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Repetitive landscape 반복적 풍경

김경원展 / KIMKYUNGWON / 金輕願 / painting   2018_0228 ▶ 2018_0306

김경원_Overlapping Cows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유채_45.5×65.1cm_2016~7

초대일시 / 2018_0228_수요일_05:00pm

2018 제7회 갤러리이즈 신진작가 창작지원 프로그램 최우수 선정작가展

관람시간 / 10:00am~07:00pm

갤러리 이즈 GALLERY IS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52-1 (관훈동 100-5번지) Tel. +82.(0)2.736.6669 www.galleryis.com

소와 닭이 만든 점입가경의 풍경 ● 김경원의 작품에는 동물이 가득하다. 작품들은 익히 우리가 알고 있지만, 막상 잘 모르는 그 동물들의 면모를 활용한다. 작품 속 젖소의 얼룩이나 닭의 벼슬 같은 부위는 수 천 번을 반복해도 똑같을 수 없는 기이한 형태를 가진다. 얼룩과 얼룩이 엉키거나 벼슬과 벼슬이 엉키면 기이한 게슈탈트를 만들어내고, 보는 이의 심리상태에 따라 여러 가지 형상으로 변형되어 나타날 것이다. 또한 그것들은 작품에 따라 리좀처럼 줄줄이 연결되어 특정할 수 없는 보다 더 자유로운 형태가 되기도 한다. 산뜻한 배경색을 가지는 동물들의 율동감 있는 배열은 경쾌하다. 그것은 고기의 절단면 등에서 나타나는, 부분이 만들어내는 패턴이 아니라, 온전한 전체가 만들어내는 패턴이다. 작품에 투여되었을 엄청난 노동력은 김경원의 작품의 한 측면에 불과하다. 김경원의 작품에서 중요한 것은 눈속임이 아니라, 밀도와 강도인 것이다. 밀도와 강도에서 나오는 의미는 특정 소재의 의미만큼이나 강하다.

김경원_Overlapping Waves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유채_60.6×72.6cm_2016~7
김경원_Re-production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유채_72.7×90.9cm_2016~7
김경원_Overlapping A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유채_80.3×100cm_2016~7

작가는 일상, 또는 노동하는 삶에서 야기되는 반복을 작품을 통해 변주한다. 예술 속 반복은 차이가 있었다. 노동 같은 반복이지만 되돌아오는 지점은 같지 않다. 중요한 것은 현실 속의 환상, 또는 환상 속의 현실이다. 현실과의 동어반복, 아무런 필연성이 없는 유희가 무가치할 뿐이다. 한 작품에 꼬박 몇 달이나 걸리는 작품들은 유제품을 좋아하는 아주 단순한 계기로부터 시작되었다. 화가들은 대체로 좋아하는 것을 그리고, 설사 그렇지 않더라도 그리고 나면 좋아하게 된다. 작업을 통해 대상을 심도 있게 이해하는 것이다. 수천마리의 소와 닭은 이런저런 방식으로 배치되면서 다양한 서사를 이끈다. 조형적으로는 동물 한 마리 한마리가 원자처럼 이합집산하면서 세계를 이루는 광경을 연출한다. 전시된 작품 속 소와 닭들은 한쪽 방향 만을 보고 있는데, 그것은 밀집 사육의 방식에 의한 결과이다. 발전이란 곧 생산력의 증대를 의미하게 된 현대에 한쪽 방향만을 향한 배치는 그 자체로 풍자적 메시지를 가진다.

김경원_Overlapping curves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25×162.2cm_2018
김경원_Overlapping Line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72.7×100cm_2017
김경원_Overlapping rules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53×45cm_2018_측면

작품 속 동물의 반복은 그것들이 하나의 개체이기 이전에, 상품처럼 대량 생산되는 면을 반영한다. 대량 생산/소비의 덫에 걸린 생명과 대중은 비슷한 운명을 가진다. 과학기술이 정확한 재현(재생산)을 꾀한다면 예술은 차이를 내재한 반복이다. 21세기 정보혁명의 시대를 살아가는 화가의 작품에는 많은 기계적 반복이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수작업으로 행해지는 회화는 아무리 정밀해도 기계적 반복으로 환원되지 않는다. 김경원의 작품은 디지털 문화 내지 생산지상주의 논리에 내재된 반복과 다른, 차이를 가진 반복이며 치유의 의미를 지닌다. 한 작품에 수천마리의 닭이나 젖소를 집어넣는 작품들에는 한 두마리의 동물이 아닌 모든 동물에 대한 작가의 바램이 담겨있다. 작가가 선택한 닭과 소들은 일종의 어휘가 되어 조합되고 여러 맥락을 만들어 메시지를 전달한다. 그것은 형태를 겹쳐서 또 다른 형태를 만들어내는 방법론이다.

김경원_Cycle_강철에 아크릴채색_65×65×10cm_2018
김경원_stroll sculpture_강철에 아크릴채색_11×22×6cm_2018
김경원_Line 5_강철에 아크릴채색_16×28×5cm_2018 김경원_Rhythm 4_강철에 아크릴채색_20×28×5cm_2018

세상을 이루는 원자같은 작품 속 동물들은 보다 큰 형태의 하위 요소가 되는 경우이다. 한 방향만을 향하는 선적 사고는 근대에 와서야 보편화 되었다. 그러나 보다 보편적인, 자연의 주기에 바탕 한 순환적 세계관에서 삶과 죽음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돈다. 단기적 이익에 초점을 맞춘 생산중심주의 사회에서 동물이 기계적 반복, 즉 죽음의 상징이라면, 인간 또한 같은 운명을 따른다. 생명공학은 동물을 기계로 본 근대주의의 확장으로 인간 또한 이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역설적으로 동물과 인간을 구별한 근대적 사고는 얼마 지나지 않아 둘의 동일성을 가정하게 된다. 그것은 목적을 위한 수단이라는 점에서 동일하다. 김경원은 이러한 폭력적 일 방향성에 역행하여 수단을 목적으로 승화시키려 한다. 김경원의 첫 개인전 작품들은 소박하게 시작했지만, 문명에 대한 비판을 아우르고 있다. 그것들은 점점 확장되는 진폭으로 출렁거릴 것이다. ■ 이선영

Vol.20180228c | 김경원展 / KIMKYUNGWON / 金輕願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