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문대(設問大), 크게 묻다

Seolmundae, Ask a Great Question展   2018_0223 ▶ 2018_0422

윤석남_Green Room lll - 숲의 침묵 Green Room lll - Silence of forest_혼합재료_가변설치_2018

초대일시 / 2018_0223_금요일_03:00pm

관람료 / 성인 5,000원 / 청소년·군경 3,500원 / 유·초등학생 무료 * 관람일 전날까지 관람권 온라인 구매시 500원 할인 * 문화의 날(매월 마지막주 수요일) 무료

관람시간 / 09:00am~06:00pm

제주돌문화공원 오백장군갤러리 JEJU STONE PARK THE OBAEK JANG-GOON GALLERY 제주도 제주시 조천읍 남조로 2023 기획전시실 1~5관 Tel. +82.(0)64.710.7486 www.jejustonepark.com

제주돌문화공원은 제주신화 관련하여 다양한 기획전시를 열어왔으며, 설문대할망 페스티벌에서는 『설문대(設問大), 크게 묻다; 설문대할망 신화와 모성성』 워크샵을 개최하였다. 이를 이어 금번 오백장군갤러리에서 『설문대設問大 -크게묻다』전이 열린다. 한국 페미니즘 미술을 이끌어 온 윤석남과 같은 길을 걷는 후배 작가들, 윤희수 류준화 정정엽이 함께 하는 4인전이다. 이들이 전시 제목으로 설정한 설문대가 제주도 창세 신화 '설문대할망'에 근간하고 있는 만큼, 이번 전시는 설문대에 깃든 페미니즘 함의를 해석하는 4인4색의 작품들로 구성된다. ● 설문대할망 신화는 복수음성으로 발화되는 만큼, 논리적 모순과 충돌을 피할 수 없고 끊임없는 질문과 의구심으로부터 벗어나기 어렵다. 문헌적 기록없이 입으로 입으로 전승되는 설화이지만, 구조적, 유형적으로 신화, 민담, 전설의 요소가 혼재해 있어 정의적 범주화가 어렵다. 또한 천지창조 신화 가운데서도 종교적 신앙이나 무속적 제의가 제외된 특이한 여성신화, 거인신화이다. 실제로 설문대라는 어원 조차 불분명하다. 선문데, 설문듸, 설만두, 설명지로도 불리지만 그것이 할망의 이름인지 할망이 태어난 장소인지 알 수 없는 것이다. 몇 년전 제주 돌문화공원 총괄기획단 백운철 단장이 설문대를 "크게 묻다"라는 의미의 한자 說問大로 제안했다고 하는데 할망의 이중 정체성, 애매모호한 이야기 구조 자체가 문제시되는 견지에서 설문대를 물음표 "?"로 남겨두는 이러한 해석이 상당히 설득력 있어 보인다. ● 윤석남 윤희수 류준화 정정엽 4인의 작가가 "크게 묻다"라는 개념을 받아들여 전시 제목을 그렇게 설정한 것 역시 필연적 선택이었다고 본다. 물음이 많은 여성작가, 물음이 많을 수 밖에 없는 페미니스트들로서 질문으로 작업을 시작하고 답이 낳는 또 다른 질문으로 작업을 이어가기 때문이다. 이들의 물음은 할망 신화에 깃든 여성의 존재, 여성의 삶과 죽음, 그리고 페미니스트 작가로서 수행해야 하는 창작에 관한 것이다. 이들은 전시 취지문을 통해 "예술은 세상에 대한 큰 질문이고 제주의 대모신 설문대 할망은 온 삶으로 지상과 하늘에 대해 질문하였다. '크게 묻다'는 자연과 몸과 여성이 분절되어 신성이 배제된 현 시대에 일상의 모든 몸짓이 신성한 창조행위임을 자각하게 하는 질문" 이라고 피력하고 있다. 이러한 물음에 대한 대답은 각 작가들이 제주도를 곶/숲(윤석남), 돌(윤희수), 바람/신화(류준화), 여자(정정엽) 등 4개 모티프로 접근하면서 이번 전시를 위해 제작한 신작들을 통해 그 모습을 드러낸다. ● 전시가 열리는 기간 동안 관람객들이 작품을 통한 질문의 여정을 함께하여 보다 가까이 자신의 내면으로 다가갈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 ■ 김홍희

윤석남_Green Room lll - 숲의 침묵 Green Room lll - Silence of forest_혼합재료_가변설치_2018

사람의 상상을 뛰어 넘는 갖가지 형상의 크고 작은 돌( 사람들?)들에 대한 놀라움은 아주 오래 전 방문 때 부터 너무 감명 깊어 나는 제주도에 올 때마다 거의 빠짐없이 이 곳을 들르게 된다. 돌 뿐이아니다. 검고 깊은, 제주도에만 있을 듯한, 아주 오래 된 숲 또한 갖가지 상상을 불러 이르킨다. 나는 이 소리 없는 그러나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웅얼거리는 숲의 술렁거림이 너무 좋다. 그래서 이 번 작업을 통해 제주도에만 있을 듯 한, 수천년을 겪으면서 살아 남은 "숲"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 윤석남

정정엽_저항1 Resistance 1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16.8×91cm_2018
정정엽_저항2 Resistance 2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16.8×91cm_2018
정정엽_먼 곳의 소식 News from distant place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62×130cm_2017
정정엽_몸짓 Gesture_천에 먹, 아크릴채색_2017~8
정정엽_몸짓 Gesture_천에 먹, 아크릴채색_2017~8

5개의 검은 캔바스는 여성으로 태어나면서부터 느꼈던 불안에 대한 질문의 순간들이다. 바람 부는 숲에 달과 함께 걷는다. 최초의 기운으로 여자를 불러낸다. 여성의 삶을 통과해서 나온 질문들은 저항이다. 물결처럼 파장을 일으킨다. 7개의 긴 반투명 천위에 번지고 겹쳐진 실루엣들은 여성의 몸짓이다. 긴 고통과 머뭇거림 속에서 떠돌고, 머물고, 흔들리며 피어난다. ■ 정정엽

류준화_돌-바람 Stone - wind_장지에 아크릴채색, 파스텔_210×148cm_2017 류준화_돌-바람 Stone - wind_장지에 아크릴채색, 파스텔_210×148cm_2017 류준화_돌-바람 Stone - wind_장지에 아크릴채색, 파스텔_210×148cm_2017 류준화_돌-바람 Stone - wind_장지에 아크릴채색, 파스텔_210×148cm_2017
류준화_어머니의 눈물 Tears of mother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210×460cm_2018

'제주 돌문화 공원'을 처음 갔을 때의 감동은 이루 말할 수 없다. 한국에 이렇게 멋진 공원이 있다는 게 놀라웠다. 전시 컨셉을 잡을 때 맨 먼저 생각했던 것이 야외에 설치된 돌 조형물들의 숭고함과 신비감에서 오는 아름다움을 '오백장군' 전시장 안에서도 그대로 보여주고 싶었다. 그 숭고함과 신비감은 아마 심해저의 붉은 용암이 바다위로 떠올라 비바람 맞으며 버텨낸 검은 돌들의 태고의 시간과 함께 뜬 땅위에 삶을 일구어야 했던, 척박한 환경이 만들어낸 일만 팔천 신들의 이야기가 돌 위에 새겨져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 제주도에는 신들이 많다. 화산재위에서 농사짓고 험한 바다와 싸우며 마을을 이루고 살아야 했던 제주사람들에게 신들은 그들의 삶과 일상을 같이 했다. 특히 다른 지역의 신들과 달리 제주의 신들은 대부분 여신들이다. 신화 속 제주 여신들은 농경 생활, 결혼, 정착, 자녀의 양육과 생산력, 마을 공동체 등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였으며 주체적이고 평등적인 성의식을 보여주고 있다. 신화 속 여신들의 이야기는 실제 제주여성의 정체성을 반영한 것이라 볼 수 있다. ● 그래서 이번 나의 작업은 풍부한 것이라곤 검은 돌 밖에 없었던 척박한 땅위에 밭농사와 물질로 자식들을 키우며 오늘날의 제주도를 만든 제주 여성을 신화 속 여신으로 표현해 보려고 한다. 심해저의 붉은 용암과 함께 바다위로 솟아 오른 생명의 창조자로서, 나의 어머니의 어머니.어머니...가 말하고 썼던 신화의 주인공이 되어 수십억 년 전 시간의 고리에 연결된 현재의 '나'를 다시 돌아보고자 한다. 그녀들이 감당해야 했을 제주도의 열악한 자연조건과 궁핍한 삶들은 변화무쌍한 제주의 하늘과 그녀의 머리카락을 쉼 없이 흔드는 바람을 통해 표현하고자 하며 거친 바람은 오히려 현재의 나를 땅위에 더욱 단단하게 뿌리내리게 함을 얘기하고자 한다. 하나하나의 작품은 각기 다른 여신들의 형상화로 독립되나 일상의 삶과 함께 했던 여신들의 연작이여도 무방하게 구성했다. 신화를 재해석하고 현재화 하는 작업들, 미적 상상력을 통해 신화 속 이야기들을 형상화 하는 작업들은 우리 사회와 문화를 들여다보는 수많은 거울을 만드는 일이라 생각한다. ■ 류준화

윤희수_참 나로 존재하는 돌 I am I_종이의 연필_300×300cm_2018
윤희수_있는 그대로의 돌 Stone as is_종이의 연필_가변설치_29.7×42cm×450_2017~8_부분
윤희수_있는 그대로의 돌 Stone as is_종이의 연필_가변설치_29.7×42cm×450_2017~8

나는 종종 돌과 대화 한다. 돌의 응집된 침묵이 좋기 때문이다. 돌의 단단한 덩어리와 꽁꽁 뭉쳐진 치밀한 응집이, 침묵의 깊이, 밀도, 질감, 무게로 느껴진다. ● 집중력이 느껴지는 돌의 침묵은 바람의 돌, 숲의 돌, 결과 리듬을 가진 돌, 거친 돌, 벼랑가의 돌, 심연의 돌, 여자아이의 돌, 동굴 속의 돌, 작가의 돌, 어머니의 돌, 아버지의 돌, 검은 돌, 흰 돌, 오래된 돌, 바닷가의 돌, 깊은 땅 속의 돌, 길가의 돌, 모난 짱돌, 돌돌돌 구르는 돌, 심경의 돌, 눈물방울의 돌, 인내의 돌, 불온한 돌, 최초의 돌, 마지막 돌... 다양한 돌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 윤희수

Vol.20180225d | 설문대(設問大), 크게 묻다 Seolmundae, Ask a Great Question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