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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제원展 / YOONJEWON / 尹堤圓 / mixed media   2017_1226 ▶︎ 2018_0104 / 일,월요일 휴관

윤제원_Elf Knight_캔버스에 유채_162×112cm_2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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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일,월요일 휴관

서진아트스페이스 SEOJIN ARTSPACE 서울 중구 동호로27길 30 Tel. +82.(0)2.2273.9301 www.seojinartspace.com

1) 사이버스페이스라는 뉴미디어의 시대인 현재, 회화가 가지는 맥락은 과거와 전혀 다르다고 생각한다. 대상이 컴퓨터의 언어인 0과1로 변환되어 DPI(dot per inch) 로 환산되는 순간 정보의 왜곡과 손실은 필연적 일 수밖에 없지만 우리는 대부분의 경우 이 '왜곡된 정보' 만으로 대상을 파악하게 된다. 지금 이 순간에도 말이다. ● 2) 회화, 사진, CG와 같은 이미지들은 미디어(on-line 등)에서는 거의 등가equivalence 된다. 본 작품을 통해 이들이 그 속에서 등가 됨을 보여주었고, 전시를 통해 등가 되었던 그들을 현실(off-line)로 환원 시켰으며 이들을 현시함으로써 회화가 재매개remediation 되어 오브젝트로 작동하는 것을 증명하고자 했다.

윤제원_세 개의 여협도(Three Portrait of a Woman Fighter)_혼합재료_가변설치_2015
윤제원_여협도_CG(페인터11+포토샵CS5)_52×42cm_2015 윤제원_여협도_면지에 수채_168×118cm_2015 윤제원_여협도_C 프린트_10×7cm_2015

3) '세 개의 여협도'는 (2)와 같은 결과 도출을 위하여 회화의 오브젝트적 특성을 최대한 표출하고자 했다. 물을 흡수하고 건조되는 과정에서 뒤틀린 종이라는 재질을 비롯하여 스케치 과정에서도 미묘한 아나모르포즈를 적용하여 평행으로 촬영된 이미지와 전시장에 디스플레이 된 이미지의 차이를 의도했다. ● 4) 나의 작품은 동시대적 담론, 즉 거대서사라는 메인플롯main plot과 개인적 관심사와 소재 그리고 표현방법이라는 자기서술적 서브플롯sub plot의 레이어를 통해 다층적이고 입체적인 의미발생이 가능하길 희망한다. '세 개의 여협도'에서 메인 플롯은 (1)~(3)이고 서브플롯은 게임 일러스트나 CG와 같은 표현방식과 게임아이템의 현물적 가치(게임아이템의 현금거래=스노브적 명품의 가치) 그리고 동양(한국)의 로컬에도 불구하고 서구적인 모습을 동경하는 우리 사회의 미적 가치 등 이다.

윤제원_세 개의 엘프나이트 (Three Elf Knight )_혼합재료_가변설치_2011~3

인터넷에서 수집된 전형적인 한국의 이미지, 배추흰나비, 장수풍뎅이, 물잠자리 등 의 이미지들이 조합되어 어째서인지 전형적인 서양의 이미지 중 하나인 엘프의 형상을 갖췄다. ● 본인은 '텍스트'를 작업의 주요 매체로 삼고 이를 단편적인 작업산물과 형태들을 통해 구체화를 시도한다. 작품은 언어를 시작으로 구성되고 형상화되기도 하는데 즉, 개념 및 연관된 아이디어가 형태를 이끌어내는 것이다.

윤제원_다섯 개의 엘프나이트 (Five Elf Knight )_혼합재료_가변설치_2011~7

나의 작품들은 작품들은 폴더와 링크처럼 서로 공통된 맥락에 의해 같이 묶이기도 하고 연계되기도 한다. '엘프나이트 시리즈'는 '세 개의 여협도'와 거의 비슷한 포맷을 취하고 있으나 미묘하지만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면 이 작품은 CG로 먼저 제작되고 회화-사진의 작업과정을 거쳤다는 것이다. 이러한 방법론은 아날로그적 방식에 비해 모듈화Module 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는데, 디지털 데이터이기 때문에 이런 이미지들은 쉽게 변형되고 링크가 된다.

윤제원_엘프나이트(Elf Knight)_QR코드(C 프린트)_가변설치_2017

작품은 핸드폰 속의 이미지로 변형되고 큐알코드QR-cord로 링크되며 그것을 삼각뿔 아크릴판에 가져다 대면 홀로그램과 같은 이미지 연출이 가능하다. 단순한 원리이긴 하지만 이러한 유저인터페이스 (UI, user interface)를 이용해 어떠한 이미지나 작품이 전혀 다른 이미지나 작품으로, 즉 다양한 모드Mode가 존재할 수 있는 이런 것이 사이버스페이스 시대의 '예술적 증강현실'의 가능성이라고 생각하며, 일련의 과정을 통해 에르곤과 파레르곤은 해체되고 역전된다.

윤제원_호문클루스(Homunculus)_혼합재료, 이미지 작업_2014

가상공간에서야 보이는 현실공간들 ● 온라인이란 가상의 공간에서 바라보면 사진과 회화와 컴퓨터그래픽의 상관관계는 상당히 모호하다. 세상의 모든 것들은 사이버스페이스에 진입하게 되면 0과1이라는 2진법의 디지털 코드화 되고 특히나 시각이미지들은 그 속에서 가공되고 변형된 2차 이후의 생산물들이 주를 이룬다. 사진, 회화, 컴퓨터그래픽을 불문하고 그들 중 보정작업을 거치지 않은 것을 발견하는 것이 오히려 더 어렵거니와 사이버스페이스에서 굳이 그들을 구별할 수 있는지 의문조차 드는 것이 사실인데, 생각해보면 사진은 생산자의 의도에 따라 컴퓨터를 이용해 형태가 보정되고 색감이 보정된 컴퓨터그래픽의 산물이고 회화를 찍은 사진 이미지 역시 마찬가지다. ● 컴퓨터그래픽이라 명시되는 것을 포함해 그들은 모두 컴퓨터그래픽의 파편들 중 일부인 것이다. 게다가 이론적으론 컴퓨터파일은 원본이 원본으로 복제되는 완전한 자기복제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말하지만 실제적으로 우리가 겪게 되는 온라인의 이미지들은 첫번째 생산자가 만들어놓은 이미지와 아주 상이한 것들이다. ● 더 정확히 말해서 최초 생산자가 온라인에 배포한 이미지들은 온라인 속에서 복제의 복제를 거듭할수록 정보적 손실을 야기하게 된다는 것이다. PC의 프로그램(포토샵 등)으로 제작한 이미지를 블로그에 올리고 그 블로그의 이미지를 누군가가 다운받아 SNS에 올리고 또 누군가가 그 이미지를 다운받아 인터넷카페와 같은 커뮤니티에 올리는 등의 행위를 반복함에 따라 이미지의 품질은 낮아지고 픽셀은 뭉개져, 흔히 이야기하는 '해상도가 떨어지는' 상태에 놓여지게 되는 것이다. ● 더욱이 그런 과정 중에 이미지들은 2차 3차의 가공이 더해지는 경우도 많다. 나는 이러한 것들이 바로 이상적으로 생각했던 사이버스페이스의 정보가 처해있는 현실적인 모습이라고 봤다. 원본의 완전한 복제, 정확한 정보의 무한한 확장과 같은 이상과 달리 실제 온라인에서는 정보가 점점(또는 급진적으로) 손실되고 왜곡된다는 것이다. ● 애초에 온라인에서 통용되는 이미지라는 것이 처음 그 속으로 진입 할 때 DPI라는 수치로 픽셀화 되어 정보적 손실이 발생한 와중에 제한적인 기능의 디스플레이(모니터, 스마트폰 등)로 출력되는 것이기에 이미지 원본에 비해 굉장히 제한적인 정보량만 가질 수 밖에 없다. 생각해보라, 모니터는 기껏해야 20~30인치 크기이고 스마트폰은 손바닥만하지 않은가! 따라서 컴퓨터를 기반으로 하는 뉴미디어 속의 그럴듯한 이미지들은 대부분 왜곡되어있다고 할 수 있다. 작가는 가상 속에서 발견한 이러한 이미지의 특성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고자 했고 뉴미디어 시대에 작동하는 그들의 새로운 특질의 지평을 연구하고자 했다.

윤제원_두 개의 미인도(Two Portrait of a Beauty)-on line_혼합재료_가변설치_2013

사진의 재정의 ● 과거 사진의 등장으로 회화의 의미가 변화했듯 오늘날 뉴미디어의 등장과 발전으로 사진의 의미는 변화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피사체를 감광작용으로 상을 담아 다시 화학처리 하여, 있는 그대로 형상을 드러내는 전통적인 필름 카메라는 이제 0과1이라는 2진법의 전자작용으로 형상을 저장한다. 이러한 데이터는 굉장히 유동적이며 조작이 간단하다. ● 실제로도 동시대의 사진이라는 매체는 컴퓨터 안에서 상당한 조작의 과정을 거쳐 온라인에서 배포되고 소비된다. 우리는 더 이상 SNS 속 셀카와 연예인들의 화보 사진을 보며 그것이 현실을 오롯이 반영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사진=현실이란 공식은 무너졌고 그 사이의 균열은 가상의 정보로 채워진다. ● 따라서 사이버스페이스의 사진은 비가시적(非可視的)인 특질을 지니게 됐으며 이는 디뷰타드Dibutade의 고사를 떠올리게 한다. 이별을 앞두고 연인의 모습을 기억하고 싶어 벽에 연인의 그림자를 따라 윤곽선을 그려 연인의 초상화를 그리고 있는 이 이야기는 드로잉이 지각보다는 기억에 더 의존한다는 것을, 즉 회화의 기원은 비가시라고 말하고 있다. ● 이렇듯 비가시가 그래픽 재현의 기원이며 조건이라는 것은 미술사적 측면만이 아니라, 초상화의 기억의 보존의 관계, 현전과 부재를 동시에 함축하는 그림자의 문제 등 미학적 차원에서도 유명하지만 무엇보다 현대에 이르러 사진이라는 매체가 뉴미디어의 등장으로 어느덧 재현의 그래픽의 범주에 들어왔다는 것을 설명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윤제원_두 개의 미인도(Two Portrait of a Beauty)-off line_혼합재료_가변설치_2013

뉴미디어 시대, 재매개remediation된 회화 ● 볼터와 그루신은 그들의 저서 『재매개: 뉴미디어의 계보학』 에서 새로운 미디어나 오래된 미디어 모두 자신이나 서로의 모습을 다시 만들어내기 위해 비매개immediacy 와 하이퍼매개hypermediacy 라는 두 가지 논리를 호소하고 있다고 한다. 기존의 전자 미디어와 인쇄 미디어들은 뉴미디어에 의해 재정의 되고 있으며, 뉴미디어는 기존의 미디어를 모방하여 그 기능을 확장시켰다. 즉 뉴미디어는 미디어를 증가시키기 위해 노력하지만 또한 복잡한 미디어의 모든 흔적을 지워버리고자 한다는 것이다. 원근법 회화, 사진, 가상현실들은 미디어의 존재를 부정함으로써 투명성의 비매개를 획득하고자 한다. ● 사진 기술의 등장으로 말미암아 사진이 가지지 못한 속성, 이른바 '회화성'을 추구하게 되는 인상파처럼, 뉴미디어의 등장은 기존의 사진기술과 회화의 속성을 또 다시 변화시킨다. 새로운 미디어의 등장은 기존 미디어의 속성과 가치를 변화시키는 것이다. 간단하게 조작, 변형 되는 뉴미디어는 사진의 객관성을 포기하게 만들고 회화의 평면성을 오브젝트로 변화시켰다. 그렇다 오브젝트. 세 개의 엘프나이트(Three Elf Knight, 2011~2013) 나 세 개의 여협도(Three Portrait of a Woman Fighter, 2015)등 에서 나타나는 '뉴미디어에서 회화의 가능성 연구'의 과정 속에 물질계에서 현시되는 유일한 것은 회화뿐이며 회화는 기존의 평면이라는 속성 대신 천과 나무와 질료, 터치, 먼지, 반짝임 등 공간적이자 촉각적인 오브젝트로 현현하게 된다. 모든 것이 등가 되었을 때 남아있는 것은 오직 외형뿐이다.

윤제원_뉴미디어에서 회화의 가능성 연구

근래 유행하고 있는 디지털판화나 사이버갤러리(=온라인갤러리)와 같은 포맷들은 본 작가의 작업론 과는 대척점에 위치한다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반면 최근 젊은작가들이 왕왕 회화를 벽면에 고정하는 것이 아닌 걸쳐놓는다던가 공중에 띄어놓는다던가 하는 부분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같은 세대로서 비슷하게 목도된 것들의 비언어적인 결과물일수 있다고도 생각한다. 하지만 본 작가는 그것들을 언어의 영역으로 발굴해 내 명확한 알고리즘을 획득하고자 했다. ● 『세 개의 엘프나이트(다섯 개의 엘프나이트)』는 컴퓨터그래픽으로 시작해 회화와 사진의 과정을 거치며 확장되었지만 『세 개의 여협도』는 회화로 시작해 사진과 컴퓨터그래픽의 과정을 거치는 등 보여지는 결과물은 비슷하더라도 작품의 제작과정이 차이를 보인다는 점이나 인터넷에서 떠도는 개별적인 이미지들을 수집하고 취합해 작품 속 등장인물들의 모습을 직조하였다는 것은, 작가가 게임과 인터넷이라는 가상의 공간에서 실마리를 얻어 도출해낸 가설을 미학적 논리체계로 구축하고자 함이다. '아마도 그런 거 같다', '그래 보인다', '그럴 거 같은데' 와 같은 막연한 것이 아니다. ● 이것은 "반증이 가능해야 과학적 진술이라 할 수 있다"는 칼포퍼의 말처럼, 귀납적 추론이 아니라 반증가능한 연역적 추론에 의한 가설을 증명하기 위한 방법론으로써 다양한 방향에서의 실험과 증명을 통해 작가만의 독특한 가설, 즉 작업론을 검증하는 연구의 선상에 있는 것이다. 거대서사와 자기서술: 메인플롯과 서브플롯 ● 나의 작품은 동시대적 담론, 즉 거대서사라는 메인플롯main plot과 개인적 관심사와 소재 그리고 표현방법이라는 자기서술적 서브플롯sub plot의 레이어를 통해 다층적이고 입체적인 의미발생이 가능하길 희망한다. 메인 플롯은 사이버스페이스 시대에 뉴미디어를 통해 재매개 되는 컴퓨터그래픽과 회화, 사진의 가치 재정립 등 가상과 현실이 등가 되면서 현대사회에 발생하는 현상들의 미학적 고찰 즉 형식지explicit knowledge 적 담론이고, 서브플롯은 게임 일러스트나 CG와 같은 표현방식과 게임아이템의 현물적 가치(게임아이템의 현금거래=명품적인 스노브snob 가치) 그리고 동양(한국)의 로컬에도 불구하고 서구적인 모습을 동경하는 우리 사회의 미적 가치 등 게임이라는 가상세계에서 나타나는 서브컬쳐적인 콘텐츠들 즉 암묵지tacit knowledge 적 성격으로 크게 양분하여 표현하되 서로 상호작용 할 수 있도록 작품을 설계하였다. ● 이렇듯 나의 작품은 거대서사, 자기서술 등 "나는 예술이 이런 것이라고 생각한다"를 대변하는 수많은 메타포를 부여하지만 관객에게까지 그것이 일방적으로 전달되는, 그저 독백이길 바라진 않는다.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와 같은 질문, 즉 "나는 예술이 이런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는 열린 의미를 가진 사유의 교차를 추구한다. 그리하여 종국에는 관객과의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 질 수 있기를 희망한다. ■ 윤제원

Vol.20171226b | 윤제원展 / YOONJEWON / 尹堤圓 / mixed 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