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의 개인사 The story retells

DaBe Network 사업 결과 보고展   2017_1121 ▶ 2017_1201 / 월요일 휴관

초대일시 / 2017_1121_화요일_05:00pm

참여작가 장준석(Junseok Jang)_플로리안 봉길 그로세(Florian Bong-kil Grosse) 디에고 레크럴리(Diego Leclery)_굴누어 무카차노바(Gulnur Mukazhanova)

큐레이터 / 황성림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대구예술발전소 DAEGU ART FACTORY 대구시 중구 달성로22길 31-12(수창동 58-2번지) 1전시실 Tel. +82.(0)53.430.1225~7 www.daeguartfactory.kr

전시를 기획하기 전부터 품은 한 생각이 있었다. 예술이란, 아니 '어떤 예술작품'은 보편적인 비밀을 감추면서도 그것을 슬며시 누설하는 개별적인 이야기일 거라고. 물론 비밀의 가치에는 어느 정도 차이가 있다는 전제가 따른다. 전시, 『누구나의 개인사』는 '상실'과 '기억,'그리고 '새로운 발견'이라는 테마를 둘러싸고 네 명의 작가가 펼치는 옴니버스 스토리이다. 그들은 유쾌하거나 진지하게 또는 담담한 어조로 속살같이 내밀한 자기 삶의 에피소드를 작품 속에 드러낸다. 우리 시대의 문화적 경계와 맞물린 무언가를 살포시 덮어둔 채 이야기들은 전개된다.

장준석 Junseok Jang_사라지는 것에 대한 애가_종이에 레이저커팅 한 병풍형의 책_21×240cm_2017_부분
플로리안 봉길 그로세 Florian Bong-Kil Grosse_Urban plant No.1_디지털 프린트_40×31.4cm_2014
디에고 레크럴리 Diego Leclery_Diego Leclery on Barbara DeGenevieve_디지털 비디오_00:11:48_2015
굴누어 무카차노바 Gulnur Mukazhanova_Global Soceity_디지털 비디오_00:04:33_2016
장준석 Junseok Jang_244번 텃밭_디지털 프린트_56×76cm_2017

에피소드 1. 남겨진 자의 몫 ● 대구를 거점으로 활동하는 장준석은 올해 초 부친이 세상을 떠난 후 남겨진 가족의 몫이었던 빈자리와 그리움을 형상화한다. 그는 주로 사회/개인, 규율/자율, 자연/인공 등의 이분법을 작품 안에서 역설적으로 드러내면서 우리를 둘러싼 세계를 '꽃'이나 '숲'과 같은 하나의 문자로 응축하여 표현하는 작가로 알려져 있다. 그는 이번 작품에서도 여전히 이분법적 방법을 고수하며 두 가지 측면에서 기억을 바라본다. 하나는 상념처럼 문득 문득 머리를 지배하는 자신의 기억이며, 다른 하나는 어머니의 것으로 습관처럼 몸에 붙어버린 신체의 기억이다. 「평안하시죠?」와 「사라지는 것에 대한 애가」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직후 맞닥뜨린 상실감과 불안감이 지나간 자리에 불현듯 시간을 가로질러 펼쳐지는 자신의 기억을 말한다. 그림자, 기록, 구멍 난 글씨들, 펼쳐지고 덮임, 이 모두는 장준석의 상실과 시간의 메타포들이다. 이와는 달리 「244번 텃밭」은 매일매일 돌아가는 일상에서 드러나는 그의 어머니의 그리움을 나타낸 것으로, 17년을 간병한 어머니에게 아버지에 대한 기억은 일종의 애틋한 연민이다. 아버지를 위해 이어지던 동의보감 필사는 어머니 자신의 치매예방을 핑계로 아직도 계속되며, 꽃무늬 상의와 고쟁이는 일과 중 많은 시간을 쏟으며 위로 받던 도시 텃밭의 불변의 작업복이다. 멈출 수 없는 습관은 바로 사랑을 지켜냈던 한 여인이 기억을 안고 사는 지금의 모습인 것이다. 장준석이 표현한 두 가지 기억은 그것이 나타나는 양상만 다를 뿐, 이들 모두는 과거의 것이 아니라 시간을 건너 지속되는 현재의 것이다. 그에게 기억은 소멸이 아니라 사라진 곳에서 자신을 발견하는 또 다른 의미로 존재한다.

플로리안 봉길 그로세 Florian Bong-Kil Grosse_Ajuma No.1_디지털 프린트_100×124cm_2015
플로리안 봉길 그로세 Florian Bong-Kil Grosse_Player No.5_디지털 프린트_26×20cm_2017

에피소드 2. 시선의 기억, 한국 ● 베를린에서 온 플로리안 봉길 그로세(Florian Bong-kil Grosse)는 사진으로 한국을 말한다. 대구가 고향인 그는 두 살 무렵에 독일로 입양되어 한국을 기억할 수 없었다. 그는 사진작가가 되어 다시 찾아온 한국에서 프로젝트를 결심하고 7년 동안 네 번에 걸쳐 이 곳을 방문하면서 사진집, 『한국』을 완성시켰다. 그의 사진집에서 보여주는 풍경은 우리에게 친숙한 곳이지만 어딘지 모르게 낯설다. 그러한 이유를 독일 사진의 영향으로만 설명할 수는 없는데, 우리는 토마스 스트루스(Thomas Struth)가 남긴 울산 풍경을 보며 이와 같이 복합적으로 반응하지 않기 때문이다. 건축의 무기질과 건축 구조가 이루는 추상적 구성, 파스텔 톤으로 창백하게 날려진 옅은 색조는 그가 유럽에서 온 사진작가임을 알려 주나, 그의 사진은 이성적인 베허파(Becher school)의 냉정함과도, 정적이 흐르는 하이디 스페커(Heidi Specker)의 고독한 멜랑콜리와도 다르다. 앞서 플로리안은 사진으로 한국을 말한다고 했지만 더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한국을 바라보는 그의 시선을 말한다. 벽에 살짝 그인 금 한 줄, 벽 뒤에서 넘겨다보는 나무 한그루, 우두커니 바다를 보는 아이의 뒷모습, 흐르는 세월에 하나의 사연 즈음은 간직할 법한 아줌마와 아저씨. 이 피사체들은 궁금했던 나라, 한국의 삶에 대한 관심어린 섬세한 시선의 흔적이며, 우리가 보는 대상은 피사체에 머무르며 진동했던 그의 시선의 기억이다. 우리는 늘 곁에 있는 이 땅의 것들을 그처럼 애정 어리게 보지 않았기에 플로리안이 포착한 한국은 우리에게 익숙하며 새롭게 다가온다.

굴누어 무카차노바 Gulnur Mukazhanova_Global Society_디지털 비디오_00:04:33_2016
굴누어 무카차노바 Gulnur Mukazhanova_Global Society_디지털 비디오_00:04:33_2016

에피소드 3. 21세기 만쿠르트(Mankurt) ● 지금 베를린에서 살고 있는 굴누어 무카차노바(Gulnur Mukazhanova)는 카자흐스탄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중앙아시아에는 기억과 관련하여 유명한 설화가 있다. 정복자가 전쟁 포로의 머리에 낙타 가죽을 씌워 며칠간 땡볕에 세워두면, 포로는 가죽이 조여드는 고통으로 인해 자신이 누구인지도 모르는 노예가 되어 버린다. 이렇게 기억을 잃어 정체성을 상실한 노예가 바로 '만쿠르트'이다. 굴누어는 「글로벌 소사이어티 Global Society」에서 세계화된 도시의 일상에 익숙해진 자신의 모습을 '오늘날의 만쿠르트'로 묘사한다. 그녀에게 '기억'이란 자신의 뿌리이며 정체성인 셈이다. 그러나 이것은 국제도시만의 문제도 그녀만의 고민도 아니다. 그녀의 고향 사람들 역시 더 이상 유목 생활을 하지 않으며 옛 가치들은 소멸되어 간다. 그녀는 늘 기억 상실의 원흉이 세계화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 다시 돌이킬 수 없는 과거의 가치를 고수한다는 것이 어떠한 의미인지 의심스럽다. 계속되는 갈등의 반복 속에 오늘도 그녀는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 어쩌면 누구임을 만들기 위해 회색빛 베를린을 배회한다.

디에고 레크럴리 Diego Leclery_Mom_디지털 비디오_00:03:28_2013
디에고 레크럴리 Diego Leclery_Diego Leclery on Barbara DeGenevieve_디지털 비디오_00:11:48_2015

에피소드 4. 의도된 기억 ● 디에고 레크럴리(Diego Leclery)는 아티스트로서의 성장에 발판이 된 두 명에 관한 기억을 들려준다. 한 명은 그의 어머니이며, 또 다른 한 명은 대학시절 존경했던 선배 예술가이다. 그의 기억에서 집 꾸미기에 몰입하던 어머니는 남다른 미적 감각과 세련된 취향을 가진 교양인의 전형이었다. 성인이 되어가며 어머니와의 관계가 소원해진 그는 「엄마 Mom」를 통해 브라질에서 뉴욕 아파트로 이사했던 유년기로 다시 돌아가 본다. 디에고는 평소 어머니가 좋아했던 소품들을 그녀가 혐오할 만한 행동(수유하거나 양치하고 머리 다듬는 것을 남에게 보이는 것)을 담은 영상과 함께 전시장에 걸어둔다. 이렇게 부활된 과거에서 그는 아티스트가 된 계기에 어머니의 미학적 취향이 작용했음을 인정한다. 아마도 어떻게든 관계를 회복하려는 그의 무의식이 화해하기 적절한 과거의 시점으로 이끌었기 때문일 것이다. 「엄마」가 어머니와의 애증관계를 다루며 선별적으로 소환하는 기억의 순기능을 보여준다면, 「디에고 레크럴리의 '바바라 드제너비브'에 대하여, Diego Leclery on Barbara DeGenevieve」는 애도마저 포장하는 우리의 태도에 내재된 조작된 기억의 긍정성을 들추어낸다. 어느 날 디에고는 시카고에서 미술대학을 다닐 때 직접적인 친분은 없으나 예술가로서 존경해왔던 바바라 드제너비브가 별세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충격과 안타까운 마음에 휩싸였다. 하지만 그는 사회관계망 서비스에서 그녀의 생전 이미지들이 경쟁적으로 퍼 날라지는 것을 목격하고서 추모의 물결에 동참할 수 없었다. 오히려 그는 이렇게 부풀려진 기억의 방식을 영상으로 재현해보기로 했다. 여기서 디에고는 능청스럽게 과거를 조작하여 바바라와의 친밀도를 자랑하는 깜찍한 거짓말을 늘어놓는다. 그런데 기이하게도 가짜 회상 속에서 너무나 즐겁게 수다를 떠는 그의 모습은 애도조차 과시하려는 우리의 태도를 반성하게 하기보다, 조작되고 과장된 기억이 결핍과 슬픔을 극복하는 인간의 한 방법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한다. ● 네 가지 개인사가 전하는 기억은 단순한 과거의 사적 회상에 머무르지 않는다. 그것은 가족 관계, 입양문제를 풀지 못한 한국사회, 획일적인 세계화, 애도의 과시 문화 등 덮어 둔 과거와 마주하는 과정에서 새롭게 발견하는 결핍된 욕망이며 정체성이고 치유와 사랑의 방식이다. 발터 벤야민(Walter Benjamin)의 말처럼, 행복을 추구하려는 우리의 본능이 약속처럼 이루어질 미래가 아니라 상실된 행복을 복원하려는 과거에 있다면, 과거로 갈 수 있는 유일한 통로, '기억'은 분명 과거와 만나 새로운 의미를 도출하도록 이끄는 행복의 조력자일 것이다. 많은 것을 가지고도 많은 것을 잃어가는 동시대인들에게 필요한. ■ 황성림

Even before curating this exhibition, I harbored the idea that art or an artwork is perhaps something that implicitly unmasks common secrets while trying to mask them. Of course, it is presupposed that there is some difference in the value of secrets. The exhibition titled The Story Retells features the works of four artists that convey a sort of omnibus of stories under the themes of loss, memory, and new discovery. They unveil episodes in their lives either cheerfully or seriously and placidly through their works. These stories are told while covering something that is in the cultural boundary of our time. Episode 1 Share for Those Who Are Left behind ● A Daegu-based artist, Junseok Jang's work is a projection of empty seats and his longing for his father who passed away early this year. He is known as an artist who has portrayed our surrounding world with one character such as "꽃" (flower in Korean) and "숲" (forest), paradoxically unveiling dichotomies between society and individual, regulation and autonomy, and nature and art. In this work, he still adheres to a dichotomous view. ● He explores his own memories that dominate his mind every now and then and his mother's memories that had been part of her body. His works like How Are You? and Elegy on the Disappearing give references to his own memories of the time when he underwent a sense of loss and the anxiety he felt for the first time in his life after his father died. All expressions of shadows, records, and characters with holes unfolding and folding are metaphors for his loss and time. Vegetable Garden No. 244 is a representation of her mother's longing. His mother who nursed his father for 17 years remembers him with affectionate compassion. Her transcription of the Dongui Bogam, one of the classics in the history of Eastern medicine, for his father still keeps going by way of preventing her own dementia. Her jacket and loose drawers with floral design are eternal working clothes for her vegetable garden by which she was much solaced. Her die-hard habit shows a woman who made efforts to keep her love, living with memories now. The two kinds of memories represented by Junseok Jang differ only in the way they appear, both of them are not the past, but the present that continues across time. To him, memory does not disappear but is a new meaning of finding oneself in a lost place. Episode 2 The Memory of Gaze, Korea ● Florian Bong-kil Grosse from Berlin gives references to Korea in photographs. As he was adopted into a family in Germany when he was about two, he has no memory of Korea. He was determined to carry out a project in Korea after becoming a photographer. He completed his collection of photographs of Korea after visiting Korea four times in seven years. His scenes are familiar to us but appear somewhat unfamiliar. The influence of German Photography is not enough to account for this. An Ulsan scene Thomas Struth took does not bring about any mixed reaction from us. The factors of his pictures such as abstract architectural structures made up of inorganic substance, and pale pastel colors imply he is a European photographer, but his photographic idioms are not like cold-heartedness in pictures by rational Becher school photographers or melancholy like pictures by Heidi Specker. He tells about Korea with his photographs, that is to say his view of Korea. His subjects such as a line dimly drawn on a wall, a tree behind a wall, a tire placed alone, a streak of life from a heap of earth, the back of a child looking vacantly at the sea, and a middle-aged man and woman who seem to have their own stories are traces of his perspective towards aspects of life in a country he feels curiosity about. The objects we see are the memories of his take on such subjects. As we haven't seen things in our land with affection, what the artist has captured feels familiar and fresh. Episode 3 Mankurt in the 21st Century ● Currently living in Berlin, Gulnur Mukazhanova was born and brought up in Kazakhstan. There is a well-known legend pertaining to memory in central Asia: prisoners of war turn into slaves who do not know who they are by having their heads wrapped in camel skin and standing in the scorching sun for a few days. Mankurt is a slave who has lost his identity by losing his memories. Gulnur Mukazhanova portrays herself who has become accustomed to everyday life in a globalized city as "Mankurt today" in Global Society. To her, "memory" is either her root or identity. And yet, this is neither the matter of a global city nor the artist herself. Her folks from home no longer live a nomadic life and the ancient values of her home are dying out. She raises doubts about sticking to irrevocable values while admitting that the loss of our memories is brought on by globalization. Even today she wanders gray Berlin in search of her identity amid a repetition of continued conflicts. Episode 4 Artifice of Memory ● Diego Leclery tells viewers about his memories of two individuals who have been a foothold for his growth as an artist. One is his mother while a respected video and photography artist who taught at his graduate program is the other. His mother was a typical cultured person with an extraordinary aesthetic sense and refined taste who occupied herself with decorating their home. Later becoming estranged from her, when he grew up he used Mom to negotiate his complicated relationship to her. He exquisitely arranges small items his mother favored at Daegu Art Factory and takes photographs of the scene. He also displays a video featuring some of the behaviors that provoke powerful negative reactions from her, such as seeing someone breast feeding, brushing teeth in public, or shaving their head. He admits that his mother's aesthetic preference worked for him to be an artist in such a revived previous scene. He did such a piece probably because his unconscious desire to recover his relationship with his mother led him to a point in the past that is appropriate for him to reconcile with her. ● While Mom demonstrates the positive function of memories by selectively recalling the relationship of love and hatred with his mother, Diego Leclery on Barbara DeGenevieve uncovers the positive properties of manipulated memories innate in our surroundings. One day while he was studying at an art college in Chicago, Diego Leclery was shocked by the news that Barbara DeGenevieve whom he respected as an artist had died. All the same, he could not join the wave of condolence when witnessing images from her life spread across social networking services. He intended to represent a way of such overstated memories. He rattled off a lie bragging about his intimacy with the artist by deceitfully manipulating aspects of his past. Strange to say, however, his overly pleasant chattering about fake reminiscences make viewers realize that manipulated and overstated memories can be a way to overcome shortcomings and sorrow rather than reflecting on our attitudes to flaunt condolence. ● These four personal stories are not merely for private reminiscences. These are concerned with insatiable desires and identities that spring to mind in the process of facing previous issues such as culture in which people flaunt their feeling of condolence, standardized globalization, Korean history plagued by the adoption issue, and family relations. They are also references to equations of healing and love. As Walter Benjamin says, if the happiness-pursuing instinct came not from the promised future but from the past in order to restore lost happiness, our "memory" as the only passage to the past is perhaps an assistant conducive to engendering new meaning through its encounter with the past. This is necessary for contemporary people who have possessed but lost many things. ■ Sung Rim Hwang

Vol.20171121b | 누구나의 개인사 The story retells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