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지대의 하이드

차재민_무진형제_옥인콜렉티브_전아라+이형래展   2017_1116 ▶ 2017_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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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닝 공연 / 2017_1116_목요일_06:00pm_진상태

서울시립미술관에서 2017년 3기 시민큐레이터의 전시를 지원합니다.

기획 / 김승민 후원 / 서울시립미술관

관람시간 / 11:00am~06:00pm

원앤제이 갤러리 ONE AND J. GALLERY 서울 종로구 북촌로 31-14(가회동 130-1번지) Tel. +82.(0)2.745.1644 www.oneandj.com

삶의 터전이 흔들린다. 불안은 해가 갈수록 자라난다. 사람들을 지속적으로 흔드는 심리적 여진의 근원은 곳곳에 있다. 급변하는 정치적 정세, 대안 없는 시장경제와 변하지 않는 노동 환경, 젊음과 나이듦에서 오는 상실과 소외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발 딛고 살아가는 공간의 주변부에서 문제들이 유령처럼 배회한다. 광장의 주인이 변한다한들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 정치적 헤게모니를 차지하기 위한 1과 2의 지리멸렬한 싸움은 계속되고 있다. 그 틈바구니에서 살아남지 못한 자들, 생존을 위해 발버둥치는 자들은 대안적 울타리로서 '제3지대'라는 표현을 선뜻 내민다. 정치적 수사로 치장된 제3지대는 이기와 탐욕, 오만과 무질서로 가득 차 있을 뿐이다. 앞뒤와 겉과 속이 다른 수사학으로 표심을 헷갈리게 만드는 게 '제3지대'는 아닐 것이다. 우리가 겪고 있는 보편적이고도 본질적인 문제를 그곳의 주인이 해결해 주는 것은 너무 요원해 보인다. ● 진정으로 우리가 바라는 제3지대는 어디에 있는가? 더 나은 세상, 대안적 세계가 정치적으로 제시되기에 한계가 있어 보이는 현실에서, 중심으로부터 주변부로 시선을 돌려, 미술의 언어로 '제3지대'를 새롭게 규정해보는 것은 어떨까. 어쩌면 그곳에서 제3지대의 하이드, 숨겨진 가능성의 존재를 발견할 수도 있지 않을까. ● 이러한 가정 앞에 출발한 전시 『제3지대의 하이드』에서는 사람들의 시선이 쉽게 닿지 않는 사회적 공간을 제시하고,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소외와 갈등, 경제 위기와 노동 현실, 청년과 노인의 삶에 대해 시적으로 은유적으로 표현한 미디어 작품들을 선보인다. 차재민, 무진형제, 옥인콜렉티브, 전아라+이형래는 관습적으로 권력과 자본을 비판하는 것을 넘어서서, 표면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사회의 숨겨진 얼굴을 포착해, 대안적인 세상의 가능성을 모색한다. ● 차재민은 도시 뒷골목의 밤과 낮의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무진형제는 2017년 대선 개표장과 비좁은 터널 사이를 배회한다. 옥인콜렉티브는 제주도의 황금의 집과 금융 위기에 내몰린 스페인을 오가고, 전아라+이형래는 불안의 징후를 벙커와 건축설계로 형상화한다. 전시장은 작가들의 해석에 따라 음습한 세계로 들어가는 입구이기도, 유토피아를 향한 숨겨진 비밀통로이기도, 때로는 정치사회적 담론이 형성되는 대안적 공간이 되기도 한다. 당면한 사회적 이슈로부터 한발짝 떨어져서 객관적으로 성찰해보는 시간을 선사하는 작품들을 통해, 우리는 다른 세상이 가능하고, 그것이 필요하다고 말할 수 있는 곳에서 살아야 한다는 누군가의 고요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 김승민

차재민_TROT, TRIO, WALTZ_단채널 HD 영상, 컬러, 사운드_00:11:30_2013
차재민_썸네일_흰 도화지에 과슈_30×22cm_2015

영상작품 「Trot, Trio, Waltz」 는 정합을 이룰 수 없는 서로 다른 '셋'이 균형을 이뤄가는 과정을 탐색한다. 영상에는 폐지를 모으는 노인들(세 쌍둥이), 스쿠터를 타는 세 사람, 뉴스클립이 등장한다. 이는 재활용품을 실은 수레가 굴러가는 소리, 오토바이 소리, 가정집에서 흘러나오는 뉴스 아나운서의 목소리를 재현하기 위한 등장이다. 총 3부로 이뤄진 영상에서 작가는 타인의 삶을 통째로 발가벗기는 미디어의 폭력성과 왜곡을 비판하며, 타자를 이해하는 것의 한계를 에둘러 고백한다. 연계된 드로잉 시리즈 「썸네일」, 「Study for Hysterics」는 영상 작업의 모티브가 되는 실루엣인 동시에, 사회적 불화와 개인의 관계를 탐구한 작가의 작품 세계로 향하는 하나의 단서가 된다. ■ 차재민

무진형제_적막의 시대 The Mumming Age_단채널 영상, 컬러, 스테레오 사운드_00:16:48_2012
무진형제_밤의 대화 The dialogue of the night_단채널 영상, 스테레오 사운드_00:04:30, loop_2017
무진형제_좋은 세상 A better world_단채널 영상, 스테레오 사운드_00:05:45_2017

「적막의 시대」는 허름한 아파트 옥상에서 하루 종일 무언가를 만드는 일을 하는 여자의 행위를 통해, 우리가 일하는 시간, 하루가 무엇에 의해 작동되고 그 시간 동안 각자가 어떠한 변화 속에 놓이고 반응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2017년 대선 개표 현장을 실사영상과 열화상 카메라로 담은 「좋은 세상」은 변화를 향한 사람들의 열망과 실제 정치적 현장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양상을 담았다. 선거라는 국가적 행위를 통해 투표권자 각자가 열망하는 세상이 어떠한 곳인지 에서부터 지금 우리의 공동체에 대한 의문까지 다양한 정치적 의문을 던지며 개인이 추구하는 좋은 세상에 대한 질문을 함께 던져본다. 「밤의 대화」는 김종삼의 시 '투병기'에 대한 오랜 의문으로부터 시작되었다. 노동자들이 잠깐의 휴식시간에 나누는 대화 혹은 괴물처럼 변해가는 그들의 신체가 내지르는 조용한 비명일 수도 있는 이미지를 통해 우리 시대의 병적인 징후를 드러낸다. ■ 무진형제

옥인콜렉티브_황금의 집 Casa d'Or_단채널 HD 영상, 사운드_00:19:45_2017
옥인콜렉티브_돈키호테 델 까레(거리의 돈키호테)_단채널 HD 영상, 사운드_00:42:42_2013

「까사돌(Casa d'Or)」 즉 '황금의 집'은 제주시 원도심 내에 위치한 카페이자 그곳에서 나고자란 다양한 주민들이 오가며 시간을 함께 보내는 커뮤니티 공간이기도 하다. 영상은 관찰자 혹은 질문자로서 '까사돌'이라는 한 공간을 통해서 오래된 도시가 겪게 되는 노화와 앞으로 계속해서 길어질 노년의 삶, 개인과 커뮤니티, 감성의 연대와 예술의 향유 등에 대한 문제를 복합적으로 다루며 그 속에서 예술이 갖는 위치를 이야기 한다. 「돈키호테 델 까레」는 세르반테스의 소설 '돈키호테'의 일부분을 발췌하고 거리에서 시민들에게 발언/연기 혹은 읽기/인터뷰를 요청한 작업이다. 2013년의 스페인이 겪고 있는 극심한 경제난과 시민들이 겪고 있는 미래에 대한 불안 그리고 이것을 해결하기 위한 용기 혹은 자발성과 의지는 무엇인가라는 주제를 포함한다. ■ 옥인콜렉티브

전아라+이형래_Hidden Utopia_시멘트, 아크릴_100×100cm_2017

전아라는 동시대 속에서 개인이 느끼는 불안과 강박을 다양한 매체로 풀어낸다. 건축 디자인을 맡은 이형래와의 협업을 통해 이뤄진 「히든 유토피아 Hidden Utopia」 는 작가가 느끼는 현재의 감정을 공간적인 개념으로 확장한 작품이다. 불안의 도피처로서 벙커를 형상화한 설치작품은 작가가 설계를 의뢰하고, 도면을 제작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전시장은 벙커 그 자체로 형상화 되지만, 자세히 보지 않으면 읽을 수 없는 구조체의 단면만이 설치되어 있을 뿐이다. 둠스데이에 대한 공포로 만들어진 벙커는 본래의 폐쇄성을 갖추고 있으면서, 동시에 자기 보호의 욕구와 도피의 판타지가 결합된 개인적인 공간으로 탈바꿈한다. ■ 전아라+이형래

Vol.20171116i | 제3지대의 하이드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