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제1회 목판대학

2017_1215 ▶︎ 2018_0120

김정은_WORK-2_한지에 수묵목판_58×37cm_2017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참여작가 PART 1: 초빙작가 / 김정은_한상진_이흥덕_손기환(회화)_이태호(조각) PART 2: 일반인 / 안희영_이용훈_장명주_박세라_이현숙 PART 3: 교수진 / 김준권_김억_윤여걸_류연복_이윤엽

2017_1215 ▶︎ 2017_1218

목판대학 스튜디오 경기도 안성시 금광면 상중리 중촌길 3-19

2017_1220 ▶︎ 2018_0120 관람시간 / 11:00am~06:30pm / 1월 1~7일 휴관

나무화랑 NAMU ARTIST'S SPACE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54-1 4층 Tel.+82.(0)2.722.7760

2017 '목판대학'의 첫 전시에 부쳐 ● 이 전시는 올해 설립한 「한국목판문화원」의 첫 장기적 프로젝트인 『목판대학 2017년 수료전』이다. 목판대학은 한국현대목판화가 지향할 바, 내용·형식·매체개념 전반에 대한 반성과 성찰을 작업을 통해 실천하려는 프로젝트다. 첫해인 올해 작가지망과 취미로 목판화에 도전한 일반인 5명(안희영, 이용훈, 장명주, 이현숙, 박세라), 화가·조각가 등 타 장르 기성작가 5명(이태호, 이흥덕, 손기환, 한상진, 김정은), 그리고 교수진 목판화가 5명(김준권, 김억, 윤여걸, 류연복, 이윤엽)이 경기도 안성과 충북 진천의 작업실을 오가며 함께 작업한 흔적과 결과물의 보고가 이 전시라 하겠다. 먼저 이 프로젝트에 관해 간단하게 설명을 하고 넘어가자.

손기환_산수-물의 노래_목판화, 한지 릴리프_68×140cm_2017

이 전시의 모태가 된 「한국목판문화원」과 「목판대학」은 경기도 안성에 있는 메인스튜디오를 중심으로, 근처의 목판화가 김억, 류연복, 윤여걸, 이윤엽, 서운산 너머 진천의 김준권 등의 작업실을 연계해서 목판화의 활성화와 다양한 목판화 프로젝트를 시도하려는 의도로 시작되었다. 각자의 작업실을 넘나들며 색다른 실험적 공동작업 / 다양한 기법의 목판화와 타 장르 작가들과의 꼴라보레이션을 통한 목판화의 표현성 및 미적 감성 확대와 확산 / 목판화를 활용한 수준 높은 문화상품의 개발과 유통을 위한 문화산업시스템의 시도 / 안성-진천을 연결하는 목판화 벨트의 구축으로 이 지역의 한국목판화 부흥의 특화 및 거점화 전략 / 기타 기업·학생·일반인들을 위한 목판화강습 등으로 목판화의 저변을 확대하는 실기체험(이미 올해 중앙대학교 회화과 학생들과, 성신여대 판화전공 대학원생들이 워크샵을 가진 바 있다) 연계 시스템을 시도하게 되었다. ● 이는 목판화 작가-목판화 작가, 목판화 작가-타 장르 작가, 목판화 작가-시민으로 연결되며, 또 파인아트-일러스트-문화사업을 이어주는 목판화의 총체적 미적 시스템으로 한국현대목판화의 내곽과 외연을 심도 있게 넓히려는 의도다. 그리고 종국엔 한국고판화의 우수한 전통과 한국현대목판화의 독자적인 미적 자산을 국제적으로 진출시키기 위한 단초적인 포석이기도 하다.

이용훈_Highway_한지에 목판화_46×67.5cm_2017

『목판대학』은 「한국목판문화원」의 첫 번째 프로젝트다. 전체적인 운영 프로세스는 다음과 같다. 1년이라는 장기적 단위로 메인 스튜디오를 레지던시형으로 활용해서 여타의 기획과 작업을 실행하게끔 진행된다. 여러 작가들과 시민들이 연계한 작업실행 / 스튜디오를 전시공간으로 활용-당해년도 목판대학 커리큘럼이 끝나면, 바로 그 현장에서 전시-이후 서울에서의 로드쇼 / 교수-수강생은 1년치 작업계획을 함께 짜고 작업 실행 / 목판대학의 수업, 작업, 전시과정을 모두 아카이브로 기록 및 저장. ● 기술한 것처럼 올해 4월부터 12월까지 총 36주간 진행된 수업을 통해 10명의 초빙작가와 일반인들이 제작한 작품으로 이 전시는 구성되었다. 거기에 목판대학의 교수진 5명의 작품도 더해졌다. 명실상부 한국을 대표하는 목판화 중견작가와, 타 장르의 저명한 중진 중견작가들과, 목판화 일반 애호가 5명으로 연결된 라인업은 그동안 작가만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단체전의 개념을 완전히 탈피한 전시형태다. 그만큼 작품 경향이나 내용이 다양하고, 또 각자마다의 진정성 있는 시선을 담았다. 완숙한 자기 스타일을 구축한 교수진의 테크닉이나 작품들이야 달리 말할 게 없으나, 초빙작가들의 내용과 형식에의 순연한 접근은, 그동안 잊혀졌던 목판화의 원초적 미감을 오랜만에 느끼게 해주었다.

이태호_붉은 하늘 1-남산터널_순지에 유성잉크_62×87cm_2007

초빙작가는 이미 자신의 작업세계를 명료하게 구축한 타장르의 작가들을 초대해서 목판화와의 장르간 크로스오버, 혹은 꼴라보레이션을 시도한 것이다. 목판화를 다루는 테크닉보다는, 본인의 작업내용과 형식에 목판화의 맛이 착종되는 과정을 통해 목판언어의 조형적 너비가 넓어지기 바래서였다. 또한 그 작가들도 목판화를 활용해서 자신의 표현양식과 영역을 실험하는 것과, 목판화를 다양하게 변주함으로 현대미술로서의 목판화의 저변을 넓히려는 의도도 있었다. 첫해 이 다섯 명의 작가가 보여준 결과는 목판화의 담백함과 싱싱함 그 자체였다. 간단하게 그것을 살펴보자. ● 미술평론가이자 조각가인 이태호(1951~, 손기환 협업)의 우리사회를 반성적으로 인식하는 비판적(그러면서도 일정부분 표현주의적 형상성) 시선은 1980년대 민중미술의 그것처럼 싱싱하다. 2017년 현재에도 우리들 일상에 잔존한, 분단 현상과 그로인한 무의식적 불안심리가 잘 반영된 형상성을 띈다. 또한 목판을 다루는 테크닉 보다는 노동의 힘으로 밀어붙인 표현성의 궤적이 제공하는 담백한 미감 또한 작품내용의 설득력을 배가시켜준다. ● 화가 이흥덕(1953~, 김억 협업)은 회화에서의 표현성과는 전혀 다른 지점에서 목판화의 가능성을 길어 올려준다. 1980년대 이래로 이런 심리성이 두드러진 목판화는 그리 많지 않았다. 신자유주의 하에서의 서민들의 생존의 문제, 남북간의 정치적 긴장과 일상적 폭력성, 그리고 디테일한 각 개인들의 심리도상. 1980년대 한강미술관의 '한강목판화전'에서 몇몇 작가들이 보여줬던 즉물성이, 더 높은 심리적 긴장도로 형상화되었다. 동시대를 사는 사람들의 개별심리와 집단 심리를 동시에 포착해내는 작가의 민감한 감수성이 돋보인다.

이현숙_책가도_유성소멸법_67.2×49.6cm_2017

손기환(1956~, 윤여걸과의 꼴라보레이션)의 '산수' 연작은 서사와 서정을 아우른 다시점의 풍경 몽타쥬로 국토에서의 삶의 역사성을 유장하게 형상화한다. 회화작업의 개념성에 비해 목판화에서는 호방한 판각의 표현성과 장인적인 꼼꼼함으로 한지의 물성을 최대한 강조하는 릴리프의 완성도를 선사한다. 이미 목판화가로 저명하지만 이번 초빙작가의 과정을 통해, 이미 능숙했던 칼 맛에 한지릴리프의 밀도까지 더하는 실험으로 득의작을 얻었다. ● 조각도의 운용이라는 행위만을 통해, 흔적의 평면성을 확보한 화가 한상진(1971~, 류연복 도움)의 최소한의 이미지와 관조성은 그의 회화작업의 연장선상에 있다. 이미지와 탈이미지의 경계에서 회화적 논리와 섬세한 감성이 중층적으로 겹 지워진, 그러면서도 중성적인 목판화가 이끌어내는 느낌은 격조 높은 문인화의 긴장된 여유 같다. 목판화를 통해서 회화적인 변주를 이끌어내는 형식실험은 한상진의 앞으로의 작업에도 시의하는 바가 크다고 하겠다. ● 학부에서 판화를 전공했던 김정은(1973~, 김준권 협업)의 수묵목판화란 장르에의 섬세한 도전도 평가할 만한 것이다. 그녀의 옻칠회화에서의 민감한 표면효과를 수성의 프린팅을 통해서 또다른 물성으로 재증명 한다. 판각보다는 프린팅 프로세스가 중요한 수묵목판화의 과정을 통해서 회화·판화의 영역을 통일시키며, 자신의 조형언어의 너비를 한층 넓힌 듯하다.

이흥덕_허깨비_목판화_62×92.5cm_2017

일반인은 정식으로 판화를 배우지 않은 채 목판대학에 입교한 분들을 이른다. 이들은 목판화를 오랜 기간 다루어 온 이용훈·이현숙, 그리고 처음 접한 안희영·장명주·박세라 다섯 명으로 구성되었다. 입학 때부터 작가지망생과 취미생으로 스펙트럼을 잡고, 이들이 목판화에 적응해가는 과정을 작업 포인트로 잡았다. 이들의 작업과정이 일반인들의 목판화에 대한 생생한 접근의 객관적인 실례가 되어서다. 목판화의 대중화를 위해서는 작가들의 작업과 더불어 일반인들의 목판화에 대한 경험과 이해도도 중요하다. 작가지망생이나 일반 취미생들 모두 목판대학의 과정을 거름삼아서 앞으로도 지속적인 작업으로 작가가 되는 것도 물론 중요하고. ● 50대에 접어둔 이현숙·이용훈은 이미 1980년대 대학시절부터 목판화를 써클 활동에 활용하며 작업해왔다. 기초적인 기량이 단련된 상태라 처음부터 예비 목판화가 후보였다. 둘 다 드로잉과 판각의 기량뿐만 아니라 주제의식이 명확성까지 갖추고 있어서 조금만 더 다양한 습작과 실험의 과정을 거치면 손색 없는 목판화가나 일러스트레이터로서 활동을 할 수 있을 듯싶다. ● 안희영·장명주·박세라는 지난 4월 처음으로 목판화를 시작한 분들이다. 8개월간 기본적인 목판화 도구와 장비와 그것을 다루는 기술을 익힌 초보자이기도 하다. 목판대학 과정 이후 지속적으로 목판화를 즐기면서 자신의 작업영역에서 함께 활용했으면 싶다. 시작이 반이란 말처럼, 가장 힘든 시작의 과정을 지났기에 앞으로의 의지와 노력여하에 따라 상당부분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상진_무경계_목판화_50×122cm_2017

첫해다. 한국목판문화연구원도 목판대학도. 첫 번째 프로젝트인 목판대학은 많은 시행착오와 현실적인 여건의 열악함을 안고 진행되었다. 미숙함도 한계도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첫 프로젝트는 한국미술에 제시할 수 있는 대안적 제도의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 전문적인 작가들 상호간의 장르성과 표현성과 어법 등에 있어서 공동작업이나 협업의 교집합적 가능성을 확인한 부분이 그 첫째다. 둘째로는 일반 시민들이 작가들과 함께 작업함으로, 목판화의 소탈한 자기식의 표현방식을 익히면서도 작가들의 작품을 소통할 수 있는 경험을 동시에 할 수 있다는 매우 긍정적인 가능성을 남겼다. 전문적인 전시장이 아닌 작업공간에서 목판화를 일상적으로 체험/교감함으로 시민들이 미술에서 소외되지 않는 주체가 될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기에 그렇다. 세 번째로는 이런 교육 및 체험과정이 제도적으로 활성화 되었을 때의 사회적 효과와 공공적 가치에 관한 부분이다. 더 많은 인원이 더 많은 시설에서의 작업참여과정을 거친다면, 목판화만큼 쉬운 시각적 콘텍스트의 효과를 확보할 수 있는 장르는 별로 없을 것이다. 체험적 문화예술프로그램으로서는 최고란 판단이 든다. 이 세 가지는 앞으로 목판대학과 한국목판문화연구소가 목판화의 대중화를 위한 사업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이라 여겨진다. 이 세가지 모두 사회적 재생산이라는 가치의 영역에 해당된다. 능동적인 작가·시민들의 감성적 연대를 통한 무형의 공공 인프라 창출은 우리사회가 문화적으로 선진화 할 수 있는 좋은 문화산업의 기반이기도 하다. 목판대학은 비상업적 순수성으로 인해 예술 본연의 정신태를 함께 소통하고 누릴 수 있는 기제라서 더욱 매력적인 실천이라 여겨진다. 2017년 한해, 목판대학 교수진·참여작가·일반 교습생 모두의 수고에 고마움을 표한다. 아울러 2018년엔 더 적극적인 목판대학의 운영을 다짐해 본다. ■ 김진하

Vol.20171215d | 2017 제1회 목판대학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