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조장이 보이는 풍경 (경북 예천군)

이인학展 / LEEINHAK / 李仁學 / photography   2018_0127 ▶︎ 2018_0223 / 설 당일 휴관

이인학_건조장이 보이는 풍경 #0596_광택지에 피그먼트 잉크젯 프린트_40×50cm_2017

초대일시 / 2018_0127_토요일_05:00pm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설 당일 휴관

대심정미소 복합문화공간 경북 예천군 예천읍 대심2길 47-9 cafe.naver.com/dasimmill

『건조장이 보이는 풍경』展은 나의 유년 시절에 있어서 특별한 의미로 남아 있는 담배 건조장이란 기억의 공간에 대한 사진 작업이다. 그 특별한 의미의 기억이란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가난했던 시대에 어려운 역경을 극복하는 사람들의 치열했던 삶의 흔적에 대한 것이다. ● 경상북도 예천군의 담배 건조장은 전 지역에 걸쳐 골고루 남아 있었으며, 형태적인 측면과 주변 환경과의 어우러짐 또한 일품이다. 호명면 황지리의 한 마을에는 온전한 형태로 3개소의 건조장이 고스란히 남아 있어서 매우 기쁜 마음으로 촬영을 했다. ● 본 작업을 통해서 전달하고 싶은 것은 사진으로 표현된 건조장이란 오브제가 한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에게 소중한 기억을 반추시키고, 아울러 지나온 삶의 흔적들을 되돌아 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지나간 것은 다시는 돌아오지 않기에 사진으로 기록하여 영원히 기억하고 싶다.

이인학_건조장이 보이는 풍경 #0595_광택지에 피그먼트 잉크젯 프린트_40×50cm_2017
이인학_건조장이 보이는 풍경 #0592_광택지에 피그먼트 잉크젯 프린트_40×50cm_2017

전국의 농촌 지역에 산재해 있는 1,000개소( 강원도 131개소, 경기도 31개소, 경상남도 65개소, 경상북도 500개소, 대전광역시 3개소, 인천광역시 2개소, 전라북도 21개소, 충청남도 41개소, 충청북도 281개소) 이상의 담배 건조장을 4년간 일일이 찾아다니며 작업하면서 느낀 점은 '삶이란 참으로 위대하고 아름답다.'는 것이었다. 사람이 전혀 살 수 없을 것 같은 지형인데도 불구하고 마을이 형성되어 있었다. 논과 밭을 일구어서 열심히 노동하고, 자식들 교육시키며 꿋꿋하게 살아온 사람들의 빛나는 삶의 발자취가 온 산하에 걸쳐 남아 있었다.

이인학_건조장이 보이는 풍경 #0597_광택지에 피그먼트 잉크젯 프린트_40×50cm_2017
이인학_건조장이 보이는 풍경 #0610_광택지에 피그먼트 잉크젯 프린트_40×50cm_2017

담배농사는 다른 작물에 비해 힘이 많이 들었지만 환금성이 뛰어났기 때문에 각 농가는 적극적으로 그것에 몰두하였다. 1950 ~ 80년대까지 농촌 지역에서 살았던 사람들은 담배농사와 담배 건조장에 대한 기억들이 많이 남아 있다. 일반적으로 농가 건물들은 단층인 반면에 건조장의 건물 높이는 그것보다 훨씬 높다. 이러한 이유로 건조장은 사방 어디에서나 시야에 들어왔으며 담배 농사와 관련된 모든 기억의 마중물이 된다. 시각적으로 보이는 담배 건조장은 황토 벽돌로 지은 직사각 형태의 건물이지만 그것과 연관된 삶의 애환이 서린 사람들에게는 특별한 감정과 기억이 있다. 한국의 농촌에서 담배농사와 농가 소득증대라는 역할을 했고, 그 시대에 대한 징표로서 남아있는 담배 건조장을 오브제로 한 본 작업은 가난과 역경 속에서도 희망과 용기를 잃지 않았던 우리들의 부모님과 1950 ~ 80년까지 농촌에서 성장한 세대들에게 보여주는 지나간 시간에 대한 아름다운 기억인 동시에 소중한 유산을 사진으로 표현하여 오래도록 남기고 싶은 소망에서 시작되었다.

이인학_건조장이 보이는 풍경 #0603_광택지에 피그먼트 잉크젯 프린트_40×50cm_2017
이인학_건조장이 보이는 풍경 #0615_광택지에 피그먼트 잉크젯 프린트_40×50cm_2017

존재의 소멸은 기억의 소멸로 이어지고 마침내 망각의 심연 속으로 침몰하게 된다. 이번 작업에서의 주안점은 농촌 경제 성장의 산 증거물인 담배 건조장을'어떤 방식으로 표현할 것인가.'였다. 농촌에서 담배 농사의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겪었던 힘들고 어려웠던 과거의 기억들을 그 만큼의 아름다움으로 보여주고 싶었다. 오브제에 대한 미학적인 해석으로써 아날로그적인 접근을 시도하였다. 대형카메라에 필름을 사용해 촬영함으로서 시간의 축적으로 낡고 변색된 건조장의 미세한 디테일을 아날로그적인 느낌으로 살려보았다. 앞으로 존재와 그 존재의 소멸이 가져오는 인간들의 기억에 대한 작업을 사진으로 이어나갈 계획이다. ■ 이인학

Vol.20180127a | 이인학展 / LEEINHAK / 李仁學 / photograp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