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ce divide - 공간분할

엔조展 / ENJO / sculpture   2018_0223 ▶ 2018_0322 / 월요일 휴관

엔조_공간분할 여자-06_알루미늄, 자동차 페인트_181×63×40cm_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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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와의 대화 / 2018_0223_금요일

관람시간 / 10:30am~07:00pm / 토,일요일_11:00am~06:00pm / 월요일 휴관

소울아트스페이스 SOUL ART SPACE 부산시 해운대구 해운대 해변로 30 Tel. +82.(0)51.731.5878 www.soulartspace.com blog.naver.com/soulartspace

공간에 드리운 감각 인식과 이성 인식1. 작가 엔조(ENJO)의 작품은 입체이면서도 평면이다.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인물이나 사물(종이배, 컵, 서핑보드, 페트병을 비롯해 하트와 같은 기호, 추상적으로 표현된 인체 등이 그렇다.)을 단순화시켜 3차원의 공간에 2차원으로 표현한 역발상의 작업이다. 간단히 말해 3차원으로 소환된 평면입체이다. ● 그의 작품은 군더더기 없이 색채가 강하다는 측면에서 미니멀리즘적 경향을 지닌다. 명쾌하지만 다소 딱딱한 리듬을 읽을 수 있다. 구상에 근접하므로 가시적 형상만으로도 스토리, 구조가 드러나고, 로버트 인디애나 혹은 로이 리히텐슈타인, 줄리안 오피 류의 팝아티스트 작가들의 형식이 연상된다. 복잡함의 단순함, 대중에게 친숙한 이미지를 차용한다는 점, 기호적 의미가 두드러진다는 사실에서 그렇다. ● 허나 주제와 형식의 유사성에도 불구하고 엔조와 기존 작가들 간 구분되는 지점은 있다. 바로 '공간'의 문제에 보다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표상 보단 의도의 차이 역시 일정한 간극을 읽게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익히 표기된 이미지의 절대성에 관한 의문 차원에서 가치 체계를 재조립하고 문제를 제기한다는 것이야말로 변별의 이유다. 그리고 그 재조립과 문제제기의 베이스가 되는 건 다시 '공간'이다. ● 사실 조각이나 설치 등, 거의 모든 작품은 공간을 배경으로 완성되지만 엔조의 작품에서 공간은 규정되거나 산술적인 상태에서 이탈한 채 사물에 생명을 불어 넣는 자기에의 현전과, 그것을 기술하는 현상학적 명증성으로부터 경험세계에 얽혀 있는 조작의 또 다른 지형도에 가깝다. 지형도엔 점․선․면이라는 조형요소가 작동한다. 그렇게 해서 완결된 작업은 2차원과 3차원 공간 간 거리에 비례한 진실성을 불러온다. ● 공간을 토대로 한 일련의 작업은 시각에 맺힌 사물과 그것에 응답하는 감각인식의 구동으로 나아간다. 점이 선이 되고 선은 곧 면이 되면서 공간을 구축하는 전개방식은 근본적으로 조형요소를 하나의 표상에 관한 원천으로 삼지만, 궁극적으론 존재성과 갈음된다. 그의 검은 인체추상에서 볼 수 있듯 간혹 추상적 이미지화 된 이미지는 공간에 얹혀 새로운 여운을 생성한다. ● 그 여운은 형상과 색깔의 개입으로 인한 부분도 있으나, 실상은 표면적이거나 일면적인 감정 인식을 궁극적으로 결정짓는 층위의 비약을 통해 감각 인식과 이성 인식에 도달할 수 있는 통로를 제공한다. 그리고 그 대표적인 작품이 「공간분할」 연작이다.

엔조_공간분할 여자-07_스틸, 자동차 페인트_80×29×18cm_2018

2. 근작에 해당하는 「공간분할」 시리즈는 작가의 공간 개념에 의해 종합, 정리, 가공된 산물로써, 마치 과거 칸딘스키가 그러했던 것처럼 단순한 공간형식을 벗어나 사물의 전체, 본질, 내적 연관 등의 여러 층위를 포박한다. 그렇게 획득된 이미지는 불현 외적인 의미작용의 연쇄 속에서 하나의 대체 가능한 해석으로부터 다른 해석으로 미끄러진다. 외형만 보면 알 수 없는 부분이나, 후기 구조주의자들의 입장에서 보면 이는 불가분한 해체이론(deconstruction)의 시각화와 맞닿는다. 하지만 실천론자들의 관점에선 인식과정의 단계, 그 자체로써 감성적 인식과 이성적 인식의 끝없는 상호 교환성에 머문다. 작가에게 이 두 인식은 의미보존 차원에서 시각의 정립이자, 본질적으론 본래의 의미를 파쇄 함으로써 위계의 역전(작가는 이를 '역설'이라 말한다.)을 꾀하는 과정이다. ● 그의 작업에서 눈에 띄는 건 '선(線)'의 역할이다. 그에게 선은 공간과 공간을 구분하거나 잇는 요소이면서 형을 생성하는 최초의 단위이다. 작가는 이 선에 대해 과거 작품 「공간분할 남자-01」(2014)과 연관해 아래와 같이 언급한 적이 있다. ● "기하학적으로 볼 때 선은 눈에 보이지 않는 본질이며, 점이 움직여나간 흔적, 다시 말해 점이 만들어낸 소산이며 정적인 것이 아니라 역동적인 것으로 비약된다. 선은 형상화에 필요한 요소이며 단순하게 표현하는 작업에 있어 널리 사용되고 있다. 「공간분할 남자-01」은 점의 움직임 즉, 선으로만 이루어진 형태다. 선의 형태에 임의의 두 점을 찍고 그 점을 연결하였을 때 나오는 선으로 분할하여 위치를 바꾸면 공간이 시각적으로 생기는데, 한 개의 형태가 칼로 도려내듯 공간이 분할된 형태로 보인다. 이처럼 공간분할을 통해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공간이 과학적으로 증명되지는 않았지만 그 가능성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형상이다." ● 2014년 개인전 '기하학적 기호' 도록에서 발췌한 위 문장은 작가의 작품에 있어 선이 어떤 의미인지 명징하게 알려준다. 공간의 생성과정과 선의 출발인 점과 면의 상관성도 엿볼 수 있다. 특히 형태의 본질을 드러내는 기초에 관한 작가의 오랜 연구를 증명하기도 한다.

엔조_비키니(면적 인체-01) l 스틸, 자동차 페인트_100×45×20cm_2018

3. 작가에 의해 기 언급되었듯 선 또는 점과 면을 통해 작가는 어떤 본질에 대해 말하고 있다. 겉으로는 그저 단순한 도형과 선의 탐구 혹은 그로부터 일궈진 형상의 내러티브일 수 있어도 작품 내면 깊숙이 들어앉은 것은 존립 불가능한 터전에선 단지 불완전한 개체로서 위치될 수밖에 없는 무언가를 대리한다는 것이다. ● 영특하게도 작가는 불완전한 개체를 본질로 이끄는데 시공의 전복을 이용한다. 점과 선과 면을 통해 공간을 구성하고 2차원에 머무는 요소들을 3차원에 위치시키는 방식으로 밖이 아닌 내부로 유도한다. 다시 말해 자신만의 특정한 방식으로 사물들을 의식적 상황으로 전치시킨 후 형이 존립 가능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 작가 엔조의 작품은 궁극의 독자적인 실체에 대한 의미부여에 순응하며, 그의 공간에 관한 여러 시리즈는 의미부여의 연속에 부응한다. 이를 그의 여러 연작들과 견줘 말하자면, 2차원과 3차원의 교종, 접목된 감각의 공존으로써 이해할 수 있으며, 이성적 공존의 관점에서 읽히는 감성적 오브제로 드러나고 있다는 게 바람직한 해석이다. ● 일례로 사물에 지정된 명사가 그대로 옮겨지는 「유리컵」이나 「Box+Ball」 등을 비롯해 「그라비아+BOX-03」, 「Fetish」 시리즈 등이 그렇다. 이 작품들은 개체로써 옹립되는 또 하나의 실체, 그렇게 존재함을 지시하기 위한 직접적 언명이라 해도 무리는 없다. ● 한편 필자는 그의 부산 작업실에서 접한 작품들을 보며 유독 파란색이 두드러짐을 볼 수 있었다. 검정의 선, 흰색의 여백도 무시할 수는 없지만 파란색은 단연 눈에 띄는 색깔이었다.(간혹 노란색과 같은 색도 등장하지만 매우 드물다) 아마 청량감과 시원함, 시선을 사로잡는 조형의 일부이자, 심리적 측면에서의 부합에 있어 중요한 기능을 하는 게 아닌가싶다. ● 허나 좀 더 깊이 들어가면 다소 다른 결도 있다. 일종의 'composition'의 연장이면서, 재현성에 리듬을 선사하는 역할이 그것이다. 따라서 그에게 색과 선, 면과 공간은 서로 맞물린 채 공존하며, 시각적이거나 물리적 현상만으로 판단할 수는 없다. ● 또 하나 눈여겨봐야할 부분은 시간성을 함유한 '공소(空所)'이다. 도형이든 사람이든 사물이든 그에게 공간은 크게 실제의 공간과 기호의 공간으로 구분되고(2차원과 3차원), 실제의 공간과 기호의 공간은 모두 시간으로 측정되는 공통점이 있다. 여기서 사물들은 공간과 일상의 복제이며, 해당 사물들의 제시는 체계적이나 즉흥적인 임시적 공간을 통해 공감각적 상황을 연출한다. 일상 속 예술의 심리성을 탐색한다. 그리고 우리 앞에 서 있는 그의 시리즈들은 비가시적이거나 숨겨진 공간을 드러내면서도 동시에 기존의 열린 공간을 구획 짓는다는 점에서 양가적 속성을 지닌다. 그러나 그것이 하나의 공간 속에서 병렬-중첩되면 기존 시각체계는 무너지고 새로운 영역이 만들어진다. 여기엔 심플하게 엮인 공간과 선의 조응에 반하는 구분, 제지, 차단이라는 규칙적 용도의 의미까지 포함된다. 이것이 그의 작품에 내재된 특징이다.

엔조_공간분할 남자-08_스틸, 자동차 페인트_90×78×20cm_2018

이처럼 그의 작품에서 발견할 수 있는 다층적인 면은 필자에겐 가장 인상적인 것이기도 했다. 향후 작품이 어떻게 발전할지 기대하게 만드는 요인인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기대와 관련해 덧붙이고 싶은 건 작가의 작품에게 주어지는 무대의 한정성에 대한 우려다. 심미적인 것을 애정하는 이들에겐 호감을 줄 수 있을지언정 미학적 내레이션에 감동하는 이들에겐 그저 '미술적'인 것으로 오인될 수 있기 때문이다. ● 하나에 천착하는 것도 아쉬운 부분이다. 예술은 세상에 대한 반응이고 예술가는 자신만의 언어로 재해석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세상은 매시, 매달, 매년 극한 차이를 보인다. 헌데 엇비슷한 방법론을 수년간 이어오고 있다는 건 젊은 작가로써 적절한 작업태도가 아니다. 매우 실험적이어야 하고 변화를 두려워하면 안 된다. 그것이 작가의 특권이고 역할이다. 물론 본인은 아니라고 할지도 모른다. 공간이든 사물이든 집중과 선택의 이점도 중요하지 않느냐고 되물을 수 있다. 혹은 스타일을 강조할 수도 있고. ● 맞는 말이지만 아직은 스타일을 말하기엔 이르다. 작가는 필자에게 작업을 하기 위해 많은 것을 내려놨다고 했다. 용기 있는 선택이다. 다만 그렇기에 다양한 형식과 주제에 매번 달리 다가서라는 필자의 주문도 합당해진다. 감각과 이성의 교차가 자유롭게 구현되는 작가이기에 기대가 크고, 그 기대에 관한 조언을 수용한다면 말이다. ■ 홍경한

엔조_공간분할 여자-05_스틸, 자동차 페인트_100×40×20cm_2018

Sensuous Perception and Rational Perception in Space1. Artist Enjo's pieces are both two- and three-dimensional. His works derive from the inverse concept that figures and things(These include paper boats, cups, surfing boards, heart-shaped symbols, and abstractly depicted bodies.) we often see in our everyday life are simplified and depicted two dimensionally in a three-dimensional space. Simply put, they are plane-solid works realized in a three-dimensional space. ●His works have a minimalistic tendency in that their images appear pared-down and strong in color. They seem overwhelmed by clear yet rather rigid rhythms. As his works appear concrete, only visible images can uncover their narratives and structures. His pieces are also reminiscent of the styles of pop artists like Robert Indiana, Roy Lichtenstein, and Julian Opie in that they simplify complicated images and appropriate images familiar to the general public, both of which are particularly iconic. ●Despite similarities in theme and form, Enjo's works are distinguishable from those of other artists. Enjo's works are more focused on the matter of "space" than others. His works are above all distinguished by the fact that he re-forges the value system and brings up a problem, raising questions over any image's absoluteness. ●Most works of sculpture and installation are completed in space, but space in Enjo's works is neither defined nor described. This space approximates a topographical map intertwined with experienced things. Modeling elements such as point, line, and plane are also present on a topographical map. Completed works raise veracity that is proportional to the distance between two dimensional and three dimensional space. ●This series of works predicated upon space operates on our perceptual reaction to objects. Space is molded as points turn to line and lines turn to plane. This manner of forging space regards modeling elements as the source of representation but is ultimately replaced with existence. As seen in his black body abstraction, every now and then abstract images bring about a new resonance. This resonance is brought up by involving color and form and also provides a passageway to sensuous and rational perceptions of the layers that determine superficial, partial awareness of emotion. This is seen in the Space Division series. ●2. Enjo's recent series Space Division encompasses the diverse layers of a thing such as its whole, nature, and interrelationships as an object synthesized, arranged, and processed based on the concept of space, similar in ways to the work of Wassily Kandinsky. The images secured in this way are dependent on other interpretations rather than alternative interpretations amid a chain of external signification. ● This series can be seen as a visualization of deconstruction from the standpoint of post-structuralists. And yet, this series can be regarded as the result of ceaseless interchanges between sensuous perception and rational perception from the viewpoint of practitioners. To Enjo, these two types of perceptions can be seen as a process of establishing his sense of sight and attempting the turning around of hierarchy.(The artist refers to it as "paradox.") ● The striking factor of his work is the role of lines. Lines in his work are an initial element that distinguishes one space from others, bridges it to others, and forges forms. The artist has touched on the line in connection with his previous work Space Division Man-01 (2014). ● "In terms of geometry, the line as some vestige and invisible nature is the flow or run of points as well as the product of points. This appears dynamic, not static. The line is the element necessary for figuration and widely used in one's pared-down manner of working. Space Division Man-01 displays images that are forged only with the movement of points. A space is visually generated if two points are put on a line at random. Dividing and relocating the line shaped when two points are put together, linking the two points. This space appears divided as if cutting out a form with a knife. Even though a space visually molded through spatial division is not scientifically proved, its arising form has us consider its possibility." ● The above text excerpted from the catalog for his 2014 solo show Geometric Symbols clarifies what the line means in in his works. This also gives a glimpse at how a space is created and what correlations the point and the plane have. ● 3. As already mentioned, the artist talks about some nature with line, point or plane. Seemingly, his works look like an exploration of pared-down figures and lines or a narrative of images stemming from them. But, what's deep seated takes the place of something that is nothing but an incomplete individual. ● Highly intelligently, he employs the overturn of space-time in leading such an incomplete individual to the essence. He induces two-dimensional elements to the interior by constructing a space with point, line, and plane and situating such elements in a three-dimensional space. That is, he has some images exist after transferring things to some conscious situation in a specific manner. ● Enjo's works impart some meaning to some freestanding entity and his various series on space react to the continuation of giving meaning. This can be understood as a hybridization of two and three dimensions and a coexistence of blended senses. His works also can be seen as emotional objects read from the viewpoint of rational coexistence. Such series include Glass Cup, Box+Ball, Gravure+Box-03, and Fetish. These series can be deemed as a direct statement to refer to an entity as an individual and its existence. ● The color blue particularly stood out in his works I saw at his Busan studio. Black lines and white spaces could not be ignored. (Colors like yellow were rarely found.) This color seemed to arouse a feeling of refreshment, work as part of modeling elements, and serve as an important function in a psychological aspect. If looking closely, however, it assumes different roles: it is an extension of "composition" and lends rhythms to reproducibility. Color and line as well as plane and space coexist in accord with each other. Those elements cannot be judged only by visible, physical phenomena. ● We have to pay heed to the empty space laden with temporality in his works. The area is largely divided into real space and symbolic space – be it pertaining to thing, a man, or a figure. These two spaces have something in common: they are all gauged with time. The things here are reproductions of space or daily life, and arouse a sort of synesthetic situation through a systematic, improvisatory, or temporary space. He explores the psychological quality of art in everyday life. His serialized works standing before us have ambivalent properties in that they reveal invisible, concealed space and simultaneously zone preexisting open space. However, the established system of vision is shattered when his objects are juxtaposed or overlap in a space. This is a feature innate in his work. ● Most impressive in his works is a multilayered aspect. This is in fact some factor that leads us to expect his work's upcoming advancement. However, what can be added to such expectation is the concern over his work's limited stage. His works can make a favorable impression to those who love something aesthetic but they may be misunderstood as something "artistic" to those who are touched by aesthetic narratives. ● Sorry to say also, his work sticks to just one aspect. Art is a reaction to the world and an artist is one who reinterprets something in his own language. Everything in the world changes every second. All the same, maintaining a similar method for several years is not appropriate for a young artist. He or she has to be very experimental and should not be afraid of change. That is an artist's privilege or mission. Of course, the artist himself may deny it. He may ask again if concentration and choice are also important, be it in spaces or things. ● That is true but it would be premature to raise an issue concerning styles. Enjo told me that he gave up a lot of things for his work. This choice was courageous. That's why my advice to involve a variety of modes and themes is proper. I have a greater expectation of him since he has unrestrictedly realized a cross of sense and reason if he accepts my advice. ■ Hong Kyung-han

Vol.20180225c | 엔조展 / ENJO / sculp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