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안 萬安 Manan

박형근展 / PARKHYUNGGEUN / 朴炯根 / photography   2017_1122 ▶︎ 2017_1202 / 일,월,화요일 휴관

박형근_Manan-12_C 프린트_100×150cm_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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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근 홈페이지_www.hyunggeunpark.com

초대일시 / 2017_1123_목요일_05:00pm

후원 / 경기도_경기문화재단_한국문화예술위원회

관람시간 / 11:00am~05:00pm / 일,월,화요일 휴관

온유갤러리 GALLERY ONYOU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흥안대로 378 서울안과빌딩 B1 Tel. +82.(0)31.422.3309 blog.naver.com/onyougallery

1795년 조선정조대왕은 만민의 평안을 기원하는 뜻으로 삼성천에 다리를 축조하여 만안교라 칭하였다. 이보다1000여년 전 신라 효공왕 4년에 왕건이 금주와 과주지역을 정벌하기 위해 나섰다가 삼성산을 지나는데 , 산 정상에 오색영롱하게 빛나는 구름을 보게 되었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왕건은 사람을 시켜 알아보게 하였다. 이 때 구름 아래서 능정이라는 늙은 스님을 만나게 되었으며 스님의 생각이 왕건의 뜻과 같아 이 곳에 안양사를 세우게 되었다. 안양이란 모든 일이 원만하고 만족스러우며 즐거움만 있고 괴로움이 없는 이상향을 말한다. (만안구소개자료참조, 안양시 만안구)

박형근_Manan_C 프린트_2017

2010년 APAP(안양공공미술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만안의 이미지 –기록과 기억'프로젝트에 참여하였다. 사진으로 뉴타운 개발로 인해 멸실될 위기에 놓인 안양시 만안구의 주거환경과 일상을 기록, 아카이빙하는 프로젝트였다. 그렇게 찾아간 만안의 도시들은 한눈에 보기에도 낙후되어있었다. 예상 못했던 것은 아니지만, 갑자기 등장한 낯선이의 카메라는 그 자체로 민감한 반응을 초래한 모양이다. 후덥지근하던 초여름 열기너머에 숨죽여 있던 마을사람들은 하나둘씩 내 주변으로 몰려들어 나의 정체에 대해 묻고 또 물었다. 사진촬영은 언제나 이러한 상황의 반복속에 시작되었다. 도시재개발은 공간과 환경에 대한 물리적변화의 문제만은 아니었다. 사방에 내걸린 재개발에 대한 지역민들의 입장차가 반영된 거친 어조의 현수막들은 이 곳의 현안을 짐작케했다. 현실적 욕망과 자본의 논리앞에 놓여진 개인의 선택은 모든 가치에 우선해보였다. 도시재개발이 가져올 부재와 상실의 아픔에 대한 사진적 해석, 혹은 오랫동안 그 곳을 지켜왔던 유무형의 사물과 존재의 관계에 대해 촬영하려던 작업계획은 난감한 현실상황앞에 보기좋게 무너져버렸다. 도시내부로, 삶의 공간으로 깊숙히 들어갈 수록 강하게 전해지는 긴장감, 어떤 이질감으로 인해 감성어린 눈빛도 멜랑꼬리하게 녹아내렸다. 예술가로서의 낭만적 태도와 접근은 여전히 유효한 것이었으나, 사진은 어느새 만안의 바깥에 머물고 있었다.

박형근_Manan-1_C 프린트_120×150cm_2017

마음 한켠에 남아있던 불편함, 채워지지 않던 갈증은 7년의 시간이 지난 후 나를 다시 이 곳으로 이끌었다. 안양시를 관류하는 안양천을 제외한 도시풍경은 완전히 달라져있다. 지도상의 좌표를 따라 과거의 동선을 되짚어 걸어본다. 하나의 터전에 또 다른 도시가 세워지고 사람들은 모여들어 밤과 낮을 밝히고 있다. 오래된 도시는 눈에 보이는 도시에 가까운 구조이다. 물질과 존재가 유기적으로 연결된 생물로써 동일한 시간의 결이 투영되어진 공간일 것이다. 이 세계 속 존재들은 특정 순간의 기억을 함께 나눈다. 오래된 도시 곳곳에 생겨난 기형적 변이들은 인간의 희노애락을 먹고 자란 생명체와 같다. 녹슨 철근, 푸석해진 콘크리트, 노출된 전깃줄 등...공간을 이루는 육체와 혈관들은 세월의 흐름속에 하나로 융합되어간다. 이종교배도 이 곳에선 무척 자연스럽다. 반면 지금 내 앞에 나타난 도시는 보이지 않는 도시이다. 단일한 시스템과 양식 그리고 보편적 기준으로 디자인되어진 성안에선 아무것도 쉽사리 보이지 않는다. 선과 면이 차갑게 단절되어진 도시는 닫힌 세계이다. 이러한 구조는 감각의 밀폐화를 유도한다. 거대한 물질들이 수직, 수평으로 확장, 증폭되어갈수록 마음의 역사는 축적되기 어려워진다. 초고층아파트사이를 온종일 배회하다가 도착한 곳은 다시 안양천이다. 구름쌓인 하늘이 낮은 다리 아래로 하염없이 흩어져간다. 갑자기 한무리의 잉어떼가 몰려들었다. 허공에 퍼지는 소리파동에 맞춰 본능적으로 붉은색 입들을 쩍쩍 벌린다. 이들은 더이상 먹이를 찾아 강기슭을 오르거나 헤매지 않는 사육형 존재들이다. 협소한 공간에 몰려들어 손쉬운 욕구해소의 유희를 즐긴다. 그들의 비대해진 몸뚱아리가 먹구름처럼 물위를 둥둥 떠다닌다. 1000년전 보다 나은 세상을 꿈꾸던 사람들은 여기에 모여 유토피아의 염원을 심어 놓았다. 현세의 사람들이 고통없이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세계란 그들이 보았던 오색구름같은 신기루였을지 모른다. 지금 이 곳에 새롭게 등장한 공동의 행복, 찬란한 미래와 번영을 약속하는 캠페인은 모두 오래된 표상이다. 이 사진들은 언제부터인가 우리가 폐기해버린 삶의 편린들에 대한 주관적, 낭만적 채집물이다. 공동의 운명속을 떠도는 단수들의 허약하고 불온한 마음의 중얼거림이다. (2017.11) ■ 박형근

박형근_Manan-2_C 프린트_120×150cm_2017

In 1795, King Jeongjo of Joseon built a bridge over Samseongcheon (stream) and called it the 'Bridge of Peace' as a token of blessing his people with peace. Around 1, 000 years earlier, in the fourth year of King Hyogong's reign in Shilla, Wang Geon saw auspicious clouds of five colors brilliantly shone by light over the top of Mt. Samseong when he set off to conquer Geumju and Gwaju areas. Wang thought this strange and sent someone to investigate. This led to the encounter with an old monk called Neungjeong under the clouds and realization that the monk had the same intention with Wang. As a result, the Anyang Temple was constructed in the place. 'Anyang' means a utopia full of joy and absent of agony, where everything goes smoothly and in a satisfying manner. (Refer to Manan-gu introduction materials, Anyang city) ● In 2010, I participated in a project 'Image of Manan – Records and Memories' as part of the Anyang Public Art Project (APAP). The purpose of the project was to record and archive the residential environments and daily life at the brink of being destructed due to the development of a new town with photographs. So I visited the Manan areas, which looked dilapidated even at a glance. Although I had expected, a stranger's camera seemed to cause sensitive reactions in itself. Residents, who were held their breath in the middle of muggy early summer, approached me one by one and asked 'who I am and what I am doing' over and over again. My work of taking photographs began amid the repetitions of this situation. Urban redevelopment is an issue more than physical changes of space and environment. We could easily guess the hot-button issue here from the banners in vehement tones placed everywhere, which reflected the differences of residents about redevelopment. From the perspectives of realistic desires and capitalism, personal choice appeared to trump all values. Photographic interpretation of pain and suffering from absence and loss that urban renewal would bring, or my work plan to take pictures of relationship between tangible and intangible objects and existence fell apart obviously in the face of stark reality. The eyes glittered with emotions melted with melancholy because of tension, which became stronger when going deeper into the city and living space, and a sense of dissimilarity. The romantic attitude and approach as an artist were still relevant, but the photograph hastily stayed outside Manan. ● Discomfort left at the corner of my mind and insatiable thirst guided me to revisit this place 7 years later. Urban landscape, except the Anyang stream penetrating the city, has totally changed. Along the coordinates on map, I walked tracing back my movements in the past. Another city has been built on a ground and people have gathered lighting up day and night. The old city has the similar structure of a 'visible city.' It must be a space where the same layer of time is reflected as an organism of physical substance and existence linked in an organic manner. Existential beings in this world share memories of certain moments. Deformed mutations appear to live off various emotions of people and spread in the old city. Rusty ferroconcrete, crumbled concrete, exposed electronic lines, etc… The body and veins comprising the space become united into one as time passes. Intercrossing is pretty natural in this place. By contrast, the city in front of me is invisible. Anything cannot be easily seen in a massive castle, designed with a simple system and style and in accordance with universal standards. The city with firmly severed lines and planes is a closed world. Such a structure triggers closeness of senses. As gigantic materials further expand and amplify in a vertical and horizontal manner, it is more difficult that history of minds is accumulated. I wandered around between high-rise apartment complexes all day, ending up to the Anyang stream again. The sky layered with clouds is being scattered endlessly under the low bridge. A group of carps suddenly came to flock and opened their red mouths wide by instinct along with the sound waves magnifying to the air. They are from fish farms, not swimming or drifting in the river in search of food. Rather, they enjoy easy access to pleasure in the crowded space. Their bulky body floats around in water like dark clouds. People dreaming of a better world than 1, 000 years ago got together and planted a seed of the yearning for a utopia here. The world where people can lead a happy life without suffering may be a mirage like the glowing clouds of five colors they had seen. The new campaign pledges promising a shared happiness and a prosperous future are old-fashioned representation. The photographs are a subjective and romantic collection reflecting the fractions of life we abandoned some time ago; a collective murmur of weak and nonconformist individual minds drifting around within the collective destiny. (November 2017) ■ PARKHYUNGGEUN

Vol.20171122h | 박형근展 / PARKHYUNGGEUN / 朴炯根 / photograp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