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경의 제주도그리기/Landscape in Jeju

김상경展 / KIMSANGKYUNG / 金尙景 / painting   2017_1122 ▶︎ 2017_1128

김상경_아끈다랑쉬오름1 Akkun Darangshi Oreum1_캔버스에 유채_63.5×44cm_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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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7_1122_수요일_05:00pm

관람시간 / 10:00am~07:00pm

갤러리 고도 GALLERY GODO 서울 종로구 율곡로 24(수송동 12번지) Tel. +82.2.720.2223 www.gallerygodo.com

김상경 '제주도 그리기'에 관하여; 치유(治癒, healing)작가는 풍경을 그린다. 자신이 사랑하는 대상인 아이, 선인장, 레몬, 제주 오름, 식물, 제주마, 하늘, 구름 등을 그려왔다. 최근 이어지는 작업은 '제주도 그리기'이다. 제주의 구름은 바람을 타고 가고픈 곳으로 간다. 힘찬 바람은 오름을 오가고 순간마다 변하는 하늘은 구름을 펼친다. 바람에 휘날리는 억새 덤불은 유연한 선의 집합을 이루며 풍경을 만든다. 구름을 담은 하늘과 펼쳐진 오름은 화면의 다채로운 구성을 보여준다. 바람에 휘날리는 은빛 억새는 시간의 흐름을 보여주며 휘어진 나뭇가지는 오랜 바람의 흔적을 드러낸다. 임파스토(impasto) 기법으로 풍경에 표현한 제주마는 바람과 마주한 하루방 같다. 작가는 자연 앞에 선 관조자처럼 제주의 시간과 공간을 기록하고 재현한다.

김상경_동검문이오름 Donggeommuni Oreum_캔버스에 유채_97×193cm_2017
김상경_저녁의 오름가는 길 Road to Oreum in the evening_캔버스에 유채_54×73.5cm_2017

오름을 그린다. 제주방언으로 작은 산을 오름이라 부른다. 작은 화산구가 만든 360여개가 넘는 오름 풍경은 작가의 눈에 생동하는 에너지이다. 오름 주변을 수 차례 방문하고 사진을 찍고 감동을 기록한 것을 바탕으로 기억과 감성을 되살려 그린다. 거미집과 닮은 신비한 동거문오름은 높으며, 용이 누워있는 모습과 닮은 용눈이오름은 완만하고, 가을 억새가 멋진 따라비오름은 붉다. 이번 전시는 '용눈이오름'과 동거문오름이 주로 등장한다. 오름 풍경은 밝은 색감과 어두운 색감이 공존하며 화면 안에서 상생한다. 오름과 하늘은 서로 대비를 이루며 하늘과 땅을 가르는 단정한 억새는 오름의 길을 인도한다. 제주의 숲은 오름과 오름 사이에서 교차하며 조화를 이룬다. 시간의 흐름은 대개 억새의 움직임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무수한 선의 노란 억새와 파란 색면의 하늘로 구성된 「아끈다랑쉬오름」은 구름의 변화와 억새의 색채 변화로 시간을 화면에 담아낸다.

김상경_용눈이오름1(left) Yongnuni Oreum1_캔버스에 혼합재료_72.7×50cm_2017

풍경에 정서를 담는다. '제주도 그리기'의 시작점은 작가의 작업에 비친 정서(emotion)의 상징적 표현에 관한 조형연구(1994년)에 닿아 있다. 정서의 상징적 표현연구에 관한 제작 방법과 내용의 확보는 제주도 그리기에 유효하게 작동한다. 제주도 그리기가 보여주는 자연을 통한 정서 회복, 상징으로서의 자연, 기억에 의한 차용과 변형은 치유의 상징적인 풍경으로 나타난다고 할 수 있다. 작가는 풍경을 독자적인 눈으로 재해석한다. 르네상스이래 3차원의 공간을 2차원의 평면으로 어떻게 옮길 것인가는 회화의 주요한 과제였다. '제주도 그리기'는 기하학적 원근법에 충실한 재현보다 화가의 눈으로 선택한 자기만의 양식화를 시도하고 있다. 결정적인 요소는 감성적이고 심리적이다. 자신이 선택한 소재나 풍경을 재현하는 주요한 조형 요소인 색, 붓자국, 선의 표현에 집중하며 그린다. 작가의 색은 주관적이며 독특한 색감과 분위기를 창출한다. 2015년도 작품 「거문오름」의 청록색 숲과 레몬빛 하늘, 2016년도 작품 「따라비오름」의 붉은땅, 2017년 전시작인 「용눈이오름」의 다채로운 억새, 「맨드라미」의 열정적인 붉은색은 작가의 감성이 반영된 색이다. 제주에서 만난 맨드라미의 꽃말처럼 붉은색은 열정을 느끼게 한다. 서귀포의 이름 모를 나무의 노란 가지와 열매는 행복한 감정을 불러 일으킨다. 작가는 숙련된 눈으로 노란색과 붉은색을 강화하고 색상을 조정한다. 때로는 밝은 느낌으로 강조하며 빛바랜 색으로 화면을 재구성한다. 작가가 선호하는 색은 날것에 가깝다. 숙성된 색이라기보다 채도와 색상이 높은 상태로 기운찬 화면을 주도한다. 풍경 속 여러 방향으로 나뉘는 색의 흐름은 화면을 다양하게 연출한다.

김상경_용눈이오름2(middle) Yongnuni Oreum2_캔버스에 혼합재료_72.7×50cm_2017

삶이 작업이다. 희망을 가진 최선은 창조를 낳는다. 김상경의 '제주도 그리기'는 갑작스런 건강의 위기에서 찾은 필연의 결과였다. 차가운 수술대는 작가를 중환자실로 밀어 넣었다. 출혈과 수혈의 긴 시간의 수술에서 깨어나기 직전 선명한 꿈을 꾸었다. 햇살 가득한 들판이 펼쳐진 밝은 풍경을 바라보는 장면이었다. 그 꿈은 "그리고 싶다!"라는 화가의 분명한 작업 의지를 끌어올렸다. 휴양차 내려간 제주 오름의 경험은 청정 자연의 선물이었다. 아름다운 풍경이 만든 치유의 이끌림은 잠자던 그리기를 일깨워 주었고 계절의 변화와 경이로운 풍광은 제2막의 작업시기를 열어 주었다. 옥탑방과 지하실, 아이들을 가르치던 화실을 거쳐 요즘 작업실은 주거공간인 아파트다. 거실 구석구석, 작은 방, 베란다에 쌓인 크고 작은 그림들은 그 동안의 삶과 작업의 흔적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김상경_용눈이오름3(right) Yongnuni Oreum3_캔버스에 혼합재료_72.7×50cm_2017

긍정의 태도를 견지한다. 삶의 경험은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과 판단을 결정한다. 20년이 넘은 미술교육 현장과 작업을 통해 기본기에 충실한 시간을 보낸 작가는 아카데미즘(academism) 미술의 긍정적인 가치를 강조한다. "전위적인 그림이란 불가하다. 그리기에는 새로운 것은 없다." 현란한 개념을 풀어내는 전위적인 미술보다 그리기는 무엇인가에 대한 회화의 근본적인 조형언어에 집중한다. 이차원의 캔버스와 물감이 만드는 오묘한 조형세계는 붓질을 통한 원초적인 그리기의 즐거움이다. '잘 그리려는 것보다 열심히 그렸다'라는 스스로의 바램처럼, 기교부리기보다 성실함과 끈기를 화면에 보여주고 있다. 작업은 노동이다. 그림은 손이 만들어내는 노동의 결실이다. 김상경은 화폭의 붓 자국 속에 무한히 스쳐 지나간 손맛을 남기고자 한다. 주장을 표방하거나 어떤 가르침을 주기보다 보는 이의 내면에 느낌을 전달할 수 있는 그림을 그리고 싶어 한다. 그림으로 감정의 정화를 지향하며 인상파의 풍경화처럼 좋은 느낌을 포착하고자 한다. 김상경은 회화가 빚어낼 수 있는 다양한 정보를 그려낸다. "사진이나 그림은 모두 이미지를 갖고 있지만 실제로 보게 되면 그림은 재료에 따라 색채표현의 변화, 질감 등이 다채롭다. 사람의 흔적이 가미되고 그린 이의 선호에 따라 강조됨이 달라 사진보다 훨씬 다양하다."

김상경_맨드라미 Cockscomb_캔버스에 유채_71×71cm_2017

작업은 시간이 필요하다. 작가는 시간을 두고 명상하는 태도로 작업에 임한다. "내게 그림을 그리는 일은 침묵의 긴 시간이 필요한 일이다. 동시에 오래 버티고 앉거나 서서 손을 강약에 따라 움직이고 눈으로 관찰하고 생각해서 판단하는 집중의 시간이다." 작업은 긍정의 시간을 전제로 한다. 그러나 두려운 순간이기도 하다. "그림을 전시하려고 계획할 때 어떤 느낌이냐면 아무도 초대하지 않은 파티에 나를 던지는 느낌, 반응도 알 수 없는 희멀건 천장 막에 던지는 느낌 그것이 나를 받아 칠지, 안고 꺼질지 모르는...... 그래도 세상에 좋은 영향을 미치고 싶다는 바램으로 그려본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 이 풍경을 이렇게 볼 수도 있구나 하는 재미와 외부세계를 새롭게 보는 시각을 제공하기를 바란다. "뭔가 그린다는 것은 그것을 아주 잘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을 그리기 위해 무수히 많이 보고 머릿속에서 선택적 강조와 생략을 통한 재창조의 대상이 탄생한다. 그림의 대상은 나의 손과 힘을 통해 그렇게 그려지지 않았으면 보는 이들에게 그냥 지나쳐가는 풍경이었을 것이다. 대상을 바라보고 집중하게 하는 것이 화가의 일이다."

김상경_팔손이 Fatsia_캔버스에 유채_91×91cm_2017

제주 그리기에서 치유를 경험한 작가는 그림으로 자신을 돌아본다. 치유 과정에서 아름다운 자연 앞에 선 자신을 발견하고 치유의 주체는 바로 자신임을 깨닫는다. 자연과 마주하는 동안 풍경이 주는 치유의 힘을 체험한다. 그리고 제주 풍경의 기억과 경험을 화폭에 그리는 동안 그 힘이 지속됨을 확인한다. 화가는 온갖 풍상을 겪은 제주 비자나무처럼 꿋꿋하게 그림을 그린다. 그 치유의 풍경을 오늘 여기 만난다. (가을 하늘 아래 덕소에서 2017) ■ 김대신

김상경_서귀포나무 Seogwipo tree_캔버스에 유채_91×116cm_2017
김상경_붉은말 Red Jeju horse_캔버스에 혼합재료_53×53cm_2017

With Respect to Sang Kyung Kim 'Drawing Jeju-island'; healingSang Kyung Draws a Scenery. She has drawn objects she loved such as a child, a cactus, a lemon, Jeju Oreum and horses, a plant, a cloud, and the sky. She is recently focusing on drawing Jeju-island. Clouds in Jeju are driven by winds. The vigorous winds blow at Jeju mountains and the ever-changing sky unfolds the clouds. Silver grass swaying in the wind builds an assembly of flexible lines, creating a landscape. The sky with clouds and the mountains show diverse picture compositions. The silver grass undulating in the wind portrays the flow of time and a bent twig reveals a trace of long-time winds. Jeju horses depicted in the scene through impasto method suggest Harubang, Jeju's unique stone statue, facing the winds. The artist records and reproduces Jeju's time and space as an observer standing in front of the nature. ● Drawing Oreum. Oreum refers to small mountains in Jeju. More than three hundred Oreums generated from small-scale craters are an energy full of life in the artist's eyes. Sang Kyung delineates the scenery by bringing her memory of repeated visits to Oreum back. Dongeomeuni Oreum(East Geomun Oreum ) resembling a spider web is tall, Yongnuni Oreum resembling a resting dragon has a gentle slope, and Ddarabi Oreum with marvelous silver grass is reddish. Yongnuni Oreum and East Geomun Oreum are the dominant subjects in this exhibition. The silver grass dividing the sky and the land leads a road in Oreum, and Oreum contrasts sharply with the sky. The stream of time is often expressed by the movement of grass. 「Aggen Darangshi Oreum」 composed of a myriad of yellow grass and the blue sky unveils time by color changes of clouds and the grass. ● Putting Emotion into Landscape. The starting point of 'Drawing Jeju-island' is in touch with the artist's study on symbolic expressions of emotions reflected on artworks (1994). Recovery of emotion, nature as a symbol, borrowing and transforming of memory in 'Drawing Jeju-island' appear as a symbolical scenery of healing. Sang Kyung reinterprets the landscape with her original viewpoint. Since Renaissance, portraying a three-dimensional space in a two-dimensional flat plane was a paramount task in paintings. 'Drawing Jeju-island' attempts the artist's unique stylization instead of a representation full of geometric perspective. Sang Kyung focuses on colors, brush strokes, and line expressions which are significant design elements to reproduce the chosen objects and landscapes. Her color is subjective and creates a distinctive atmosphere. A bluish green forests and lemonish sky of 「Geomun Oreum」 (2015), reddish land of 「Ddarabi Oreum」 (2016), colorful silver grass of 「Yongnuni Oreum」 (2017), passionate red of 「Cockscomb」 are colors that reflect Sang Kyung's sensitivity. The cocksomb's red color inflames passion, and the unknown tree with yellow twigs and fruits in Seogwipo arouses happiness. She favors raw colors. The colors with a high chroma dominates energetic scenes. ● Life is Drawing. The utmost efforts with hope yield a creation. Sang Kyung Kim's 'Drawing Jeju-island' was an inevitable result from a sudden health crisis. Icy operating table pushed her into a intensive care unit. She dreamed a vivid dream right before the end of a long surgery with bleeding and transfusion. She saw an endless field full of sunlight in the dream. The dream provided Sang Kyung a motive to draw. She visited Jeju-island for recuperation, and the beautiful scenery healed her and triggered intensive drawing. In the past, her atelier were a roof top room, a basement, and a studio where she taught children, but now she draws in an apartment where she lives. ● Keeping a Positive Attitude. Life experience determines a prospective and judgement toward the world. Spending more than 20 years teaching fundamental techniques in the art education spots, the artist emphasizes academism art's positive values. "Radical painting is impossible. There is no novelty in drawing." She contemplates on the meaning of drawing, concentrating on painting's elementary design language rather than avant-garde art with flashy concepts. 'Not drawing well, but drawing diligently' is her wish. the artist unfolds faithfulness and perseverance instead of superfluous techniques in screen. Drawing is a labor. A painting is the fruit of a hand's labor. What she desires to draw is a painting that conveys feelings to viewers, not an opinion or a teaching. She aims at purifying emotion by painting, and catching good feeling like an impressionist's artwork. All photographs and paintings have images but if you see them, the paintings have various color expressions and textures. As a painter's trait and preference are added, paintings contain a wide variety compared to photographs. ● Drawing needs a time. Sang Kyung draws with an attitude of meditation. "For me, drawing needs a long time of silence and concentration, sitting on a chair for many hours, moving a hand with dynamics, and observing with eyes and judging." Sometimes drawing makes Sang Kyung fearful. "When I plan to exhibit my paintings, I feel like throwing myself into an uninvited party. Without a confidence that I will be recognized… Nevertheless, I draw with a dream of influencing the world positively." Sang Kyung wishes to suggest an interesting perspective of viewing the world freshly. "Drawing an object means knowing the object thoroughly. To draw the object, selective emphasis and omission chosen through countless observations are needed. An artist' work is making audience observe and concentrate on an object." ● Sang Kyung introspects with drawing after an experience of healing by drawing Jeju. Through the process of healing, she realizes that the subject of healing is herself after standing in front of beautiful nature. She experiences the power of healing while facing the nature. She assures its continued power during the period of expressing memory and experience of the scenery in Jeju. Sang Kyung, like a Jeju tree that endured every hardship, solidly draws a painting. The healing landscape now begins to unfold. (at Deokso, under the sky of fall 2017) ■ Kim Dae Sin

Vol.20171122m | 김상경展 / KIMSANGKYUNG / 金尙景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