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주화실의 그림들

한생곤展 / HANSAENGGON / 韓生坤 / painting   2018_0309 ▶ 2018_0324 / 월요일 휴관

한생곤_화엄사 지국천왕_혼합재료, 안료_27×22cm_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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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월요일 휴관

아트팩토리 ART FACTORY 서울 종로구 효자로7길 5(통의동 7-13번지) Tel. +82.(0)2.736.1054 www.artfactory4u.com

석주는 어린 시절 이름이다. 외할머니께서 어떤 스님한테 의뢰해 지었는데 지팡이 석(錫)과 두루 주(周)자를 쓴다. 외할머니는 독실한 불교신자셨다. 대학원 시절 6년 넘게 서울에 같이 살면서 밥과 빨래를 해주셨다. 당시 외할머니의 유일한 취미는 큰스님들의 법문 테이프 듣기였다. 그 시절 나는 불교의 세계관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 특히 모든 것은 지수화풍 사대(四大)의 이합집산이라는 인연사상은 지금 내 그림의 재료 사용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

한생곤_얼굴_혼합재료, 안료_27×22cm_2005
한생곤_얼굴_혼합재료, 안료_33×24cm_2002
한생곤_우리 집은 동물원_32×41cm_2006

공으로 보면 모든 것이 물거품이고 뜬구름이다. 그림을 그리는 대상도 주체도 모두 사라진 상태로 심우도의 제8도 인우구망(人牛九忘)이다. 이 상태에 빠지면 그림을 못 그린다. 나는 이 주객구망의 비몽사몽기를 약 10년 정도 보냈다. 그리고 이 시절을 포말(泡沫) 시기라고 추억한다. 그 당시 내 삶의 모토는 그냥 살다가자였다. 하지만 또 막상 그렇게 살다보니 그냥 가기는 좀 아쉬웠다. 그래서 그림을 그리기로 다시 마음을 먹었다. 나는 흥미가 생기는 이런 저런 재료의 가루를 이겨 색과 형태를 만들어 내기 시작하였다. 포말에서 분말(粉末)의 시절이 시작되었다.

한생곤_소가 있는 풍경_혼합재료, 안료_22×27cm_2005
한생곤_세 사람_혼합재료, 안료_21×28cm_2008
한생곤_아버지의 등_혼합재료, 안료_45×33cm_2006
한생곤_석주화실의 그림들展_아트팩토리_2018

석주화실의 그림들은 공(空)과 이 사이(間)에 가득 찬 포말과 분말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존재의 가루에 대한 명상에 약간의 뜻을 섞으며 개입한다. 이런 행위가 무상하다는 건 알지만 또 딱히 할 일도 없고 해서 남은 삶을 이렇게 살기로 했다. 타고난 한량 체질이 그림 그리는 일과 잘 맞는다는 것도 한 몫 한다. 공이라는 바탕을 분모로 깔고 그림이란 놀이를 분자로 여기면서 공분의 공으로 살기로 한지 이제 15년 쯤 됐다. 해탈(解脫)은 못해도 소탈(疎脫)은 해보자 이런 마음으로 석주를 화실 이름으로 짓기도 했다. 지팡이를 붓 삼아 두루 두루, 소탈 소탈 살고 싶다. 그림자가 주인을 따르듯 나의 그림들도 이런 마음을 따르겠지. - 석주화실에서 ■ 한생곤

Vol.20180309b | 한생곤展 / HANSAENGGON / 韓生坤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