 있다. 부처는 자신의 문제로 슬퍼하는 것인지 아니면 전시장에 들어오는 관람객들 때문에 비통해 하는 것인지 알 길이 없다. 아무튼 온갖 번뇌를 끊고 해탈한 부처가 눈물을 보인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 지금까지 전시된 작품들을 살펴본 바에 의하면 김승영은 전시장 구조로 생성되는 관객의 동선을 염두에 두고 작품을 배치하였음을 짐작할 수 있다. 반드시 그렇지는 않지만 미술관의 구조상 대부분의 관객들은 3층 전시실에서 출발하여, 2층을 거쳐, 1층 전시실로 내려가게 된다. 출발점이라 할 수 있는 3층 전시실에서 그는 관객들에게 먼저 눈물을 훔치는 부처를 선보인다. 그리고 그는 관객에게 자신으로부터 자유롭냐고 묻는다. 겉으로는 한 없이 고요한 것 같으나 사실 그 안은 소용돌이치고 있는 '마음'과 통용되지 못하고 금고 속에 깊이 감춰둔 금괴와 같은 여러 '감정'을 관객에게 귀에 거슬리는 소리와 함께 제시한다. 2층 전시실에서 그는 물방울이 떨어져 파문이 이는 순간을 포착해 마음을 환유적으로 표현한 작품을 전시한다. 오로지 이 전시장만 정적과 함께 긴장감이 감돈다. 1층 전시실에서 관객은 거울에 비친 자신을 직접 대면하게 된다. 문 두드리는 소리, 비질 소리와 함께 관객은 스스로를 작품에 투영해 성찰해 보게 되지 않을까 싶다. 이번 전시는 먼저 작가가 관객에게 질문하며 상태를 제시하고, 전시를 다 보았을 때는 관객이 스스로를 성찰해볼 수 있게 아주 치밀하게 조직된 전시라 할 수 있겠다.

김승영_슬픔 Sadness_브론즈, 혼합재료_2016

앞서 살펴본 것과 같이 김승영의 작업은 다름 아닌 그의 기억에서 출발했다. 지극히 사적인 것에서 출발하였다. 다시 말하지만 그는 자신이 매우 내성적이라 낯을 많이 가린다고 생각한다. 그는 성격상 자신의 감정을 상대방에게 그때그때 솔직하게 표현하지 못한다고 한다. 자세한 이야기는 안 하지만 그는 그런 성격으로 인해 대인관계에서 스스로 마음에 상처를 받은 적이 적지 않았던 거 같다. ● 김승영은 루이스 부르주아의 어록을 즐겨 읽는다고 하였다. 특히 그는 "나는 감정의 죄수다. 자신의 이야기를 해야만 하고, 잊어야만 하고, 용서해야만 한다. 그것만이 나를 자유롭게 한다."는 그녀의 말을 즐겨 인용한다. 그녀 작업의 출발점이 그녀가 한참 예민하던 시절 그녀가 친언니처럼 따르던 가정교사와 아버지의 외도를 목격한 것과 더불어 그의 가부장적인 행태로 인한 마음의 상처와 증오였음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녀에게 '예술은 카타르시스'였다. 그래서 인지 그녀는 오롯이 자신만의 경험을 표현하였다. 그녀는 결코 이론에 맞춰 작업하지 않았다. 그녀의 작업은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의 표현이지만 진정성과 내적 필연성에 힘입어 관객들에게 폭넓게 공감을 얻었다. 마침내 그녀는 70이라는 늦은 나이에 뉴욕 MoMA에서의 개인전으로 세계적인 작가의 반열에 올랐다. ● 내성적인 성격으로 인해 대인관계에서 속앓이를 여러 번 경험한 김승영은 이를 작품으로 해소하고자 하였다. 그는 작업하는 순간만큼은 자신의 감정에 항상 충실하고자 한다. 못 견뎌서 나오는 작업들이기 때문이다. 그의 작업은 진솔할 수밖에 없다. 그가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그에게 작업은 치유적 일 수 밖에 없다. 그가 루이스 부르주아의 어록에 심취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지 싶다. 그렇다고 그의 작업을 정신분석학적인 이론에 맞춰 해석할 필요는 없을 거 같다. 왜냐하면 그는 특정 이론에 맞춰 작업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승영의 작업 여정을 이해하는 데 알프레드 아들러의 '열등 콤플렉스' 이론이 도움이 될 거 같다. 그렇다고 그가 열등감에 사로잡혔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 그의 이론에 따르면 인간은 누구나 다양한 열등감을 느끼며 산다. 그는 열등감을 부정적으로만 보지 않았다. 누군가 열등감을 긍정적으로 극복하면 그는 건강한 주체로 자신을 완성해 나갈 수 있다고 보았다. 아마도 미술에서는 앞서 거명한 세잔느가 대표적인 예이지 않을까 싶다. ● 스스로를 내성적이며 감정을 표현하는 것에 미숙하다고 생각한 김승영은 지난 2000년도 이래 지금까지 감정이란 무엇인지 이해하고자 전념하였다. 그것은 다름 아닌 자신에 대한 탐구이다. 그는 자신의 미숙함에도 불구하고 감정을 가진 것이 축복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자신이 가톨릭신자는 아니지만 가톨릭에서 말하는 연옥에 관심이 많다고 한다. 만약에 천국과 지옥만이 있다면, 행복하거나 아니면 고통스럽기만 해서 삶에 긴장감이 없다는 것이다. 교리에 맞고 틀림을 떠나 그는 연옥을 미정의 상태로 이해하고 있다. 미정이기 때문에 다양할 수 있다. 이런 가정 하에 연옥은 천국과 지옥에 비해 상대적으로 활기찬 곳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현실 자체가 연옥과 유사하다고 생각한다. 그의 연옥에 대한 견해를 통해 그는 자신의 부족함을 거부하지 않고, 이를 원동력으로 삼아, 작업을 통해 극복해 나가고 있음을 짐작 할 수 있다.

김승영_슬픔 Sadness_브론즈, 혼합재료_2016_부분

한편 김승영의 작업 여정을 살펴보면 요즘 미술계의 세태를 되새겨 보게 된다. 전 지구화 한 시대에 미술이 관광산업과 결합하였다. 일례로 올해는 10년 만에 베니스 비엔날레, 카셀 도큐멘타, 뮌스터 조각 프로젝트가 동시에 열리는 'Grand Art Tour'의 해이다. 올 여름 미술과 무관한 사람들도 미술 순례 길에 올랐다. 여러 면에서 이는 17세기 이래 영국을 중심으로 유럽의 상류층이 프랑스와 이태리로 선진 예술과 문화, 그리고 유럽문화의 근간을 경험하고 배우기 위해 떠났던 'Grand Tour'의 취지가 변질되는 과정을 상기시킨다. 수많은 비엔날레와 아트 페어로 인해 작가는 동향을 잘 살펴 그 흐름을 타는 것이 중요해졌다. 이와 같은 상황이기에 미술 언론과 기획자의 주목을 받기 위해 흐름에 맞춰 작업한다는 혐의를 받는 작가가 점차 늘어나는 듯하다. 점차 작업의 본말이 전도되는 거 같다. 더불어 작업은 점점 더 스펙터클해지고 있다. 지금 베니스에서 개최되고 있는 데미안 허스트의 전시가 그 본보기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 김승영은 이런 세태를 한마디로 "작가와 작품을 따로 놔도 될 거 같은 시대"라고 하였다. '書如其人', 즉 '글이 곧 그 사람'일 필요가 없는 시대가 되었다는 것이다. 그는 몇 해 전에 브라질 출신의 사진작가 세바스티오 살가도의 다큐멘터리 영화 『제네시스-세상의 소금』을 감명 깊게 봤다고 한다. 그는 작가 살가도의 여정을 통해 "작가의 삶의 태도가 그 작가를 만든다."고 새삼 확신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인가 그는 50대 중반의 작가 임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끊임없이 작품이 곧 자신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편 그는 사람이 나이를 먹어도 감수성이 무디어지지는 않는다고 믿고 있다. 그는 나이를 먹으면 단지 몸이 마음 같지 않기 때문에 느낀 바를 작품으로 실체화 시키는 데 어려움이 따를 뿐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그가 루이스 부르주아를 존경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 필자는 김승영이 이번 전시에 출품하지는 않았지만 2000년 이래 지금도 진행 중인 『기억 1963 ~ 』이라는 제목의 작업을 살펴보며 이 글을 끝맺으려 한다. 이 작품은 그가 태어난 이래 그가 만났던 수많은 사람들 중에서 지금에 그가 있기까지 그의 기억에 남는 사람들의 이름을 기록하는 비디오 작업이다. 영화 마지막에 제작 참여자들의 이름이 나오는 것과 유사하게 제작하였다. 차이점은 물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는 것과 같이 그들의 이름이 위에서 아래쪽으로 내려가게 처리한 영상작업이다. 영화를 보면서 제작 참여자들의 이름이 올라가는 모습이 마치 영어에서 '나'를 의미하는 'I'와 같은 모습이라는 느낌이 들어 시작하게 된 작업이라고 한다. ● 2000년 처음 전시할 때 대략 5분에 불과했던 상영시간이 지금은 14분 가까이 된다고 한다. 물론 앞으로 어떤 변화가 있을지는 알 수 없다. 더 길어질 수도, 짧아질 수도 있다. 아니면 변화가 없을 수도 있을 것이다. 앞으로 어떻게 진행되건 간에 중요한 것은 그가 계속해서 자신을 성찰해야 한다는 점이다. 작업이 진행될수록 그는 점점 더 냉철해질 것이다. 지인들 중에 특정인을 선택하거나 배제해야 되기 때문이다. 그의 성격과는 반대로 단호함이 필요한 작업이다. 이런 점을 살핀 관객이라면 그의 작업에 더욱 더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 속도에 경도된 시대이다. 김승영의 시계는 느리다. 그의 작업은 점진적으로 변하고 있다. 그는 오랜 시간 '나'라는 화두에 정진하고 있다. 그의 작품들은 시간을 두고 충분히 숙성되고 정제되었다. 자신에 대한 깨달음의 결과물인 작품은 과시적이지 않다. 난해 하지도 않다. 그럼에도 울림은 크다. 앞으로 작품 『기억 1963 ~ 』의 상영시간이 어떻게 될지 무척 궁금하다. 지켜봐야 될 대목이다. ■ 박춘호

Vol.20170928j | 김승영展 / KIMSEUNGYOUNG / 金承永 / instal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