뻐끔뻐끔

김소영展 / KIMSOYOUNG / 金昭咏 / installation   2017_1107 ▶︎ 2018_0225 / 월요일 휴관

김소영_Exquisite Corpse_혼합재료_95×125×72cm_2016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5:00pm / 월요일 휴관

킴스아트필드 미술관 KIMS ART FIELD MUSEUM 부산시 금정구 죽전1길 29(금성동 285번지) 제1전시관 Tel. +82.(0)51.517.6800 www.kafmuseum.org blog.naver.com/kafmuseum

여성, 신체 그리고 치유 ● 김소영은 주로 몸을 소재로 한 다양한 작업 스타일을 보여주고 있다. 드로잉과 설치를 오가는 작가의 작업은 화려한 색감과 구축 적이고 반복적인 인체의 집적으로 독자적인 미감을 느끼게 한다. 천으로 만들어진 이러한 몸들은 의자와 결합하여 가구의 형식으로 제시되거나 방석이나 액자에 넣어져 있다. 때로는 나무에 매달려 있기도 하고 좁은 아크릴 상자에 힘겹게 자리를 잡고 있다. 다양한 패턴과 색감으로 조합된 그녀의 작품들은 그 자체로 강렬한 인상을 발산하고 있다. ● 공예의 한 분야로 이어졌던 퀼트가 미술사의 맥락에서 주요하게 주목받은 사연은 페미니즘과 깊은 연관이 있다. 1970년대 페미니스트들은 여성의 영역으로 간주하였던 수공예에 대한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면서 섬유와 관련된 작업을 제작했다. 주디 시카고(Judy Chicago), 페이스 링골드(Faith Ringgold), 미리엄 샤피로(Miriam Schapiro) 등 많은 작가의 작품에서 퀼트(Quilt)는 적극적으로 옹호되었다. 특히 가장 적극적으로 퀼트 작업을 진행했던 미리엄 샤피로는 여성적인 콜라주(female collage)라는 의미의 페마주(femage)를 창안하기도 하였다. 당시 여성주의 작가들은 여성이라는 주체의 등장과 바느질이나 염색 등 수공예적인 가치의 부활을 동일시하였다. ● 하지만 김소영의 작업은 여성주의라는 개념만으로는 온전하게 설명할 수는 없다. 퀼트 작업을 여성성으로 해석하는 것도 시대착오적이며, 성역할론의 한계를 가지기 때문이다. 오히려 김소영의 작품에서 보이는 인간의 군상들은 하나같이 매달려 있거나 마치 주검들처럼 집적되어 있다. 의식을 가진 주체로 드러나기보다는 인형처럼 생명을 박탈한 존재로 묘사된다. 반면 이 형상들을 감싸고 있는 색감들은 너무도 화려하고 패턴들은 복잡해 형상이 주는 뉘앙스와는 극적으로 대비된다. ● 작가는 자신의 작업 노트를 통해 "우리는 일상 속에서 셀 수 없이 많은 것들을 보고 느낀다. 그러나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가장 중요한 '나'를 보지 못하고 살아가고 있다. 예술은 그런 이들에게 한 템포 쉬어가는, 생각하는 시간을 부여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라고 말한 바 있다. 이 고백적인 언술 속에서 작가는 자신의 작업을 '쉬어가는' 혹은 '생각하는' 행위로 언급하고 있다. 무의미하고 반복적인 바느질을 통해 작가는 자신을 성찰하고 치유하는 시간을 만들어 가고 있을지도 모른다. ● 루이즈 부르주아(Louise Bourgeois)는 평생 아버지의 외도로 인한 상처, 어머니에 대한 연민 등을 담아 작업을 하였고, 야요이 쿠사마(Yayoi Kusama)는 강박신경증과 편집증 그리고 불안신경증으로 인한 병을 이겨내고자 반복적인 점을 찍었다. 우리가 부르조아나 쿠사마의 작품을 보며 치유의 감정을 느낄 수 있는 것은 자신들의 상처를 정면으로 응시하고 이를 작품으로 힘겹게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 물론 김소영이 이러한 상처에 기인한 작업을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작가의 작업에서 무기력하게 놓여 있는 인체와 집적된 인간 형상들은 마치 언어화할 수 없는 인간의 불안과 무기력을 지시하고 있으며 반면, 화려한 색감과 불규칙한 패턴들은 그 속에서 잉태된 혹은 꿈틀거리고 있는 인간의 욕망과 생명성을 느낄 수 있다. 다소 기계적인 해석일지 모르지만, 유독 작가의 작업에서 의자가 자주 등장하는 것은 쉼 없이 돌아가는 생활 속에서 잠시라도 자신을 생각하며 쉴 수 있는 휴식을 우리에게 제시하고 싶은 것은 아닐까? 김소영의 작품에 눈을 감고 가만히 앉아 있고 싶어진다. ■ 이영준

Vol.20171107l | 김소영展 / KIMSOYOUNG / 金昭咏 / instal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