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회 송은미술대상

김영은_안정주_오민_진기종展   2017_1215 ▶︎ 2018_0210 / 일,공휴일 휴관

초대일시 / 2017_1215_금요일_06:00pm

아티스트 토크 2018_0105_금요일_02:00pm~04:00pm_B2 S.Atrium 예약문의_info@songeunartspace.org (성함, 연락처, 동반인원 수 기재, 예약자 우선 착석 안내)

주최 / 재단법인 송은문화재단 기획 / (주)로렌스 제프리스

관람시간 / 11:00am~07:00pm / 일,공휴일 휴관

송은 아트스페이스 SONGEUN ARTSPACE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75길 6(청담동 118-2번지) Tel. +82.(0)2.3448.0100 www.songeunartspace.org

올해로 17회를 맞이한 송은미술대상이 4인의 수상작가 전시를 개최합니다. 송은미술대상은 유망한 미술작가들을 발굴∙지원하고자 2001년에 제정된 미술상으로, 매년 공정한 지원기회와 투명한 심사과정을 통해 수상자들을 배출해왔습니다. 2011년부터는 예선 및 본선심사에서 선발된 최종 4인의 전시를 개최하고 각 작가의 작품세계를 심층적으로 검토하는 최종심사를 진행하여 전시기간 중에 대상 1인과 우수상 3인 수상자가 공지됩니다. 더불어, 대상 수상자는 상금과 함께 향후 송은 아트스페이스에서의 개인전 개최 기회를 부여 받습니다. ● 올해에는 302인이 지원했으며, 온라인 포트폴리오 예선심사와 본선 실물작품 심사를 통해 김영은, 안정주, 오민, 진기종 작가가 최종후보로 선정되었습니다. 본 전시에서는 수상작가 4인의 작품과 작가 인터뷰 영상을 함께 선보입니다. 한국미술계의 버팀목이 될 수상 작가 모두에게 따뜻한 관심과 격려를 부탁 드립니다.

김영은_총과 꽃_확성기 스피커, 드로잉_00:04:00, 가변설치_2017
김영은_발라드_스피커, 흡음제_00:02:40, 가변설치_2017

김영은은 비물질적인 성격을 가진 소리와 이와 관련된 다양한 것들에 관심을 갖고 이를 퍼포먼스와 영상 및 사운드 설치 작업으로 꾸준히 선보여왔다. 그의 작업은 일상생활에서 접한 청각적인 사건들에 대한 관심에서 비롯된다. ● 이번 전시에서 김영은은 소리와 폭력의 관계에 대한 탐구를 세 점의 사운드 설치작품을 통해 선보인다. 「총과 꽃」(2017)에서는 대북확성기방송에 사용되는 사랑노래들을 다루는데, 이념전선과는 거리가 먼 이 노래들이 북쪽을 향해 선동의 도구로 쓰인다는 점에 주목한다. 이러한 방식은 물리적인 흔적을 남기지 않는 이유로 전쟁의 도구로 쓰여 온 소리의 물성을 상기시키고, 반대로 이렇듯 비촉각적인 소리가 실은 진동하는 공기에 의한 원격촉각으로 설명되는 청취의 원리를 떠올리게 한다. 멀리서도 어렴풋이 들리거나 진동이 느껴지는 어떤 소리는 스펙트로그램(spectrogram, 소리의 주파수를 분석하여 시각화한 이미지) 상에서 진한 덩어리나 뾰족한 가시처럼 보인다. 작가는 한 사랑노래의 스펙트로그램에서 덩어리와 가시 부분을 추려내어 화이트 노이즈 1) 와 핑크 노이즈 2) 를 깎아 재현한 뒤, 이것으로 리듬을 구성한다. 확성기 스피커를 통해 들리는 이 소리는 원곡의 정서와 대비되어 "총과 꽃"의 상징적 의미를 소환한다. 다른 두 사운드 작업은 악기와 음악의 사용에 촛점을 맞춘다. 「발라드」(2017)에서는 제1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과 영국군의 대치상황 중에 병사들이 불렀던 많은 노래 중 하나인 스코틀랜드의 사랑노래 '애니 로리(Annie Laurie)'가 다시 불린다. 서로 멀리 떨어진 적을 향해 노래를 교환하며 크리스마스의 휴전을 이끌어냈던 사건 중에 불린 이 노래를, 과거에는 군사통신장비였지만 현재는 대중음악 악기로 널리 사용되는 보코더(vocoder)를 통해 변조∙재생한다. 한편 구약성경에 나오는 여리고 성벽이 일곱 제사장의 나팔소리와 더불어 많은 사람들의 고함소리로 무너진 사건에서 착안한 「여리고의 나팔」(2017)은 전쟁을 소재로 한 교향곡에 등장하는 나팔소리들의 첫 음을 모은 작업으로, 전쟁행위를 독려해온 나팔소리의 역할을 상기한다. 작가는 소리와 악기가 시대와 상황에 따라 쓰이는 방식과 맥락이 달라지고, 이에 따른 청각적 경험이 미치는 물리적이고 심리적인 영향에 주목한다.

안정주_영원한 친구와 손에 손잡고_다채널 영상, 스테레오 사운드_00:08:30, 가변설치_2016
안정주_사이렌_3채널 비디오, 스테레오 사운드, 혼합재료_00:11:18, 가변설치_2017

안정주는 일상에서 채집한 이미지와 사운드를 분해하고 반복과 변형의 과정을 통해 이를 영상으로 재구성하여 선보이는 작업을 전개해왔다. 중국 군인들의 제식훈련 모습을 분절된 형태의 영상과 사운드로 담은 「Drill」(2005), 소주 공장 생산라인에서 부딪히는 소주병들의 모습과 그 소음을 비틀즈의 '오블라디 오블라다(Ob-La-Di, Ob-La-Da)' 멜로디로 재현한 「The Bottles」(2007) 등의 작품을 통해 개인과 집단이 맞닿아있는 경계 또는 사회적 현상에 관심을 갖고 이를 리듬감 있는 화면 구성으로 제시해왔다. ●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두 작품은 그간 작가가 연구해온 이미지와 사운드를 재배치하는 실험의 연장 선상에서 문화적이고 정치 사회적인 이슈를 조명한다. 바르셀로나 체류 기간 제작된 「영원한 친구와 손에 손잡고」(2016)에서 작가는 1988년 서울 올림픽과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의 이미지와 두 올림픽의 주제가를 리믹스하여 아홉 대의 브라운관 TV에 분절된 형태로 제시한다. 세계화와 경제 도약의 이미지로도 남아있는 88 서울 올림픽 마스코트인 호돌이와 92 바르셀로나 올림픽 마스코트인 코비가 액자에 담겨 함께 보여진다. 유년시절 올림픽에 대한 향수와 긍정적인 사회경제적 효과는 현시점으로 호출되어 분절된 이미지와 사운드를 통해 역사적이고 세계적인 이벤트의 이면을 생각하게 한다. 벽면의 붉은색과 흰색의 화살표시, 야간 공사현장의 위험 구간에 설치하는 공사용 용품들 가운데 설치된 3채널 영상작업 「사이렌」(2017)은 고속도로나 교차로, 터널 끝 등에서 작가가 마주했던 안전 유도 로봇의 움직임을 담아낸다. 일정한 음높이의 소리를 내는 경보장치를 가리키는 사이렌(siren)은 반은 새이고 반은 사람인 정령의 이름으로 아름다운 노랫소리로 뱃사람들을 유혹해 배를 난파시킨다는 그리스 신화에 근원을 두고 있는데, 작가는 교통유도 로봇의 움직임에 따라 아날로그 신디사이저 사운드를 실시간 협연하는 형태로 제시하여 편집증적이고 불안정한 도시의 감각을 드러낸다.

오민_Five Voices(5성부)_3채널 비디오, 스테레오 오디오_00:06:00_2017
오민_Five Voices(5성부)_3채널 비디오, 스테레오 오디오_00:06:00_2017

오민은 내면의 불안의 감각에 관심을 가지고 이를 해소하기 위한 계획과 통제에 기반한 연습과 수행, 관찰의 과정과 사운드가 섬세하게 결합된 퍼포먼스 및 영상을 통해 탐구해왔다. 의자에 앉아 눈을 감고 다음 동작을 떠올리며 마킹(marking, 무용가들이 동작을 최소화 한 채 머리속으로 춤 전체의 흐름을 점검하는 연습의 과정)하는 것을 최종 안무 형태로 제시하는 「A Sit」(2015) 등을 비롯해 과정과 결과, 무대 안과 밖, 생각과 수행의 관계를 관찰하고 이들을 도치시키거나 재배열하여 작업과 더불어 서양 고전음악의 소나타 형식을 차용하여 영상에 적용하는 「ABA Video」(2016)와 같이 음악의 구조나 형식을 영상에 적용하는 실험 역시 꾸준히 진행해왔다. ●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선율구조에 따라 소리의 질이 결정되는 음악의 텍스처(texture) 개념을 차용하여 영상의 질감을 탐구하는 3채널 영상작업 「Five Voices(5성부)」(2017)를 선보인다. 음악의 텍스처는 단선율로 이루어진 단성음악(monophony), 독립적인 여러 개의 선율이 수평적으로 흘러가는 다성음악(polyphony), 주요 선율과 반주로 조직된 화성음악(homophony)으로 구분된다. 이 중에서 작가는 다성음악의 원리를 사용하여 영상에 등장하는 다섯 캐릭터들-몸 전체, 얼굴, 손, 물체, 소리-의 대응을 시도하고 이들의 관계를 주시한다. 수평적인 독립성을 유지하면서도 수직적인 조화를 이루기 위해, 영상에서 이 다섯 캐릭터들은 각기 다른 움직임과 태도, 이야기와 안무로 관계를 맺고 긴장감을 형성하며 다양한 층위의 수평적 결합을 시도한다.

진기종_자연모방의 어려움-Caddis Fly Adult_혼합재료_가변설치_2017_부분
진기종_자연모방의 어려움_혼합재료_가변설치_2017

진기종은 동시대 세상에서 일어나는 끔찍한 사건들 또는 사회적이고 정치적인 이슈들을 제3자의 중립적 시각으로 '21세기 박제화' 라는 개념의 방식에 관심을 갖고 설치, 영상, 조각, 사진, 회화 등의 다양한 매체를 통해 이를 관찰하고 재구성하는 작업을 전개해왔다. 작가는 첫 개인전 "온 에어(2008)"에서 본인이 만든 소규모 촬영 세트장을 실시간으로 촬영하여 보여주는 방식으로 미디어의 조작이나 축소∙과장에도 불구하고 이를 객관적 사실로 받아들이는 현사회에 대한 문제의식을 제기하였고, 2010년 개인전 "지구보고서"에서는 지구환경과 정치이념적 환경으로 인한 폐해들에 대해 질문을 던졌고, 최근 개인전 "무신론 보고서(2015)"에서는 디오라마 방식으로 제작된 「UFO의 공격을 받은 슈퍼신의 광장」(2015)과 「자유의 전사」(2015) 등을 선보여 사회정치적이고 환경적인 이슈에서 나아가 신의 존재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본 전시에서 선보이는 「자연모방의 어려움」(2017)은 그간 작가가 꾸준히 질문해왔던 진실과 거짓, 사실과 허구의 경계라는 주제와 동일시하고 진행중인 장기 프로젝트이다. 작가는 자신의 여러 취미 중 하나인 플라이 낚시(자연의 재료로 만든 곤충모양의 가짜 미끼로 물고기를 잡아내는 낚시)를 위해 실제 계류에 사는 시력이 뛰어난 물고기들이 잡아먹는 수서곤충들과 같은 가짜 곤충미끼를 제작한다. 이 재현의 과정에서는 과장, 생략을 통해 물고기를 속일 수 있는 형태와 동작을 모사하게 되고, 그 것들을 사용해 실제 물고기를 잡아내는 행위에 주목한다. 이는 예술가가 예술을 대하는 자세와도 밀접한 연관이 있는데, 끊임없는 관찰을 통한 실제의 모방과 재현을 통해 다시 예술작품으로서의 실제가 탄생하듯, 단순 사적 취미활동인 낚시라는 행위가 아닌, 한 예술가를 통해 예술적 의미를 부여 받게 되는 과정을 담은 도큐멘테이션으로서의 작품들이다. 수서곤충들의 우화하는 과정을 동물의 털로 모방한 바늘들과 그것들을 제작하는 과정을 담은 영상, 수서곤충과 물고기를 면밀하게 관찰해 그린 수채화, 플라이 낚시 과정과 결과를 촬영한 사진 등 플라이 낚시의 전반적인 과정이 모방과 재현에서 출발하는 예술에 빗대어져 그간 진기종이 다뤄온 진짜와 가짜의 경계를 자연생태와의 밀접한 경험들을 통해 보여주는 설치 작품이다. ■ 송은 아트스페이스

* 주석 1) 화이트 노이즈(white noise, 백색소음): 일정한 청각 패턴 없이 전체적으로 동일한 스펙트럼을 가진 소음을 말한다. 모든 주파수대에서 동일한 세기를 가졌으나 실제 청감에서는 고주파가 우세하게 들린다. 2) 핑크 노이즈(pink noise): 화이트 노이즈를 실제 청감에서 모든 주파수 대역이 동일한 레벨로 들리게 만든 소리이다. 고주파로 올라갈수록 세기가 줄어든다.

Vol.20171215g | 제17회 송은미술대상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