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참여작가 살바도르 달리_김종하_한만영_하종현_김병기 강용운_임상진_문복철_이우환_박서보_김진석 권영우_박장년_앤디 워홀_무라카미 다카시 쿠사마 야요이_고영훈_강형구_이광호_김강용 이건용_이강소_백남준_육근병_조형섭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입장마감_05:00pm / 월요일 휴관
전북도립미술관 Jeonbuk Museum of Art 전북 완주군 구이면 모악산길 111-6 (원기리 1068-7번지) Tel. +82.(0)63.290.6888 www.jma.go.kr
이번 전시는 미술에 대해 알고 싶은 의지가 있으나 시작점을 찾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우리가 학교에서 처음 새로운 과목을 배우기 시작할 때 '사전'을 찾아보며 공부하는 것 같은 역할을 하고자 한다. 수없이 등장하고 사라져 미처 따라잡을 수 없이 변화하는 현대미술을 차근차근 알아나가는 첫걸음이 되기 위해서이다. ● 현대 미술의 수많은 사조 중 초현실주의, 앵포르멜, 팝아트, 모노크롬, 극사실주의, 퍼포먼스 아트, 미디어 아트 등 7개의 키워드를 선택한 이유는 미술사적 중요도를 갖는 것은 물론이고 일상생활 속에서 흔히 접하지만 정작 그 의미를 잘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일곱 개의 키워드 중 연대순으로 가장 먼저 등장한 것은 '초현실주의(Surrealism)'이다. 초현실주의는 1920년대 제1차 세계 대전이 끝난 후 인류가 처음 경험한 세계 대전의 고통스러운 현실 속에서 탈출하려는 의지가 반영된 미술 사조이다. 비참한 현실을 잊을 수 있는 꿈이나 환상 등 인간의 무의식이 내포하고 있는 상상력의 세계를 주로 표현하였으며, 자유로운 의식의 흐름을 표현하고자 하였다. 초현실주의 화가들은 현실을 초월한 자유로운 내용을 구현하기 위해 자동기술법(automatism), 콜라쥬(collage), 프로타쥬(protage), 데칼코마니(decalcomanie), 데뻬이즈망(dépaysement) 등의 기법을 이용하여 꿈과 현실이 공존하는 하나의 세계를 그려 '초현실'을 표현하였다. 대표적인 화가로는 '막스 에른스트', '살바도르 달리', '르네 마그리트', '호안 미로' 등이 있다. 이번 전시에는 살바도르 달리의 판화 작품과 한국의 초현실주의 작가 한만영(Han Man Young)의 작품이 전시된다.
다음으로 제시하는 키워드는 '앵포르멜(Informel)' 미술이다. 앵포르멜은 '뜨거운 추상'이라 불리기도 하며 명확한 형태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비정형', 즉 형태가 없는 그림을 의미한다. 제2차 세계대전 후 1950년대에 미국과 프랑스에서 일어난 서정적인 추상 회화의 움직임이다. 유럽에서는 '앵포르멜', 미국에서는 '액션 페인팅'으로 알려졌다. 사전에 계획되지 않은 충동적이고 이성보다 감성에 호소하는 표현으로 전쟁을 체험하며 억압된 인간의 극한적인 정신 상태를 표현하였다. 우리나라에서는 6·25 전쟁 후의 비참한 사회적 상황이 세계 대전을 겪은 후의 서구의 상황과 유사하여 앵포르멜 미술이 한국미술에 쉽게 접목되는 계기가 되었다. 앵포르멜 미술은 1960년대 초반 한국 미술의 주도적인 흐름이었고 앵포르멜 미술을 계기로 한국 미술계는 일본의 영향에서 벗어나 유럽이나 미국의 미술양식을 직접적으로 받아들이게 되었다. 서구 미술에 대한 모방적 성격이 강했으나 기성 권위에 대한 도전, 창조적 표현의 자유가 강조되는 실험적이고 전위적인 움직임이었다. 앵포르멜 미술은 1960년대 이후 한국미술계에 추상미술을 유행시키는 시초가 되었다. 하종현(Ha Jong Hyeon), 김병기(Kim Byung Ki), 강용운(Kang Yong Un), 문복철(Moon Pock Cheol), 임상진(Lim Sang Chin) 작가의 1950-60년대 작품이 전시된다.
'팝아트(Pop Art)'는 개인의 감정 표현을 중시하는 추상표현주의에 대한 반발로 등장했다. 추상적이고 감정적인 표현을 중시하는 추상표현주의에 비해 객관적이고 보편적인 표현을 중시하였다. 팝아트는 순수미술이 스스로 부여한 우월성과 전위성을 거부하고 만화, 광고, 연예인 등 일상생활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대중문화와 산업화 사회의 이미지들을 작품에 등장시켰다. 미술 작품의 유일성을 부정하는 대량 생산 개념을 작품 제작에 도입하는 등 전통적인 미술에 반기를 들었다. 재스퍼 존스, 로버트 라우셴버그 등이 큰 영향을 끼쳤으며, 로이 리히텐슈타인, 앤디 워홀, 데이비드 호크니 등이 대표적인 작가이다. 이번 전시에는 팝 아트의 교황으로 불리는 앤디 워홀의 대표작 '마릴린 먼로'와 'Flowers', '캠벨 수프 깡통' 시리즈 작품을 비롯해 일본의 팝아트 작가 쿠사마 야요이, 무라카미 다카시의 작품이 전시된다.
'모노크롬(Monochrome)' 회화는 흰색, 흑색 등 한 가지 또는 매우 제한된 색채만 사용하는 단색 회화이다. 우리나라에는 1970년대 초반에 등장하여 중반부터 확산되기 시작하였다. 서양미술의 미니멀 아트와 비교되는 경향으로 오랜 세월을 거치는 동안 우리만의 독자적인 양식으로 발전하였다. 여백의 미와 무위자연 사상 등 한국의 전통 미학과 사상을 바탕으로 한국의 전통적 가치관을 내재한 회화로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 모노크롬 회화의 고유한 특징을 드러내는 '단색화'라는 명칭으로 불리고 있다. 현재 한국을 대표하는 단색화의 거장 이우환(Lee U Fan)의 작품과 전북의 작고작가 박장년(Park Jang Nyun), 김진석(Kim Jin Suk) 등의 작품을 통해 단색화에 대해 이해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극사실주의(Hyper-Realism)'는 현실에 실재하는 사물이나 인물 등을 그림이나 조각으로 완벽하게 재현하는 미술 양식이다. 1960년대 후반 사진처럼 정확하게 묘사하는 포토리얼리즘에서 발전된 것으로 간주되며, 2000년대 초에 '극사실주의'라는 표현이 쓰이기 시작하였다. 주로 일상적인 현실을 사실적으로 완벽하게 묘사하며 주관적인 감정을 배제하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사진처럼 정확하게 묘사해 화면을 구성한다. 한국 극사실주의의 대표적 작가인 고영훈(Ko Young Hoon), 강형구(Kang Hyung Goo), 김강용(Kim Gang Yong) 등의 작품이 전시된다.
'퍼포먼스 아트(Performance Art)'는 행위예술로 불리기도 하는데 연극, 음악, 시각예술 등을 결합시킨 미술이다. 해프닝과 비슷하지만 퍼포먼스 아트가 보다 계획적으로 진행되며 관람자의 참여가 필요하지 않다. 퍼포먼스 아트가 미술로 인정되기 시작한 것은 1960년대부터이며 현재까지도 매우 다양하게 전개되고 있다. 한국 퍼포먼스 아트의 1세대 작가인 이건용(Lee Gun Yong)의 퍼포먼스 사진과 설치작품, 이강소(Lee Kang So)의 퍼포먼스 작품이 전시된다.
마지막으로 제시하는 키워드는 '미디어 아트(Media Art)'이다. 1960년대 텔레비전의 등장과 위성방송의 성공 이후 급속하게 발전된 기술을 바탕으로 종이와 붓 대신 컴퓨터와 키보드로 예술 작품을 창조하는 시대가 되었다. 이번에 전시되는 미디어 아트 작품은 미디어 아트의 창시자라 할 수 있는 백남준(Paik Nam June)의 2001년 작품 '밥 호프'와 전북 출신의 설치미술가 육근병(Yook Keun Byung)의 2013년 작품 'Nothing', 청년작가 조형섭(Cho Hyeong Seob)의 비디오 설치작품 '근대화 슈퍼' 등이다. 수동적이고 감정적으로 소통하던 미술에서 직접 참여하고 상호 작용을 이끌어 내는 미술로 진화하는 계기가 된 미디어 아트를 보여주고자 한다. ■
Vol.20180214b | 현대미술사전, 7 키워드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