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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민展 / SHINMIN / 申旻 / sculpture   2017_1214 ▶︎ 2017_1228

신민_no_유토, 초코렛 금박지, 볼펜_각 10×6×3cm 내외_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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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민 홈페이지_http://cargocollective.com/daughternose/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협력 큐레이터 / 최지혜

관람시간 / 12:00pm~07:00pm

공간 가변크기 DIMENSIONVARIABLE 서울 성북구 삼선교로2길 11 dimensionvariable.com

No를 말할 자유 ● 아니! 안 돼! 하지 마! 싫어! 아냐! 가까이 오지마! 우리가 세상에 외치는 No는 다양한 상황을 대변하는 역할을 해준다. 그러나 한국사회에서는 이러한 거절 의사를 예의상 하는 의례적인 표현으로 오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처럼 No를 No라고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은 남녀 사이에서 혹은 위계가 있는 관계에서 종종 문제를 발생시킨다. 상대방이 분명 No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사실 좋으면서 부끄러워서 그러는 것'이라는 왜곡된 사고는 성희롱, 성범죄 등의 폭력행위로 이어지기도 한다. 상대의 거절의사를 무시하고 자신들의 잣대로 판단해버리는 사람들에게 우리는 더욱 명확하게, 그리고 끊임없이 No를 외칠 필요가 있다.

신민_no_유토, 초코렛 금박지, 볼펜_각 10×6×3cm 내외_2017
신민_no_유토, 초코렛 금박지, 볼펜_각 10×6×3cm 내외_2017

이러한 외침에도 불구하고 여성이 외치는 No는 수많은 편견을 양산한다. No를 하는 여성은 까다롭고 예민하며 유난을 떨어 쉽게 넘어가지 못하는 소위 사회생활이라는 것을 아직 잘 모르는 사람으로 취급받는다. 나 역시 한국사회에서 여성으로 살아가면서 수도 없는 No를 외칠 상황이 주어졌다. No라고 한번, 두 번, 세 번 이상 외치면 그들은 그럼 왜 웃어주었느냐, 왜 친절했느냐, 왜 여지를 남겼느냐를 따져 묻는다. 문제의 책임을 여성에게 전가시켜 No에 대한 죄책감을 불러일으키는 경우 뿐 아니라 기가 쎄다 혹은 까다롭고 예민하다는 딱지를 붙여 No를 말할 자유마저 빼앗고 눈총을 주기도 한다. 만일 남성이 No를 외쳐도 똑같을까? 그들이 하는 No는 자신의 의사를 명확하게 표현하는, 쿨하고 멋있는 사람으로 대변될 것이다. 똑같은 No를 말해도 다르게 받아들여지는 사회에서 우리가 No를 외치기 위해선 상당한 용기, 그리고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개인 혹은 사회에 거절하고 대항하는 것은 그에 따른 불편함과 피곤함이 수반되며 부당하게 적용되는 불이익이 뒤따를 수 있기 때문이다. No는 이처럼 아주 간단하지만 어려운 말이다. ● 신민은 우리가 쉽게 입 밖으로 잘 꺼내지 못하는 사회의 불합리하고, 부당한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당당하게 꺼내놓는다. 작업을 통해 표출되는 분노는 작가 개인에서 출발하여 사회적 약자와 여성에게 공감을 형성시킨다. 그녀가 주로 만드는 대상인 여성은 화를 내거나 불만을 잔뜩 가지고 있는 모습으로 묘사되는데, 이들에게서 사회가 보편적으로 요구하는 친절하고 상냥한 표정은 찾아볼 수 없다. 화난 표정의 여자 사람들을 통해 우리는 분노의 감정을 위로받고 대리만족을 느끼기도 하면서 세상과 맞설 용기와 위안을 얻는다.

신민_no_유토, 초코렛 금박지, 볼펜_각 10×6×3cm 내외_2017
신민_no_유토, 초코렛 금박지, 볼펜_각 10×6×3cm 내외_2017

이번 전시에서 신민은 유토로 만든 여자 흉상을 전시하고, 관객들에게 나누어주는 퍼포먼스를 진행한다. 그동안 신민의 작업은 종이를 겹겹이 덧붙여 단단하게 만든 뒤 틀을 뜨는 방식의 조소기법으로 만들어졌다. 이번 전시에서는 종이조소의 틀을 뜨기 위해 사용했던 일종의 도구인 유토 원형을 표면으로 끄집어내 작업의 매체로 등장시키는 것이 인상적이다. 유토란 일반 흙과 달리 굳지 않기 때문에 유연하고 연약한 재료적 특성을 지닌다. 신민은 종이 대신 작업의 첫 시작점인 유토에 얼굴을 하나하나 새기고, 그 위에 No를 외치는 띠를 두르며 날 것 그대로를 관객들에게 하나씩 쥐어준다. 300개의 에디션으로 이루어진 여자 흉상은 미묘하게 다르면서도 신민 특유의 화난 표정이 담겨있다. ● 정형화된 아카데미식 조소기법과 비교할 때 신민의 작업은 거칠고, 엉성하며, 서툰 완성도를 보인다. 그렇지만 신민의 작업이 의도하는 것에는 '진짜'가 있다. 꾸준하고 성실히 달려온 작가의 절실하면서도 우렁찬 목소리가 작업에 그대로 드러나기 때문에 우리는 그녀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들여다보게 되는 것이다. 작품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일반적인 방식에서 약간 비켜나와 정제되지 않은 원형을 사람들에게 나누어주는 것을 선택한 것은 작가의 에고를 300명의 사람들에게 전파하는 상징적인 퍼포먼스라고 할 수 있다. 세게 누르거나 잘못 만지면 뭉개져버리는 눈송이와 같은 작은 흉상은 사람들의 일상 한 켠에 자리하며 그들에게 끊임없이 외칠 것이다. "No라고 당당하게 말해도 돼. 용기를 내!"라고 말이다. ■ 최지혜

신민_no_유토, 초코렛 금박지, 볼펜_각 10×6×3cm 내외_2017
신민_no_유토, 초코렛 금박지, 볼펜_각 10×6×3cm 내외_2017

유토는 작품의 원형을 만드는 재료입니다. 기름 성질을 가진 점토여서 따뜻한 곳에 두면 말랑말랑해지고 추운 곳에 두면 단단해집니다. 밀도가 높아서 무겁습니다. 이것은 피곤한 재료입니다. 온갖 먼지는 다 엉겨붙고 옷에 묻으면 지워지지도 않습니다. 열에 약하고 상온에서 굳지 않아서 작은 충격에도 묵사발이 됩니다. 틀을 뜨고 난 유토 원형은 갈기 갈기 찢어 초기화 합니다. 다음 작품의 원형을 만들기 위해서. 노 라고 말 못하는. 노 라고 해도 yes로 알아먹는 한국에서 살고 있습니다. 2017년에도 또 노 라고 말하지 못했습니다. 더 불편하고 피곤한 상황에 기 빨리고 싶지 않아서 그냥, 눈 질끈 감고 넘어갔습니다. 유토를 갈기 갈기 찢어서 작은 사람들을 빚습니다. 작은 사람들을 만들때마다 노 하고 조그맣게 속삭입니다. 300번의 노 를 소리내어 말하고 말합니다. 결의, 우리들의 결의를 유토 원형으로 만들었습니다. 틀을 떠내지 않을 겁니다. 원형 그대로. 유토로 만들어진 사람들의 다짐이 뭉개지지 않게 조심조심 데리고 가세요. 소리내어 읽어보세요. ■ 신민

Vol.20171215f | 신민展 / SHINMIN / 申旻 / sculp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