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서식지의 기록

김지영展 / KIMJIYOUNG / 金旨英 / installation.mixed media   2017_1108 ▶ 2017_1114

김지영_기록적이지 않는 날_캔버스에 혼합재료_162×112.5cm_2017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8:00pm

더 갤러리 The Gallery 경남 창원시 합포구 동서동로 18 (롯데백화점 마산점 B2) Tel. +82.(0)55.240.5665

인간서식지의 기록 (기록되지 않는 날) ● 지나간 시간을 소환하는 것은 기록이다. 시간을 향해 몸부림치고 대항하는 인간의 삶은 죽음이라는 기록을 통해 존재를 드러낸다. 기록은 앞으로만 걷는 내내 고개를 돌려 뒤를 바라보는 것 같은 반동과 충돌에서 생겨나는 시간의 파편이다. 시간성에 속해있는 세계 내 존재는 일원적 순환을 반복하고 있다. 내가 머물고 있는 여기, 내게 보이는 현상적 장소를 나는 이번 전시에서 '인간서식지의 기록'으로 정해 보았다. 서식지는 생물의 개체나 개체군이 살아가기에 가장 적합한 생활조건을 제공하는 장소로서 생활환경의 적응도에 따라 개체의 증가율에 영향을 끼친다. 인간의 서식장소에는 시간적 공간적 변동성에 특정한 관계를 볼 수 있다. 개인은 세계를 이루는 하나의 개체이므로 근본적 인간 서식지를 구성하고 있다. 인간서식지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날 중에 섬광처럼 빛나던 순간의 기록을 나는 화장실 벽에 걸린 수건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김지영_기록되지않는 날들_가변설치_2017

나는 익명으로 거둔 다수의 수건에 적힌 기록을 통해 인간서식지에 보존된 삶의 영속성을 생각해 보았다. 수건은 공산품으로 생산된 사물이지만 수건에 적힌 기록들은 개개인에 따라 다르게 느끼는 기억의 사물이다. 샤워를 하고 난 뒤 축축하고 늘어진 머리카락부터 은밀한 부분까지 닦아주는 친숙한 수건은 나의 발바닥 아래에서 용도로서 임무를 다한다. 특정한 날짜와 장소, 의미로 지정되어 있는 수건은 보는 이의 기억과 상상에 따라 다른 의미를 부여할 수 있으며 용도로서 수건의 의미를 다르게 해석할 수 있다. 수건위에 적힌 기록들은 객관적이면서도 주관적, 공적이면서 사적인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김지영_기념비_가변설치

이번 전시는 설치와 드로잉으로 이루어져 있다. 우선 설치작업으로 '기록되지 않는 날'은 원래 백색을 지닌 수건이 각기 다른 시간과 쓰임에 따라 변색된 수건들을 모아서 길게 연결하여 테이블보도 만들고 서로 엉켜붙게 하여 군집된 하나의 덩어리로 표현했다. 긴 테이블보는 지난 시간, 즉 기억에서 변색된 시간을 의미하고 있다. 타인과 마주한 수많은 인간관계 속에서 의미를 느낄 수 없었던 만남과 대화 그리고 수치스럽고 치욕적인 개인적인 날을 나는 '기록적이지 않는 날'이라고 정했다. 마주하는 의자와 의자의 긴 간격 ,식탁 위에 식기들을 흰 수건으로 만든 테이블보로 덮어 그 안에서 일어나는 불안한 감정을 감추고 싶었던 욕망을 대변하고 있다.

김지영_가족이라는 의미_가변설치

'기념을 위한 기념비'는 수건에 적힌 개인의 사적인 기념일, 친목을 도모하는 인간관계의 화합의 기념일, 관공서 및 기업은 성과를 보고하거나 선포한 날을 기념적인 날로 기록하고 있었다. 수건에 적힌 텍스트를 오리고 엮어서 나는 또 하나의 기념비를 만들었다. 삶의 기록을 기념하는 기념비는 또 다른 나의 작업을 기념하고자 하는 기념비로 남겨지길 바란다. ■ 김지영

Vol.20171113f | 김지영展 / KIMJIYOUNG / 金旨英 / installation.mixed 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