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밭에서 Uncanny Garden

송하나展 / SONGHANA / 宋夏娜 / painting.drawing   2018_0316 ▶︎ 2018_0415 / 월요일 휴관

송하나_꽃밭에서 Uncanny Garden展_성남큐브미술관_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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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8_0315_목요일_05:00pm

2018성남청년작가展

후원 / 성남문화재단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수요일_10:00am~08:00pm / 월요일 휴관

성남큐브미술관 SEONGNAM CUBE ART MUSEUM 경기도 성남 분당구 성남대로 808 Tel. +82.(0)31.783.8141~9 www.snart.or.kr

송하나는 엄마로서, 아내로서, 딸로서, 작가로서 경험하는 일상의 단상을 공감 가능한 언어와 이미지를 통해 풀어낸다. 실생활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이런저런 이미지와 사물들을 수집, 채집하여 엮어내는 송하나의 위트와 가슴 먹먹해지는 예술적 사유는 유화, 드로잉, 오리기, 붙이기, 오브제설치 등과 같은 다양한 형식을 통해 우리네 삶의 풍경과 이야기로 표출된다. 쉽고 친숙한, 공감 가능한 이미지와 시각언어로 시작하고 완성되는 송하나 특유의 호흡과 작법은 보는 이의 공감을 이끌어내기에 충분하다. 특히 그만의 독특한 수평적 사물 시선과 물신화하지 않은 이미지와 오브제는 송하나식 드로잉이라는 일종의 전형을 만들어내고 있다. ● 송하나는 이러한 특유의 작법을 통해 인간의 원초적인 욕망, 이를테면 식욕과 예뻐지고 싶은 바람 등 이런저런 세속적 욕망을 직간접적으로 건드린다. 그가 수집하는 이미지는 대부분 중대형마트가 발행한 상품전단지에서 툭툭 오려낸 것들이다. 생활 가운데 자연스레 만나는 다양한 형식의 유인물, 특히 대형마트가 불특정 다수에게 이런저런 방식으로 뿌린 각양각색의 전단에서 취한 이미지들이다.

송하나_꽃밭에서 Uncanny Garden展_성남큐브미술관_2018
송하나_신부_종이에 유채, 콜라주_76×107cm_2016
송하나_꽃밭에서 Uncanny Garden展_성남큐브미술관_2018

하찮은 무언가를 의미 있는 것으로 만드는 송하나. 오브제를, 물감을 중층적으로 쌓아올리기보다는 뜯어서 펼치는 특유의 송하나식 작법은 학창시절 지나치게 강요당한 '깊이'에 대한 체질적 거부감으로부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으로는 명절 때의 각종 부침을 펼쳐 놓은 모습, 혹은 쌓인 빨래를 펼쳐 놓으면 거짓말처럼 한 방 가득 차듯, 이전에 알 수 없었던 대상/현상의 시각적 힘과 물리적 현존감을 확인하고 획득할 수 있는 경험으로부터 기인한 것일 수도 있다. 물리적으로나 감각적으로 깊이나 두께를 가지는 것들을 펼치거나 평면으로 해체하면 그것이 거룩해 보일 수 있고 또 그것에 대한 노동의 개념을 보다 적극적으로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 송하나가 이번 전시에서 펼쳐 보인 꽃밭 또한 '아리스메틱(arithmetic)'한 송하나의 삶의 철학과 작업 방식을 단적으로 보여주었다. 생각하고 고민하는 양과 일하는 양, 작업하는 양에 대한 수평적, 등가적, 상대적인 노동의 가치를 인정하고자 하는 송하나의 작업은 자신에 대해 보다 솔직해지자는 자기다짐이자 작업지향이다. 최근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벽화, 혹은 월드로잉, 설치 작업은 그의 관심이 오브제와 소재로부터 지지체에 대한 변화와 공감각적 관심과 연출로 이행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송하나_달마시안_종이에 유채, 콜라주_67.5×49.5cm_2008
송하나_자화상_종이에 유채_39.3×27.5cm_2016

사람들은 흔히 꽃을 찍거나 꽃, 혹은 꽃밭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다. 전단지로 만든 송하나의 꽃밭, 그것은 흡사 우리가 살아내고 있는 삶처럼 익숙하면서도 낯선, 나아가 불편한 배경이자 풍경일 것이다. 관객들을 송하나의 꽃밭을 배경으로 스스럼없이 사진을 찍는다. 저마다의 사진 속에 담아낸다. 고기와 치킨, 피자 이들도 꽃이 되는 송하나의 세상. 송하나의 꽃밭은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상징, 일방적 기성화에 대한 거부감과 불편함을 익숙한 듯 낯설게 풀어 놓은 작업인 동시에 사물과 삶과의 동질감, 비물질적인 경험과 기억들을 의인화하고자하는 애정의 외화에 다름 아니다. ● 선택장애를 경험할 만큼 다양하고 많은 종류의 상품과 그에 따른 상대적 상실감. 구매욕과 구매충동을 자극하거나 충족시키는 묘한 기능과 성격의 유혹기제가 넘쳐나는 요즘이다. 송하나에 의해 간택되어 오려진, 기존 문맥으로부터 탈각, 혹은 분리된 이미지는 그의 작업에 있어 하나의 합당하고 멋진 오브제로 자리하며 평소 기성 문맥 속 표정과 기능에 익숙한 보는 이들에게는 낯설고 흥미로운 경험을 제공할 것이다. 특히 지난 작업을 집약한 듯, 송하나 특유의 개성 넘치는 월드로잉, '꽃밭'은 이번 전시를 통해 경험할 수 있는 또 하나의 행복일 것이다.

송하나_바나나
송하나_깊이의 강요에 대한 복수

송하나는 언캐니, 즉 낯설고 불편한 감정을 보는 이에게, 우리에게, 작가 자신에게 의도적으로 던져 주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그의 작업 어딘가에서 오늘도 어제처럼 꾸덕한 살내 나는, 불편한 꽃밭을 헤매고 있는 우리를 만나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피고지고를 반복하는, 이름 모를 꽃들이 가득한, 꽃밭과도 같은 인생이라는 장에서 송하나가 주목한 사물시선과 이런저런 삶의 파노라마를 만나 보시기 바란다. ■ 박천남

Vol.20180316i | 송하나展 / SONGHANA / 宋夏娜 / painting.draw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