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서 Unterwegs

김미애展 / KIMMIAE / 金美愛 / painting   2018_0323 ▶︎ 2018_0401

김미애_베를린_캔버스에 유채_100×120cm_2018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네오룩 아카이브 Vol.20150306d | 김미애展으로 갑니다.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2:00pm~06:00pm / 일요일_12:00pm~05:00pm

갤러리 담 GALLERY DAM 서울 종로구 윤보선길 72(안국동 7-1번지) Tel. +82.(0)2.738.2745 www.gallerydam.com

한국과 독일을 오가면서 작업하고 있는 김미애 작가의 개인전이다. 독일 베를린에서 지내면서 길과 거리에서 느끼는 이미지들을 차분한 색조로 표현하고 있다. 때로는 작은 날개를 가진 새로도 본인이 표현되고 있다. ■ 갤러리 담

김미애_우리동네2_캔버스에 유채_120×80cm_2017

베를린에서의 유년시절을 회상하는 단편 '티어가르텐'에서 "숲 속에서 길을 잃듯이 도시에서 길을 잃는 것은 훈련이 필요하다"고 벤야민은 말한 바 있다. 베를린과 한국을 오가며 작업하고 있는 작가 김미애는 베를린과 한국 사이의 그 길 위에서 작업의 의미와 방향에 대해서 끊임없이 자신에게 질문을 던진다. 그것은 길을 잃는 것을 기꺼이 감수하려는 것이고, 그렇게 자신을 응시하면서 그림으로 자신의 위치를 모색하는 훈련이기도 하다. 작가에게 그림은 내면의 풍경의 한 단편을 찾아내고, 그 풍경을 길 위에 꺼내는 고백이다.

김미애_창밖 풍경_캔버스에 유채_98×90cm_2014~7

이번 전시회는 2015년 봄 전시회 이후 작가의 작품들이 출품되었다. 이번 작품들은 그 동안 작가의 체험과 세계 사이에서 작가와 세계를 이어주기도 하고 분리시키기도 했던 시간을 보여주고 있다. 그 시간은 작가를 보편적인 인간으로 인도하는 것이 아니라, 대체 불가능한 개인적인 가치를 갖는 질적으로 유일한 개인의 내면으로 향하는 길 위에 있었던 시간이다. 작가에게 그림은 내면의 활동의 증언이다.

김미애_길에서_캔버스에 유채_70×90cm_2017

그렇지만, 그 활동은 방랑자의 것이 아니라, 이방인의 것이다. 김미애의 그림에 '무제'라는 이름없는 이름이 부여되어 있는 것은 오늘 와서 내일 머무르는 이방인에게는 합당한 이름을 부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짐멜이 "이방인은 대지의 점유자 Bodenbesitzer가 아니다"라고 하면서, "오늘 와서 내일 가는 방랑자가 아니라, 오늘 와서 내일 머무르는 방랑자"에게 이방인이라는 이름을 부여하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돌아갈 곳을 갖지 못하는 이방인은 자신과 세계 사이에 낯선 흔적을 새겨 넣는다.

김미애_파랑새_캔버스에 유채_190×160cm_2017

그녀의 작업의 특징은 깊이 있는 공간적인 질서를 평면화하는데 있다. 가까운 것과 먼 것이 종합될 때, 친숙한 공간은 낯선 공간이 되고 동시에 낯선 공간은 나의 공간이 된다. 이는 예외적인 장소와 특별한 시점을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니어서 그 작업은 일상에 터하고 있다. 오늘 와서 내일 머무르는 이방인에게 집은 대지를 점유할 수 없지만, 대지에 단단히 묶여 있게 하는 공간이다. 대지의 점유자 일 수 없는 이방인의 시선은 새의 시선이 된다. 교차되는 집들과 지붕들이 많은 것은 새는 그렇게 바라보기 때문이다. 집은 새가 쉴 수 있고, 또 새가 거주하는 공간이기도 한 나무이기도 하다. 대지를 점유할 수는 없지만, 대지에 긴박 되어 있기 위해서는 나무가 아니면 안 된다. 작가가 길 위에 내어 놓는 내면의 풍경에는 세계와의 이러한 체험을 지체시키는 어떠한 모호한 안개도 없다. 그녀의 내면에는 세계와 마주하는 시선과 자신의 위치를 고백하는 것 사이에 어떠한 장애가 없다. ● 그렇지만, 그 길은 주저하는 길이고, 망설이게 하는 길이다. ■ 김건우

김미애_저녁무렵_캔버스에 유채_120×100cm_2015
김미애_큰 나무_캔버스에 유채_140×100cm_2016

그림을 그린다는 것이 무엇인가 커다란, 그럴듯한 또는 확실한 의미를 가져야만 될 것 같은 생각이 머리 속에서 떠나지 않아서 작업실 가는 길이 정말 힘이 들 때가 있었다. ● 이번에 전시되는 그림들은 일부를 제외하곤 대부분은 그런 시간 에서 작업실을 오가다가 어느 날 그림 그리는 일이란 것이 그리 큰 확실한 의미를 가져야 되는 일은 아니구나, 그냥 서서히 내 속에 들어와서 내 의식과 무의식 속에 자리하고 있는 것들을 꺼내어 놓고 그것들과 다시 마주하고 그리고 때로는 공감할 수 있는 이들을 만날 수 있는 하나의 길이라는 것을 느끼면서 해 온 작업들이다. ● 언제 또 (어쩌면 확실히) 그런 때가 올지 모르겠지만 그때는 아마 이 그림들을 보면서 위로를 받을지도...... ■ 김미애

Vol.20180323e | 김미애展 / KIMMIAE / 金美愛 / painting