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영展 / KALRYUNG / 葛玲 / painting   2018_0220 ▶ 2018_0304 / 월요일 휴관

갈영_Beyond the space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45.5×97cm_2017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네오룩 아카이브 Vol.20140925e | 갈영展으로 갑니다.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7:00pm / 월요일 휴관

빛갤러리 VIT GALLERY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45길11번지 Tel. +82.(0)2.720.2250 Vitgallery.com

갈영- 촉각적이며 환영적인 또 다른 추상회화 ● 1990년대 이후 한국 현대미술계에는 이른바 이전 양식에 대한 '포스트' 의식이 대두되었다. 포스트모던 문화의 주된 특징은 새로운 양식과 매체를 창안하기보다 이전의 것에 대하여 언급하거나 비판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포스트 모던 미술의 주요 표적은 무엇보다도 모더니즘의 간판 양식이었던 추상미술이었다. 기존 추상미술이 지닌 논리적, 형식적, 방법론적인 측면들을 다각적으로 비판하거나 그로부터 부단히 이탈되는 지점을 공략해왔다고 본다. 따라서 이전에 추상미술에 부여되었던 소위 정신적인 것의 허구를 드러내기 위해 그 물성과 촉각성에 집중하는 한편 오로지 회화의 조건인 평면성의 신화에 사로잡힌 데서 벗어나 그 신화를 해체하기 위해 캔버스 자체의 입체적 구조를 드러내는 방법, 혹은 구상과 추상을 왕래하는 모호한 화면을 만들어내는 방법 등이 다양하게 시도되었다. 또는 추상 양식을 일상의 공간으로 끌어오는 한편 추상미술에 덧입혀진 순수주의 신화를 근본적으로 벗겨내는 작업들이 잇따랐다고 본다. ● 갈영의 회화는 외부세계를 재현하는 것과는 무관한 추상회화의 전형을 보여준다. 색채와 붓질로만 채워진 그림이자 선과 면이 화면을 분할하고 있고 그것이 그림의 내용이 되고 있다. 그러나 주어진 캔버스의 평면성을 위반하지 않고는 있지만 자잘한 면의 분할과 곡선의 윤곽들이 화면에 다층적인 공간감을 은연중 자극하고 있다. 그렇게 화면은 기하학적이고 날카로운 직선과 부드럽고 유기적인 곡선으로 나뉘고 따뜻하고 차가운 색들이 교차하고 섞이면서 융합한다. 동시에 단호하고 납작하게 칠해진 색면이 있는가 하면 부드럽게 쓸고 지나가거나 무수한 붓질이 반복적으로 올라오는 또 다른 면이 길항한다. 이처럼 갈영의 화면은 다양한 요소들에 의해, 사로 이질적이고 상반된 요인들에 의해 중층적으로 뒤섞인다. 이는 분명 이전의 추상화와는 사뭇 다른 풍경이다.

갈영_Recollections_캔버스에 혼합재료_194×130cm_2017
갈영_A curved line_캔버스에 혼합재료_181.8×227.3cm_2013
갈영_A curved line_캔버스에 혼합재료_181.8×227.3cm_2013

갈영의 추상회화에서는 무엇보다도 예민한 촉각적 느낌이 적극 부각되고 있다. 여러 번 반복해서 쓸고 나간, 문지르고 지나간 붓질의 흔적은 그대로 작가의 신체적 지표가 되고 있고 이는 그림 그리는 순간의 미묘한 감정의 변화, 내밀한 심리적 흐름을 가시화하는 통로이기도 하고 그 자취가 마치 작가가 캔버스를 만지고 지나간 감각을 만들어 보여준다. 그리고 이는 작품 제작과 감상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여기서 물감은 캔버스위에 눌러 붙어 응고되었다기보다는 여전히 유동적으로 움직이는 것 같은 느낌, 빠르고 즉흥적이며 직관적인 손의 움직임에 의해 완성된 작품이라는 인상을 주고 있다. 동시에 그것이 무엇인가를 발화는 음성이자 제스처로서의 기능을 은연중 던지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이처럼 갈영의 그림은 균질하고 매끈한 색면과 여러 겹의 층을 지니면서 올라오는 붓질로 채워진 면들과 절묘한 균형을 이루며 순환하는 색채들의 관계성으로 이루어진 화면, 직선과 곡선 등이 상호침투 하는 화면으로 이루어져 있고 전체적으로 물감이 지닌 미묘한 물성을 감각적으로 지시하는 선에서 통어되고 있다. 이처럼 작가는 서로 상반되는 것들을 화면으로 불러들여 그것들 간의 조화로운 상황을 연출한다. 또한 흉내 낼 수 없는 서명과 같은 물감 자국, 붓질, 즉 자필적 제스처를 통해 자신의 사적인 감정과 정서를 캔버스라는 물질적 장에 옮긴다. 그것은 화가의 무의식을 드러내는 것이기도 하다. 작가만의 고유한 신체적 흔적, 물감 자체의 물성, 그리고 움직임의 장이자 구조로서 캔버스 표면을 가시화하고 이를 통해 작가의 내밀한 감정과 기운을 발산한다. 지난 시간대의 추상화들이 상징적 의미나 무거운 정신적인 내용을 담고 있었거나 혹은 그런 식으로 해석되었다면 1990년대 이후에는 물성 자체를 드러내고 실험하는 것이 큰 차이점을 만들고 있다. 갈영의 추상회화도 그런 맥락에서 볼 수 있다.

갈영_Time and Puzzle_캔버스에 혼합재료_116.7×91cm_2016
갈영_With Curves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45.5×97cm_2018
갈영_With Curves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72.7×50cm_2018

또한 갈영의 회화는 표면을 덮고 있는 물감, 색 층, 붓질 그리고 선과 면들이 그것 자체로 자족적인 생명체가 되어 부유한다. 비록 물질에 의해 점유된 표면이지만 회화는 또 다른 생물이 되어 그림을 보는 이들의 망막에서 살아 숨 쉬는 것도 같다. 그렇게 회화는 기이하고 불가사의한 존재가 되어 보는 이의 눈과 심리에 개입해 파문을 만들고 사건을 일으키고, 깊이를 만들거나 주름을 잡으면서 휘어지고 굴절된다. 그것은 전통적인 환영과는 다른 또 다른 환영에 의한 것이다. 평면적이면서도 그 안에서 환영을 끌어들인다. 작가는 주어진 화면 안에서 공간을 다채롭게 분절하고 색/물감으로 덮어나간 후 그 어딘가에 가늘고 예민 선들을 흘려놓았는데 그것은 무엇인가를 그리고 묘사하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공간에 또 다른 공간을 가설하는 것이고 이는 공간과 공간, 색채와 색채, 면과 면의 관계성에 대해 질문한다. 그렇게 화면은 기하학적 선과 유기적 형태감 속에 여러 겹으로, 다층적 공간으로 구획된다. 그로인해 공간 속에 여러 공간이, 화면 안에 몇 차원의 공간이 파생되어 나가는 느낌이 든다. 그것은 자연 풍경을 상상하게 해주기도 하고 표면에 미묘한 사건이 발생되는 듯한 체험을 안기는 한편 보는 이들의 지각과 감각 속에서 무엇인가를 야기하는 환상과 연관되어 침투하고 반향을 일으킨다. 그것은 분명 이전이 추상화와는 다른 지점에서 일루젼을 허용하고 있다. ● 다분히 환영적인 갈영의 회화는 동시에 모종의 에너지의 흐름을 야기한다. 화면은 불가사의한 힘들에 의해 점유되고 있다. 날카롭고 단호한 직선과 두텁고 부드러운, 유기적인 곡선이 대비적으로 화면을 채우면서 긴장을 조성하고 있다. 대비되는 색채의 톤과 붓질의 방향, 추상적인 형태와 날카롭고 부드러운 선의 대조가 화면 전체를 모종의 흐름, 기운의 파장으로 몰고 간다. 정지된 부동의 화면에 기이한 움직임을 부드럽게 안겨준다. 그래서 생성적인 상황성을 감촉시키는 한편 무척 다이내믹한 속도와 시간, 공간의 힘, 번져 나오는 빛으로 충만한 기운들이 감지된다. 이는 앞서 언급한 촉각적인 표면과 함께 또 다른 감각을 유발하는 장치가 된다. 화면 자체가 유기적인 생명체처럼 마냥 활력적으로 나아가는 감각을 안겨준다는 것이다. 다양한 색채들이 길항하고 진동하는 붓질들이 모여 모종의 활력을 안기는 화면은 자연의 한 풍경을 연상시켜주거나 혹은 숨결이나 바람, 기운, 호흡, 온기, 환한 빛 등을 암시적으로 떠올려주고 있다. 그러니까 주어진 평면의 화면 안에서 이루어지는 추상이지만 그 추상이 즉물적인 차원의 물질로 환원되기 보다는 모종의 연상과 상상을 통해 가시적 존재로 활성화되도록 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여전히 색채의 미묘한 차이와 결합, 운동 등이 모여 매혹적인 색채추상을 유지하고 있다. 이처럼 작가는 외형적으로는 모더니즘적 회화의 근간에 충실해보이지만 동시에 이를 넘어서서 이질적인 것들을 융합하고 여성적 감수성을 기반으로 통합적인 포용에 기반 한 작가만의 또 다른 추상회화를 실현해보이고 있다. ■ 박영택

갈영_Recollections_캔버스에 혼합재료_91×72.7cm_2017

Kal, Ryung – Painting that flows on surface ● Kal, Ryung paints only within a frame. She divides space, covers with colors/paints, and draws thin and delicate lines. Rather than depicting a certain subject, she creates another space within given space and seeks antagonism between spaces (or colors). The pictorial plane is divided by multi-layered space with geometric lines and organic forms. It is divided by tension between different and opposite elements. The result is illusionistic. It seems like multiple-dimensional space is derived from one plane. The divided spaces sometimes resemble the looks of landscape or provide experience of strange incidents. They bring optical illusion and depth that is different from just a illusion by perspective. Instead of reproducing real subjects, Kalryung's paintings are more connected with illusionary world in viewers' sensory perceptions. The forms and colors permeate through the viewers and create sensation in them. ■ Park, youngtack

Vol.20180219a | 갈영展 / KALRYUNG / 葛玲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