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있는 풍경 Remaining scenery

오지민展 / OHJIMIN / 吳知玟 / painting   2017_1208 ▶ 2017_1214 / 일요일 휴관

오지민_바람의 노래를 들어라_캔버스에 유채_65.1×90.9cm_2017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일요일 휴관

서진아트스페이스 SEOJIN ARTSPACE 서울 중구 동호로27길 30 Tel. +82.(0)2.2273.9301

철학에서는 인간에 의해 변형된 세계 바깥의 그 무언가, 경관 같은 것을 풍경이라고 정의한다. 풍경은 현실세계 너머의 풍경과 인간의식 안쪽 너머의 풍경이 있을 것이다. 현실풍경이 외부세계에 대한 인식과 감각 해석이라면 의식의 안쪽 풍경은 감정과 정념 정서를 담고 있다. 이런 안쪽의 풍경은 과거로부터 지속되고 새롭게 일어나는 몸과 정신 감각의 현상이다. 그리고 이런 내면의 풍경은 지문과 같이 개개인이 고유한 정서를 지닌다. 나는 내면의 풍경이 지속되고 떠오르며 변화하는 것을 그려 세계의 안이자 바깥을 보여주는 작업을 하고 있다.

오지민_나는 가야만 해_이 배를 타고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26.7×34.8cm_2017
오지민_떠내려온 밤_휴식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27.3×34.8cm_2017
오지민_매일매일_캔버스에 유채_65×91cm_2016

나는 작업의 시작을 정서에 주목하고 페인팅을 시작했다. 내적인 정서는 처음에는 외부의 사건으로 시작하여 생생하고 격렬한 감정과 인상으로 내면화 되었다가 시간이 흐르면 기저에 흐르는 정서로 변화된다. 그리하여 사건으로 시작한 외부대상의 이미지와 감각들은 사라지고 주관적해석도 사라진 채 공간. 빛. 덩어리. 운동감이 남아 존재에 흐르는 풍경을 만든다. 내면의 시간 흐름상 처음 단계인 격렬한 감정과 감각, 사건의 인상을 표현하려는 욕구는 더욱 강렬했으나 타인에게 보여주기에 그리고 내가 그것을 마주하기에 수치스러운 마음이 들었고, 또 그것들은 너무 시시 때때로 요동치고 변화하여 내 몸이 그리기 행위를 이어가고 쫒아가기가 어려웠다. 시간이 지나 모든 이미지와 감각이 어디론가 가라앉고 고독의 정서가 떠올랐을 때에 나는 그림을 그릴 수 있었다.

오지민_오랜염원_캔버스에 유채_30×30cm_2016
오지민_오랜염원_캔버스에 유채_60×60cm_2016
오지민_떠 다니는 밤_캔버스에 유채_30×30cm_2016

정서의 심연 속에는 고독한 공간이 차갑게 있다. 여전히 지속되는 나의 근원적 정서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 그 위에 빛이 떠오를 때 공간은 고요함이 따뜻하게 감돈다. 물감이 만드는 얇은 고요의 층위에서 나는 평안을 바라는 기도를 한다. 빛과 어두움만이 있는 태초의 풍경에 머물고 싶지만 정신과 외부세계는 움직임을 만든다. 풍경에는 바람이 일며 고독한 자아는 다시 일어나 떠나야 함을 노래한다. 달과 여린 나뭇잎은 배가 되고 돛이 되어 생의 항해를 시작한다. 어둠은 사라지지 않았고 물결은 어디로 흘러가는지 모르지만 과거로부터 지속된 정서는 현재를 만나 새로운 인상과 사유를 일으키고 또 다른 풍경을 남기며 지속될 것이다. ■ 오지민

Vol.20171208b | 오지민展 / OHJIMIN / 吳知玟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