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으로 끝나버린 꿈 Dream ended as dream

전가빈展 / JEONKABIN / 全佳賓 / sculpture   2018_0104 ▶︎ 2018_0114 / 월요일 휴관

전가빈_희생만 남은 자기희생_시멘트, 철근, FRP, 도장_80×40×40cm_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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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8_0104_목요일_05:00pm

주관 / 청주시립미술관_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CHEOUNGJU ART STUDIO 충북 청주시 상당구 용암로 55 Tel. +82.(0)43.201.4057~8 www.cmoa.or.kr/cjas/index.do

2017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는 입주기간동안 작품 성과물을 프로젝트 형식으로 선보이는 아티스트 릴레이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아티스트 릴레이 전시는 스튜디오 전시장에서 그간 작업했던 결과물에 대한 보고전시로 해마다 작가 자신의 기존의 성향과 틀에서 벗어난 새로운 감각과 역량을 보여주는 전시로 진행된다. 비평가, 큐레이터 등 외부 전문가들과 작가들 만나 작업의 다양한 면모를 풀어내고 나눠보는 어드바이져 워크숍을 통해 그간의 작업들을 정리하는 기회를 가져 작업에 대한 폭을 넓혔다. 이에 개인 작업에 집중하는 릴레이 전시 프로젝트로 체류하는 동안 기존 자신의 방법론을 어떤 방법과 의미들을 새로이 전달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춘 실험들을 선보인다. 개별 스튜디오에서 전개하는 독특한 아이디어의 기록과 실험적인 이미지, 불완전한 예술적 의미, 모호하고 불편한 상황들을 전시장에 잠시 머무르며 그런 첨예한 문제들을 관람객과 나눈다. 이에 현장을 찾는 관람객들에게 '우리에게 현대의 예술이란 무엇인가' 라는 질문을 통해 동시대의 미감을 교류한다.

전가빈_자기희생에 따른 희생_시멘트, 철_가변설치_2017

15번째 릴레이 작가로 전가빈 작가의 전시를 개최한다. 전가빈은 특정 인물이나 사상을 기리는 동상(銅像)의 기념물이나 영화나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캐릭터화된 이미지를 차용하는 작업을 진행해 왔다. 그의 작업은 차용의 과정에서 당시 지녔던 '우상'의 속성을 탐구와 동시에 그것이 현시(現時) 속에 노출되었을 때 드러나는 괴리를 추적하는 작업이다. '우상'을 재현하는 작업에서 얻어낸 다층적인 의미 와 덧씌워진 선입관을 적나라하게 여과 없이 눈앞에 제시한다. ● 이에 전가빈의 이번 작업은 그가 유년시절 유행했던 혹은 영향을 받은 캐릭터를 대상으로 한다. 호빵맨, 피노키오, 뽀빠이 등 이 우상들은 각각 이타심, 정직, 그리고 정의를 대변하는 캐릭터를 건축적인 재료인 시멘트로 제작한다. 이러한 우상들의 속성은 많은 사람들의 유년의 기억 속에서 닮고자 했던 표상의 캐릭터가 다시 전가빈의 현재의 시간에 재등장해 이 시대의 '우상'을 묘하게 비튼다. 단단해 보이지만 부스러지기 쉬운 거친 시멘트로 제작된 이 묘한 캐릭터들은 지금의 현실을 반영하고 있는 듯하다. 만화 속 호빵맨은 자신의 머리까지 내주며 타인을 열성적으로 돕는다. 호빵맨에게는 새 머리를 만들어 줄 지원자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현실에서는 스스로를 온존하기도 벅차다. 만화 속 피노키오는 정직이라는 진정성을 통해 인간으로 거듭난다. 그러나 현실 속 피노키오들은 끝없는 거짓말로 무한히 늘어난 코를 팔아 그들의 잇속을 챙기고 있다. 시금치를 먹고 힘이 세져 악당을 물리치는 뽀빠이? 현실 속 뽀빠이는 타인에게서 빼앗은 재화를 먹고 강해진다. 다소 비약적이지만 엄연한 현실의 모습이다. 그저 선량한 사람이 되라던 우상들과 닮은 듯, 닮지 않은 우상들과 마주하고 있는 삶. 작가는 바로 그 이야기를 하고 있다.

전가빈_비공감적 롤모델_시멘트, 철근, FRP, 도장_100×70×90cm_2017
전가빈_자기희생에 따른 희생_시멘트, 철_가변설치_2017

전가빈은 이번 '우상' 작업들로 이전에 선보였던 야외 기념물 작업들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유쾌하고 장난스러운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지만 그 안에 내재된 침잠된 의미들은 오히려 더 무겁다. 그의 유년시절과 성인이 된 이후 겪은 현실 간의 극명한 대비가 작가 스스로에게도 그 만큼 육중한 느낌으로 다가왔기 때문일 것이다. 만화적인 '우상'과 시멘트의 만남, 가벼워 보이지만 거북스러운 무게감에 매몰되고 있는 현대사회와 인간에 대한 애착과 연민이 이미지가 투박하고 부서지기 쉬운 시멘트 안에 온전하고 있다. ■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전가빈_정직이라는 진정성_시멘트, 철근, 신주_70×400×50cm_2017

Insight ● 작가 본인은,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흔히 접하는 여러 가지 문제들의 숨겨진 이면을 시멘트 캐스팅 작업으로 시각화하여 제시함으로써 해당 사안에 대한 대중들의 시선을 환기하는 데에 작품 제작의 목적을 두고 있다. ● 본인의 그간 작업에서 시멘트는 다양한 개념으로 사용되었다. 빠르게 생산(건설)하고 이내 쉽게 소비해(부수어) 버리는 사이클의 반복, 이러한 현대 사회의 속성을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이 바로 시멘트이다. 최근까지 전술한 시멘트의 특성을 통해 무감각하게 반복되는 소비 사이클을 이미지화하여 시대의 모순을 표현하는 부분에 주력했다면 이번에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부조리를 조형화하여 그 폐부를 찌르고자 하였다. 시멘트 사회라는 용어가 등장할 정도로 우리는 빼곡한 시멘트의 숲, 그 한가운데에서 생활하고 있다. 차가운 시멘트 벽 바깥의 삶을 꿈꾸면서 한편으로는 더 커다란 시멘트 덩어리 속에서 살아가길 염원한다. 이러한 역설 속에서 시멘트는 더욱 더 높은 건축물로 재탄생하고 있으며 우리는 여전히 그 모습에 경탄하고 있다. 우리 사회의 부조리들은 어쩌면 저 모순적인 현상에서 발로하여 이데올로기화 되고 있는지 모른다. 본인은 바로 저런 부분을 작품 속에 내재하려 하였다. ● 본 전시에서 정의의 여신상과 전태일 흉상은 원작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초라한 모습으로 디스플레이되어졌다. 기념이라는 본래의 목적에 맞지 않게 파괴되고 훼손되어진 이 형상은 마치 가까운 미래 속 우리 사회의 자소상처럼 보인다.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도록 제작되었다. 작금의 문제들을 방치하고 외면할 경우, 앞으로 마주하게 될지도 모를 우리들의 초상이다. ● 기념상을 풍자 외에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흔히 접하는 과자라는 상품의 이면적 성격을 시멘트로 캐스팅한 작품은, 일반적인 상황으로 자리 잡아서 이제는 대중들이 친숙하게 인식하기 시작한 부조리에 대한 내용을 내포하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작품들을 통해 우리 사회에 팽배해 있으나 대중들에게 관념적으로 작용하여 묵과되고 있던 악덕을 시각적으로 드러내고자 하였다. ● 비단 앞서 열거한 내용들뿐만이 아니다. 본인은 온갖 문제들로 점철된 현대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이러한 문제들이 어디에서 기인하는지에 대해 관심을 탐구하고 있다. 어느 것이 맞고 틀리고의 문제가 아니라, 상술한 여러 폐단에 대해 우리 스스로가 인지를 하고 있느냐는 부분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순간들이 앞으로의 미래에 작은 전환점으로써 작용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거창한 계몽 따위를 논하는 것이 아니다. 어떤 문제를 해결하려면 존재에 대한 인식이 선행되어야 한다. 본인의 작업은 여기에 목적이 있다. ■ 전가빈

Vol.20180104g | 전가빈展 / JEONKABIN / 全佳賓 / sculp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