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회 신예작가초대전

순수와 열정의 표상展 27th YOUNG ARTISTS EXHIBITION   2018_0315 ▶︎ 2018_0328 / 월요일 휴관

초대일시 / 2018_0315_목요일_06:00pm

참여작가 김민주_김보미_남영은_박지민_박진영_양정숙 오주희_오혜은_조민지_조은익_최무용

주최 / 우진문화재단 후원 / 전주시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우진문화공간 WOOJIN CULTURE FOUNDATION 전북 전주시 덕진구 전주천동로 376 Tel. +82.(0)63.272.7223 www.woojin.or.kr woojin7223.blog.me

1992년 시작되어 26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전북지역 신진작가 등용문. 최근 젊은 작가들의 작업 트렌트를 반영하고 젊은 작가들이 세상을 보는 시각을 공유하자는 취지의 전시이다. 군산대, 예원예술대, 원광대, 전북대의 미술학과에서 한국화 서양화 조각을 전공하고 2018년 2월에 졸업하여 이제 막 전업작가의 길로 들어선 11명의 작가들로 구성됐다. 각 대학의 추천을 통해 작가선정이 이뤄짐. ■ 우진문화재단

김민주_Childhood2058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62.2×130.3cm

김민주: 어린 시절의 장난감-보랏빛 호르몬 ● 누구에게나 장난감 하나만으로 행복과 만족감을 느꼈던 어린 시절의 기억이 있다. 김민주도 이러한 어린 시절 기억의 조각들이 작품의 모티브가 되어 그가 만든 상상의 세계가 캔버스 위에 회상하듯 펼쳐지고 있다. 그는 인터넷에서 본 기사의 내용에서 영감을 받기도 했는데 어린아이가 공원에서 인형을 들고 인터뷰를 한 사진은 어린 시절 생일날의 기억 속으로 빠져들게 했고 생일날 인형의 집을 선물로 받고 싶었다. 그런데 선물상자가 커서 정말 인형의 집 인줄 알고 기쁜 마음에 열어보니 사진 앨범이었고 다소 실망감을 주었던 기억이 지금도 마음 한켠에 자리잡게된다. ● 그때부터 유독 어린아이 장난감과 인형 등에 소유욕이 생겨 지금까지도 장난감을 하나씩 사두곤 하게했고 나이를 먹을수록 더욱 장난감에 집착하는 본인의 욕구와 욕망에 대한 표현을 캔버스 위에 겹겹의 드로잉과 페인팅으로 표현하며 표출하고 있다. 김민주의 그림은 어린 시절의 놀이터, 동화속의 세상, 인형놀이와 같이 놀이의 체험이 갖는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하고 캔버스에서 이야기함으로써 인간의 타고난 본성을 회복시키고 어떤 형태로든 나이가 들어 어른이 되어가면서도 삶의 윤활유가 되는 개개인만의 장난감이 존재하여 살아가는 에너지가 되는 것을 이야기하는 듯하다. 성인이 되어서도 어린 시절 놀이를 변형 혹은 진화시켜 지속적으로이어간다면 세속적 견지에서의 '성공한 삶'은 아니더라도 충분히 '행복한 삶'이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 황나영

김보미_나는 나라는 존재가 답답하다._장지에 아크릴채색_130.3×162.2cm

김보미: 사유의 확장과 생성을 위한 도전"내가 살아가는 세상 속에서 나는 내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것을 먼저 하기보다는 주변사람들의 시선과 사회의 잣대에 맞추어 살아가는 삶을 선택한다. 그렇지 않으면 사회의 이단아로 보이지 않을까하는 불안감 속에서..." (김보미) ● 예술가에 있어서 매체를 비롯하여 소재, 주제, 재료에 대한 생각이 삶과 유리된 것은 결코 아니다. 인간이 삶을 살아가는 과정에서 겪게 되는 상황성에 주목한 결과이다. 그것은 인간의 다양한 삶의 양태와 실존적 본질, 혹은 그것들에서 배태되는 감정에 대한 통찰을 담고 있다. 그림은 단순히 세상을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그와 평행되게 존재하는 또 다른 세계이다.프로이드는 불안이란 지니고 살기에는 너무나 위협적이고 괴로운 자신의 경험이나 충동들을 억압한 결과로 내면의 감정이 충돌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증상이라고 한다. 그런데 인간이 불안해지는 것은 외부에서 바라보는 시선 때문이다. 외부란 타인들의 세계이고 어떤 말, 어떤 시선, 어떤 행위 들이다. 타자의 시선을 의식하는 순간 나는 내 맘대로 살기 보다는 불안해진다. ● 김보미 작가는 제도와 편견, 인습과 틀, 보이지 않는 타자의 시선 속에서 독립된 자아보다는 주변상황에 어울려 있는 형태만 존재하는 '나'를 보고 있는 것이다. 주변을 의식해야 된다는 사실은 고민거리이자 실존적 문제이며 그것이 자연스레 그림 안으로 밀고 들어왔다. ● 이번 전시회를 통해서 예술의 야성을 깨우며 다양성을 회복시키는 젊은 작가의 신념과 자유로운 상상력을 펼쳐 나가는 원동력이 되기 바란다. 물질화된 세상의 가치와 유혹에 타협하지 않고 작가로서의 존재감과 날것의 신선함을 보여주는 작가로 거듭나기를 기대해 본다. ● 진정한 개인성으로 사는 것은 바로 예술이 추구하는 길이며 진정한 아티스트의 삶인 것이다. ■ 김정숙

남영은_CAN NOT 01_캔버스에 유채_130.3×162.2cm

남영은: 나 여기 있어요! ● 남영은의 작품은 극사실주의에 기반 하여 소재를 가리지 않는 변화무쌍함을 보여준다. 전작들에서 구상과 추상의 경계에 인물을 등장시켜 인간의 소외된 감정을 표현하였는데, 이번에는 일상의 소재를 등장시켜 소모품화 되는 인간에 대해 말하고 있다. ● 어느 소년의 마지막 길, 가방 속에 있던 컵라면과, 나무젓가락과, 스테인리스수저에 많은 이들이 슬퍼하고 분노했던 사건이 있었다. 사람은 없고 세상 속에서 소모되어 버리는 부속품만 남았던...그림에 등장하는 깡통은 그 존재의 가벼움에 대해 말한다. 한때는 간절한 목마름을 해결했으나 이제는 한쪽 구석에 버려진 존재. 너무 가벼워져 이리저리 치이다가 "나 여기 있어요!"라고 말하며 큰 소리로 쓰러져 간다. 텅 비어 있어 공허하지만 그럴수록 더 큰 소리를 내며 자신의 존재를 알리려 애쓰고, 얄팍한 경험으로 남을 판단하는 사람을 경계하며, 빈 깡통속의 세계에 갇히지 않으려 투쟁한다. 그 깡통들의 소리는 이시대의 또 다른 많은 남영은의 이야기 이다. 작가는 첨예한 대립위에서 아슬아슬하게 균형을 잡고 살아가고 있다. 자신의 존재에 초점을 맞추고, 세상살이와 그 안의 인간들을 해석한다. 그리고 자아 상실의 위기에서 벗어나 진정 추구해야할 인간의 가치를 담아내려 노력한다. 때문에 그의 그림은 나와 타인과 사회를 비추는 거울이면서, 세상과 인간 사이의 경계선 에 놓여있는 어떤 존재에 관한 생각이다. 그는 일상 속에서 의식되지 않으면서 의식되는 무엇, 세상과의 소통, 그 속에서의 존재감에 대한 것들을 담아낸다고 말한다. 그리고 소외된 감정을 느껴보았는가? 나는 지금 세상과 소통하고 있는 것인가? 하며 끝없이 자신에게 묻고 있다. ● 작가로의 삶은 그의 그림만큼이나 무겁다. 그러나 그가 세상에 던지는 질문들을 멈추지 않는다면 그의 작업도 멈추지 않을 것이다. 또 하나의 시끄러운 깡통이 탄생했다. ■ 이광철

박지민_길 吉_화선지에 먹_162×130cm

박지민 ● 박지민군은 지난 일년동안 무더운 더위와 차가운 정적이 흐르는 실기실의 분위기를 이겨내고 묵묵히 졸업작품을 준비하였다. 그의 계단 연작은 힘들고 외롭던 시기에 가장 편하게 생각을 정리했던 공간을 형상화한 작품들이다. 작품의 소재가 되는 계단은 그가 3학년 무렵 '나의 공간'이라는 주제로 작품을 하면서부터 시작하게 되었다. 그에게서 공간은 가장 편하게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던 옥상으로 이어지는 계단이었다. 그무렵친한 동기들이 전부 군대에 가서 외롭고 삭막하리만큼 쓸쓸한 자신의 감정을 담아 끝없이 하늘로 올라가는 계단 작업에 몰입하기 시작하였다. 첫번째 작품에서 어디로 이어질지 모르는 끝없이 올라가기만하는 계단을 그렸다면, 두번째 작품은 어둡고 외로운 계단에 활기를 담아 내려 돌고래를 공간속에 그려넣어 화면의 분위기를 밝게 하였으며 자유로움과 생동감을 불어 넣었다. 그리고 지난 겨울에는 계단을 좀더 치밀하고 구조적으로 설계하며 한국화 재료인 수묵과 한지의 물성을다양하게 실험한 계단시리즈를 선보였는데 화선지 위에 자유롭게 발묵을 하고 이것을 계단의 구조에 맞게 찢어서 붙이는 형식을 보여주었다. 이때 사용된 장지와 수묵은 차분하며 말 수가 적은 은은하며 깊이있는 그의 성격과 잘 맞았다. ● 이번 작품에서 길의 끝을 알 수 없는 계단은 마치 메비우스의 띠를 보는 듯하다. 상,하 그리고 좌,우가 뒤섞인 공간 구조는 현실 세계에서는 볼 수없는 미로에 들어온 착각을 불러일으키며 우리의 시선을 제자리로 돌아가게 한다. 작품의 계단을 따라가다보면 하나의 만남으로 이어져 또다른 인연을 엮어주기도 하고, 또 단절시키기도 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지민군은 "인생에서 수많은 일들이 따로따로 일어나는 것이 아닌서로 연관지어 다양하게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표현하고 싶었던 것" 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그에게 계단은 '혼자있는 외로운 공간이지만 혼자이기 때문에 편안한 곳'이기도 하다. 화면을 가득메우고 있는 계단은 20대인 박지민군이 걸어왔던 그리고 아직도 남아 있는 인생의 길을 보여주는 듯하며, 시선을 분산시키는 계단위 하얀면의 변화에서 우리네 젊은날의 고단한 삶의 흔적을 발견 할 수 있다. ● 이번 작품을 준비하면서 그의 고민과 성찰을 느낄 수 있었으며 무한한 가능성을 옅볼 수 있었다. 앞으로도 좋은 작품 기대하며 작가로서계속 성장하기를 기대해 본다. ■ 이용석

박진영_양지의 그녀와 음지의 그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12.1×162.2cm

박진영: 진솔한 작가적 자세가 돋보인 박진영 ● 박진영은 대학 1학년 과정에서부터 미술학도이기 보다는 기성작가의 삶을 더 갈구 하며 조숙함을 보여 왔던 학생이어서 그저 어린 학생의 겉 멋 정도로 여겨왔었다. ● 하지만 대학시절 말수가 적고 자신의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았던 박진영이 지난해 가을녁 연석산미술관에서의 첫 개인전에서 눈물을 보이며 무척 감격해 하던 모습이 지금도 가슴 찡한 기억으로 자리하고 있다. 그 날의 오픈식장에서 보여준 감격의 눈물을 통해 박진영이 얼마나 깊은 애정과 진지함으로 작품에 임하는지를 짐작하기에 충분했으며, 결국 그로인해 금번 신진작가로 추천하는 계기가 되었다. 지난해 개인전에서 보여준 작품들은 한결같이 자신의 내면의 진솔한 담론을 담았으며, 전반적으로 고독과 우울함이 배어나 조금은 스산한 느낌마저 갖게 하지만 진지함이 녹아있었다. 이토록 자신의 삶에 대한 아픈 고백마저 고스란히 화폭에 진솔하게 풀어내는 박진영의 진지한 작가적 자세가 앞으로 그의 작품에 더 큰 기대를 갖게 하는 점이라 하겠다. ■ 박인현

여성과 남성의 관계 ● 개인적으로 암울한 경험이나 심경은 그림에 자연히 스며들어간다. 눈을 감으면 그림이 눈앞에 그려진다. 어떠한 기준과 의미를 짐작하지 못한 채로 그 형상을 메모해 두웠다, 캔버스에 옮긴다. 늪에 빠진 여자는 동시에 엄마(마리아)이다. 여자로서 강요받고 살아가는 것과 잉태의 상징인 엄마의 모습으로 그렸다. 태생, 어머니에게 나온 남성은 여자를 억압하고 어머니에게는 그런 삶에 연민을 느낀다. 아직도, 많은 여성들은 음지에 있다. 누구라고 양지에 나오고 싶지 않겠는가. 매일매일 차별받고 살아가는 어느 여자의 고백이다. ■ 박진영

양정숙_해치지 않아요_줄자_116.8×182cm

양정숙: 완벽한 生을 줄자로 재다. ● 완벽주의는 양날의 칼과 같다. 완벽이 곧 성공이나 행복의 동의어가 아님에도, 우리 사회는 완벽한 학벌과 직업과 결혼 같은 것을 사회적 신분상승이나 성공의 척도로 간주하면서 우리 앞에 이상적인 삶의 요건들로 제시한다. 거의 무한대로 끝없는 상승을 꿈꾸는 삶이다. 반면에 이러한 잣대에 들어맞지 않는 사람은 황당하게도 사회의 실패자나 낙오자로 규정한다. 지극히 정상적인 젊은이들을 무더기로 획일적인 기준과 경쟁의 사닥다리로 내몰고 N포세대로 간주하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거주하는 동화 속보다 더 이상한 사회에 우리는 살고 있다. ● 양정숙의 작업은 이 완벽주의의 양면을 담아낸다. 양정숙은 늦깎이 대학생이다. 매일같이 왕복 세 시간씩 걸려 통학하고, 성실한 아내이자 엄마 역할을 감당하고, 치열하게 작업에 몰입하면서도, 올해 원광대 조형미술디자인대학 전체 수석 졸업을 해냈다. 만학도로서 삶에 임하는 그녀의성실함과 치열함은 거의 강박에 가까운 수준이거니와, 완벽을 추구하는 이 강박적 ● 치열함은 그녀의 작품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한치 오차도 피하고자 하는 정확성, 그리고 푸른 장미를 칠하는 앨리스는 이상한 사람이 되는 사회가 규정하는 완벽에 대한 강박을 표현하기 위한 최적의 소재이자 재료로서 양정숙은 줄자를 사용한다. 슈퍼맨과 슈퍼우먼을 추구하고, 엄친아되기와 키우기를 잘난 생으로 여기는 우리 사회를 엄정한 줄자로 재고 있다. ● 줄자로 형상화되고 줄자 안에 숫자까지 빈틈없이 맞추어진 빌딩들은 끝없는 상승을 패턴화 하는데, 아이러니하게도 동시에 끝없는 하락의 허상을 만들어 낸다. 곧 이 사회가 추구하는 성공과 행복의 이상을 향해 수직상승하는 듯 보이지만, 이는 동시에 자기 완벽을 좇는 강박의 공포와 실패의 두려움이라는 허상의 이면을 반복하여 제시한다. ● 늦깎이 만학도로 미술이라는 긴 여정에 들어섰지만, 앞으로 넉넉하고 여유롭고 꾸준하게 작업을 지속하면서 언젠가 줄자로 재는 생의 옥상에 푸른 장미꽃들을 마음껏 칠하는 양정숙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 ■ 조은영

오주희_포뭄과 말룸 Pomum & malum_한지, 닥죽_162.2×97cm

오주희 ● 사람들은 어른이 되고 나이가 먹을수록, 어린 시절 고민하고 상상했던 생각들이 딱딱하게 굳어지고, 현실의 굴레에서 쳇바퀴 돌듯 일상을살아간다. 하지만 이 틀을 깰 방법도 모를 뿐 아니라 다른 모든 사람들이 살아가듯, 이렇게 살아가는 것이 당연하다고 받아들이고 만다. ● 사고가 경직되는 것은 당연하며, 자아 성찰에 대한, 새로운 것에 대한, 소통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을 느끼고 두려워하게 되는 것이다. 오주희는 이렇듯 경직된 우리들의 삶에 하나의 화두를 던진다. 고민하라. 상상하라! 그리고 소통하라! 그리고는 그녀의 작업에서 보여지는 사과라는 오브제를 우리 모두에게 무심코 던져 놓는다. 사과는 고대 신화나 동화에서도 욕망의화신으로 던져진 상징물이다. 결코 거절할 수 없도록 던져진 욕망앞에서, 인간은 어떤 모습으로 비춰지는가! 오주희는 바로 이 시점으로 우리를 돌아보게 한다. 그래서 가깝고도 먼 자기만의 세계로 들어가, 고민하고, 상상하며, 본질에 충실할 수 있는 시간을 주고자 하는 것이다. 그것은 오주희가 보여주는 소통의 방법이다. 오주희는 한지와 전혀 다른 물질과의 실험을 통해 새로운 매체 실험의 가능성에 도전한다. 한지가 가지는 물성에 대한 고뇌와, 다양하게 실험하고자하는 의욕이 돋보이는 작업들이 그것이다. 한지가 가지는 역사주의적 우수성과, 21세기를 살아가는 그녀의 일상이 절묘하게 소통하고 있는 것도 결코 우연이 아니다. 오주희의 "포뭄과 말룸"에 대한 탐구는 이제 시작이다. 그녀의 진지한 탐구심과 창의력, 열정은 지금보다 훨씬 더 성숙해진 모습으로 진화되어, 한지의 미래를 밝히는 중심에서 항상 빛을 발할것이다. ■ 유봉희

오혜은_Remember me_혼합재료_162.2×130.3cm

오혜은: '잊지 말아야할 그날의 기억' ● 인간에게는 '망각'이라는 편리한 도구가 있다. 아픈 기억이나 상처, 슬픔까지도 시간의 흐름 속에서 점점 희미해져 가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그러나 그 편리한 망각으로 우리는 잊지말아야할 아픔까지도 잊고, 그로인한 실수를 반복하기도 한다. ● 작가 오혜은은 우리에게 잊혀져가는 세월호의 충격과 아픔의 기억을 기록하는 그만의 되새김의 흔적이다. 그리고 우리에게 그 안타까움을 그리고 그들이 우리 곁에 있었음을 잊지 말자는 말을 건 내고 있다. ● 2014년 4월 16일, 여느 아침과 다르지 않았던 그날 300여명의 승객을 태우고 가던 세월호의 참사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가슴아파했었는지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 그러나 그 기억도, 그 가슴 아픈 안타까움도 점점 희미해지고 무디어져 가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러나 그 안타까운 희생자들과 비슷한 나이였던 작가는 아직도 생생히 그날의 충격을 기억한다. 그리고 우리에게 그러한 비극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하고, 그 희생자들을 기억해야한다고 이야기 하고 있다. ● 작가와 비슷한 또래의 희생자들에게 일어났던 비극적인 이 사건은 작가 스스로 에게 잊지 못할 아픔이었던 것이다. 꽃을 피지도 못한 채 어른들의 무능함으로 그렇게 가슴 아픈 희생을 당한 것이다. 그러한 이유로 오혜은 작품의 화면표면에는 두 가지 특징을 보인다. 거칠고 딱딱 한 느낌의 질감과 그 위에 덥혀있는 물과 같은 푸른색의 번짐들이 대비적인 특징을 보인다. 그의 작품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푸른색 사이로 미묘한 색변화를 볼 수 있다. 마치 수면 밑으로 가라않는 무언가가 느껴지는 듯하다. 인위적인 행위에 의한 질감과 스크래치에 의해 표현되는 선들, 그리고 우연의 효과를 사용한 채색방법은 미묘한 대치를 이루며 어우러져 있다. 하얀 바탕에 바다 수면아래에서 몸부림치며 생겼을 스크래치 흔적, 우리의 마음을 아프게 했던 상처, 망각을 의미하는 흰색과 대비되는 공포감을 느끼게 하는 진푸른색인 시아닌 블루(cyanine blue)계열의 대비, 그리고 바닥에 설치된 형상들, 그리고 파란색의 LED조명... 오혜은의 작품을 통해 바쁘게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잠시 가쁜 숨을 다잡고 심호흡하며 우리주변을 다시 되돌아 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기원해 본다. ■ 고석인

조민지_Divide-2_캔버스 천, 자수_50×200cm, 가변설치_부분

조민지: '시간'을 육화하기 ● 누구에게나 특별한 순간의 기억이 있기 마련이다. 지루한 일상의 단면일수도 있고 환희에 찬 기쁜 순간, 혹은 불안과 절망의 순간도 있을 것이다. 조민지는 이렇게 다양한 찰나의 기억들을 모으고 분류하고 다시 조립하는 과정의 반복을 통해 특별했던 그 순간의 감성적 이미지를시각화 한다.조민지가 선택한 시각화의 매체는 바느질이다. 표현행위가 이루어지는 과정 내내 한 땀 한 땀 시간을 반영하는 물리적 증거들을 쌓아 감으로써 특정한 순간이 재현되는 것이다. 입체와 평면을 망라하고 축적 되어지는 표현 행위의 흔적은 결과물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때로는 과정이생략되거나 드러나지 않을 수도 있다. 조민지의 작업은 작고 제각각인 조각천 위에 날렵한 드로잉을 하고 촘촘히 바느질을 하여 한 장의 기억이 완성된 다음, 다시 같은 과정을 수없이 반복하는 인내의 연속이다. 이렇게 축적된 기억의 편린들은 다시 촘촘히 연결되어 그 비정형적인 몸체를 관객들 앞에 드러내게 된다. 마치 매일 써 내려간 일기를 한 장 한 장 무작위로 연결하여 펼쳐놓는 것 과 같다고도 할 수 있겠다. 대학 저학년때는 주변에 흔한 오브제나 레디메이드를 모아 집적시키는 작업에 주로 집중되었던 관심이 독일의 대학생활을 경험하는 일련의 과정에서 본인의 정체성을 탐구하는 작업으로 자연스럽게 변화하기 시작하였고, 시간과 관련된 본인만의 특별한 이야기를 '바느질'을 통해 탁월하게 결합시켜 보여주고 있다. 장시간에 걸친 축적된 행위의 표출을 주된 매개로 하는 조민지의 작업은 상징화 하고자 하는 대상의 선택에 따라 더욱 다양하게 변화할 커다란 가능성이 있음을 확인하며 의식이 투철한 훌륭한 작가로서 성장하기를 기대해 본다. ■ 이강원

조은익_미성숙_인터랙티브 아트_244×122cm×3

조은익: '치유를 위한 놀이 공간' ● 현대를 사는 우리는 누구나 상처를 받고 산다. 그리고 그러한 상처나 충격이 시각적 이미지로 남아 장기적으로 기억되는 경험을 하곤 한다. 트라우마(trauma)는 일반적인 의학용어로는 '외상(外傷)'을 뜻하나, 심리학에서는 '정신적 외상', '(영구적인 정신 장애를 남기는) 충격'을 말한다. ● 작가 조은익은 그가 유년시절에 겪었던 내면의 상처를 인식하고 치유하는 과정으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는 자신의 작업이 관객과 소통하는 놀이의 장소라고 말한다. 여기에서 작품을 놀이의 장소로 표현한 것은 무겁고 힘겨운 그의 기억을 풀어가기 위한 수단으로 가볍고 즐거운 이미지를 떠올리려는 작가의 의도를담고 있다. 조은익의 설치작품에는 그가 제한적으로 제시한 세 개의 벽면과 움직임이나 소리에 반응하는 빛이 존재한다. 관람객 쪽으로 오픈 되어진 제한된 그의 공간, 그리고 누군가의 움직임과 소리에 반응하는 빛들...우리에게 빛은 여러 가지의미를 가지고 있다. 음과 양, 빛과 어둠, 긍정과 부정...그는 "본 작품에 있어서 빛과 공간이라는 요소는 내면의 트라우마가 치유되는이상적인 공간을 상징하며 관람객이 작품에 직접 참여를 하여 이상적인 공간의 빛을 마치 놀이터처럼 제어 할 수 있도록 의도 하였다. 관람객이 공간에서 빛의 제어를 통해 느끼는 신기함과 재미는 본인의 인간관계에 대한 본능을 상징한다. 빛은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로써 사용되었고 욕구와 충동으로 사고와 행동이 결정되는 것을 의도하였다."고 말한다. 조은익은 지난 몇 년 동안 인터랙티브 아트(Interactive Art)를 활용해 관람자와의 대화를 부단히 시도해왔다. 이번 작품은 위쪽의 파란빛의 조명과 아래쪽의 붉은 빛의 조명, 그리고 그사이의 비어있는 공간을 채우는 보라계열의 결과물은 상업적이면서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이러한 조명들은 센서(sensor)를 이용해 관람객 스스로 조절할 수 있도록 기본적인 장치를 마련해 놓았다. 그의 작품공간에 들어온 관람객은 자연스럽게 그 빛의 변화나 조절을 하려는 나름대로의 노력을 하게 되고, 그로 인한 각각의 다른 빛의 움직임과 그에 의한 결과를 경험하게 된다. 작가는 작품의 결과와 그에 따른 느낌을 관람자의 의지에 자연스럽게 맡기고 오히려 작가 자신은 관람자가 된다. ● 새내기 작가로서 첫발을 내딛는 그의 도전적이고 지속적인 치유의 작업이 그만의 방법으로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 그리고 그의 마음에도 치유와 평안이 찾아오길... ■ 고석인

최무용_소통-변이_스테인리스 스틸, 모터_190×100×110cm

최무용 ● 작업노트에서 작가는 인간의 눈에서 시작된 시선이 끈처럼 연결, 확장되어 끊임없이 관계를 형성해 나간다고 말한다. 작가에 있어 관계는 흐르고 순환하는 유기적인 것이라 생각한다. 이런 유기적인 관계가 뭉쳐 전체적인 사회관계망을 형성한다. 관객은 작품을 감상할 때 눈(작품)과 관객의 눈이 마주치며 어떤 관계를 형성하게 되는데, 작가는 이를 제 3자인 관찰자적인 위치에서, 작품과 관객이 시선이 마주치는 찰나에 발생되는 '관계 맺음'이라는 현상을 관찰하고 기록하려 한다. 이러한 '관계 맺음'은 매우 '가벼운 관계'라는 한계를 갖는 것을 관찰해내고, 이는 곧 우리가 살아가는 현대 사회의 일상의 한 단면임을 알고 이에 대한 질문을 동시에 관객들에게 물어보려 한다. ● 키네틱 아트라는 장르는 미래주의와 구축주의에서 출발한 동력, 즉 에너지의 근원(바람, 자력, 인위동력, 관객의 물리적인 자극)으로 구성된 작품과 다다이즘과 초현실주의에서 출발하여 제작에 있어 정신(동작 중인 순수한 형태를 창조하려는 욕망, 또는 풍자나 일시적인 기분을 표현하려는 욕망)을 중요시 한 작품형태 둘로 나눌 수 있는데, 작가 최무용의 작품은 전자와 같이 에너지의 근원을 표현하고 구성한 작품이라 말할 수 있겠다. 작품은 눈이 끊임없이 좌우로 움직이며 관객과 시선을 맞추어 관계의 영역을 확장하려 하는 움직임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려고 한다. ● 작가 최무용은 작품에 대한 집중력과 완성도가 아주 높고 탁월하다.작품 활동에 매진하는 작가의 모습을 보고 있을 때면 기분이 흐뭇하고 좋다. 바로 이러한 모습이 최무용 작가를 추천하게 하였다. 앞으로도, 계속하여 열정적인 훌륭한 작가로 성장하는 모습이 기대된다. ■ 엄혁용

Vol.20180315c | 제27회 신예작가초대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