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를 보고 하는 말

정철규展 / JUNGCHOULGUE / 鄭哲奎 / painting   2018_0131 ▶ 2018_0306 / 일요일 휴관

정철규_귀를 보고 하는 말, 답장이 왔다_캔버스에 유채_50×50cm_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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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8_0208_목요일_07:00pm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수요일_02:00pm~06:00pm / 일요일 휴관

비컷 갤러리 B.CUT casual gallery & hairdresser's 서울 서대문구 연희로11라길 37-7 Tel. +82.(0)2.6431.9334 blog.naver.com/bcutgallery

"실패한 사람들은 오직 과거를 읊기 위해 현재를 살아가기도 한다. / 아직 실패까지 오지 못한 이들을 대신해서, / 영원히 실패할 삶을 위해. 이것은 비평이 아니다. / 이것은 시간을 죽일 때까지 시간과 싸우는 마음이 마을인 사람들을 베낀 / 이야기에 불과하다" ● 언젠가 나의 그림을 보고 누군가가 위와 같이 말한 적이 있다. 실패로 태어나, 어느새 실패를 망각하면서, 실패를 생각조차 하지 않으며 실패 속에서 살아가고, 어디에 있든 실패 안에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되고, 실패를 벗어나려 하지만, 실패의 밖이 존재하지 않는 그 실패의 울타리 안에서 허우적거린다. 오늘도 실패를 했기에, 오늘도 어김없이 실패담을 읊조리고 있다. 실패는 처절한 고독이며 결국 실패를 보여주는데 실패하고 마는 굴레 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혼자말로 질주를 하고 있다. 이 밤에.

정철규_귀를 보고 하는 말, 몇 분 안에_캔버스에 유채_50×50cm_2018
정철규_귀를 보고 하는 말, 열개의 돌멩이_캔버스에 유채_50×50cm_2018
정철규_귀를 보고 하는 말, 노란색 하늘_캔버스에 유채_50×50cm_2017

아무도 들어주지 않고, 답장도 오지 않는 이 밤의 실패담을 누군가의 귀를 향해 계속해서 외친다. 실패담은 여러 컷의 부서진 씬(scean, 장면)들 속에서 처음도 끝도 없이, 원인도 결과도 없이 불쑥 솟아오른 것처럼, 선형적인 서사 위에 가지런히 정렬된 장면이 아니다.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 칠흑 같은 이 밤의 장면에는 '낮'의 선명하고 날카로운 잣대와 규칙, 질서로부터 조금은 떨어진, 혹은 뛰쳐나온 자들의 스스로를 열정적으로 위로하는 소리가 베여있다. 『도망가는 밤』展에서 '밤의 숲'이라고 느껴지는 곳에서 욕망과 불안을 외쳤다면, 이번 『귀를 보고 하는 말』展에서는 '밤'이라는 실패의 장막 속에서 더 없이 공허해 질 때까지 반복해서 읊조리는 목적지를 알 수 없는 변두리의 씬(scean, 장면)들로 조금은 나지막하게 외치고 있다.

정철규_귀를 보고 하는 말, 칠 년째 되던 해_캔버스에 유채_50×50cm_2017
정철규_귀를 보고 하는 말, 12시에 OO공원에서 만나요._캔버스에 유채_50×50cm_2017
정철규_귀를 보고 하는 말, 독이 담긴 거짓말_캔버스에 유채_50×50cm_2017

낯익었던 것들이 낯설게 다가오고, 때로는 불편하고, 투명하지 않게 보일지라도 이 밤에 실패를 반복해서 자행하고 있는 자들이 잘 보이지 않는 변두리에 있는 것이 아니고, 중심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차례차례 무너져 끝내는 그 모든 것들의 자리가 실은 변두리였다는 것을... 이 밤, 변두리에서 애통하며 실패를 일삼는 자에게는 그 애통함이 힘이 되어 돌아올 것이다. 이제 눈은 가리고 밤이라는 방패를 무기삼아 발산하는, 매일 매일 실패하는 자들이 반복해서 읊조리는 실패담에 귀를 기울여주길 바라며. ■ 정철규

Vol.20180131c | 정철규展 / JUNGCHOULGUE / 鄭哲奎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