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형도 Winter comes

김상균展 / KIMSANGKYUN / 金相均 / painting   2017_1103 ▶︎ 2017_1114 / 일,공휴일 휴관

김상균_사비(후렴구)-낭만적인 말의 반복 1_캔버스에 유채_161.7×112cm_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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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균 홈페이지_kyunnn.wixsite.com/kyun80

초대일시 / 2017_1103_금요일_06:00pm

후원 / 서울문화재단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일,공휴일 휴관

아트와 ARTWA 서울 용산구 두텁바위로60길 49 (후암동 358-17번지) 대원빌딩 본관 3층 Tel. +82.(0)2.774.7747 www.artwa.net

『기형도』展을 준비하면서 3명의 동료 작가들에게 글을 의뢰 했다. 두 가지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나는 다수의 의견을 듣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모두 작가라는 점이다. 복수의 평을 듣는 것은 작업을 다른 관점에서 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다시 말해서 닫힌 의미로 완결된 결말을 만들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시각을 엿보고 다음 작업의 동력을 찾으려는 것이다. 글쓴이가 동료작가인 것은 작가의 상황과 그에 따른 태도를 가장 잘 이해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3명의 글과 작가의 노트가 도록에 삽입되기에 다소 어수선 할 수 있다. 그러나 어수선함과 동시에 미세한 갈등과 쟁점이 보일것이라고 생각한다. 작업을 치장하는 어쩌면 포장에 가까운 역할로서 글이 도록에서의 작동방식이 아니라 이야기 꺼리를 생산하는 방식이 되었으면 한다. ■ 김상균

김상균_기형도_캔버스에 유채_73×116.8cm_2017
김상균_수영_캔버스에 유채_97×162cm_2017

이게 무슨 의미가 있니? ● 무한히 확장되고 파편화되어 버린 현대미술의 모호성은 자칫 미술가 자신의 역할마저 반문하게 하는 무기력을 불러오기 쉽다. "내가 이것을 즐기고 있는가?"라며 반문하는 김상균의 작업의 방향성을 규정하는 태도 또한 이러한 고민의 일부라고 생각된다. 김상균의 회화는 예술가로서 자신만의 삶의 방식과 언어를 끊임없이 탐색하는 그의 의지가 반영된 하나의 과정이라고 보여 진다. 새로운 기법적 실험과 매체간의 경계를 줄타기 했던 흥미로운 그의 전작들은 이제 그에게 질문으로 돌아온 것이다. "이게 무슨 의미가 있니?" 나를 더 미술가답게 하는 작업의 방식, 삶의 방식은 무엇인가? 그가 끊임없이 탐닉했던 영상매체의 기법적 실험, 인공적인 것과 리얼리티의 경계와 같은 이슈들은 자연스럽게 그의 회화작업 안으로 들어와 있다.

김상균_Gesture_캔버스에 유채_116.6×80.3cm_2017

소비되는 이미지 ● 작가가 특정 대상이나 장면을 선정하는 이유는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과정이 아닐 경우가 많다. 프란시스 베이컨 작품에 자주 등장하는 벌어진 입도 그가 비명을 지르는 장면 묘사를 통해 공포라는 서술적인 의미 전달을 위한 논리적인 쓰임이라고 관객들은 흔히 생각할 수 있으나, 대부분의 회화매체의 창작과정에서는 이러한 앞 뒤 맥락에 대한 논리적인 사고보다 더 중요한 것들이 작가를 또 다른 차원으로 이끄는 힘을 발휘한다. 평소 작가의 이끌림을 반영한 취향과 이러한 취향들에게 강한 인상을 주었을 시각적인 경험이 채집되고 이는 작가의 눈과 신경계가 반응하는 몸의 언어로 재해석되는 것이다. ● 베이컨은 실베스터와의 인터뷰에서 그가 반복적으로 벌어진 입에 탐닉하는 이유도 단지 입과 치아의 외관에 매료되었던 것, 그 이미지가 지닌 강렬함에 대한 집착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제 이미지는 하나의 산업화된 강력한 도구이자 수단이다. 영화, 드라마, 광고는 그 어떤 매체보다도 가장 매력적인 이미지를 생산해냄과 동시에 소비된다. 김상균 작품에 반복적으로 활용되는 이미지의 개별적 의미는 중요해 보이지 않는다. 그 또한 특정 영화, 드라마, 광고 컨텐츠에서 비롯된 강한 인상에 이끌림을 반영한 또 다른 시각이미지들을 소비, 재생산하며, 이미지의 충돌, 낯섦, 인위적임을 즐기고 있는게 아닐까. ■ 김진기

김상균_불륜을 위한 기념비_캔버스에 유채_72.5×60.5cm_2017

수집의 전략 ● 김상균의 이번 전시를 위한 회화작업들은 대부분 풍경들이다. 그러나 자연을 사생한 풍경과는 달리 어딘가는 불편하고 어색하다. 그의 작업에서 이러한 감정을 느끼는 원인은 아마 작품의 화면을 구성하는 장치들 때문일 것이라 판단된다. 사실 그의 그림에 등장하는 자연은 타인의 시선에 포착된 자연들이다. 그 이미지들은 대체로 '러시아 풍경화', '인상주의 풍경화', '인터넷공간에 떠도는 이미지' 등과 같이 모두 작가에 의해 수집된 이미지들이다. 작가는 이런 이미지들을 '간접적인 대상'이라고 한다. 정확히 말해 그는 이런 이미지들을 차용하여 자신의 방식대로 두 개 또는 그 이상의 이미지들을 재조직하고 병합하는 방식으로 또 다른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김상균_사비(후렴구)-낭만적인 말의 반복 2_캔버스에 유채_130×162cm_2017

(...중략...) 굽이굽이 흐르는 강물, 드넓게 펼쳐진 푸른 평원, 멀리 보이는 낮은 산맥, 이 평온한 풍경은 바다위에 우뚝 솟은 아찔한 절벽위에 펼쳐진 풍경이다. 그것은 절대 가능할 수 없는 풍경이다. 이럴 듯 많은 경우 작가가 구성한 화면들은 초현실적인 환상을 자극한다. 낯설지만 조화로운 - 그것이 낯설게 다가오는 것은 현실에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며, 그것이 조화롭다고 느끼는 것은 자연을 닮아 있기 때문이다 - 그래서 또한 매력적이다. 사실 작가가 취하고 있는 이런 '수집의 전략'은 이미 우리의 생활 곳곳에 스며들어 있다. 예를 들어 우리가 새집에 이사를 가서 집을 꾸민다고 상상해보자. 테이블과 의자는 모던틱한 디자인으로, 가전제품은 미니멀한 디자인으로, 전등은 바로크한 디자인으로, 주방은, 침실은, 가구는 ... 등과 같이 자신이 상상했고 또 계획된 방향으로 집을 디자인 할 것이다. 이러한 조합은 오직 개인적인 취향에서 비롯된다. 다시 김상균의 작업으로 돌아가서, 마찬가지로 그의 작업 또한 화면을 구성하는 방법론적인 측면에서 지극히 개인적이다. 어색할 것 같은 이 조합들을 우리는 결코 어색하다고 느끼지 않는다. 그것은 이미 우리의 창조적 패턴이 이러한 '짜깁기'의 방식에 익숙해 있기 때문이다.

김상균_영웅_캔버스에 유채_117×91cm_2017

(...중략...) 작가는 화면을 구성하면서 선택된 이미지의 아웃라인이 그대로 혹은 부분적으로 드러내는 방식으로 '짜깁기'의 방법론을 시각화 한다. 필자는 이러한 명확한 짜깁기의 방식을 SNS를 떠도는 무수히 많은 이미지들에서 자주 확인한다. 우리는 이미 그러한 이미지들에 익숙해 있고 또 그러한 이미지들을 생산해내고 있었다. 김상균의 작업은 이와 같이 우리 문화에 스며들어 있는 '은밀한 패턴' 혹은 '작동방식'들을 시각화 한다. ■ 신광

김상균_정물화_캔버스에 유채_52.5×72.5cm_2017
김상균_풀 빌라 1_캔버스에 유채_130×162cm_2017

김상균은 인터넷과 그외 다양한 미디어에 흩어져 있는 이미지들을 차용하여 서로 어울리지 않는 성질들이 모인 상황을 표현한다. 이러한 우연(偶然)의 연대(連帶)들은 채집된 사진들이 가지고 있는 기존의 연극성을 희미하게 만들며 상호 인과관계가 불분명한 대상들이 회화(繪畫)의 논리를 가지고 캔버스 안에 폐쇄되어있다. 이렇게 연속 기획된 그림들은 '화자(話者)가 사라진 배경(背景)'들로 보인다. 작품에 쓰여진 대부분의 이미지들은 광고물과 영화의 정지화면들이며 이런 대상들이 혼합된 재현(再現)은 관자들 스스로 이야기를 구성하는 내재적 원리(內在的原理)를 불가능하게 만든다. 뉴미디어가 서사를 흉내내며 사실을 더욱 매혹시키는 대량의 이미지를 빠른 속도로 쏟아내기 시작하고 이러한 눈속임(Trompe-l'œil)의 경쟁 속에 드디어 사회집단의 감정을 조련할 수 있는 마력(魔力)의 장치가 되어있을때 개인의 상상력은 성문화(成文化, Codification)되고 화자(話者)의 심금(心琴)은 자유자본경제주의가 동경(憧憬)하는 이미지의 과잉 속에서 방황하고 막다른 길에 이른다.

김상균_풀 빌라 2_캔버스에 유채_117×91cm_2017

자본주의를 지탱하는 상업매체들이 만들어낸 홍보결과물들 즉, 작가가 채집한 대상(Object)들은 탄생과 동시에 그것들이 갖고 있는 상투성들이 시간의 흐름에 의해 견고해지며 이들은 미디어의 전면에서 후퇴하고 미디어의 몸체라 할 수 있는 기억매체안에 떠돌고 있다. 작가는 이렇게 본래 기능이 사멸하지만 또한 불멸해야만하는 가상 공간 속의 잔여 이미지들을 혼합한다. 비록 그림 속의 대상들이 낭만주의(Romanticism) 회화 기법과 원근을 바탕으로하는 관점의 비율에 의해 만들어져 있지만 작품들에 구현된 구도와 색상 그리고 빛은 이미 소비재를 위해 계획된 재현들을 다시 혼합한 재현이다. 또한 작가의 관점이 전통 낭만주의가 아닌 디지털 데이터를 기반하고 있기때문에 그림 속 요소가 원래 갖고 있는 정서(情緖)들은 캔버스의 틀 안에서 모두 원경화되고 배경 속으로 함몰되어 버린다. 역시 상업이미지의 과잉된 역동성도 그림들 속에서 본의(本意)가 사라지고 그것들의 형태만이 남아있다. ■ 박근형

Vol.20171103g | 김상균展 / KIMSANGKYUN / 金相均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